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기맥 이어가기 3구간, 비슬고개에서 신당고개 구간
산행일시: 2008년 7월 23일
누구와: 나홀로
산행거리: 약 14.5km
산행시간: 6시간 30분(09:30~16:00)
산행코스:비슬고개(09:30)-소리산(10:20,657.3m)-송이재봉(10:45,670m)-538봉(11:40)-284번철탑(12:05)-밭배고개(12:20--식사30분)-452봉(13:25)-409.9봉(15:30)-신당고개(16:00)
비슬고개 장승 모습이 우습다
일반적인 장승은 가슴에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라고 되어있으나 비슬고개 장승은 30여기가 있는데 그중 하나의 장승의 아랫부분에 고추를 적나라하게 표현했으니 말이다.
들머리가 나타나지 않아 좌우를 두리번거리다가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 잡목을 헤치고 희미한 길을 따라 오르니 새벽이슬로 등산복이 흥건하게 젖는다.
계곡 오름길에 잣 한송이와 비둘기 깃털과 비둘기 알이 떨어져 있는데 알은 깨지지 않았지만 비둘기가 밑에까지 와서 알을 품을 리 없을 것이니 부화하지 못할 것 같다.
아마도 비바람에 잣송이가 떨어지며 알을 품고 있는 비둘기를 내려치며 놀란 비둘기가 몸을 피하는 과정에서 알이 밑으로 떨어진 것 같고 다행히 알이 계곡의 낙엽위로 떨어져 깨지지 않은 것 같다.
능선에 올라서니 고압철탑이 있고 옆으로 임도가 있는데 이 철탑과 임도를 시작으로 신당고개까지 많은 철탑과 임도를 지나게 된다.
그러니까 임도는 산불 진화나 군사도로의 목적보다는 철탑을 세우기 위한 물자 운반의 수단으로 닦은 것 같은데 그 많은 비용과 산림을 훼손하며 임도를 건설해야 하는지? 임도를 이용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이송하는 경재적인 방법은 없는지? 궁금한 일이다.
능선 길은 비교적 잘 나 있으며 진달래나무가 길 양쪽에 가득한 능선을 하염없이 오르며 고도를 점점 높이면 주위가 조망권에 들어올 만도 한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짙은 안개로 가야할 곳도 맞은편 도일봉과 싸리봉의 모습도 전혀 잡히지 않는다.
<소리산 정상 산불감시초소>
아무런 특징이 없는 능선을 30여분 오르니 소리산에 정상에 도착한다.
소리산 정상에는 어떠한 표식이나 정상석도 없이 다망가진 산불감시초소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칡넝쿨과 다래넝쿨로 숲을 이룬 정상에 삼각점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고 짓다만 새집만이 쓸쓸함을 알려준다.
지금 올라선 소리산이 산명을 제대로 맞는 것인지?
이곳에서 서북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단월에 경기의 소금강이라 부르는 작고 예쁘며 정상석까지 있는 또 다른 소리산이 있는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같은 이름의 산이 있으니 소리산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전국을 통 털어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은 무수히 많은데 산과 산이 지척에 두고 같은 이름을 가진 산은 흔하지는 않다.
언뜻 생각나는 산이 한강기맥 6구간에서 접하게 될 만대산의 경우는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만대산이 있는데 이 경우는 능선이 완전히 달라 이해가 되지만 소리산도 별도의 산으로 같은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같은 산일까?.............
하나의 산 개념이라면 정상석이 세워져 있고 아름다운 계곡이 있는 곳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으므로 해발은 낮지만 주봉역할을 하고 있고 이곳은 소리산의 정상이긴 하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소외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소리산에서 송이재봉으로 가는 길은 산새마저도 울지 않는 조용한 숲이다.
사방이 조망이 안 되므로 어디가 어딘지 전혀 분간이 안 되는 상황에서 등산로를 따라 앞으로 가는 것이 전부다,
송이재봉 오르기 전 안부에 누군가가 쓰레기를 나무에 묶어놓았다.
산행하면서 쓰레기 수거를 가끔하는 편이지만 이러한 쓰레기를 봉지채 버리는 인간들은 어떠한 사람이란 말인가?
등산객이나 나물 채취꾼이 아니라면 누가 깊고 높은 산에 와서 쓰레기를 버린단 말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의 고약함을 속으로 꾸짖으며 능선을 오르다 보니 송이재봉 도착을 하고 이곳에도 정상석이나 어떠한 알림 표식도 없다.
<아무 표식없는 송이재봉>
송이재봉을 내려서는 급경사 길은 검은 진흙에다 어제 내린 비로 미끄러워 급히 내려서다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다행히 다치지 않았지만 엉덩이와 팔이 진흙으로 엉망이 되었다.
송이재봉에서 610봉으로 가는 도중 임도와 만나고 임도에 내려 바로 610봉에 오르지 않고 임도를 따라 우회하려고 한참을 가니 점점 더 멀어진다.
