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산행기
산행일시: 2007년 11월 17일
누구와: 집사람과 함께
산행거리: 약 11㎞
산행시간: 5시간 35분(09:40~15:15)
산행코스:상신리매표소(09:40)-동학사갈림길(10:43)-남매탑(11:00)-삼불봉(827m, 11:26)-관음봉(816m,12:35)-연천봉(739m,13:45)-갑사(15:00)-중장리 갑사매표소(15:15)
들머리 상신리에서 ....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산행을 할 때에 들머리와 날머리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들머리를 어느 곳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산행의 시간이나 일정이 달라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이 많이 붐비는 단풍철이면 본의 아니게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일이다.
계룡산에서 제일 많이 이용되는 들머리는 동학사이며 날머리는 갑사일 것이다.
계룡산을 처음 찾은 것은 어림잡아도 25년은 넘은 것 같다.
산행을 제대로 알지 못하던 시절 직장에서 동학사에서 출발하여 갑사로 하산했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계룡산의 아름다움을 본 것이 아니고 계룡산을 다녀 왔다는 이름만 지은 것으로 남매탑을 지나 금잔디고개를 경유하여 갑사로 내려선 것이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상신리 마을입구의 당간지주
산행하기 전 여러 사람들의 산행기를 보고 사람들이 적고 외진 상신리로 들머리를 정하고 집사람과 함께 상신리 종점으로 들어선다.
마을입구에 당간지주가 서있어 의아한 생각으로 보았으며 당간지주는 사찰의 경계를 나타내기 위한 표시석인데 이곳에도 유명한 사찰이 옛날에는 있었던 것 같으며 당간지주는 길옆 양쪽으로 있어야 하는데 한쪽만 있는 것은 오랜 세월을 지내며 유실된 것 같다.
당간지주에서 사진한방을 찍고 단일암 옆 매표소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한다.
올해부터 국립공원 입장료의 징수하지 않아 관리인이 있으나 아무런 안내나 참견도 하지 않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이곳을 들머리로 정하고 오는 산악회가 많았다는데 올해는 상신리 들머리가 한산한 편인데 그 이유는 작년만 해도 동학사나 갑사 코스를 통해 입장하면 문화재관람료와 국립공원입장료로 3200원을 냈으나 이곳에는 사찰이 없으므로 국립공원입장료 1600원만 내면 입장할 수 있었으므로 많은 산악회에서 입장료를 아끼기 위해 이곳을 들머리로 이용했다고 한다.
철희계곡으로 들어서서....
관리소를 지나고 논둑 길옆을 지나 개울을 건너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산중에 산감나무에 달린 감을 먹기 위해 이름 모를 산새들이 50여마리씩 떼를 지어 분주히 난다.
즐거움의 비행을 하며 짖어대는 새들의 소리로 즐거운 등산길을 연다.
동학사나 갑사 들머리 같으면 사람들이 무척이나 분주하겠으나 이곳 상신리 들머리에서는 4팀 8명을 만났으니 한적하다는 표현 보다는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었으나 그래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슴 깊이에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며 상쾌한 기분으로 임한다.
부도골을 지나며
기왕 계룡산을 찾을 것이라면 1~2주전 단풍철에 왔더라면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도 있었겠으나 지금은 아름다움을 발하던 단풍은 빛을 잃고 지금은 낙엽으로 변하여 숲길 양쪽에서 바람이 부는 대로 일렁일 뿐이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어가며 한동안 올라 구슬같은 땀이 송송 맺힐 정도가 되었을 때 큰골3거리 이정표를 샘터에 도착을 하여 산행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샘이니 물맛도 볼 겸 이곳에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바가지에 계룡산의 정기가 서린 물을 채우고 단숨에 마셔버리니 가슴 깊은 곳까지 흘러들어 전신을 맑게 해주는 듯하다.
이어지는 오르막은 경사가 완만하여 힘들지 않게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오른다.
