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대박! 바람꽃을 만나다
산행일 : 2013.03.12
산행시간 : 6시간50분(09:25~17:15)
산행거리 : 17.5km(13.8+3.7)
누구와 : 나 홀로
산행코스:화방고개(09:25,450m)-489봉(09:40)-덕구산정상(10:20,670m)-헬기장(10:52,635m)-산불감시초소(10:55)-산불감시초소(11:30,532m)-개고개(11:36)-응곡산정상(12:05,604m)-517봉(12:43)-임도(13:20)-만대산(14:00,680m)-식사30분-741전암벽(15:10)-741봉(15:25)-소삼마치(16:17)-월운리(17:15)
한강기맥 제6구간(화방고개~소삼마치) 접근과 탈출방법
들머리진입->동서울에서 07시 홍천행직통버스(6.200원, 소요시간 1시간10분)->홍천터미널에서 08:50 좌운리행 버스승차->화방고개하차(카드2.250원.소요시간30분)
날머리 탈출->월운리에서 홍천행 버스승차(17:40 막차는19:00,현금1.800원 카드 1740원)-홍천터미날에서 동서울 직통버스(6.200원, 소요시간 1시간10분)
홍천택시콜 ->033)433-7710 홍천개인택시->011)9919-5748(바뀔 수 있음)
화방고개에서 덕구산까지
홍천터미널에서 정시에 출발한 버스의 승객은 나 혼자 뿐이었다.
시내를 지나 수타사 입구인 덕치리를 경유해 동면사무소가 있는 속초리를 지나 화방고개가 있는 노천리를 지나서 화방고개에서 하차할 때까지 버스를 탄 사람은 아무도 없이 혼자였으며 내가 화방고개에 내린 다음 버스는 승객이 없는 상태로 동면 좌운출장소가 있는 좌운리로 향했다.
<화방고개 약수터에서>
<화방고개 표지석에서>
<들머리에서>
화방고개 약수터 앞에 9시15분에 하차하여 약수를 한 모금 마시고 고개마루 화방고개 입석과 건너편 작은 전나무에 선답자들이 달아놓은 표지기 리본을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한다.
밭을 가로 질러 표지기를 따라 들어선 등로는 처음부터 빡쎘는데 길이라기보다 기맥꾼들의 흔적이라고 봐야 할 것인데 경사가 심한 사면은 눈은 없지만 눈이 녹아 낙엽속에서 얼어붙은 얼음층으로 고전을 하며 약10분을 올라 능선에 닿았다.
능선으로 5분 정도 가면 489봉에 도착하는데 앞에 보이는 덕구산의 위용에 밀려 위축되는 느낌이었다.
489봉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며 우측으로는 낙엽송 군락이 좌측으로 멋있는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러한 소나무는 741봉을 오르기 전까지 계속 이어진다.
5분여를 지나면 고개를 만나고 다시 5분 정도 가면 또 다른 고개를 만나는데 이 두 고개는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아보였으며 두 번째 고개를 지나면서 덕구산 오름이 시작된다.
덕구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4번의 오름을 해야 하는데 첫 번째 오름이 제일 경사가 심한데 산행을 시작한 후 얼마되지 않아 만났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체력이 떨어진 이후 나중에 만났을 경우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해서이다.
이곳 오르막도 다행이 눈은 없으나 경사가 아주 심하고 낙엽속에 얼음이 남아 있어 만만치 않았으며 어렵게 올라 윗부분에 도착하니 가파른 암벽이 나왔는데 눈이 많이 내렸을 경우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능선을 올라서 우측으로는 잡목 사이로 공작산이 모습을 내밀었는데 공작산을 오를 때 느끼지 못했던 희열을 느끼게 된다.
덕구산을 오르는 능선에는 고라니의 배설물이 곳곳에서 보였으며 패트병이나 캔, 비닐 등 산행 쓰레기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처리할 준비도 되지 않았으므로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는데 산을 다니는 사람들도 이제는 누가 보던지, 안 보던지 쓰레기는 버리지 말아야 하는 산행문화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계속 이어지는 2번의 오름을 하고 마지막 4번째 오름도 경사가 심했는데 첫 번째 오름에 비하면 거리가 짧아 다행이었다.
