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기맥, 지맥 산행기

한강기맥 이어가기 4구간, 신당고개에서 상창리고개 구간

범솥말 2025. 2. 5. 00:14

한강기맥 이어가기 4구간, 신당고개에서 상창리고개 구간

 

산행일시: 2008525

누구와: 한백산악회원 25명과 함께

산행거리: 16.9km

산행시간: 8시간 15(09:10~17:25)

산행코스:신당고개(09:10)-갈기산(10:20,685m)-발귀현(12:25)-시루봉(13:45,502m)-금물산(15:00,774m)-상창리고개(17:25)

한백산악회 백두대간 5차팀이 백두대간을 완주했지만 빠진 구간이 많아 땜방 할 곳이 15구간 이상이 된다.

그러나 땜방 구간을 맞추는 것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지난번에 6차팀과 함께 대미산 구간과 황장산 구간도 땜방으로 같이 했으나 또 다른 구간은 낯선 산악회와 함께해야 한다.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면 지난번 시작해놓고 멈춰버린 한강기맥을 한백에서 이어가니 이번에는 한강기맥 4구간을 함께하기로 하고 잠실로 나간다.

오랜만에 대장도 보고 낯익은 대원들도 보인다.

대간은 서울에서 3~4시간을 간 뒤 산행을 시작해야 하는 반면 기맥 중 4구간은 홍천과 양평의 경계인 신당고개다 보니 1시간만에 신당고개에 도착하여 휴식시간도 많이 가지며 여유를 보인다.

<신당고개 들머리를 오르며>

신당고개에서 홍천방향으로 조금 지난 지점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 일렬이 되어 경사진 길을 오르면서 한강기맥 4구간의 산행이 시작된다.

이른 아침이고 산에 왔으니 공기가 맑아 기분이 좋다.

어떤 친구의 밀과 같이 이번 갈기산 구간은 어떤 모습으로 내게 다가올 것이며 나는 어떤 모습으로 받아들일까?

산행하다 보면 예상보다 힘든 경우가 많다.

단체 산행 할 때는 늘 선두권에 있으니 별로 힘든 경우를 못 느끼지만 혼자 산행을 할 때는 중간지점을 지나면 체력이 고갈되어 힘에 부치는 경우가 많으며 쉬어가며 보내는 시간도 혼자산행 할 때가 많다.

처음부터 급경사를 치고 올라 능선에 올라 완만하게 경사진 길을 따라 간다.

이른 봄이 되고 나뭇잎이 돋으면 숲이 울창해 사방의 조망이 쉽지가 않다. 그러므로 선두에 선 선두대장을 따라 마루금을 밟기가 바쁘다.

<임도의 이정표>

한참을 오르다 임도를 만나고 임도끝 철탑을 지나 다시 숲으로 이어진다.

등산로 옆 고사리가 머리를 내밀고 유혹을 한다.

매년 나물이 나는 철에 아내와 나물을 뜯으러 산을 가기도 하곤 하는데 고사리는 나는 곳에서만 나므로 찾기가 쉽지 않은 편이므로 그냥 지나치려다 다시 돌아와 고사리를 불과 5분여를 땄는데 그런대로 많다.

뒤따라오는 중간 대원들의 도착으로 함께 합류하여 마루금을 밟다보니 임도에 발만 걸치고 다시 경사진 오르막길을 오른다.

<486봉전 바위전망대>

중간에 바위 전망대를 지나고 갈기산 정상부 조금 못 미친 지점에 등산 이용안내도가 설치되어 있고 그 옆으로 남쪽 절벽을 전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남쪽을 바라보는 전망이 아주 좋으며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신선이 된 느낌이다.

전망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잠시 조망을 즐기며 땀을 식히다 힘을 내어 안개가 남아있는 갈기산에 도착한다.

<갈기산정상에 세운 쌍둥이 돌탑>

<정 사각의 부동산 표기를 공유한 정상석>

<정상에서>

갈기산!!!

