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천관산 산행기
산행일시: 2009년11월 07일
누구와: 쟈이안트 산악회원25명과 함께
산행거리: 약 7㎞
산행시간: 3시간00분(13:00~16:00)
산행코스:천관사주차장(13:00)-보현봉(13:40)-천주봉(13:55,685m)-환희대(14:05.720m)-연대봉(14:55,723.9m)-양근암(15:22)-문바위(15:30)-주차장(16:00)
설레이는 마음으로 천관산을 맞으며....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변산과 함께 호남 5대 명산으로 이름난 천관산은 내겐 만남을 위한 기다림의 전부였다.
서울에서 거리가 너무 떨어져 엄두가 나지 않았고 어쩌다 산악회의 산행공지가 나왔다 해도 나의 일정과 맞지 않아 내겐 늘 짝사랑하는 연인을 멀리서 바라보는듯 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번 자이안트산악회는 그런 면에서 내게는 천관산과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되므로 천관산과의 기다림과 그리움이 현실로 이루어 질수 있었습니다.
산행을 하기 전 날은 가야할 산에 대한 기대로 늘 가슴 셀레고는 하는데 천관산과의 만남도 예외는 아니어서 초딩의 소풍 기대심리처럼 설레였고 장흥땅에 도착하도록 어떠한 모습으로 천관은 내게 다가오고 나는 어떠한 자세로 천관을 맞을까하는 기대로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관산읍으로 버스가 접어들며 천관산의 능선에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기암들은 우리 회원들의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고 마음으로 찾고 찾았던 천관산은 신비로움으로 내게 다가왔고 나는 아주 오랜 친구를 만난 듯 기쁨으로 첫 만남을 갖습니다.
천관사를 들머리로
6시간이나 걸쳐 고속도로와 지방도로를 지나 관산읍을 지나서 경사진 천관사길을 힘들게 오른 버스는 우리를 비좁은 천관사 주차창에 내려놓고는 아래쪽으로 줄행랑을 놓고 27명의 회원은 둥그렇게 원을 짜고 준비운동에 들어간다.
천관사!!!!
호남 5대명산 중 하나로 이름이 나있는 산!
그러한 천관산이 품고 있는 천관사는 어떤 모습일까?
설악산의 신흥사, 토암산의 불국사, 지리산의 화엄사, 영취산의 통도사 이러한 명산과 이름난 사찰만은 못해도 명산이므로 명찰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우리 앞에 나타난 천관사는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천년고찰의 천관사는 김유신과 천관녀의 전설이 서려있는 절로 김유신에게 버림받은 천관년가 산속에서 일생을 마치고 죽자 살던 집에 절을 짓고 천관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김유신..........
김유신과 천관녀의 관계
「신라의 제일 공신 각간 김유신이 젊은 화랑시절 그는 한동안 친구들과 함께 기생집에 드나든 일이 있었다.
유신의 어머니는 이것을 알고 매우 걱정하여 하루는 곁에 불러 앉히고 “나는 이미 늙어서 밤낮으로 오직 네가 성장하여 가문을 빛내기만 바라고 있는데 너는 기생집에나 드나들고 있느냐.” 하고 울면서 책망하자 그때 유신은 비로소 미몽(迷夢)에서 깨어나 다시는 그러한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맹세하며 천관녀와 인연을 끊었다.
그런지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유신이 술에 취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타고 오던 말이 전에 자주 다니던 천관의 집으로 잘못 들어갔던 것이다.
유신은 노하여 말에서 내려 허리에 찼던 칼을 빼어 말의 목을 내리쳐 죽이고 말안장도 그 마당에 내버린 채 한마디 말도 없이 그 집 문을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이 광경을 본 천관은 뜻 밖에 이와같은 변을 만난지라 놀라 까무러쳤다가 얼마 후에야 정신을 차린 뒤 말없이 탄식하다가 유신의 무정함을 원망하여 노래를 지었다고 하는데 그 노래는 천관원사로 지금 전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천관사로 오르는 계단
그러나 의문이 풀리지 않는 점도 있다.
천관녀는 김유신이 전쟁터에 나가 대업을 이루기를 기원하며 김유신이 다시 찾아주길 바라다 일생을 마쳤다 하는데 서라벌에서 살던 천관녀가 서라벌을 떠나 이곳 땅 끝인 장흥까지 와서 산속에 집을 짓고 살았단 말인가???
그리고 천관산 기슭에 있는 천관사가 김유신이 세운 천관사인지????
김유신은 경주 남천이라는 냇가 주위에 집이 있었으며 천관녀의 집은 남천 건너편에 마주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장흥에 천관사라.......
옛날 서라벌에 지었던 천관사가 이곳으로 옮긴 것인지, 아니면 이곳에도 같은 천관사라는 절이 있는 것을 누군가에 의해 김유신과 천관녀를 이곳 천관사에 억지춘양으로 관계를 엮었는지????
