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신년산행을 운악산에서.....
산행일시: 2008년 01월 01일
누구와: 집사람과 함께
산행거리: 약 6.5 ㎞
산행시간: 4시간 00분(12:20~16:20)
산행코스:운주사입구(12:20)-샘터(13:00)-신선대밑(13:10)-대궐터(13:30)-애기봉(14:20,772m)-서봉(14:35,934.5m)-동봉(14:55,937.5m)-대원사입구(16:20)
운악산(雲岳山·935m)은
파주 감악산(675m), 가평 화악산(1,468.3m), 개풍 송악산(488m), 서울 관악산(629m)과 함께 경기 5악으로 꼽혀온 명산이다. 가평군에서는 가평8경에다 제6경 운악망경(雲岳望景·운악산 망경대에서 내려다보는 조망)으로 자리매김 했을 정도로 운악산을 귀중한 명소로 여기고 있는 것도 운악산이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인 것이다. 운악산 남쪽 신상리 주민들에 의하면 옛부터 이곳 선인들은 이 산을 두고 금강산의 축소판이라는 뜻으로 소금강산(小金剛山)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한다.
망경대, 신선대, 아기바위, 운악산성, 무지개폭포, 소꼬리폭포 등과 어우러진 기암괴석들과 천년 고찰 현등사와 백년폭포, 무운폭포, 미륵바위, 병풍바위, 남근석, 코끼리바위 등 수십여 개에 달하는 비경지대가 온 산을 도배하고 있어 그런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운악팔경(雲岳八景)의
제1경은 등산로 중턱에 있는 백년폭포로서, 백년 동안 변함없이 흐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2경은 6·25전쟁 당시 오랑캐들이 은거하였다는 다락터 오랑캐소로, 소의 물이 복더위 중에도 얼음같이 차다고 한다.
제3경은 운악산 중턱에서 오른쪽 계곡 쪽에 있는 사람 눈썹모양의 눈썹바위
제4경은 현등사 오른쪽 계곡에 있는 코끼리바위이며,
제5경은 망경대이다.
제6경은 무우폭포(舞雩瀑布)에 있는 민영환 암각서로, 구한말 민영환 선생이 이곳을 찾아 기울어가는 국운을 탄식하였다고 하는데 1906년 나세환 외 12명의 뜻에 의거하여 음각한 것이며 ‘민영환바위’라고도 부른다.
제7경은 큰골내치기 암벽은 큰골계곡에 있는 삼각형태의 80m 암반절벽이다.
제8경은 하판리 노채계곡에 있는 노채애기소로, 규모가 작아 애기소라 한다.
한해의 시작이 되는 1월1일
매년 그랫듯이 송구영신 예배로 한해를 시작하는 것은 1년 중에 제일 처음 치르는 행사가 된 것은 25년은 된 것 같다.
한해를 무사히 보내고 한해를 은혜속에 지낼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며 온 가족과 내주위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의 안위에 대해서도 은혜가 가득하길 기원 한다.
산을 다니는 나로서는 동해의 일출산행을 하고 싶지만 오랫동안 치러온 행사이고 집사람 원하는 예배이니 가정의평화를 위해서라도 일출산행을 나서지 못한 면도 있다.
아침식사 후 오늘 하루 일정을 잡기위해 집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갑자기 산을 가자고 제의를 하여 늦게 채비를 하고 운악산을 향해 떠난다.
운악휴게소에서
운악산은 예로부터 경기5악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으로 최근 산림청과 한국의 산하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에 들어있는 유명한 산이기도 하다.
들머리로는 운악휴게소 방향과 현등사방향이 있으나 우리는 접근하기 용이한 운악휴게소 방향으로 들머리를 정하고 원점회귀 산행을 하기로 하고 운악휴게소에 주차를 시킨다.
운악휴게소에 내린 우리는 등산화 끈을 동여매고 크게 한숨을 내쉬고 바위로 이루어진 산세를 보고는 2008년의 첫 산행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하산하기를 바라며 등산로로 들어선다.
내가 운악산을 찾은 것은 이번이 3번째이나 한북정맥능선과 현등사쪽으로 올랐으니 운악휴게소 쪽으로는 초행길이라서 미지의 산이나 마찬가지이다.
운악휴게소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2개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제1코스로 오르기로 한다.
