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기맥, 지맥 산행기

한강기맥 이어가기, 제10구간 운두령에서 오대산 비로봉 구간

범솥말 2025. 2. 6. 00:41

한강기맥 이어가기, 10구간 운두령에서 오대산 비로봉 구간

 

산행일 : 20150706

누구와 : 나 홀로

산행시간 : 9시간50(10:08~19:58)

산행거리 :21.7km

주요산행처:운두령(10:08)-헬기장(11:40)-계방산정상(12:08)-주왕지맥갈림길(13:39)-뾰지개봉(15:25,1380m)-전망바위봉(17:43,1542m)-호령봉(18:25)-오대산비로봉(17:00)-적멸보궁(17:18)-상원사입구(19:58)

대중교통편

갈 때 : 동서울터미널(06:22)->진부터미널에서 내면행승차(09:40)->운두령하차(10:03)

올 때 : 상원사->진부터미널(택시로이동29,800)->진부터미널(20:40-막차)->동서울터미널

 

산행 전 이야기

2년전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을 속리산에서 마쳤습니다.

당시 늘재를 출발해 문장대와 천황봉을 지나고 마지막 형제봉 내리막길에서 무릎의 통증을 느끼면서 2년 동안을 무릎과 발목의 통증을 느껴 장거리 산행을 가급적 삼가며 서울 근교 산행에 주력했습니다.

최근 무릎의 통증이 완화되어 장거리 산행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진부-월정사-상원사행 진부시내버스 시간표입니다.>

산멤버 중, 한 분인 시인마뇽 선배님께서 한강기맥 답사를 하시며 바짝 뒤를 쫒으시기에 그간 멈추고 있던 한강기맥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산행 전날 한강기맥 답사를 결정합니다.

한강기맥 구간 중, 남은 구간은 구목령~운두령구간과 운두령~비로봉 구간으로 후자가 더 편할 것 같아 운두령~비로봉 구간으로 결정하고 예전에 메모했던 부실한 자료와 산멤버인 후배 조*근씨의 산행기와 전에 준비했던 산행기록을 참고하기로 했습니다.

동서울에서 0622분 진부행 첫 버스를 타면 진부에 약2시간20분 정도 소요되니 진부에 도착한 시간은 0837분 이었습니다.

<운두령 간이 휴게소의 전경입니다.>

그런데 진부터미널에서 상원사로 출발하는 버스는 0830분으로 7분이 늦어 버스를 타지 못해 택시로 이동할까 생각하다 1시간을 기다려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버스로 들머리로 이동한다면 동서울에서 622분이 아니고 7시 버스를 탔다면 분주하게 서두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버스는 940분에 출발을 하는데 같은 시간에 상원사로 가는 버스와 내면행 버스가 있는데 내면행 버스는 운두령을 지나므로 하산 시 귀가에 상원사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운두령을 들머리로 잡기로 하고 940분 정각에 출발하는 버스를 탔는데 승객이 필자 혼자였고 1003분이되어 운두령에 하차하고 빈 버스는 내면을 향해 내리막길로 사라집니다.

 

운두령(雲頭嶺)에서 계방산정상 구간

31번 국도에 위치한 운두령은 해발1089m로 아마도 노선버스가 다니는 길 중 제일 높은 도로가 아닌가 생각된다.

고개 이름에서 풍기는 것 같이 운두령의 유래는 고개가 높아 늘 고개위에 구름이 머물고 넘나든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한강기맥 10구간 시작을 하는 들머리입니다.>

버스에서 내려 간단히 산행채비를 하고 인증 사진까지 찍고 계단을 따라 한강기맥 10구간을 시작한다.

계단을 올라 뒤돌아보니 운두령 매점과 능선에 보이는 산불감시 카메라를 보고는 무사 산행을 마음으로 다짐하며 숲속으로 들어선다.

날씨는 맑고 햇볕은 강했지만 숲속으로 들어서니 시원했으며 푸르른 나뭇잎과 길가 잡풀 사이로 핀 하늘말나리가 곳곳에 머리를 내밀었고 더덕향이 코를 자극하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계방산은 수년전 명산100산 산행으로 겨울철 눈 산행을 한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는 않았으며 겨울철에는 나뭇잎이 없어 능선을 오르며 사방을 감지할 수도 있고 능선을 지나며 정상을 볼 수 있었는데 여름 산행은 사방이 녹음이 우거져 시계가 전혀 없으니 앞만 보고 갈 수밖에 없다.

