섬 산행과 섬 트레킹이야기

강화, 석모도 해명산 산행기

범솥말 2024. 9. 11. 00:07

강화 , 석모도 해명산산행기

석모도 보문사를 찾아서

산행일시: 20110211

누구와: 나홀로

산행거리: 6.2

산행시간: 2시간 15(13:20~15:35)

산행코스:진득이고개(13:20)-250(13:35)-해명산정상(13:55,327m)-308(14:17)-방개고개(14:35)-새가리고개(14:50)-낙가산정상(15:15,235m)-절고개(15:20)-보문사일주문(15:35)

 

<해명산 사랑바위>

해명산은 서울에서 얼마 멀지 않은 강화군에 있으면서 멀기도 한곳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강화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로 들어가야 하며 석모도 안에는 마을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자주 다니지를 않아 불편이 많이 따르는데 마을버스 증차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외지인들이 섬으로 들어 올 때 승용차를 배에 싣고 들어오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산악회가 늘어나면서 여자들이 많은 산악회들이 지방으로 멀리 가는 것보다 서울에서 가까이 있는 섬 여행과 더불어 간단히 등산을 겸하는 이벤트 산행이 늘어나면서 4~5년 전부터 무의도의 호령곡산과 석모도의 해명산이 급부상하면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편이다.

오늘은 우리 딸이 해산하기 전 부모와 함께 일일 여행지로 석모도를 택해 함께 가기로 하고 집사람과 딸은 석모도와 보문사 여행을 하고 나는 해명산과 낙가산 등산을 하기로 하고 집을 나서 강화도 외포리에 도착을 한다.

외포리 주차장에 도착하자 급히 매표를 하라며 배가 출항하기 직전이라는 말에 2만원을 들여 매표를 한 후 승선하니 우리를 마지막으로 배가 떠난다.

암튼 운이 좋은 것인지 기다리는 시간없이 승선을 하고 10여분 만에 석모도 석포리에 도착한다.

석모도는 행정구역상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인데 삼산(三山)은 해명산(327m), 상봉산(316m), 상주산(246m) 3개산을 뜻하는 것이라고 한다.

<전득이고개 모습>

<전득이고개의 산행안내도>

석모도에 도착해 산행들머리인 전득이고개로 향해 오래 걸리지 않아 해명산중턱에 있는 전득이고개에 도착하고 나는 차에서 내려 산행채비를 하는 동안 집사람과 딸 미나는 전득이 고개를 내려가 보문사 방향으로 내달린다.

들머리 입구의 안내도를 살피니 보문사까지 6.2km2시간여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위해 경사진 등로를 따라 올라선다.

15분이 지나 250봉에 올라선다.

바다에 있는 섬으로 해발0에서 시작되지만 전득이고개가 해발 121m이니 250봉이라 해야 130m를 올라 선 것이다.

<230봉에서 본 석포리일대와 덕산 뒤로 강화5산 중 하나인 별립산>

<230봉에서 본 강화5산 중 하나인 마니산>

250봉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아주 멋이 있다.

시원스럽게 트인 서해바다와 강화도의 마니산과 북으로 별립산을 기준으로 현재 내가 있는 위치를 파악하며 물위에 떠있는 듯한 강화를 보며 흐르는 땀에도 힘든지 모르고 즐거움만이 충만해져 있다.

250봉에서 조금을 더 올라 주능선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잔설이 얼어붙어 여기저기 빙판을 이루니 조심하지 않을 수 없고 평일이라 산에는 나 이외에 아무도 없다.

전득이고개 주차장에 승용차 한 대가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가 지났을 것인데 속력을 내도 아무도 없었고 정상으로 가는 능선 중 일부에는 민머리 바위로 위험한 구간이었으나 경사면 쪽으로 쇠말뚝을 박고 로프를 설치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능선에서 본 강화5산 중 하나인 진강산>

<해명산 가는길---멀리 해명산이 보인다.>

<등산로의 기암---자라같이 보인다.>

<해명산 정상으로 가는 길>

고도를 높이며 강화5산중 별립산, 진강산, 마니산이 확실하게 눈에 들어 오는데 고려산과 혈구산은 멀리 잡히는데 정확하게 고려산과 혈구산이라 단정지을 수는 없고 능선 반대편에는 이름모를 작은 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바다위에 떠 있는 형태로 사방을 조망하며 가다보니 전득이 고개를 출발한지 35분이 지나서 해발327m인 해명산 정상에 도착한다.