옛 기록에는 감물악이라 불렀다고 하는데 악()이 들어가는 산은 거칠고 신령스러워 누구에게나 정상을 쉽게 내보이는 산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 이후 갈기산은 부동산(不動山)이라 불리기도 했으며 갈기산이라고 부른 이후에도 일어날 기()를 썼다고 하는데 그런 연유에서인지 갈기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최근 정상석이고 하나는 정사각대리석으로 만들어 세운 것으로 갈기산 표기 옆에 부동산이라는 표기를 동시에 했다.

갈기산은 이름 그대로 말갈기와 흡사하다 하여 이름 지어졌는데 정상부 일대에는 바위도 많아 경관도 뛰어나지만 산행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진을 찍으며 캔 맥주로 목을 축이고 중간대원들이 오기까지 휴식을 취한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고 뒤따라 대원들이 정상으로 올라서자 선두팀은 대장인솔하에 정상을 내려서 부부바위지대를 지나 직진방향으로 선두대장이 대원들을 인솔하여 내려서는데 이 지점이 오늘 최대의 알바를 시도하는 시발이 된 것이다.

<부부()바위>

<알바안내도---지도에서 절벽바위로 내려서 옆 능선으로 올랐다>

이곳에서 직진은 새터로 내려서는 길이고 좌측이 마루금인데 선두대장이 판단을 잘못하여 직진으로 내려서 절벽바위를 내려서 보니 하염없이 아래쪽으로 내려섰다.

이게 아니다 싶은 마음으로 얼마를 내려섰을까? 알바라고 느껴졌을 때는 새터마을 조금 못 미친 지점이니 최소한 1.3km는 내려섰으며 왔던 길로 오르려니 까마득한 생각에 다시 옆 계곡을 통해 능선으로 오르더니 능선에서 철탑까지 오르막을 힘들게 올라서야 했다.

그러고 보니 내 뒤로 4명이 왔고 내 앞으로 7~8여명이 갔으니 반은 알바를 하고 반은 알바를 안 한 셈인데 부부바위에서 철탑까지 빠르면 5분이면 올 수 있으나 산을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느라 45분이 걸렸으니 40분은 헛걸음을 한 셈으로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산을 내려갔다 다시 올랐으니 체력의 소모가 엄청나므로 막판에 체력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된다.

<알바 후 다시 한 자리에 모여 휴식을 취하고>

<철탑에서 본 갈기산>

후미로 오다가 알바를 하지 않은 팀도 철탑에서 알바를 한 선두를 기다리느라 30여분을 쉬었으니 지루했을 것이다.

그렇게 무더기 알바를 한 후 모든 대원이 철탑에 모여 재정비한 후 다시 출발을 한다.

한번 실수를 한 탓에 모두들 신경을 쓰고 선두 김대장과 후미 박대장과 함께하기로 하고 여유 있게 가다보니 발귀현에 도착한다.

발귀현은 발귀너미고개라고 부르는데 군지에 의하면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신론리와 강원도 홍천군 남면 신대리를 잇는 도계(道界) 역할을 하는 고개로 고려말 왕씨들이 피난 와 살면서 고려의 옛 도읍 송도가 그리워 날마다 이 고개까지 왔다가 저녁이면 되돌아갔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발귀현에서>

양평과 홍천의 경계를 이루는 발귀현은 큰 느티나무가 있고 옛날에는 성황당으로 이 길을 오가는 이들이 돌 하나씩을 던지며 소원을 빌기도 했으리라....

발귀현을 지나 임도로 접어들어 마루금이 훼손되어 임도를 따라가야 한다.

어느 지점에서 산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선두대원들이 계속 임도로 가면서 안내지를 깔아놨으므로 우리도 임도를 따라 오르니 뜨거운 직사광선과 땅에서 솟는 열기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발귀현을 지나 뒤 돌아 본 갈기산>

임도 중간에서 점심을 대신하여 간단한 간식으로 식사를 대신했는데 간식은 아침에 아내가 준비해 준 쑥 개떡이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처럼 배가 고픈데다 산에서 먹으니 금상첨화로 이보다 맛있는 떡이 없다는 생각에 집사람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고 다시 시루봉을 향해 임도길을 나선다.