계방산은 산행하기가 편리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으로 길은 무척이나 양호한 편이다.

<능선에서 .....>

<물푸레나무 군락을 지나며......>

운두령에서 1.2km지점, 등로 옆에 물푸레나무 군락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어린 시절 도끼자루나 도리깨채에 이용되었던 물푸레나무는 요즘들어 시골 농가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데 이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인데 물푸레나무는 물을 푸르게 하는 나무라는 뜻으로 강원도에서는 청피목 또는 수청목이라고 부르는데 뜻은 물을 푸르게는, 물을 맑게 한다는 뜻이다.

1.2km이정표를 지나고 20여분을 다시 오르면 둥근 나무토막이 있는 쉼터가 있는데 산행 초반이라 휴식은 없이 사진만 찍고 다시 비탈진 길을 따라 오른다.

<원통나무 의자가 있는 쉼터입니다.>

이제까지 완만했던 길이 로프지대가 나오며 급경사로 바뀌고 길고 긴 로프지대는 연이어 2구간이 지속되는데 이곳에서 고도를 한층 높인다.

연속 로프지대를 올라 작은 봉우리(1232)을 지나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는데 위쪽에서 산님 한분이 내려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인천에서 개인택시를 한다는 이상현씨라는 분은 운두령에 630분경 도착해 정상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 내려온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20여분이 되도 이야기가 끝이 없어 기념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갈 길이 멀다고 양해를 구한 뒤 헤어진다.

<산에서 만난 초면으로 반가워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야생화가 피어 있는 헬기장입니다.>

이상현씨와 헤어져 손해 본 시간을 만회하려고 바쁜 걸음을 옮기니 잡풀과 함께 야생화가 가득한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에 올라 뒤돌아 본 풍경은 용트림을 하는 듯한 기맥능선이 힘차게 뻗어 내리고 봉복산 능선에서 분기한 태기산 능선에는 풍력발전기가 여러 기 솟아 있는 모습이 뚜렷하고 우측으로 시선을 돌리면 공작산과 가리산의 모습이 보이며 여러 산군들이 보인다.

헬기장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있으니 주변 무성한 잡풀 사이에 많은 야생화가 꽃을 피웠다.

이리저리 꽃을 찾아다니다 정신을 차리고 능선 길로 들어서 조금 오르니 1492봉 전망대다.

계방산의 여름은 마냥 즐거운 곳이다.

<계방산의 야생화 구릿대입니다.>

<계방산의 야생화 산조팝나무입니다.>

전망대는 주변을 전망하는 곳이지만 또 다른 맛이 추가되는데 전망대를 중심으로 사방에 깔려 있는 야생화 군으로 구릿대, 범꼬리, 산오이플, 둥근이질 풀, 박새, 연리목, 꼬리풀, 새콩, 터리풀, 노루오줌, 산조팝나무, 꿩의다리, 애절한 사연을 지닌 동자꽃, 여로 등등 꽃의 종류도 다양하다.

전망대로 올라서 헬기장에서 그리다 만 하늘금을 따라 다양한 산군들을 찾아 본다.

동으로 큰 능선은 확실치는 않지만 중왕산과 백덕산 능선이, 남으로는 치악산이 확실하게 보이며 기맥능선을 따라 멀리 오음산이 보이고 우측으로 멀게 보이는 산은 화악산일 듯싶다.

화악산 우측 앞쪽으로 공작산과 가리산이 보이고 우측으로 방태산 깃대봉과 주억봉을 볼 수 있으며 가칠봉 뒤로는 멀게 설악산의 긴 능선이 보이고 설악산과 중첩된 점봉산과 우측 앞쪽으로 진동호의 풍력발전기 2기가 보인다.

그리고 가야할 방향으로 소계방산과 오대산 비로봉이 멀게만 보인다.

<1492 전망대에서 조망으로 비로봉 방향입니다.>

<방태산 방향입니다.>

<공작산 방향입니다.>

<한강기맥입니다.>

<치악산 방향입니다.>

오늘 산행은 참으로 운수대통이다.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시계가 멀게 보이는 날은 극히 드믈며 최근 산행은 늘 박무로 가까운 거리도 제대로 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서 여기저기 꽃밭을 누비며 꽃들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이러다 산행에 큰 지장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정상으로 내달린다.