거의 20년 전 쯤 동네 이웃들과 산악회를 만들어 매주 집사람과 함께 산행을 하곤 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허리가 아파 산행을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그래도 올해는 그나마 많이 좋아져 함께 산행하는 횟수가 늘어나니 어찌 아니 좋을 수 있을까만 집사람과 함께 산행을 하면 내가 운동이 안 된다고 걱정해주며 힘들어도 아무 투정없이 묵묵히 걸어주는 모습이 너무 좋고 고맙다.
남매탑능선과 만나....
계곡의 윗부분으로 올라서며 조용하기만 하던 계곡에 새소리가 아닌 사람들의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더니 사방이 꽉 막혔던 산세가 앞이 환하게 트이기 시작하더니 하늘이 보이고 사람들이 줄지어 산행하는 모습이 보이니 산행을 시작한지 꼭 1시간이 되어 큰배재3거리에 도착한 것이다.
큰배재에서
동학사 방향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어찌나 많은지 한 줄이 되어 일행들이 무리를 이루어 계속 줄을 지어 오르니 중간에 합류하기가 애매한 가운데 대열에 슬그머니 합루하여 5분여를 가니 남매탑 고개가 나온다.
남매탑 앞에서
뒤로 상원암이 보인다
계룡8경중에 제8경인 남매탑에서
가쁜 숨을 몰아치며 잠시 쉬었다가기를 바라는 집사람과 사진을 찍으며 숨을 고르고 산사면 옆으로 우회하여 돌아서니 남매탑이 있는 상원암에 도착했는데 기암절벽이 하늘을 찌르는 요새에 암자를 지었으니 그 이름이 상원암이요 상원암에서 멀지 않은 곳에 2개의 탑이 있으니 계룡산에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며 2개의 탑에 전설이 있는 남매탑이다.
계룡산은 845.1m의 천황봉을 중심으로 28개의 봉우리와 10개소의 계곡으로 형성되어 있어 그 자태와 경관이 매우 뛰어나 삼국시대에는 백제를 대표하는 산으로 중국에 알려졌다고 하며 통일신라 후에는 오악중 서악으로불렸으며 조선시대에는 삼악중 중악으로 봉해질 정도였다고 하나 조선시대의 오악은 북악으로 백두산, 남악으로 지리산, 동악으로 금강산, 서악으로 묘향산 그리고 중악으로 한양의 북한산(삼각산)이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드는데 놀라운 것은 1968년에 지리산에 이어 두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명산에 여덟곳의 최고의 풍경을 정해 계룡8경이라 부르고 있는데 그 여덟번째가 남매탑이다.
남매탑에는 수도승과 호랑이가 업고온 상주 여인간의 남매의 의를 맺은 이야기가 전해지는 남매탑에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의 아름다움으로 남매탑의 전설은 이러하다.
「통일신라시대에 한 스님이 이곳에 와 작은 암자를 짓고 수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호랑이 한마리가 나타나 울부짖으며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었다. 스님이 입 속을 들여다보니 큰 가시 하나가 목구멍에 걸려 있어 빼 주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호랑이는 아리따운 처녀를 등에 업고와 놓고 갔다. 은공에 보답하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처녀는 상주사람으로 혼인날 호랑이에게 물려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했다. 스님은 처녀를 집으로 돌려보냈으나 그 처녀의 부모는 이미 다른 곳으로 시집을 보낼 수 없고 인연이 그러하니 스님이 거두어 주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스님은 그 처녀와 남매의 의를 맺고 비구와 비구니로써 수행하다가 한날한시에 열반에 드니 그 두 사람의 사리를 모신 것이 바로 이 탑이라는 이야기이다.」
잔칫날 모여든 축하객처럼 떠들썩하고 질서도 없이 이른 시간임에도 여기저기에서 먹거리를 펴놓고 먹는 팀이 대부분이다.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남매탑이 있는 상원암에서 남매탑의 전설을 생각하며 위쪽으로 10분정도 오르니 삼불고개에 도착한다.
