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기맥이어가기, 제8구간 먼드래재에서 구목령 구간
야생화를 보며 지나는 기맥 길.....
산행일 : 2013년6월10일
누구와 : 나 홀로
산행시간 : 12시간00분(08:00~20:00)
산행거리 :24.2km
주요산행처:먼드래재(08:00)-내촌고개(09:05)-운무산(11:02,980m,20분휴식)-원넘이재(11:56)-삼년대갈림길(12:15)-959봉(13:50,점심30분)-봉복산갈림길(15:00)-덕고산(15:50,1142m,25분휴식)-삼계봉(16:20,1109m)-1031봉(17:15)-구목령(17:45,950m)-생곡리종점(20:00)
◎ 산행전 이야기
한강기맥을 종주하는 산객이라면 누구나 접근과 탈출 지점을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산악회와가 아닌 개별산행이라면..........
7구간 산행을 마치고 차일피일 미루었던 8구간을 재개하기위해 대중교통 활용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만 특별히 수가 생기지는 않는다.
멤버 중 한명인 조부근씨가 진행했던 방법이 좋을 것 같다.
자가용으로 생곡2리 종점에 차를 세우고 생곡리에서 원주로 가는 첫차를 타고 먼드래재에서 하차한 후 먼드래재를 들머리로 구목령까지 진행한 후 생곡리 종점으로 탈출하는 방법인데 아무리 연구를 해봐도 이 방법 보다 더 좋은 대안이 없어 5시가 거의 다 되어 성산동을 나선다.
무사히 서석에 도착해 생곡리로 접어들어 저수지를 지나 한동안을 올라가 종점을 확인하고 종점 주변에 주차를 한다.
버스는 출발시간인 오전 7시10분에 들어와 바로 회차하여 생곡리를 떠난다.
이 버스는 서석에 7시35분에 도착해 10분을 정차해 있다가 7시45분에 원주로 출발하는데 먼드래재를 넘으므로 먼드래재에 하차하면 되며 강원도 버스는 카드로 결재를 할 수가 없으므로 현금으로 2.000원을 준비해야 한다.
서석을 출발한 버스는 10여분 만에 먼드래재에 도착하고 3명을 싣고 왔던 버스는 내가 내리니 2명의 손님을 모시고 고개 아래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먼드래재 들머리>
먼드래재에 하차하여 간단히 산행준비를 한다.
들머리에는 산림청 홍천국유림관리소에서 산행의 도모를 위해 한강기맥 먼드래재~구목령 구간의 거리나 산행시간 그리고 주요 지점을 표기한 안내판을 설치하였다.
안내판에 의하면 ○먼드래재~운무산(980m)구간→5.26km-2시간소요 ○운무산~덕고산(1142m)구간→6.3km-4시간소요 ○덕고산~삼계봉(1109m)구간→0.86km)-20분소요 ○삼계봉~구목령구간→3.72km-2시간30분소요로 총 16.14km에 8시간50분으로 표기하였다.
◎먼드래재~운무산(980m)구간
먼드래재를 들머리로 한강기맥 제 8구간을 시작한다.
나무계단으로 시작되는 절개사면을 치고 오르면 조금 가다가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오르막을 올라선다.
이곳에서 평이한 길로 이어지다가 연이어 2곳의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길을 오르면 이곳부터는 길을 아주 좋으며 산세가 순하여 고산이라는 느낌보다는 동네 뒷동산 같은 분위기로 한동안을 진행할 수 있다.
등산로 양쪽으로는 꽃이 진 애기나리가 탐스럽게 자라 아름다운 숲을 만들었는데 야생화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 것 같았는데 길가에는 무성하게 자란 홀아비 꽃대와 우산나물이 즐비했으며 이따금 천남성이 보였다.