덕구산 정상
덕구산은 홍천에 있는 산의 하나로 볼거리나 산세, 높이 등이 다른 명산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홍천에는 가리산과 공작산 그리고 팔봉산이 100대 명산에 들어 있는가 하면 오대산 부근 명산들이 군계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러한 산들은 찾는 사람도 많아 군에서 정비도 잘 해놓은 편인데 덕구산의 경우는 이러한 산들에 비하면 소외되어 있으며 해발670m라고 하지만 주변 지대가 높은 지역으로 화방고개가 450m인 점을 감인하면 높은 산이라고 볼 수가 없는 실정이다.
정상은 공간이 적고 지자체에서 관리라고는 전혀 하지 않은 상태로 산친구산악회에서 덕구산 정상이라는 코팅지를 잡목에 달은게 전부였는데 이마저 없었더라면 덕구산을 오르고도 덕구산인 줄 모른 채 지나칠 뻔 했다.
<덕구산 정상에서>
덕구산 정상에서 조망은 아주 나쁜 편으로 북쪽에 높게 솟은 공작산도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므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겨울철에는 나뭇가지 사이로 인식이나 식별을 할 수 있지만, 여름철이 되면 산 아래 마을도 보이지 않을 것 같았는데 지자체가 나서서 주변을 정리해 주었으면 좋겠다.
몇 년 전 여주군 북내면과 양평군 양동면을 접하고 있는 당산을 간 적이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기계음이 요란하게 들려 궁금하게 생각하며 정상을 올랐는데 정상에서는 양동면 부락 젊은 사람들과 면직원들이 일찍부터 산 정상에 올라 주변 나무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산,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았는데 우리나라 전역의 지자체가 이러한 정신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삼각대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는 사이 시간이 많이 지나 서둘러 덕구산을 뒤로하며 떠난다.
응곡산으로 가는 길
덕구산에서 이어지는 등로는 올라오던 방향에서 좌향으로 방향을 바꾸며 가다가 10분 정도가면 노송이 있는 무명봉에서 우향으로 방향을 바꾼다.
이러한 등로를 가며 주변의 풍경을 보면 좌측 좌운리 건너편 태의산 자락과 연봉이 즐비하고 앞쪽 나뭇가지 사이로 응곡산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멀리 공작산과 화방고개로 지나가는 406지방도로가 보인다.
10여분을 지나 봉우리에서 우향하여 조금을 진행하면 노송이 우거진 길을 지나는데 좌로는 노송이 우로는 낙엽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길은 호젓하고 좋다.
이후 수풀지대가 나와 행여나 복수초라도 피지는 않았을까? 살펴보았지만 꽃은 아직 없었다.
<635m 헬기장 >
나무가 거의 없고 수풀과 가시와 칡넝쿨이 엉켜있는 곳을 오르니 이곳이 635m봉 헬기장이다.
헬기장으로 오르는 음지에는 아직도 눈이 제법 쌓여 있는데 최근 지나간 발자국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한강기맥 6구간을 지난 팀이 한동안 없었던 것 같다.
넓은 헬기장에는 키 큰 잡풀이 덮고 있었는데 헬기장에서 쉬고 있던 고라니가 이방인의 출현에 줄행랑을 치니 고라니에게 미안한 생각이다.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에서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조망도 썩 좋은 편은 아니어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지척에 있는 산불감시초소를 만난다.
<산불감시초소>
<공작산과 평화스럽게 보이는 노천리의 모습>
산불감시초소는 활용을 하지 않는 것 같은 분위기이고 주변은 잡풀과 가시덤불이 많으며 우측은 낭떠러지기로 공작산을 조망하기에는 최고로 뛰어난 곳이다.
홍천에서 오던 444번 도로가 노천에서 406으로 갈라져 공작산 방향으로 이어졌는데 공작산 우측능선에는 신도로인 공작현의 모습이 보이고 좌측 능선은 길게 늘어져 약수봉의 모습이 보이며 노천리 일대는 평화스럽게 보인다.