전망대에서 정상은 가깝게 바라다보이는데 이정표에는 1.2km라고 되어 있다.

밋밋한 길을 지나 다소 경사진 길을 오르며 헬기장을 지나 산라일락이라 부르는 개회나무의 향기를 맡으며 올라선 곳은 계방산 정상이다.

그제와 어제 많은 사람들이 올랐을 이곳은 아주 조용하다,

지난번 겨울 산행 때 많은 사람들로 정상석 가까이에서는 사진도 찍을 수가 없었던 이곳 넓은 공간은 나 혼자뿐이다.

운두령부터 계방산정상까지 스마트폰GPS에 의한 산행거리4.12km, 산행소요시간2시간03분소요, 삼각점표기,해발1579.5m(정상석1577.4m), 현재시간1208분이다.

 

계방산정상에서 주왕지맥 갈림길 구간

계방산(桂芳山)!

전설에 의하면 옛날 계방산에 용맹스럽고 무서운 권대감이란 산신령이 살았는데 어느 날 용마를 타고 달리다 칡넝쿨에 걸려 넘어지자 화가 난 권대감 산신령이 칡이 자라지 못하도록 부적을 써서 던진 이후 계방산에는 칡이 자라지 않는다고 전하면 부적이 권대감 바위라고 전한다.

<계방산 정상의 풍경입니다.>

<계방산 정상에서 인증사진을 찍었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실측한

계방산의 높이는 1579.5m로 정상석 1577보다 2.5m가 높습니다.>

이러한 계방산은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산이다.

그러니 위에서 나열한 산들은 오르지 못한 사람들도 계방산은 대부분 다녀온 사람이 많은데 이는 산행들머리로 잡은 운두령이 1089m이므로 490m만 오르면 되고 길도 상당히 양호한 이유에서다.

정상에서의 조망도 일품이다.

<비로봉 방향입니다.>

<대관령 방향입니다.>

<치악산 방향입니다.>

<공작산 방향입니다.>

사방 어느 곳이라도 조망이 가능하며 1492전망대에서 볼 수 없었던 진고개방면도 가깝게 보였는데 군부대가 있는 황병산과 풍력발전기가 있는 삼양 양떼목장을 비롯해 평창 올림픽이 개최될 발왕산이 보인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볕으로 서둘러 조망을 마치고 평상위에 배낭을 거치하고 인증사진을 찍고 간식으로 토마토를 먹으며 정상에서 16분을 머물다가 내려선다.

정상에서 능선으로 내려섰다가 조금 오르는 곳에는 작은 데크전망대가 있어 아쉬움이 남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계방산 정상을 볼 수 있으며 기맥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가야할 길을 다시 한번 가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계방산 일대는 새벽에 소량의 비가 내렸는지 땅이 젖었으며 때로는 낙엽에 물이 있는 곳도 있어 전망대에서 노동리로 갈라지는 3거리까지는 길이 거칠고 미끄러웠는데 방심하고 가다가 미끄러지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주 문경을 갔을 때는 미역줄나무 꽃이 한창이었는데 이곳에는 고산과 북쪽에 위치해서인지 아직은 만개하지 않았지만 덩굴마다 많은 꽃을 피울 꽃송이가 개화를 앞두고 있는데 개회나무와 함께 짙은 향을 풍기는 꽃이기도 하다.

<노동리로 갈라지는 3거리 출입통제 목책입니다.>

<노동리로 갈림길 3거리 렌드마크인 주목입니다.>

미역줄나무를 제치며 조심스럽게 내려선 곳 노동리로 갈라지는 3거리에 도착했다.

몇 년 전 이곳으로 하산한 적이 있어 이제까지 왔던 길은 눈에 익었던 길이지만 이곳에서 비로봉 삼각점이 있는 곳까지는 초행으로 긴장도 된다.

3거리에 있는 주목을 카메라에 담고 본의 아닌 위법을 하며 목책을 넘어선다.

목책을 뒤로하고 조금을 지나면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는데 이곳에서 소계방산이 분기하는 곳으로 헬기장을 오르면 작은 봉우리 정점에 도달하는데 이 봉우리가 1550봉이며 이어지는 내리막과 평탄한 길은 뚜렷해 길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다.