예감에 두루미 천남성을 만날 것 같은 생각에 눈여겨 보며 지나지만 두루미 천남성은 만나지 못했고, 사방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 중인 하늘 말나리와 꽃이 진 처녀치마, 꽃이 진 노루귀 등이 눈에 띄었는데 봄철 야생화가 필 무렵이면 많은 꽃들이 있을 것 같다.
<이정표에 디카를 얹어 놓고 사진을 찍어 봅니다>
계속 이어지는 길은 약간의 오름과 내림이 있으므로 힘든 줄 모르게 진행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정도라면 이번 구간은 쉽게 마무리 지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717.6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좌측 사면을 가로질러 20분 정도 진행하여 내촌고개에 도착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난 이곳 내촌고개는 좌측으로 홍천의 삼근암 마을과 우측으로 횡성의 속실리를 잇는 고갯길로 옛날에는 요긴하게 이용되었을 고개였것이다.
교통이 발달한 요즘은 이동수단이 많으므로 험한 고개를 넘지 않으며 그래서인지 도면상 고개가 표시되긴 해도 사람들이 다닌 흔적은 찾을 길 없고 희미한 길의 흔적이 옛날 고개였음을 나타낸다.
홍천방향의 삼근암 마을의 유래는 재미있는 전설로 전해지는데 마을 근처 치마바위 오른쪽에 큰 바위가 있었다는데 바위가 얼마나 무거운지 저울에 달아보니 겨우 3근밖에 나가지 않아 삼근바위 또는 세근바위라고 불렸는데 이 바위에서 유래되어 삼근암마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내촌고개에서 사진을 찍고 오르막을 향해 올라가는데 길가에 초롱꽃이 한 송이 피었으며 그 주위에는 20여개의 초롱꽃이 꽃 몽우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계속 있을 줄 알았는데 초롱꽃은 구목령을 가기까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으니 피지 않은 초롱꽃이라도 사진이나 찍을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초롱꽃의 미소>
<민백이꽃의 만남>
<산라일락으로 불리는 개회나무 향기가 좋다.>
초롱꽃은 우리 주변 정원에서 원예종 꽃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산행을 하면서 재래종은 자주 볼 수 있는 꽃은 아니며 원예종에 비해 재래종은 꽃송이가 크며 꽃이 많이 피지 않는 것 같다.
초롱꽃이 있는 주변을 시작으로 길가 양쪽으로 이제껏 보이지 않던 민백이꽃이 무척이나 많아 보였는데 대부분은 이미 꽃이 지고 무성한 잎만 지니고 있었지만 아직도 한창 흰 꽃을 피우고 있는 민백이도 많았다.
이어지는 오르막은 계속되었는데 힘들게 능선 위로 오르니 폭염이 대단했는데 숲속으로 이내 걸어와 느끼지 못했던 더위가 한꺼번에 덮친다.
봉우리 위 암봉 주위에는 산라일락이라고 부르는 개회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라일락과 같이 짙은 향기가 주변에 풍기고 있어 향긋하고 좋다.
이곳에서 조금을 더 가면 처음으로 나타나는 바위전망대가 있고 그 앞에는 이정표( 먼드래재2.96km↔운무산 2.30km)가 있다.
<바위전망대>
<바위전망대에서 본 운무산>
<바위전망대에서 본 상근암 방면>
<바위전망대에서 본 지나온 길과 지난 구간 수리봉과 발교산>
<바위전망대에서 본 수리봉과 멀리 가리산>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는 전망암에 올라가 좌우와 전면을 살피니 아래 깊은 계곡을 따라 좌측으로 상근암이 있는 방향으로 띄엄띄엄 마을이 멀리보인다.
우측으로는 가야할 804봉이 보이며 804봉에서 좌측으로 한참을 내려섰다가 다시 솟구쳐 875봉을 이루고 다시 한차례 내려섰다 솟아 운무산을 만들었다.
운무산 좌측으로 멀게 보이는 능선은 아마도 구룡령을 지나 가칠봉쯤으로 보이나 확실한 위치가 잡히지 않는다.