<야수교 철조망과 함께 가는 마루금>
능선을 따라 50여m 정도 철조망이 쳐있는데 이곳은 가평 제2 운전교육대인 야수교다.
기맥 마루금은 한동안 철조망을 따라가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부대안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정돈이 잘 된 차량들이 보인다.
철조망 밖 마루금은 잡풀과 잡목들이 많기는 하지만 양호한 편이고 안으로는 철조망을 따라가며 차량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길을 잘 닦아 놓았다.
한동안 철조망을 따라가던 마루금은 내리막으로 내려서 철조망은 우측 능선으로 기맥은 좌향을 하며 갈라서고 마루금 좌측으로 잣나무 조림지를 지난다.
잠시 후 노송이 울창한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완전히 얼음으로 쩔쩔매며 내려서야 했고 이후 소나무 숲을 걸으며 기분 좋은 산행을 한다.
마루금은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며 내려서 벌목지대를 만나게 되는데 공작산 노천리 방향의 조망이 최고로 잘 잡히는 곳으로 야수교 정문도 시야에 들어온다.
<관리가 잘 된 산불감시초소>
벌목지대에서 잠시 오르막으로 올라 조금을 진행하면 두 번째 감시초소가 나온다.
이곳은 감시원이 매일 들리는 곳 같았는데 잡목도 많이 제거되었고 주변의 청소상태가 아주 잘 되어있는데 이제까지 산을 다니며 본 산불감시초소 가운데 제일 깨끗하게 관리 하고 있다.
산불감시원은 없었으며 청소는 「淸掃는 文化人의 根本」이라고 써놓은 나무기둥을 세워놓기도 했으며 노천리 방향이나 공작산 조망이 잘되는 편이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5분 정도 내리막길로 내려서면 개고개에 도착하게 되는데 사람의 통행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개고개>
지도를 보면 노천리에서 좌운리를 통하는 지름길로 교통이 불편했던 옛날에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샛길이 방치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아쉬운 대로 경운기가 지나다닐 수 있게 도로를 정비했으면 좋을 것 같다.
개고개에서 올라서 얼마가지 않아 인기척이 들렸는데 가던 길을 멈추고 보니 칡을 캐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산중에 처음 보는 사람이라 반가웠다.
산을 다니며 봄철이 되면 간간이 볼 수 있는 광경인데 집에서 차를 다리거나 끓여 마신는 경우가 아니고 시장에 내다 팔려고 칡울 캐는 사람들은 산을 황폐시키는 주범일 수 있어 단속이 시급한 상황이다.
개고개에서 응곡산 오르는 길은 3번 정도 경사진 사면을 치고 올라야 한다.
급경사지를 오르고 나면 울창한 송림지대로 기분 좋은 산행을 할 수 있다.
길가에 큰 소나무가 넘어지기도 했고 큰 가지가 부러져 길을 막고 있었던 상황이 자주 목격되었는데 지난 겨울에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 노송들이 수난을 격은 것같아 안타까웠다.
응곡산 정상에 올라
응곡산!!!
개고개에서 약30분 정도 올라 도착한 응곡산 정상
정상은 5~6평정도 되었고 정상 들머리 날머리에는 응곡산을 다녀간 산님들이 표지기 리본을 달아놓아 바람에 나부끼고 한가운데 삼각점이 있고 정상석은 없으나 새마포산악화와 산친구산악회에서 나무에 코팅지로 정상표지를 달아 놓았다.
<응곡산 정상에서>
좁은 사방으로는 진달래나무가 뺑 둘러쳐 있으며 조망은 아주 안 좋은데 나뭇가지 사이로 공작산과 속초리 방향으로 약수봉과 저수지가 조금 보이고 지나온 능선의 봉우리가 보이며 좌운리 방향으로는 분지 같은 마을의 일부가 보인다.
증명사진을 찍기 위해 삼각대를 펼치고 사진 몇 장을 찍는 사이 시간이 흘러 간다.