소계방산이 분기봉을 지나고 고만고만한 무명봉을 지나고 바위가 있는 1491봉을 지나 내려서는 길에는 꽃밭이었으며 가야할 능선과 우측의 조망도 가능한 곳으로 우측으로 길이 나있다.

이곳에서 꽃이 핀 박새를 만났는데 수없이 많은 박새를 보았는데 꽃대가 있는 박새는 이곳에서 본 박새가 유일했다.

<산상 화원입니다.>

<화원에서는 발왕산이 마주 보입니다.>

<주왕지맥 갈림길 전 1462.3봉입니다.>

다시 숲속으로 잠입해 무명봉을 넘어 오름길로 정점을 올랐는데 아무런 표식은 없었는데 이 봉은 주왕지맥 갈림길 5분전에 있으므로 도면상 1462.3봉이다.

산행할 당시만 해도 개념도를 잘못 판단해 뾰지개봉을 주왕지맥 갈림길로 착각해 큰 혼란을 겪었는데 나중에 정리하며 주왕지맥 갈림길과 뾰지개봉을 완전히 구분할 수 있었다.

1462.3봉을 조금 지나 1433봉을 우회하며 만난 갈림길이 있는 곳 주왕지맥 갈림길이다.

능선을 따라 직진하는 곳은 주왕지맥 길이고 좌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한강기맥 길이다.

운두령부터 주왕지맥갈림길까지 스마트폰GPS에 의한 산행거리6.66km, 산행소요시간3시간35분소요, 스마트폰은 위성을 잡지못함, 현재시간1339분이다.

 

주왕지맥갈림길에서 뾰지개봉 구간

3거리에 들어서서 이정표나 안내표식이 없어 조금 당황했다.

좌측 계곡으로 내려가는 곳에 표지기가 몇 개 달려있지만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고 능선을 따르는 길이 기맥길 같아 주변을 살피니 능선길 입구 거제수나무에 누군가 주왕지맥이라고 쓴 표식을 볼 수 있었다.

어느 산님의 노랑표지기는 주왕지맥 방향에 달아 놓은 것이 보였는데 노랑표지기는 분명 주왕지맥 가는 길을 표시했을 것이지만 주왕지맥을 모르는 산객은 한강기맥 표시로 알고 알바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왕지맥 방향으로 거제수나무에 싸인펜으로 주왕지맥이러고 쓴 흔적이 있습니다.>

<정상적인 비로봉으로 가는 기맥길입니다.>

갈 길을 찾아 편한 마음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처음으로 개념도와 산행기록을 대조해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당시까지만 해도 개념도를 잘못 읽고 반은 왔다고 생각했는데 참고한 산행기록을 보면 1/3정도 지났으니 남은 거리가 너무나 길다.

참고한 산행기록은 같은 시간에 운두령을 출발했는데 이곳까지 1시간30분이 빨랐는데 이분의 산행기록을 따라 산행해야 하산 후 귀가에 문제점이 없기 때문이다.

급히 서둘러 주왕지맥3거리를 떠난다.

뾰지개봉으로 이어지는 길은 능선이 아니고 계곡으로 하강하는 느낌이 들었고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서야 능선을 걷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주왕지맥 갈림길까지 계방산 권역이었다면 이제는 오대산 권역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계방산 권역에서는 길가에 잡풀도 무성하고 야생화도 많았으나 오대산 권역으로 들어서며 야생화는 이따금 눈에 띄었고 잡풀 대신 산죽이 계속 이어졌다.

3거리안부를 지나는 곳은 우측으로 희미한 길이 나 있었는데 방아다리 약수로 이어지는 길 같았다.

삼거리 안부를 지나 능선길은 계방산 능선과 같은 잡초나 꽃길이 아닌 산죽이 좌우를 장식하였고 거의 고도차 없는 능선을 오르고 내려서며 키 작은 산죽이 무성한 작은봉우리(1220m)에서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식사를 한다.

<1220봉 인근으로 산죽이 이어집니다.>

<능선 안부4거리로 광원리와 동역골로 탈출이 가능한 곳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내리막으로 내려선 곳은 희미한 길이 좌우로 나 있는 사거리 안부였는데 이곳에서도 우측으로 탈출하면 동역골로 표기된 곳을 따라 방아다리 약수로 내려선다고 하고 좌측으로는 도면상 광원리인데 양방향 모두 잡초가 길을 덮어 희미하게 보였는데 탈출을 한다해도 제대로 갈지가 의문이다.