전망대를 내려서 위에 있는 다음 바위 전망대까지는 오늘 구간 중 제일 험한 암릉지대였는데 큰 바위와 바위가 문(門)과 같아 문바위라고 부르는데 대문바위를 지나 암릉 사이를 에스(S)자 형태로 돌며 로프를 잡고 가파른 절벽지대를 로프에 의존해 올라야 하는 곳으로 여름철이야 무난히 오를 수 있겠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에 이곳을 지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험지대를 지나 다시 바위 전망대가 나오는데 전망대위에 오르니 조금전 전망대보다 사방을 모두 볼 수 있다.
뒤로는 이제까지 걸어온 능선과 그 뒤로 지난 구간이었던 수리봉과 기맥 옆 발교산이 훤하게 나타나고, 운무산 우측 뒤편으로는 태기산의 풍력발전기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왔고 전면의 운무산은 가깝게 보여 금방이면 갈 수 있는 거리처럼 느껴지는데 2km 이상 떨어져 있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무명봉을 우측으로 우화하여 지나다 보면 이정표(먼드래재3.08km↔운무산2.18km)가 있으며 그 주변으로 능현사 갈림길이 있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알 수 있다.
능현사 갈림길을 지나면 이어서 805봉 오르막이 시작된다.
일부구간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데 로프를 잡고 올라서면 우측으로 805봉이고 가야할 방향은 804봉이 있는 반대편 좌측으로 수십m를 진행하면 805봉 3거리 갈림길로 우측은 가까운 곳에 851봉이 있는데 시간을 내어 가보았으나 아무런 표식도 없었으며 좌측으로는 운무산이 있는 곳으로 가야할 방향이다.
<올 들어 처음 만난 원추리>
<875봉 헬기장을 지나고>
<헬기장 오름길 전망대에서 본 풍경>
3거리에서 운무산 방향으로 급경사 내리막이 이어지다가 평이한 능선으로 바뀐다.
이곳에서 노란 꽃을 피운 원추리를 만났는데 아직은 강원도 산속에 원추리가 필 시기가 안 되어 생각지도 않았는데 힘든 산행을 하는 산객을 위로하기 위해 일찍부터 단장을 하고 꽃을 피운 것 같았는데 아마도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원추리를 뒤로 하고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지다가 지나온 길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2곳의 바위 전망대가 있는 곳을 보면 조망이 잘되며 그 뒤편으로 수리봉과 발교산의 모습도 잘 보인다.
< 운무산 정상에서 보는 바위 전망대와 뒤로 발교산>
<운무산 정상에서 보는 청량리 일대와 서석 일대>
잠시 전망대에서 땀을 식히고 경사진 길을 따라 2~3분 오르면 말끔한 헬기장이 나오는데 이곳이 875봉이며 헬기장을 지나 약15분 정도를 오르면 951봉으로 951봉 정상에는 큰 노송이 있으며 이곳에서의 조망도 뛰어 나다.
951봉을 내려서 이정표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면 묵은 헬기장이 나오며 이곳에서 5분을 오르면 운무산 정상에 닿게 된다.
운무산(雲霧山)!!!
산 아래서 보면 산꼭대기는 항상 안개와 구름이 덮고 있어 이름 지어졌다는 운무산 정상은 넓지 않으며 2개의 정상석이 있고 정상석 앞에는 삼각점이, 뒤에는 운무산 산행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들머리 안내판에 2시간 소요된다고 표기하고 있는데 정확히 3시간이 소요되었는데 꽃을 찍는 시간과 전망대에서 사방을 조망하는 시간 그리고 851봉을 갔다가 되돌아 왔던 시간 이외는 특별하게 소모한 시간이 없는데 1시간의 차이를 보였다.
배낭을 눕혀놓고 자동 샷터를 이용해 증명사진을 찍고 그늘 속으로 숨어 물을 마시며 수분을 보충하며 20여분 휴식을 취한다.