<해명산 정상에서>

그런대로 넓은 공간과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은 운치도 있고 조망도 뛰어나 석포리쪽이나 보문사가 있는 방향으로 논과 염전 등이 한눈에 들어오나 산속에 들어있는 보문사는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있다면 사진 한장을 부탁하겠으나 아무도 없으니 정상석을 찍고 돌아설까하다 옷을 벗어 카메라 위치를 잡고 자동 셔터에 놓고 어렵게 증명사진을 찍고는 길게 벋은 능선으로 발길을 돌린다.

해명산 정상 건너편에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있으니 308봉이다.

308봉에서 사람의 움직임이 감지되는 듯 한데 아무런 기척이 없다.

궁금증이 이는 가운데 음지의 빙판을 조심스럽게 지니며 속력을 내어 20여분이 되어 308봉에 도착을 한다.

308봉에서의 조망도 뛰어나다.

<308봉의 기암>

서해쪽으로 이름모를 선들이 파노라마를 이루고 멀리 북녘땅도 보이며 바다건너 가까운 곳의 별립산이 정겹게 보인다.

사방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외진곳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했는데 나이 지긋한 영감님과 우리나이 된 친구 3명이 소주 한 병을 셋이 나눠 마시다가 서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강화에 왔다는 그분들은 강화에 왔으면 밴댕이를 먹어야 한다며 처음 만난 내게 함께 산행을 하고 함께 밴댕이를 먹으러 가자고 권하지만 밑에서 집사람과 미나가 기다리고 있으니 응할 수 없는 입장으로 성의에 감사를 드리고 혼자서 방개고개로 내려선다.

<310봉에서 뒤돌아 본 정상과 308>

도면상으로 방개고개는 전득이고개와 보문사 중간 정도로 표기되는데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이 되었으니 2시간이 조금 지나면 보문사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이참에 상봉산까지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지루한 시간의 연장일 수도 있을 집사람과 미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방개고개를 지나 완만한 경사길을 걸으며 길 양옆으로의 잡목들을 보니 숨이 막힐 지경이다. 산림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잡목이 빡빡하게 들어찬 산을 볼 때마다 현재의 나무들을 반 정도 간벌을 해서 제대로 나무들이 자랄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을 산을 소유하고 있는 산주들은 돈만 아는 사람같이 보이고 정부에서 돈을 쏫아 부어 산림을 정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하기만 하다.

<250봉 오름길의 기암>

<250봉 내리막길의 기암>

오름길 중간에 버섯모양 같은 기암을 지나 내려가는 길에 눈썹바위 같은 작은 바위를 지나서 새가리 고개에 도착하고 급하게 오르는 길을 따라 윗부분으로 올라서니 250봉 암봉이 위용을 나타낸다.

사방을 둘러보고 왕에 등극한 것 같은 자부심을 느끼며 넓은 바위를 이리저리로 배회한다.

<250봉 너럭바위에서 본 보문사의 풍경>

<250봉 너럭바위에서 본 낙가산 눈섭바위와 상봉산>

이쯤에서는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작은 능선이 가리고 있어 보문사는 보이지 않아 아쉬움 속에 한 구비를 돌아 눈썹바위 인근에 서서 한참아래보이는 보문사를 바라보며 잠시 망중한을 보낸다.

문득 아래서 기다리고 있을 집사람과 미나가 생각나 미나에게 전화를 하니 석모도를 2바퀴 돌고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지루하다는 얘기로 상봉산까지 갔다 왔으면 하는 의사를 피력하자 다음에 다시 가고 지금은 빨리 내려와 달라는 말에 파란 철책을 세운 눈썹바위를 지나 낙가산 정상을 밟고는 보문사 갈림길에서 상봉산을 포기하고 보문사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보문사 갈림길인 절고개>

몇 구비를 돌아 내려가는 길 바로 좌측에 눈썹바위가 보인다.