사거리를 지나 능선은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사방은 숲으로 막혀 갑갑하고 그나마 불어주던 바람도 어디론가 숨어버려 고난의 30분 정도를 올라 1270봉에 올랐으며 또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으로 20분을 올라 그리고 그리던 뾰지개봉에 올라선다.

<뾰지개봉입니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면 이 구간에서 신경을 써야할 곳이 주왕지맥 갈림길과 뾰지개봉이라고 기록을 하였으므로 신경이 쓰였지만 막상 오르고 보니 알바는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었다.

운두령부터 뾰지개봉까지 스마트폰GPS에 의한 산행거리10.04km, 산행소요시간5시간21분소요, 해발1380m(도면상1358m와는 많은 차이가 있음), 현재시간1525분이다.

 

뾰지개봉에서 호령봉 구간

뾰지개봉!

뾰지개봉은 봉우리 이름이 특이한데 한강기맥을 답사하는 산꾼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많이 알려진 봉이다.

뾰지개봉의 유래는 산의 형태가 뾰족한 지개와 같이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넓은 헬기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뾰지개봉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으며 색 바란 안내판이 있는데 무장공비 신고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뾰지개봉의 진행은 V를 거꾸로 세운 형태로 지납니다.>

<뾰지개봉을 돌아 지나는 곳에 동자꽃이 피어있습니다.>

색바란 무장공비신고 안내가 세워지게 된 동기는 1996년 잠수정을 타고 강릉으로 침투했던 무장공비가 잠수함의 고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육지로 잠입해 이곳으로 숨어들어 산 아래 활산목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주민 3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던 곳으로 이러한 안내판을 세우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분노와 애절한 사연이 있는 뾰지개봉은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한강기맥의 한 구간을 끊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곳이 알바를 종종 하는 건 어느 방향에서 진행하던지 거의 직진 방향으로 삼각점이 있고 삼각점 뒤로 척천리로 이어지는 길이 있어 알바를 하는 것인데 기맥길은 진행 방향과 상관없이 약280° 꺾어야 하니까 V자를 뒤집어 놓은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

잠시 숨을 돌리며 선답자와의 시간 차이를 점검하니 선답자는 필자보다 약2시간 빠르게 이곳을 지났으니 이제는 상원사에서 출발하는 막차를 탈 수 없게 되었다.

이래저래 마음은 급하고 몸은 안 따라주니 답답한 맘으로 뾰지개봉을 뒤로하고 이제는 호령봉을 목표로 능선을 이어간다.

<능선을 지납니다.>

뾰지개봉을 떠나 13분이 되어 활산목이 갈림길을 지나며 능선 주변은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살아 있는 고목과 죽은 채로 등로를 가로지른 고목, 그리고 선채로 껍질만 남은 죽은 고목 등이 즐비하다.

활산목이 갈림길에서 속도를 높여 30분을 달려 C-10표식이 달린 1282.3봉을 지난다.

새끼를 동반한 멧돼지를 만나다

1282.3봉에서 7~8분을 지나 능선을 가로지른 쓰러진 상수리나무가 있다.

그냥 지나치다가 쉬어가기 편한 곳 같아 나무의자에 않아 오이로 갈증을 풀고 다시 자리를 떴다.

휴식을 취한 시간을 벌 요량으로 내리막을 힘차게 뛰어가다가 가까운 곳에서 덩치 큰 멧돼지가 놀라며 콧소리를 내며 도망가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콧소리를 내며 몹시 화가 난 듯한 느낌과 경고의 느낌을 받고 그 자리에 멈췄다.

<이 가로지른 나무에서 200m정도 지난 지점에서 멧돼지를 만났습니다.>

<멧돼지를 피해 이곳까지 도망쳐 한숨을 돌렸습니다.>

능선 아래쪽으로 모습을 감추었는데도 이상한 소리를 계속 질러댔고 모습이 안보이자 다시 10m 뛰는데 갑자기 길 좌우에서 10여마리 되어 보이는 멧돼지 새끼가 소리를 질러대며 어미가 내려간 방향으로 줄행랑을 놓는다.

어미를 만났을 때 보다 새끼를 만나는 순간 머리카락이 삐쭉하는 느낌을 받으며 다시 제자리에 섰다.