◎운무산~덕고산(1142m)구간
운무산에서 휴식을 취하고 동남쪽으로 이동을 하면 암릉지대가 나온다.
큰 바위를, 로프를 잡고 내려섰다가 노송이 있는 곳으로 로프를 이용해 올라서면 가야할 방향으로 덕고산과 봉복산이 보이고 그 사이로 태기산의 풍력발전기가 보인다.
주위에 고사목과 노송 그리고 암릉 사이에 막 피기 전 노란 꽃 몽우리를 간직하고 있는 금마타리의 모습이 보인다.
노송 그늘에 몸을 숨기고 가야할 마루금을 마음으로 그어보지만 앞에 보이는 덕고산 가는 길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는데 찌는 듯한 날씨도 한 몫 하지만 서있는 이곳에서 원넘이재까지 한동안을 내려섰다가 능선을 따라 올라설 생각을 하면 걱정이 앞선다.
<꽃이 피기 전 금마타리>
<운무산의 풍경>
<암릉지대에서 본 덕고산 방향의 풍경>
사정없이 내려쬐는 직사광선을 맞으며 대 슬랩지대로 들어서 어지럼증과 현기증을 느끼며 아래쪽으로 내려니 운무산 바위 절경지대가 펼쳐진다.
그러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오늘만큼은 별생각이 없고 절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로프를 잡고 조심스럽게 위험지대를 내려서 나무그늘 속으로 숨어 버린다.
이후 내리막과 평이한 길이 서로 반복되면서 2차례 이정목을 지나서 원넘이재에 도착한다.
원넘이재는 좌측으로 홍천의 청량리와 우측으로 횡성의 속실리를 잇던 고개였는데 내촌고개와 같이 도면상 이름만 나올 뿐이며 일반인들 통행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으며 원넘이재는 옛날 이곳의 원님이 풍광이 뛰어난 풍광을 즐기고 넘었던 고개라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 원넘이재와 붓꽃 >
원넘이재를 지나 잠시 오르막을 넘어 평이한 능선을 지나다 보라색 꽃을 피운 붓꽃을 만난다.
주변에 많은 싹이 있는데 한 포기만 유일하게 보라색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원예종 붓꽃에 비해 잎이 좁은 이 꽃은 물가가 아닌 산중에 그것도 습지가 아닌 능선 주변에 피었는데 이러한 환경에서도 붓꽃은 잘 서식하는 것같다.
다시 오르막길을 따라 오른 곳은 777봉으로 특이한 지형은 없으며 길가에 큰 바위가 있는 곳을 지나고 고목이 쓰러져 있는 곳에서 조금을 내려서면 이정목이 나오며 이곳에서 15분정도 더 진행하면 삼년대 갈림길에 닿는다.
<삼년대 갈림길>
홍천의 삼년대란?
처음에는 군대 연대를 표기하는 3연대인가 생각했는데 3연대가 아니라 삼년대였다.
우리나라 대학교의 이름이 삼년대학도 없고 전문대학 중 3년짜리 학과가 있긴 하지만 학교명을 쓰는 게 맞는데 도대체 삼년대란 무슨 뜻일까?
여기저기 자료를 뒤져보다가 2곳에서 삼년대에 뜻을 찾았다.
월간 「사람과 산」에서 삼년대에 대한 설명은 이러했다.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청량저수지로 내려서는 삼년대는 이곳에 옛날 원님이 휴양 차 와서 3년간 있다 갔다 해서 붙여진 마을 이름이라고 한다.---적었고,
월간 산에서는 마을 주민들의 밀을 빌어 삼년대에 대한 설명은 이러했다.
---이곳 주민 김종식씨에 따르면 옛날 마을 이름은 삼연대(三延臺)였는데 근래에 와서 한문은 사라지고 삼년대로 변했다고 한다. 한자 뜻을 몰라 제멋대로 바꿨다면 다시 옛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 선조들이 이곳 풍광을 보고 느낀 바를 이름으로 남겨 놓은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적고 있다.