자연성릉을 타다....
삼불고개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망설일 것 없이 삼불봉을 향해 오른다.
큰배재고개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삼불봉 고개에서 일부는 금잔디고개로 가니 삼불봉을 거쳐 관음봉으로 가는 사람들의 수는 많이 줄어들어 얼마되지 않는다.
좌로부터 천황봉, 쌀개봉,광음봉, 문필봉, 연천봉이며 계룡산이라는 산 이름은 천황봉을 중심으로 28개의 봉우리가
마치 닭의 벼슬을 머리에 쓴 용의 모습을 닮아 붙여졌다고 합니다.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 삼불봉에 서니 사방의 조망이 되는데 장군봉에서 길게 이어져 올라 신선봉을 일으키고 이곳 삼불봉까지 뻣은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학사 계곡을 사이에 두고 천황봉과 가야할 관음봉이 보이고 뒤로는 금남정맥을 타고 수정봉과 갑사계곡과 계룡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삼불봉에서
삼불봉에서 문필봉을 배경으로
해발 775m인 삼불봉 정상은 사방이 절벽을 이루고 절벽위에 오랜 풍상을 함께해온 소나무 몇 그루가 운치를 더해주고 사람들이 많아 비좁고 북적이지만 그래도 그런 와중에 사진도 찍고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연 경관을 즐기는 것이 산행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닌가? 싶다.
정상 오른쪽에는
계룡8경중 제2경인 삼불봉 설화에 대한 안내판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멀리 올려다보면 마치 세 부처님을 닮아 삼불봉(해발 775m)이라 부른다.
삼불봉에서는 동학사와 더불어 동학사계곡 갑사계곡이 친근하게 내려다보이며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 .쌀개봉, 천황이 솟아 그 위용을 자랑한다. 특히 신록이 피어나는 동학사계곡과 단풍이 불타오르는 갑사계곡이 전진보탑. 수정봉 등과 더불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탄하게 한다.
삼불봉의 사계조망은 언제나 아름다우나 흰 눈이 장식한 계룡산의 풍광이 백미로서 이를 계룡산의 제2경으로 손꼽는다.
북적이는 정상을 벗어나 나무 계단을 지나 노송이 어우러진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사방을 조망한다.
관음봉을 오르는 철계단과 봉우리들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오고 갑사지구를 비롯해 우측능선인 금남정맥의 줄기는 용의 형상처럼 꿈틀거리며 수정봉을 지나 금잔디고개를 지나 삼불봉과 관음봉을 지나 천황봉까지 정맥으로 이어진 것이다.
무명봉에서 본 삼불봉의 모습
무명봉에서 본 천황봉을 배경으로
조금을 더 오르니 삼불봉 정상과 견줄만한 무명봉의 정상에 선다.
무명봉이라고는 하지만 삼불봉 정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있는 무명봉을 합쳐 삼불로 불리는 것이니 통털어 삼불봉이라 부르는 것이 맞을듯하다.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서며 관음봉에서부터 이어지는 행렬은 산행이라기보다 어떠한 의식을 치르는 단체의 행진이다.
동원회사에서 400명이 산행을 나왔다며 계속 이어지니 짜증이 날만도 하지만 산에와서 까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스스로 자제하며 위안을 삼아 본다.
자연성릉의 중간지점 전망대에서 동학사 계곡을 보니 계곡으로 관음봉을 오르는 인파도 상당하고 계곡의 단풍은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며 계곡을 붉게 수를 놓고 있는 것도 장관이지만 지금은 단풍이 물들어 있는 동학계곡의 푸르른 녹음은 동학계곡의 신록이라하여 계룡8경의 5경으로 불리며 동학사 계곡 상류에 있는 은선폭포는 절벽과 녹음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데 옛날 신선들이 이 폭포에 반해 숨어 지냈다하여 붙여진 이름인 은선폭포의 운무는 계룡8경의 7경으로 정평이 나있다.