그렇게 임도에서 고생을 하다가 시루봉 앞에 도착하여 임도를 버리고 경사진 시루봉을 오르는데 대단히 높은 봉도 아닌데도 오전에 단체 알바로 체력을 소모시킨 데다 뜨거운 햇살과 나무그늘이 없어 온몸이 노출되니 시루봉을 오르는 구간이 쉽지는 않았다.

<시루봉에서>

힘들게 오른 시루봉에는 시루봉을 알리는 표지나 정상석은 없으며 국가정보지리원에서 세운 삼각점에 대한 안내문이 있으며 훼손을 금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시루봉을 지나며 이제껏 깨끗하던 기맥이 쓰레기가 자주 눈에 띄기 시작하므로 준비해온 비닐을 꺼내 시체놀이로 접어든다.

시루봉에서 금물산 가는 길은 한동안 내려섰다가 다시 서서히 오름을 시작하는데 모든 대원들이 직사광선에 노출된 상태에서 오르므로 대부분 탈진상태로 금물산을 오른다.

정상에는 정상석을 대신하여 태양열집기판이 있는 산불감시카메라가 있으며 코팅용지에 금물산의 고도표기를 하여 부착을 해놓았다.

그렇게라도 정상을 알리는 표식이 있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에 포즈를 잡아보고는 바로아래 쉼터로 내려섰는데 쉼터에서 정상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임에도 강렬한 햇빛으로 정상을 찍지 않고 포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금물산 정상에서>

금물산 정상에서 갈기산을 보니 우람한 갈기산의 형체가 드러나고 마치 갈기산과 금물산에 긴 줄을 매어 줄이 늘어져 유연한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조금 전 올라섰던 시루봉은 무명봉에 가까울 정도로 보잘것없이 보이고 우측의 성지봉의 모습은 잡히지 않으나 더위가 심하니 성지봉까지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을 금물산정상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소수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780봉 쪽으로 4~5분을 가면 아무 표식도 없는 평범한 봉우리가 있는데 이곳을 정상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곳이 카메라가 있는 봉보다 고도가 높다고 한다.

정상부 아래 쉼터에서 서로가 준비해온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체력을 보충한다.

<금물산 정상에서 본 갈기산>

선두가 떠난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간간이 버려진 캔이며 패트병을 주워 모으며 그런대로 기분 좋은 상태로 암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783봉을 지나 좌측으로 휘어지는 기맥 길은 하염없이 내려선다.

얼마를 경사진 길을 내려섰을까?

아스팔트 포장임도가 나오자 최종 날머리를 다 왔나? 하는 착각을 하고 대부분 회원들도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긴장이 풀어지고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다시 내리막 마루금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임도와 만났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다 보니 차량의 굉음이 귓전을 때리고 쓰레기 시체놀이도 이제는 큰 비닐봉지가 가득 차 더 이상의 시체를 처리할 수 없다.

족저근막염으로 인한 발 뒷굼치의 통증도 무척이나 심하게 느껴지고 무더위 속에서 많은 땀을 흘리다 보니 거리에 비해 오늘은 힘든 산행을 한다.

상창리고개에 접어들면서 연세가 제법 드신 분이 시체놀이 하는 나를 보고 감탄을 하시는데 이러한 칭찬을 듣자고 하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싫지는 않다.

그분의 카메라에 모습을 담자 좀 쑥스러워 거절 해보지만 그분은 몇 십 년 산에 다니며 구경만 했지 산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이라며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카메라를 들이댄다.

<상창리고개>

그러는 사이 날머리인 상창리고개에 도착하고 버스는 우측 공터에 세워 놓고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스팔트 위는 지온의 상승으로 뜨거운 열을 내 뿜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