그런데 도면상으로 보면 원넘이재에서 삼년대가 가까운데 왜 이곳에 삼년대 갈림길이란 이정목을 세웠는지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삼년대 갈림길에서 10여분을 가면 이정목이 연이어 나오며 특별한 지형지물은 없다.
능선에는 100~300년 정도는 되었을 듯한 신갈나무 원시림 수시로 눈에 띄고 길가 양쪽으로는 무성하게 자란 단풍취가 대지를 꽉 메우며 능선을 넘으면 키 작은 산죽길이 이어진다.
오늘에서 처음 안 사실인데 산죽도 꽃이 피는데 검은색의 작은 꽃대가 올라와 풀같이 꽃술을 피우고 있었는데 산죽은 무성하게 잘 자라다가 꽃이 피면 죽는다.
산죽 옆 공간에는 단풍취가 곳곳에서 꽃대를 내밀고 올라오는 터리풀의 모습을 보며 오르막을 오르니 959봉이다.
<959봉>
959봉에는 이정목이(운무산3.79km↔덕고산 2.55km) 세워져 있으며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다 시간을 보니 식사시간이 되었다.
생각으로는 덕고산까지 갔으면 좋겠지만 여의치가 않아 식사를 하기로 하고 아무도 없는 산속 959봉에서 식사를 하며 30여분을 보낸다.
식사를 마치고 이어지는 길은 산죽지대가 지속되는데 지나온 산죽지대에 있는 산죽보다 무성하고 키도 큰 편이며 산죽지대를 벗어나 이정목을 지나면서 신갈나무 원시림이 곳곳에 있는 길을 지나 봉막재를 지난다.
봉막재를 지나서 15분정도는 울창한 산림속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원시림을 보면서 지나다보면 이정표(먼드래재10.02km↔구목령6.16km, 운무산4.76km↔덕고산1.58km)를 만나며 이곳을 지나면 약간 오르막능선을 지나 1031봉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곳은 이정표와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곳으로 봉복산 갈림길이다.
<봉복산 갈림길>
<열대우림을 연상시키는 무명봉>
봉복산은 이곳 3거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는데 봉복산이란 이름은 봉황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하며 봉복산에 있는 봉복샘은 남한강의 동쪽 상류에 있는 섬강의 발원지라고 한다.
봉복산 갈림길을 지나 키 작은 산죽길을 따라 15분정도 가면 1000m급 무명봉을 넘어 한동안 내려서는데 좌측으로 무명봉 기암과 우거진 숲이 마치 열대우림을 연상시킨다.
안부에 떨어지면 이정표(운무산5.82km↔덕고산0.52km)를 만나는데 기맥 마루금은 이 이정표에서 앞에 있는 1094봉을 넘어가는데 1094봉은 직벽의 바위 벼랑으로 우측 사면으로 우회해야하며 경사진 너널을 어렵게 올라야 한다.
능선에 올라 조금가다 북측 사면에 큰앵초가 무척이나 많이 있는데 모두 꽃이 지고 난 후라서 실망스러웠는데 간절한 마음으로 꽃 하나만이라도 찍었으면 하고 사면을 수색하여 작은 꽃을 간직하고 있는 큰앵초를 만나 카메라에 담고 능선으로 올라선다.
<꽃이 진 큰앵초와 어렵게 만난 큰앵초 꽃>
<정상가는 길의 암릉>
능선으로 5분정도 가다 짧은 로프가 있는 암릉을 올라서 길가 우람한 바위가 있는 곳을 지나 5분정도 가니 덕고산 정상에 닿는다.