새끼가 지르는 소리를 듣고 어미가 새끼에 대한 보호 본능으로 쫒아 오지는 않을까? 덜컥 겁이 났기에 아주 조용히 있다가 새끼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10m 천천히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걷다가 이후 걸음아 나 살려라 하는 기분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100m를 달렸다.

약간 오르막 큰 두 그루의 거목이 있는 곳에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렸는데 다음부터는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뛸 수가 없어 주위를 살펴가며 걷게 되었다.

혼자서 산을 다니며 멧돼지는 100마리도 넘게 만난 것 같다.

중돼지정도 되는 가족멧돼지 떼도 만났었고, 송곳이가 양쪽으로 튀어나온 숫맷돼지도 만나봤고, 황소만한 대형 멧돼지도 만나보았지만 낳은지 2~3일 정도 되는 멧돼지 가족은 처음 만난 것인데 일반적으로 멧돼지는 사람을 만나면 도망간다.

그러나 새끼가 딸린 멧돼지의 경우는 어미의 성향에 따라 도망갈 수도 있지만 덤벼들 수도 있으므로 이번 오대산 멧돼지는 도망가기는 했지만 내가 만난 멧돼지 중 제일 위협적이었다.

10여마리의 새끼는 낳은지 2~3일 정도로 등에는 예쁜 줄무늬가 선명했으며 귀엽게 생겼는데 어미는 새끼를 두고 혼자서 도망친다.

잠시 서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등로를 따르니 C-8표식이 있는 폐헬기장을 지난다.

<C-8 팻말이 달린 1265.6봉입니다.>

밋밋했던 길을 지나 경사가 진 능선을 따라 20분 이상 올라 잡목이 무성한 폐헬기장인 1315봉을 오르고 다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 길가에는 밑지름이 10m는 됨직한 신갈나무가 있다.

이곳 능선은 경사가 졌지만 산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고 이곳에서 약간 경사진 능선을 따라 20분을 오르니 좌측으로 가야할 전망바위봉과 호령봉을 멀게 볼 수 있었는데 이곳부터 마의 구간임을 직감할 수가 있었다.

점점 고도를 높이며 바위지대가 나오고 미역줄나무와 갖가지 잡목이 길을 뒤덮어 길이 하나도 보이지 않기 시작하여 스택이나 몸으로 잡목을 헤쳐야 길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잡목으로 덮인 등로는 바위 암릉이 연속 이어지고 방향을 좌측으로 바꾸며 거친 능선을 오르기 시작했고 더위 속에 강행하느라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땀을 많이 흘려 기운도 없는 상태로 전망바위봉을 올라 파김치가 되어 나무 아래서 운기조식을 해야 했다.

<나뭇가지 사이로 바위전망봉이 보입니다.>

<바위전망봉에 도착해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 휴식중입니다.>

시간을 보니 1734분으로 상원사발 막차가 떠나는 시간으로 허탈한 맘을 금할길 없으나 분명 현실이었고 산행기록을 참고했던 선답자는 이곳을 2시간40분전에 지났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기운을 차리고 인증사진을 찍고 전망바위로 나가 지나온 계방산과 방태산과 설악산 방면, 그리고 가야할 호령봉과 뒤로 비로봉을 조망해 본다.

<가야할 호령봉과 비로봉이 보입니다.>

<바위전망봉 옆으로 계방산이 보입니다.>

조망을 끝내고 전망바위봉을 내려서는 길은 험했고 조심스럽게 전망바위봉을 돌아내려서며 고사목이 있는 풍경을 보며 땀을 흘린 대가를 보상받는 느낌이다.

2번째 암봉을 내려서 C-4지점을 지나 넓은 헬기장인 호령봉에 올랐고 전망바위봉을 떠난지 25분이 지나서였고 뾰지개봉을 떠난 지 3시간이 지난 시간이다.

운두령부터 호령봉까지 스마트폰GPS에 의한 산행거리17.21km, 산행소요시간8시간21분소요, 해발1561m(스마트폰은 위성을 잡지못함), 현재시간1825분이다.

 

호령봉(虎嶺峰)에서 비로봉 구간

호령봉은 오대산 제1봉인 비로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면서 오대산의 5대를 봉우리로 가름할 경우 비로봉, 두로봉, 상왕봉, 동대산과 5대를 이루는 봉우리이고 하다.