천관사 들머리
천관사 해우소 옆에서 산행대장의 지시에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대나무가 우거진 천관사 우측의 들머리로 들어선다.
들머리로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선두그릅을 형성하며 오른다.
급경사 오름길을 열심히 오르느라 땀으로 목욕을 하며 능선을 오르니 하늘과 땅을 잇는 돌기둥이 높은 하늘을 받치고 있는 것을 보면 갑자기 다른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착각에 감탄사가 연발 터져 나온다.
구정봉능선을 오르며.....
구정봉 능선의 기암첨봉
구정봉 능선에 바위길이 열렸다.
말로만 들어오던 산! 바위 수석들의 전시장인 산!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넓은 가슴을 가지고 모드를 품을 수 있는 산! 바로 그산, 천관산의 기기묘묘한 바위 수석길이 열렸다.
윗 쪽으로 줄지어 서있는 기암괴석 삼신봉, 홀봉, 신상봉,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 문수보살봉, 천주봉, 대장봉을 한번에 일컬어 구정봉이라 했으나 어디까지가 하나의 봉으로 보아야 하는지 구분이 되지 않고 한 봉우리를 볼 때마다 너무나 신비스러워 찬사를 보내지 않은 수 없다.
구봉 중 하나인 천주봉
구봉 중 하나인 보현봉
장천재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며 주변을 카메라에 담고 보현봉을 뒤로 돌아 천주봉으로 오르며 우측의 능선에 보이는 진죽봉과 석신봉 그리고 지장봉이 눈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진죽봉
석신봉
지장봉
진죽봉은 멀리서 보면 배의 돛대에 자리를 걸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전설에 의하면 관음보살이 불경을 돌배에 싣고 이곳에 와 쉬면서 그 돛대를 여기에 내려 둔 것이라 전해지는데 역광으로 사진 찍기가 나빠 이미지사진으로 찍고 완만한 능선을 오르니 대장봉으로 불리는 환희대이다.
환희대에서 보는 지나온 능선
환희대에서
억새와 환희대
환희대와 구룡봉
환희대에 오르면 사방이 트여 시원스럽기도 하지만 환희를 느낄 수 있는곳이라하여 환희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억새와 환희대
환희대는 기쁠환(歡), 기쁠희(喜)를 쓰는데 이곳에 오르면 살아가는 기쁨과 산행하는 기쁨이 모두 두배로 즐길 수 있는 곳이며 환희대에서 바라보는 구장봉능선과 구룡봉 능선, 진죽봉 능선 그리고 연대봉능선이 두배로 멋지게 보이니 산행의 즐거움도 두배가 된다.
구룡봉
환희대에서 사방을 둘러보는 사이 후미를 이끌고 올라 온 산행대장이 지나고 나면 사진밖에 남는게 없다며 자창하여 사진사가 되어 포즈 좀 잡으라는 말에 고상하지 않지만 고상한척 자태를 뽐내기도 해본다.
이곳 천관산은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나무가 없고 억새로 온 산을 덮고 있는데 이는 남도의 하늬바람으로 인해 나무들이 자라기에 적당치 않다고 하며 한때는 하늬바람산이라고 불리기도 했단다.
아쉬움만 남기고.....
대장봉에서 구룡봉까지는 왕복 1.2km로 그리 멀지 않아 다녀오려 했으나 대장님의 지시로 금지령이 내렸으니 대장봉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으며 지장봉 능선의 지장봉과 석신봉, 그리고 진죽봉도 굴뚝같은 마음을 억제하고 바라봄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홉마리의 용이 놀다가 이곳에서 승천했다고하여 이름이 붙은 구룡봉에는 용의 발자국대신 공룡의 발자국화석이 여기저기에 있다고 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구룡봉을 꼭 다녀오리라 마음을 먹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면류관을 쒸운듯 보이는 진죽봉
베토벤은 음악의 천재이어서 교향곡이 유명한 것도 있겠으나 미완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더 알려졌다는 말처럼 천관을 한번 찾고 모든 천관을 알려한다면 그건 큰 착각이 아닐까? 그렇다, 오늘 비록 가보지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고 가는 구룡봉이나 진죽봉 석신봉, 지장봉을 그리워하며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게 아니겠나.......
환희대와 구룡봉능선
대장봉 억새 숲에서 구정봉 능선을 바라보며 한없는 즐거움에 빠지다 정신을 차리고 연대봉으로 향하다 뒤 돌아 보니 어쩌면 이렇게 멋진 바위능선과 탐스런 억새능선을 만들 수 있을까? 넓은 평원이 억새의 정원으로 가꾸었으니 오늘 이곳 천관을 찾지 않았다면 두고두고 후회를 했을 일이다.