등로를 벗어나 희미한 길을 따라 가니 녹슨 철조망이 쳐있었는데 철조망을 넘어 들어갈까 아니면 하산 후 다시 정식으로 입장을 하여 눈썹바위로 올라올까 망설이다가 주차장에서 여러 차례 전화를 하며 지루하게 기다리는 집사람과 딸을 생각하니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철조망을 넘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도둑고양이 신세가 되어 철조망을 넘어 눈썹바위 방향으로 스며든다.

넘지 말라는 선을 넘는 내 잘못이야 당연히 인정하지만 우리나라 삼대 기도도량으로 이름난 보문사의 인심이 이래서야 쓰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님들의 말이야 당연히 기도도량으로 마구잡이 출입을 막는다는 답변이겠으나 실제는 돈에 눈이 어두워 겹겹으로 철조망을 쳐 놓았다는 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산행으로 지친 산객들이 1km이상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온다는 것은 들어오기를 거부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르겠으며 잘은 모르겠지만 이 사찰이 있는 땅을 돈 주고 샀을까? 하는 의문이다.

예로부터 왕이 하사하여 대부분 공짜로 얻은 땅을 중생을 위해 개방하지 않고 중생의 주머니를 탐하는 게 부처님의 가르침은 아닐진데...........

철조망을 넘어 희미한 길을 따라 들어서니 멀지 않은 곳에 마애관음보살좌상이 있는 곳 바로 눈썹바위이다.


<
눈섭바위 아래 마애관음좌불>

그렇게 불법으로 들어온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금강산에서 수행하던 회정대사가 절을 짓고 보니 관은보살의 상주처인 인도남부 보타낙가산과 흡사하여 산 이름을 낙가산이라 짓고 관세음보살을 별칭하는 보문따라 보문사라 이름 지었다고 전해지며 눈썹바위의 마애불은 금강산 표훈사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1928년 조각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몇몇 사람들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고 있는데 높은 위치에 급경사 계단을 설치해서인지 모두들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역하여 보인다.

마애불, 마애불이란 절벽의 바위 면이나 거대한 바위 면에 선각이나 돋을 새기는 기법으로 불상이나 보살상 들을 새긴 것을 말하는 것으로 오묘한 좌상을 심형을 기울이며 새겼을 두 주지 스님의 정성어린 마음을 되새기며 마애좌불을 뒤로 한 채 계단을 내려선다.

보문사에는 마애불 말고도 20093월 와불전 기공을 하였는데 와불전 안에는 큰 와불이 옆으로 비스듬이 누워있다.

<보문사 극락보전과 뒤쪽의 눈섭바위>

보문사에 가면 꼭 둘러볼 곳이 두 군데 있다하는데 하나는 눈썹바위이고 또 하나는 석실에 모셔진 나한 석상으로 돌로 빚은 22개의 석조 나한인데 여기에 얽힌 전설이 재미있다.

 

나한석상의 전설

옛날 어부가 바다에 나가 그물을 던졌는데 사람 모양의 돌덩이 22개가 한꺼번에 올라와 어부는 돌덩이를 바다에 던지고 다시 그물을 쳤으나 이번에도 그 돌덩이들이 또 올라왔다.

기분이 상한 어부는 더 이상 그물을 치지 않고 그물을 접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어부의 꿈속에 노승이 나타나 어부를 꾸짖었고 어부는 다음 날 다시 바다로 나가 그물을 던지니 다시 22개의 돌덩이가 올라오자 지금의 보문사 석굴 앞까지 돌덩이를 옮겼는데 현재의 보문사석굴 앞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불상이 무거워져서 더 이상 옮길 수 없게 되자 석굴이 불상을 안치할 신령스러운 장소라고 생각하고 굴 안에 단을 만들어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불교나 불상과 친하지 않아 석실 앞을 지나면서 석실 안을 둘러보지 않고 와불전을 보고도 둘러보지 않고 종각을 지나 일주문을 벗어난다.

잡목이 우거져 볼품이 없는 해명산에도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생강나무의 노란꽃과 영변의 약산 진달래보다 더 짙은 빨간 진달래꽃이 가득 피어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