배낭을 내려놓은 김에 휴식을 취하며 가지고 온 캔맥주를 마시려니 냉동된 맥주가 녹지 않아 간단한 간식을 하고 응곡산을 내려선다.
만대산으로 가는 길
응곡산을 막 벗어나면서 아주 반가운 사람인 대구독립군 회원인 임상택 후배와 권재형 후배가 수년전에 한강기맥을 답사하며 나무가지에 달아 놓은 산행안내 표지기를 만났다.
후배를 만나 것 같이 반가워 카메라에 담고 한동안을 후배들을 생각하며 걸었는데 대구독립군과 서울 독립군은 다음달 하순 금원산과 기백산을 함께 등정하기로 되어있다.
<반가운 표지기>
응곡산을 내려서 만대산으로 가는 길은 지루하고 길다.
응곡산을 내려서면서 시작된 진달래능선은 마루금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첫 번째 무명봉과 두 번째 578봉을 지날 때까지 터널은 이루고 있는 능선을 지나며 세 번째 봉우리를 가면서도 진달래능선은 계속 이어지므로 진달래가 만개하는 시기에 이곳을 지난다면 산행의 보너스로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세 번째 봉우리인 517봉은 좋은 전망처로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 계곡을 따라 구비치며 마루금을 넘는 임도가 보이며 임도 뒤편으로 벌목한 사면이 보이고 뒤편으로 길게 늘어선 웅장한 능선이 있는데 어느 곳이 만대산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잠시 숨을 돌리고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며 한동안을 급한 사면을 내려서는데 이곳은 어디가 마루금인지 애매한 곳이다.
낙엽 쌓인 내림막 길로 내려서면 잘 가꾸어 놓은 묘지가 있는데 산행기를 읽으며 묘지 운운한 곳이 바로 이 묘지를 두고 한 이야기로 기맥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셈이다.
517봉에서 볼 때 금방 임도에 도착할 것 같았는데 임도는 이곳에서도 멀었으며 거의 평지 수준으로 힘들지는 않았다.
한동안 비치던 해가 구름속으로 들어가더니 나올 줄을 모른다.
날씨가 찝찝하니 산행하기는 상관은 없지만 마치 저녁이 되어가는 느낌으로 오후 늦게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더니 점점 흐려지는 것 같다.
<임도 절개지 사면에서 찍은 모습으로 보이는 산은 묵방산이다>
절개지 사면을 내려선 임도, 좌운리 방향은 남쪽으로 눈이 없는데 속초리 방향으로는 음지에 눈이 녹지 않았는데 이 눈이 오는 봄을 막고 있나 보다.
임도에서 막 올라서면 절개지에서 공작산이 조망되었는데 오전에는 전면으로 보였던 공작산이 이곳에서는 측면으로 많이 이동했는데 이곳을 지나면 완전 측면만으로 다른 모습으로 보일 것 같다.
공작산을 보고 얼마 오르지 않아 급사면을 올라야 했다.
이곳에서 고생을 무척했는데 경사도 심하여 체력도 떨어진 상태에서 평소에도 경사가 심해 힘들게 올라야 하는 곳인데 등로는 눈은 거의 없었는데 낙엽속에 두꺼운 얼음층이 날씨가 따뜻해 녹으며 질고 미끄러웠다.
아이젠을 착용할까 생각했지만 번거로워 그냥 올랐는데 때로는 길을 벗어나 나뭇가지에 의존하며 어렵게 능선으로 올라선다.
좌측으로 높은 봉우리가 보여 그곳이 만대산이라 생각하니 그곳까지 가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되어 능선에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들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주능선으로 5분여를 오르니 이곳이 만대산이다.
공부를 더 해가지고 산행을 했더라면 아래쪽에서 쉬는 것이 아니고 이곳까지 와서 휴식을 해야 했는데.....................
만대산에서
만대산 정상은 정상이라기보다 능선의 약간 높은 봉우리였는데 좌측으로 300여m 떨어진 봉우리가 만대산보다도 20여m이상 높아 보였다.
5~6평되는 정상은 경사진 능선 그대로 정비가 안 된 상태였으며 T자 형태인 정상 좌측으로는 기맥능선으로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묵방산으로 이어지진다.