제1코스는 운주사에서 좌측방향으로 오르며 무지치폭포, 궁예성터를 지나 애기봉을 거쳐 서봉으로 올라가는데 약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안내판에 기록되어있다.
좌측으로 들어선 길은 초입에는 잡목으로 답답한 잡목지대를 조금 지나다 능선 길로 접어드니 굵은 모래인 마사토 길로 다소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며 군데군데 미끄러질 위험이 많다.
10여분을 오르니 운악의 명소중 하나인 무지치폭포 전망대가 나온다.
무지치폭포는 직폭이 아닌 경사진 폭포이나 높이가210m나 된다니 규모가 대단하며 여름철 장마진후에는 장관이나 가뭄에는 물이 적은 것이 흠이란다.
전설에 의하면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운악산으로 들어와서 이 폭포에서 다친 상처의 피를 씻어 붉은 핏물이 떨어진 폭포라 해서 홍폭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돌고 도는 오르막길을 따라 땀을 흘리며 한 구비를 올라서니 궁예궁터로 기암이 어우러진 곳 밑에 성곽의 흔적이 있는 곳에 도착해 탁 트인 시야에 저만치 자그마하게 보이는 주차장을 쳐다보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소매로 닦아본다.
궁예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역사에서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태조왕건이란 역사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전 국민이 궁예의 외눈박이 임금을 알고 있으며 궁예와 왕건의 목숨 건 사투를 화면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한수이북의 산을 찾다보면 궁예의 전설이나 궁예에 관련된 산들이 가끔 나오기도 하는데 철원을 수도로 정하고 활약을 했으니 그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지나치려다 말고 약수터 푯말을 보고 약수터로 향해 추운 날씨 속에도 얼어붙지 않고 소량의 약수를 흘려보내는 약수를 한 컵을 받아 단숨에 들이키며 건강 2008을 속으로 되뇌인다.
궁예 궁터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 신선대 이정표가 있어 나를 유혹하지만 집사람의 강력한 만류로 눈요기로 만족해야 했는데 밑에서 보기에 독수리 머리모양을 하고 있는 신선대는 금방 하늘을 날아 구름속으로 비행할 것 같은 모습으로 새해아침을 열어준다.
무지치폭포 상층부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니 좁은 계곡입구를 빼고는 사방이 바위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 나오는 데 이곳이 대궐터라고 불리는 곳으로 이 곳 대궐터는 궁예왕이 운악산에 축성을 하고 반년간이나 왕건군과 대항했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대궐터를 막 지나며 가파른 오름길과 좌편의 바위에는 얼음이 얼어붙어 장관을 이루나 위에서 내려서는 산님들은 미끄러운 얼음을 딛으며 자칫 실수라도 할까 무척 조심스런 모습이다.
새해의 첫날 점심은 ...
대궐터를 지나 서봉가는 길이 계곡길과 능선길 두 갈래로 갈라진다.
망설일 것 없이 능선 길로 택하였으며 그 이유는 이렇게 멋진 산에 왔는데 능선을 오르며 사방의 조망과 아름다운 풍광을 음미하기위해서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능선길은 아름답고 위험하나 암벽이나 암릉길은 북한산에서 조련을 받은 집사람의 실력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오를 수 있었다.
산행할 때는 행동 간식을 충분하게 가지고 다니는 편인데 설령 먹지 않고 다시 가지고 내려오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산행 시 허기가 지거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때는 체력을 보강하기위해 먹거리로 보충하고 등산을 해야 하는데 오늘의 경우는 그렇지는 않지만 예로부터 전하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으니 새해 첫날 경치 좋은 산행식을 위해 한적하고 양지바른 곳으로 이동하며 생각하는 새해 점심이라!!!
생각만으로도 기쁘지 않나?
우리는 먹기위해서 존재하는 인간이기도 하니까.....
바람을 피해 자리를 잡고 간단한 반찬의 점심이지만 진수성찬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산해진미를 어찌 이것에 비할 수 있겠는가??