<힘들게 올라선 호령봉에는 서서히 어둠이 들기 시작합니다.>

<지나온 한강기맥 능선입니다.>

<호령봉에서 본 설악산입니다.>

한자에서 봉우리의 유래를 알 수 있듯이 호령봉이란 호랑이가 넘나드는 고개라는 뜻으로 예전에는 이곳에 호랑이가 능선을 지배했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외따로 떨어져 있는 데다가 출입을 제한하는 구역에 있어 다수의 사람들이 호령봉을 오르지 못했으며 이번이 비로봉이 4번째인 필자도 호령봉은 처음 오르게 되었다.

오대산의 대부분의 봉우리들은 헬기장으로 되어있어 조망이 뛰어난데 호령봉 역시도 사방이 가로막힘이 없이 뻥 뚫렸다.

특히 소황병산과 대관령 삼양목장이 가깝게 보였고 설악산 방면도 뚜렷했다.

서둘러 전망사진과 호령봉 인증 사진을 찍고 호령봉을 내려서야 했는데 시간을 체크하니 이렇게 여유를 부리다 서울로 귀가하는 진부 막차도 타지 못할 처지였다.

호령봉을 내려서며 최대한 속력을 내어 비로봉으로 달렸다,

산행에서도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지 바쁜데 속력을 낼 수가 없다.

미역줄나무 덩굴이 길을 덮어 보이지 않은 길을 헤쳐가야 했는데 수없이 넝쿨이 배낭과 옷을 잡아끌었고 억지로 가다보니 팔뚝에 경상을 입고 손등은 나뭇가지에 찔려 피가 계속 흘렀고 병균 침투를 막기 위해 계속 입으로 빨아내며 걷다 보니 어느새 피가 응고되어 멈춰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령봉에서 비로봉 구간에는 바위나 암릉길이 아니어서 크게 다칠 일이 없으므로 속력을 내기에 문제가 없었다.

<비로봉을 지척에 두고 1512봉 헬기장을 지납니다.>

호령봉을 떠나 23분이 지나서 헬기장에 도착했으나 단 1분이라도 쉴만한 여유가 없었으므로 가면서 사진 한방을 찍고 빠르게 비로봉으로 향했다.

호령봉에서 내려서 이곳까지 오며 등로 주변 곳곳은 멧돼지의 흔적이 여기저기 있었는데 시간에 대한 압박으로 멧돼지의 두려움도 잊은 채 앞만 보고 갈 뿐이었다.

밋밋해 보이는 능선이 힘이 들어서인지 경사져 보였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힘을 다해 올라선 곳은 비로봉의 최고 높은 곳 삼각점이 박힌 정상이었다.

<오대산 최고봉인 비로봉 삼각점입니다.>

힘겹게 올라서 뒤돌아보니 호령봉과 전망바위봉이 보이고 뒤로 멀리 계방산의 우람한 모습이 보인다.

작년에 마지막 구간을 답사하며 이곳 정상석까지는 왔다 간 곳으로 비로봉 정상석까지는 200m도 남지 않았고 길도 양호한 편이라 빠르게 이동을 했다.

드디어 눈앞에 비로봉 정상이 보이고 출입을 제한하는 목책이 보인다.

<목책을 넘어서며 비로봉으로 올라섭니다.>

아무도 없는 정상을 향해 목책을 넘어 들어섰다.

오전 1008분에 운두령을 출발하며 그리고 그리던 비로봉 정상에 섰다.

운두령부터 비로봉까지 스마트폰GPS에 의한 산행거리19.33km, 산행소요시간 약9시간소요, 해발1563m, 현재시간1905분이다.

 

비로봉(毘盧峰)에서 상원사 구간

비로봉!!!

오대산의 5봉우리 중 가장 높은 주봉이 되는 비로봉!

백두대간이 두로봉으로 지나가므로 대간에서 벗어나 있지만 두로봉이나 동대산 보다 세인들의 머릿속에 더 깊게 각인되어 있는 봉우리가 바로 비로봉이다.

<비로봉 정상석에 올라........>

비로봉이란 이름은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

비로봉의 비로는 불가의 비로자나불 부처를 뜻한다고 하는데 이 부처는 중생을 제도한다고 하는데 오대산에는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1만의 문수보살이 상주한다는 이른바 신라 보천태자의 '오대산 신앙'에서 제1봉을 비로자나불로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비록 늦긴 했으나 비로봉에서 막 바로 내려서기는 서운했다.