연대봉으로 향하는 길.....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환희대에서 연대봉으로 향하는 길은 자연이 존재하는 길, 연인과 함께 걸으며 사랑을 쌓고 싶은 길, 친구와 함께 걸으며 우정을 쌓고 싶은 길, 우수와 낭만이 서려있는 길,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길, 혼자서 숨바꼭질 하고 싶은 길,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은 길, 하늬바람과 함께 억새의 향연을 듣고 싶은 길 그밖에 어떠한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함이 없는 낭만이 있고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길이다.
작은 바람에 살랑거리는 억새는 많은 산님들을 기쁘게 맞는 인사요 바람에 이는 억새소리는 오케스트라의 향연이다.
연대봉으로 가는길에 뒤돌아 본 구정봉능선
점점 다가오는 연대봉의 봉화대와 반비례하며 점점 멀어지는 환희대는 아쉬움만 더해주며 가다서다 뒤돌아보기를 반복하며 가는 걸음을 더디게 한다.
정상에 서서.....
천관은 여러개의 얼굴로 산님을 맞는다.
능선마다 즐비하게 늘어선 기암괴석은 최고의 예술이며 긴 정상능선은 작은 억새와 키를 넘는 억새로 철마다 옷을 바꿔 입는다.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어 교통이 발달하기 전에는 봉화로 의사를 전달하는 중요한 요충지 역할도 한곳이기도 하며 정상에서 다도해의 조망은 압권이며 남해일출은 어느 곳의 일출에 비교 할 수 없다고 하나 이곳에서 일출을 맞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다.
봉화대에 올라 관광 안내도를 참고하며 주변을 둘러보니 해남의 두륜산이 지척에 있고 고흥의 팔영산도 가까이에 보이며 월출산과 제암산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고.....
연대봉 봉화대
옛날에는 천관산을 지제산이라 부르기도 했다는데 불경에 의하면 지제산에는 천관보살이 살고 있다하는데 산이 너무 아름답고 신비해 천관보살이 산다고 여겼으므로 지제산이라 불린것 같다.
가끔 연대봉과 환희대에는 흰 연기 같은 이상한 기운이 서린다고 하여 신산(神山)이라고도 하였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천관산은 대세봉 일대의 기암첨봉들이 웅장하고 장엄한 경치를 연출하여 멀리서 보면 천자의 면류관과 흡사하게 보인다고 해서 천관산이라 했다고 한다.
연대봉에 있는 안내도
연대봉에 서면 발아래로보이는 곳이 다도해국립해상공원이다.
장흥, 강진, 해남, 완도는 남쪽중의 남쪽인 정남진으로 동해에 정동진이 있다면 이곳에는 정남진이 있는곳으로 이곳 회룡포는 이순신과 명랑대첩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는데 이순신이 백의종군 할 당시 망가진 배 12척이 이곳 회룡포에 있었는데 다시 전장으로 돌아올 때 12척의 배를 수리하고자 이곳 천관산에서 나무를 조달하여 배를 수리하고 명랑해협에서 대첩을 이룰수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사람은 천관산에 노송이 없는것이 이순신이 배를 수리하기 위해 나무를 베어갔기 때문이라고 역설하기도 한다.
연대봉에서 보는 풍경
봉화대를 내려서 뒤에 있을 일행이 오기를 기다리며 구룡봉에 다녀와도 충분했을 시간이었는데 나 하나로 인하여 여러 회원들에게 지장을 초래할까 하는 생각에 산행대장의 말대로 구룡봉에 다녀오지 못함이 자꾸 떠오르고 다음 기회로 미루기는 했지만 그게 언제가 될지? 기약이 없고 장흥 땅끝마을까지 어떻게 온단 말인가? 후회 섞인 푸념을 뇌까리며 하산을 준비한다.
하산길로 접어들어.....
우리 회원들은 각자 사방으로 흩터져 단체 행동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물론 자유분방하게 산행을 하는 회원들이야 좋겠으나 주최측인 산악회에서는 만의 하나 있을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한다면 모든 회원들이 대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 주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봉황봉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정원석을 지나고 봉황봉을 지나 양근석에 도착한다.
정원석
안내판에 있는 글에 의하면 건너편 능선에 있는 금수굴을 마주보고 있어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부지런히 내려와 금수굴이라도 다녀올걸 그래나? 하는 후회를 하며 무지막지 하게 생긴 남근석을 만져보고는 다른 산에 있는 남근석과 비교를 해 본다.
양근석(남근석과 마주보고 있는 금수굴)
남근석은 수락산, 관악산, 운악산, 인왕산 등 곳곳에 있으나 그래도 제천의 동산에 있는 남근석이 최고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기암
석문
하산길에보는 구봉능선 풍경
양근석을 내려서 등잔바위를 지나고 마지막 석문을 지나 육각정을 지나며 주차장으로 내려서 이제는 멀리 보이는 연대봉능선과 구정봉능선을 보며 다음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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