커피한잔을 마시며 모든 것을 잊은 채 한가한 시간을 갖고는 싸늘한 찬바람의 보챔에 못 이겨 우리는 자리에서 서둘러 일어서 포만감에 가득한 배를 달래며 발걸음을 Ep어 주능선에 오르니 또 하나의 자연이 빗어낸 작품이 나를 놀라게 한다.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정맥길인 북릉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며 하염없이 터지는 감탄사와 눈앞에 펼쳐진 천길 낭떠러지기의 위용, 정맥산행 시 북릉을 넘다말고 목숨을 담보하고 모험을 할 수 없어 되돌아 우회를 시도했던 그곳이 측면에서 보니 더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멋진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우리를 시샘을 하는 바람과 추위에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눈이 뒤덮여 있는 서봉으로 한걸음씩 오름 짓을 한다.
얼마 오르지 않아 우리가 오르던 능선과 북릉이 한곳으로 만나고 그 지점에는 기기묘묘한 바위가 있으니 이름하여 애기봉이란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 같이 애기봉은 운악산을 어머니 산으로 보고, 어머니의 품에 안긴 산세라 하여 예부터 주민들이 불러온 이름이라 하며 애기봉의 요상한 바위는 남근석으로 치기는 미흡하나 약간은 그럴듯하다.
유명한 산들에는 남근석이 도처에 있는데 우리나라의 최고의 남근석은 제천 동산의 남근석일 것이고 관악이나 수락 그리고 이곳 운악산의 남근석은 현등사 쪽으로 오르는 길에 남근석이 있다는데 오늘은 현등사 방향으로 가지 않으니.......
애기봉을 뒤로하고 서봉이 가까워지니 적설량도 많아지고 경사도 가팔라지니 눈이 녹아 다시 얼은 길이 한동안 이어지니 자칫 실수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오르다 보니 서봉에 도착한 것이다.
힘들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올라온 우리를 맞는 서봉의 정상석을 덥석 끌어안고 포옹을 하고 정상에 있는 선등자에게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부탁하니 싫은 기색없이 부탁을 들어주니 고마운 생각이 든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뛰어나다.
북으로 광덕산과 명성산, 그리고 한북정맥의 줄기를 타고 국망봉과 개이빨산, 청계산과 원통산을 지나 이곳 운악산까지 이어지고 국망봉 우측으로 화악산과 명지산, 그리고 연인산과 대금산 청우산이 계속 이어진다.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들을 설명하지만 집사람은 별로 취미가 없는 눈치로 망경대의 운치있는 풍경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다.
또 한번 놀란다......
올라오면서 북릉의 양편 모두 기암들의 전시장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는데 서봉에 서서 망경대를 보니 이러한 곳이 있었던가? 하는 의문이 일정도로 한 마디로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서봉과 망경대에서 시간을 보내다 동봉으로 옮긴다.
동봉에는 정상석이 2개가 있다.
하나는 서봉의 정상석과 같이 큰 입석형태이며 또 다른 정상석은 15여년 전에 보았던 자그마한 4각 정상석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내게는 15여년전의 과거와 함께 타임머신속의 때묻지 않은 운악을 상기시켜주는 분수령이 될 만한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동봉에서 망경대를 보는 기분은 또 다르다.
갖가지 기암이 보는 위치에 따라 달리보이는 것이 최고중의 최고다.
현등사로 넘으며 눈썹바위와 미륵바위, 병풍바위 등을 보며 내려서고 싶었으나 운주사 앞에 차를 두고 왔으니 다음에 다시 찾기로 다짐을 하며 대원사 길로 하산을 한다.
동봉에서 대원사로 내려서는 능선은 망경대능선의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도처이다.
계곡 밑에 도착할 때 까지 망경대 능선과 평행을 그리며 내려서며 한없이 즐감 할 수 있었다.
계곡 길로 들어서서 한동안을 지나 대원사에 도착하고 이어 포장도로를 따라 10여분을 걸어 운악휴게소에 도착하며 새해첫날 산행을 무사히 마친다.
에필로그....
산을 다닌 지 10여년이 훨씬 넘어 서울근교에 있는 산은 한 두 차례는 대다수 오른듯하다.
운악산을 찾은 것도 3번째이지만 집을 나설 때는 기대감도 없이 집사람을 위해서 함께 등정한다는 마음이었으나 오늘 운악산을 오른 후 15여년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으며 집사람이 함께 산행을 하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만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백두대간이나 정맥산행도 좋지만 시간을 내어 집사람과 100대 명산을 함께하는 것도 큰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생각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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