정상에는 작은 잡목이 있지만 주변으로 큰 노송이 있어 사방을 모두 막고 있어 조망이 안 좋은 상태였는데 불안한 일기로 조망에 신경 쓸 여지가 없다.
<만대산 정상에서>
다시 삼각대를 설치하고 증명사진을 찍은 후 식사시간이 조금 지났으므로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조촐한 식사 준비를 하는데 천둥소리인지 군부대에서 포 사격을 하는지 아직도 갈 길이 먼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예보에서는 오후 늦게 비가 온다고 했는데 지금 비가 오면 낭패라고 생각이 되고 사방은 어두워져 초저녁 같은 분위기로 불안한 마음이 자꾸 엄습해 온다.
급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비가 오기 전에 산행을 끝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만대산을 떠난다.
741봉으로 가는 길
만대산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300여m를 가며 능선에는 군데군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낭패도 큰 낭패라는 생각으로 노송이 있는 무명봉을 지나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며 능선을 갈 때 조금씩 내리던 비가 멈추니 다행이었다.
그래도 불안한 생각은 가시지 않은 상태였고 이어지는 길은 다시 가파른 오르막으로 올라 또 다시 무명봉을 지나니 이곳부터 암릉 길이 나온다.
이제까지 지나 온 길은 대부분 육산이었으나 지나온 길과 달리 주변에 바위와 암릉 길이더니 큰 바위가 길을 막고 버티고 있었고 길은 좌측으로 우회하여 돌아서니 대단히 거대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다.
<길을 막고 있는 바위>
수객님 일행이 1월하순 눈이 많이 온 뒤 구간 산행을 할 때 이곳에서 이 바위를 넘을 수 없어 임도로 다시 돌아갔다는 산행기에 올린 적이 있는데 이곳 바위가 문제의 바위인 것이다.
대간이나 명산만 해도 이러한 곳에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로프를 매어 놓기도 하는데 그랬더라면 이곳을 무사히 넘을 수 있었을 것이었는데............
큰 바위는 가운데 틈새가 있어 로프가 없이도 넘을 수 있는데 눈이 많이 왔을 때는 위험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운지버섯으로 옷을 입은 나무>
<비석바위>
올라선 바위위에는 죽은 나무와 잡목으로 쉼터로는 마땅치가 않았으며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우측계곡 경사면에는 썩은 고목이 있는데 특이한 건 나무에 온통 운지버섯이 나있어 멀리서 볼 때 흰나무로 착각을 할 정도이며 등로를 따라 조금을 더 가면 비석을 세운 것 같은 비석바위를 만난다.
비석바위를 지나면 노송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암릉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이 봉을 지나면 오늘 구간에서 제일 높은 741봉에 오르게 된다.
741봉에서 소삼마치로
741봉!
제법 높은 산인데도 자기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예로부터 어느 산은 이름이 있는데 어느 산은 이름이 없는 산도 많다.
산명은 누가 어떻게 짓는 것인가?
오늘 구간에서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산이 덕구산, 응곡산 그리고 만대산 등 3산이나 있는데 이 산들은 모두 741봉 보다 낮은데 이름이 있거늘 741봉은 높은데도 불구하고 이름이 없으니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되는 지...........
<오늘 구간에서 제일 높은 산인데 이름이 없다>
<741봉에서>
741봉은 헬기장처럼 넓은 것이 아마도 헬기장으로 만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지금은 아무 용도가 없이 방치되어 잡목들이 자라고 있으며 이곳에도 정상석은 없고 산친구산악회에서 741봉을 알리는 코팅표식을 나무에 달아놓았다.
이곳 남쪽으로는 오음산이 있는데 남쪽 넓은 계곡 전체를 벌목을 하여 시원스러우며 오음산 역시도 걸림돌 없이 한 눈에 들어와 시원스럽다.