덕고산 정상은 생각보다 넓었으며 사방에 나무가 있어 그늘이 들어 쉬기가 좋았지만 사방 어느 한곳 조망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덕고산 정상에서>
오늘 산행 구간 중 제일 높은 곳인데 정상에 정상석은 없고 이정목이 있는데 서울 토요산우회에서 노란 정상판자를 이정목에 끈으로 목걸이 식으로 걸어 놓은 것과 좌측 나무에 서래야 박건석님이 정상을 표기한 코팅지를 달아 놓은 것이 전부다.
또한 덕고산이라는 산명에 대해서도 지도상에 표기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지금의 이름인 덕고산은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은 능선 자락아래 신대리 마을이 있으며 이 마을 가까운 곳에 봉복사라는 절이 있는데 절 입구에 「덕고산 봉복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덕고산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덕고산~삼계봉(1109m)구간
땀을 식힌 후 배낭위에 디카를 올려놓고 증명사진을 찍는다.
20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다음 목적지인 삼계봉으로 출발을 했는데 당시에는 정황이 없어 태기산에 대한 생각을 못했는데 사방에 잡목이 가렸다 해도 나뭇가지 사이로 태기산 풍력발전기의 모습이라도 잘 보고 왔어야 하는데 아쉬운 시간이었다.
덕고산 정상에서 삼계봉까지는 0.86km로 어려운 구간이 없으며 등산로도 비교적 좋아 속력을 내기 좋은 편으로 15분정도 걸려 삼계봉에 도착을 한다.
<삼계봉으로 가며 만난 연리목>
<삼계봉의 풍경>
삼계봉에도 코팅지와 개념도에는 1070m로 표기하였는데 먼드래재 안내판에는 1109m로 표기하고 있었는데 이곳 높이도 통일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삼계봉은 우뚝 솟은 봉우리는 아니며 밋밋한 봉우리인데 삼계봉 또는 삼계령이라 부르는 이곳의 명칭은 글짜 그대로 삼계(三界)에서 비롯된 것으로 3곳을 경계로 하고 있는데 말하자면 3군봉으로 이제까지 걸어온 구간은 홍천군과 횡성군이었는데 이곳은 평창군이 시작되는 곳으로 앞으로의 구간은 횡성이 제외되고 홍천군과 평창군의 군계를 지나는 것이다.
또 3거리는 덕고산 방향과 구목령 방향 이외에 태기산 방향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면서 영월지맥의 시점이기도 하다.
태기산은 어디쯤인지 구분이 안 되며 이정표에 의하면 4.5km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운무산을 오르며 바위전망대에서 2차례 태기산의 풍력발전기를 보았는데 사진에는 희미해서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당시 생각으로는 덕고산을 지나며 태기산이나 태기산 풍력발전기를 확실하게 보며 지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옆을 지나는 곳에서는 전혀 보지를 못하고 지난다.
삼계봉에서 시간을 보니 16시20분으로 산행 속도가 너무 느려 시간이 너무 흘렀으므로 잡생각을 버리고 오직 속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박쥐나물>
삼계봉을 뒤로하고 조금을 내려서며 좌측 계곡에는 야생화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었는데 현재로는 꽃을 피운 야생화는 없었고 한창 자라고 있는 박쥐나물과 꽃이 진 피나물이 지천이었다.
◎삼계봉~구목령 구간
삼계봉을 지나면서부터 등산로와 그 주변은 완전히 산죽으로 뒤덮었는데 운무산 주변이나 덕고산 오름 때 있던 산죽과는 전혀 다른 산죽으로 허리와 가슴까지 자랐는데 계속 산죽을 가르는 소리가 귀전을 떠나지 않는다.