<비로봉에서의 동대산 방향 조망입니다.>

<비로봉에서의 서쪽 방향 조망입니다.>

동으로 두로봉에서 신선목이를 거쳐 동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보고 계속 내서 뻗은 대간을 따라 소황병산의 군부대모습과 삼양목장일대가 보이며 북서쪽으로는 방태산과 뒤로 설악산의 구름에 앉힌 비경이 들어오고 조침령 부근의 진동호를 증명하는 풍력발전기2기가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기 위해 스틱을 세우려 노력해 보지만 스틱을 세울 수가 없어 배낭위에 돌을 얹어 높이를 맞추느라 제법 시간을 소모했다.

일반적으로 산 정상에 서면 조망과 사진을 찍으며 20여분은 기본으로 쉬어 가는데 비로봉 정상에서 5분여를 소모하고 내려섰으며 이제는 진부에서 출발하는 서울행 버스를 타기위해 마음이 급해져 경사진 계단길을 계속 뛰어내렸다.

<비로봉을 내려서 가파른 계단길을 쉼없이 달려 쉼터에 도착합니다.>

20분 동안 앞만 보고 뛰어 쉼터에 도착했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10분을 걸어 적멸보궁 입구에 도착했다.

계단에 걸터앉아 진부택시 호출을 했다.

서울행 막차를 타야한다는 절박함을 이야기하고 20여분 후에 상원사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마음은 급하고 몸은 지쳤지만 그래도 빨리 가야했으니 10분이 지나서 중대사를 지나 어두운 산길 모퉁이를 2번을 돌아 상원사 불빛을 볼 수 있었으며 이내 상원사 입구 화장실로 내려서며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운두령부터 상원사까지 스마트폰GPS에 의한 산행거리21.71km, 산행소요시간9시간55, 현재시간1958분이다.

 

이    후

화장실에서 대충 세면을 하고 머리를 씻고 상의만 갈아입습니다.

지금쯤 왔어야 할 택시가 오지 않아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서다가 택시를 만났고 막차 시간까지 터미널에 가야한다고 말한 후 택시기사와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진부로 왔는데 기사의 이야기를 적어 봅니다.

어느 겨울 새벽3시에 택시를 타고 운두령에 3명이 내리며 만일 버스가 끊기면 전화할 것이니 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사는 산에 눈이 많고 길이 머니 조심하라고 당부하자 이에 산꾼들은 산을 십년이상 다녔으므로 오후 2~3시면 충분히 상원사에 도착한다며 산행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저녁이 되어 연락이 없자 그들 말대로 일찍 내려왔다고 생각을 했고 기사는 집에 가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는데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전화가 왔는데 아침에 운두령에 내려준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은 비로봉에 거의 다왔다며 추워 얼어 죽게 생겼다고 빨리 상원사로 와 달라는 다급한 부탁을 하더랍니다.

기사님은 상원사로 나갔고 이들은 2시가 되어 내려왔는데 옷이 모두 얼었고 이들 꼴이 말이 아니었다고 하는데 산행 초보자 같았으면 산에서 낙오되어 죽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택시를 타고 살 것 같다며 제대로 된 모텔을 안내해 달라고 하여 진부 한 모텔로 모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 사례는 역시 겨울 6시경 혼자서 운두령에 내려 산행을 한 사람이 있었는데 저녁 9시경 방아다리 약수 인근인 탑동으로 내려왔다고 하는데 혼자서 15시간을 산속에서 헤맸으니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겠는가?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들이 운두령~비로봉 구간을 간단하게 여기지만 겨울에는 해가 짧고 눈이 많이 쌓이고 비로봉 구간에는 바위구간이 있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위 사례에서 보듯 겨울에 이 구간은 되도록 삼가야 하며 해가 긴 여름, 가을에 지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반면 필자가 참고로 삼은 기록에 의하면 10시간 코스를 6시간40분에 마친분도 있기는 합니다.

기사는 이곳 지리를 잘 알고 있어서인지 막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인지 무척 과속을 하며 곡예운전을 하며 진부로 들어서 터미널 앞에 도착했고 요금은 콜비 1.000원을 포함해 29.800원이며 시간은 오후 827분으로 막차 출발시간까지는 13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