<건너편이 오음산>
이곳도 산이 T자 형태로 기맥길은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종종 좌측으로 알바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좌측으로는 또 다른 만대산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741봉은 내려서 능선에서 좌측 계곡을 보면 좌측으로는 741고지까지 벌목을 하여 시원스러우며 우측으로는 잡목이 들어찼는데 하얀 줄기를 가진 자작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새순을 돋을 준비를 하는지 가지마다 끝 부분이 붉은색을 띠고 있다.
등로를 따라 능선을 조금 더 지나서 기맥길은 좌향을 하며 암릉 길이 나온다.
곳곳에 길을 막고 있는 바위가 있어 우회를 하며 무명봉을 사면으로 우회하며 지나면 또 다시 거대한 봉우리가 암봉으로 좌측으로 우회를 해야 한다.
이곳도 알바를 하는 구간으로 좌측으로 우회를 하며 좌측능선에 닿으면 좌측으로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있어 착각하는데 기맥길은 우측으로 돌아가 주능선으로 들어서야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길은 무척이나 가파른 내리막으로 소삼마치에서 산행을 시작하게 되면 이곳에서 많은 체력이 소진될 것 같다.
나무에 의존해 10분정도 내려서면 낯에 익은 소삼마치에 닿는데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다시 찾은 소삼마치는 쌓였던 눈은 녹아 없고 잡풀만이 무성했고 소삼마치 표지석과 방호벽 위장전차 등은 전에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을 뿐이다.
대박! 대박! 바람꽃은 만나다.
소삼마치에서 월운리 길은 제5구간 오음산을 넘으며 지나갔던 길로 낯이 익은 터라 마음이 안정되어 있었고 전과 다른 점은 많았던 눈이 녹아 이제는 무성한 잡풀과 이따금 잔설이 조금 있을 뿐으로 월운리 종점에서 17시40분에 있는 홍천행 군내버스의 시간을 맞추면 되는데 시간상으로 충분해 여유롭게 하산을 한다.
옛날 군 작전도로로 쓰였을 것 같은 길은 지금은 폐쇄되어 나무들이 많이 자라는데 일부는 유실이 되어 보도로 이용이 가능하지만 도로의 기능은 잃었다.
흐린 날씨로 어두워지는 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심마니의 산삼~~, 낚시꾼의 월척~~, 산과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귀한 야생화~~...........
야생화를 만난 것이다.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산행 시작부터 복수초가 필 때가 되어 복수초를 만나기를 수없이 열망하며 사방을 살폈지만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월운리 하산 길에 복수초가 아닌 바람꽃 군락을 만난 것이다.
아직 꽃이 피기에는 좀 이른 시기라는 점도 있지만 2013년 들어 처음으로 접하는 야생화가 흔하지 않은 바람꽃이라니 너무나 흥분되고 기뻤는데 누구와 기쁨을 같이 할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올해 처음으로 만난 바람꽃>
이효석은 소설『메밀꽃 필 무렵』에서 달밤에 메밀꽃을 보고 「소금을 뿌린 듯 사방이 온통 하얗다」라고 했는데 어두운 계곡에 여기저기 피어난 바람꽃이 소금을 뿌린 듯했으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카메라가 안 좋아 접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자세 면밀하게 아름다움을 담지는 못했지만 카메라를 연신 찍어대며 행여 발에 밟히지나 않을까? 조심을 하며 한동안 시간을 보낸다.
모든 피로가 다 풀린 듯 가뿐한 마음으로 바람꽃을 뒤로 하고 내려선다.
산길을 내려와 임도에 내려선 계곡 물가에는 버드나무의 버들강아지도 많이 피어 봄을 맞은 채비를 하고 있었다.
'정맥, 기맥, 지맥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강기맥이어가기, 제8구간 먼드래재에서 구목령 구간 (0) | 2025.02.05 |
---|---|
한강기맥이어가기, 제7구간 먼드래재에서 화방재구간 (0) | 2025.02.05 |
한강기맥 이어가기 5구간, 상창리고개에서 소삼마치고개 구간 (0) | 2025.02.05 |
한강기맥 이어가기 4구간, 신당고개에서 상창리고개 구간 (0) | 2025.02.05 |
한강기맥 이어가기 3구간, 비슬고개에서 신당고개 구간 (0) | 2025.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