이 산죽길을 걸으며 느끼는 건 눈이 많이 내린 겨울 산행을 할 때나 야간 산행을 할 때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산죽이 무성해 길이 보이지 않아 육감으로 길을 찾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1075봉을 지나며 앞에 보이는 높은 봉우리를 지나야 하는지 아니면 비껴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생각으로는 제발 비껴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 달려 1100봉에 이르렀는데 이곳에서 기맥길은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었는데 내려서면서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시림 고목나무의 모습>
1100봉에서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진 등산로에는 산죽은 여전히 온 산을 뒤덮었고 주변에는 수 백 년이나 될 것 같은 고목이 산죽 밭에 누워 비바람에 썩으며 원형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긴 산죽밭은 끝이 나고 무명봉을 올랐는데 눈앞에 큰 산이 보인다.
행여라도 구목령이 저 산 너머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며 로프가 설리된 내리막으로 내려섰는데 기맥길은 큰 산과 평행으로 계속 가다가 마지막 봉우리인 1031봉에 도착을 한다.
1031봉에도 이정목이 있는데 구목령은 아직도 1.1klm나 남았는데도 다 온 느낌으로 선채로 사방을 둘러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구목령으로 향한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는 이정목을 지나고 이어서 5분 뒤에는 묵은 헬기장을 지나는데 길가에는 이제 꽃이 막 진 당개지치가 여기저기 수줍은 듯 머리를 숙이고 있다.
<1031봉 풍경>
<당개지치>
당개지치를 카메라에 담고 몇 분 지나지 않아 구목령에 도착을 했는데 앞에 위압적이었던 산은 기맥이 아니고 기맥길은 구목령에서 직진방향으로 이어져 있었다.
비포장으로 나 있는 임도는 구목령에서 차단기를 설치해 양방향으로 통행을 할 수 없도록 했고 오른쪽에는 이정목과 한강기맥 등산안내판 그리고 국유임도 관련 안내판과 경고판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표에 의하면 생곡리 큰길까지는 12km이고 배나무골까지 6.5km라고 되어 있는데 나중에 종점에서 큰길까지 실측을 하니 4km로 구목령에서 종점까지는 약 8km가 되는 셈이다.
◎ 구목령(九木嶺)!!!
어렵게 구목령에 도착했다.
아홉그루의 고목이 있는 고개라는 뜻으로 구나무재라고 불린다고 한다.
<구목령---운두령 방향>
<구목령---덕고산 방향>
이 고개의 신령에 대한 이야기를 홍천군지에서 설화로 전하고 있는데 정리하면 이러하다.
「옛날 마씨 성을 가진 노인 부부가 구목령으로 오르는 골짜기에 살고 있었는데 자손을 두지 못하고 사는 것이 한 가지 흠이었다.
자손이 없는 이 부부는 말을 자식처럼 아끼고 함께 살았는데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말을 물가에 매어둔 노인이 노파의 만류를 뿌리치고 말을 찾으러 나간 후 비가 많이 와 계곡물이 집을 삼키게 되니 노파는 물속으로 몸을 날렸고 노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때 노인의 죽은 혼령은 구목령에 올라가 구목령의 산신령이 되었고 죽은 노파의 혼령은 마고산의 산신령이 되었다고 하는데 살아생전 자손을 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자식이 없는 사람들이 소원을 빌면 자식을 점지해 주었다고 한다.
이 노부부의 산신령은 산(山)의 신령이 아닌 산(産)의 신령이라고 한다.」
(이글은 홍천군지에 실린 글로 한국문화 스토리텔링의 글을 인용하였습니다.)
구목령을 뒤로하고 쓸쓸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에 보는 덕고산>
<하산길에 보는 운무산>
해가 길어 오후6시가 되었는데 어둡지 않아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곳곳에 산사태로 임도를 보수한 곳이 많았으며 임도 주변으로는 야생화도 제법 있는 편이었다.
1시간을 조금 더 걸려 사방댐을 지난다.
계곡에서 대충 씻고 마지막 민가를 지나 길가에 잘 익은 오디와 뻣지를 따 먹으며 내려오다 보니 2시간이 더 걸려 종점에 도착하며 긴 한강기맥 8구간을 마친다.
<생곡리 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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