다시 되돌아와 610봉에 오르는 마루금을 따라 급경사를 따라 오르다 보니 어떤 봉우리가 610봉 정상인지 모르고 지나쳐 버렸다.
538봉을 지나 284철탑 주변의 풀섶을 지나는데 뱀의 꼬리 부분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 살모사는 움직임이 빠르지 않은데 이 뱀은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유혈목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산행하면서 가끔 살모사를 만나기도 하는데 산행 시에는 각별히 신경 쓰고 조심해야 할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려고 산을 찾았다 뱀에 물려 건강을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명무실한 밭배고개>
470봉을 지나 밭배고개에 도착해 시계를 보니 12시가 조금 지나 식사를 해결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이 고개는 용두리 방향에서 대명스키장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는데 간간이 자동차 소리만 들릴 뿐 차량의 통행이나 사람의 왕래도 전혀 없는데 전에는 이 길로 차량과 사람들이 통행을 하였던 것을 산 아래로 터널을 개통하면서 길의 형태만을 유지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았고 이 고개에서 우측으로 임도가 시작되기도 한다.
식사를 다 마칠 무렵 빗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지니 불안한 마음이 앞서고 서둘러 산행채비를 마치고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이어가는데 길 주위에 봉삼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봉삼>
한때 봉삼에 관심이 많아 시골 친구들과 봉삼을 캐러 다니기도 했고 봉삼을 다려 보신으로 복용하기도 했던 귀한 봉삼이 이곳에는 지천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때를 위해 위치를 머릿속에 입력해 본다.
450봉을 지나 임도와 합류하고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하다가 임도3거리에서 우측 도로를 따르다 278철탑을 막 지나며 전망이 좋은 전망처가 있는데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의하면 이곳에서 갈기산 금물산이 조망된다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아무것도 안 보인다.
좌측에 묘지가 있는 곳에서 마루금을 따라 진입하면 철탑이 나오는데 철탑을 지나며 철탑번호를 보려 위로 올려다보니 철탑 중간에 말벌이 큰집을 짓고 살림을 크게 차렸다.
철탑이 있는 곳에서 간식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애벌레를 키우고 양식을 구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말벌들은 겨울에는 어디로 이동해서 어떻게 살까?
겨울에 벌을 볼 수가 없는 것을 보면 월동을 하기 위해 열대지방으로 이동을 하는 것 같은데 양봉의 꿀벌들은 주인이 주는 먹이를 먹으며 벌통에서 월동을 하기도 하는데..........
휴식을 마치고 리본을 따라 철탑을 벗어나 한동안 갔는데 길이 없어지고, 사방을 길을 찾기 위해 한참을 왔다 갔다 하다가 침착한 마음으로 결단을 하였는데 결론은 한번 길을 잘 못 들면 엉뚱한 곳으로 떨어지므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길을 따라야 한다는 원칙으로 원점으로 오다보니 체력의 소모가 따라야 했다.
다시 마루금을 찾으려 임도를 따르다 좌측의 마루금으로 올라섰고 한동안 잡초지대를 지난다. 아까부터 나를 못 살게 구는 산모기와 깔따구의 극성에 뜀박질로 373철탑을 지난다.
이어 임도4거리가 나오는데 선답자의 조언은 이곳에서 직진하라고 하는데 직, 우측인지 직, 좌측인지 분간이 되지 않아 직, 우측으로 한동안 가다가 알바를 느끼고 되돌아와 직, 좌측 길로 진입하여 가니 이내 잡초가 무성한 408.8봉에 오른다.
< 408.8봉 삼각점 >
이곳 408.8봉에는 삼각점이 있는데 2003년과 2004년 올린 산행기에는 삼각점이 뽑혀있다고 하나 그 이후 삼각점을 복원했는지 현재로는 삼각점은 이상이 없이 제 위치에 용두309의 이름표를 달고 그대로 있다.
빗방울이 점점 거세져 가고 가는 길 사방으로는 멧돼지의 놀이터인지? 분탕질을 한 것인지? 사랑놀이 터인지? 제법 넓은 터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 자동차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리더니 홍천휴게소가 보이고 이제 다 왔다는 생각에 앞으로 가니 신당고개 절개지가 가로 막았다.
<절개지에서 보는 신당고개, 휴게소>
절개지를 오기 전 우측으로 내려서야 하는 것을 절개지까지 왔으므로 다시 뒤돌아 가기도 그렇고 해서 결국 절개지를 내려가기로 하고 블록형으로 단장한 곳으로 한 칸씩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이번 구간은 긴 거리에 비해 산이 없다.
산이 없다면 이상하겠지만 비슬고개와 신당고개를 연결해 주는 능선에 지나지 않았으며 산은 소리산과 송이재봉이 있으나 소리산은 아래 있는 산과 같은지 다른지 의혹이 있고 송이재봉과 같이 정상을 알리는 표식도 없어 산다운 맛을 느끼지 못하며 지루하게 걸은 산행이었다.
그나마 아침에 기분 전환을 하게 해준 비슬고개의 장승이 있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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