전망대에서 동학사와 계곡 은선폭포를 내려다 보는 즐거움도 크지만 수직으로 깎아 세운 능선은 능선의 이름이 헛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인의적으로 성을 쌓을 때 이처럼 길고 높게 마들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고 사방에 흩터져 있는 바위들의 형상도 자연 성릉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길고 긴 자연 성릉을 밀고 미리는 인파속에 짜증을 삭히며 긴 철계단을 올라 관음봉(816m)에 도착하여 정상석에 입마춤을 하고 정자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자연성릉에서 본 관음봉
관음봉에서---뒤로 삼불봉이 보인다
관음봉은 삼불봉에 비해 넓은 광장이다.
중앙에 정자가 있고 서남으로 정상석과 문필봉, 연천봉이 있으며 동으로 출입금지구역인 쌀개봉과 천황봉이 있으며 북으로 삼불봉과 삼불봉 방향으로
--- 계룡8경중 제4경인 한운(한가로운 구름)에 대한 안내판이 있으니 ---
천황봉. 쌀개봉으로 이어지는 주봉의 하나로서 관음봉이라고 부르며 해발816m로서 관음봉 한운은 공주십경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동학사계곡과 신원사계곡을 앞 뒤로하고 쌀개봉과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 등이 지척에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특히 분홍빛으로 물드는 쌀개능선과 3월(음력인듯) 신록 속에서 줄지어 피어나는 서북능선의 철쭉꽃길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구에게나 선물한다. 관음정에 편안하게 누워 하늘에 떠가는 한가한 구름을 보노라면 우리들의 인생을 새롭게 느끼게 해주어 이를 계룡산의 제4경으로 꼽고 있다.
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시간을 보내다 관음봉고개 안부로 내려선다.
쌀개봉과 천황봉은 출입금지구역으로 되어있다.
언젠가 금남정맥 답사 길에 이곳을 지나야 하는데 출입금지 간판을 보고도 출입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를 생각하며 연천봉으로 향하다 시간을 보니 13시가 다되어 간다.
알맞은 자리를 잡아 집사람과 식사를 한다.
산중이라 반찬이라고는 김치와 김뿐이지만 진수성찬이 아닐 수 없다.
계룡산의 명물
식사를 마치고 우리가 식사터로 자리 잡은 곳에서 명물을 발견한다.
서로 다른 나무가 위에서 하나가된 것을 연리지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도 연리지는 많지 않다고 하는데 이 나무는 연리지인지 하나의 나무가 다시 하나로 합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무에게 이름을 붙인다면 성교나무라고 해야 하는지? 어쩌면 남녀의 아래궁합처럼 생겨났으며 우리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연천봉 고개에 있는 이정표
30여분동안 식사를 마치고 20여분을 문필봉 옆 사면으로 가다보니 연천봉고개에 도착한다.
연천봉에서---뒤로 천황봉이 보인다
직진하여 연천봉 직전의 헬리포터를 지나 고개에서 10여분만에 연천봉(740m)에 도착한다.
천황봉을 제일 가까이에서 조망하기 좋은 곳이며 다른 봉우리에 비해 오른 사람이 적어 한적한 편인 연천봉은 바위로 이루어진 봉이나 주위가 넓어 안전하며 사방의 조망도 뛰어나며 신원사 계곡쪽으로 등운암자가 있다.
--- 정상 서쪽에 는 계룡8경의 제3경인 연천봉 낙조 안내판이 있으니 ---
계룡산의 주능선에서 문필봉에서 이어져 내려오다 우뚝 솟아 오른 연천봉은 해발 740m이다. 갑사계곡과 신원사계곡을 좌우로 하여 천황봉, 쌀개봉, 문필봉. 삼불봉 등이 수목에 가린 옷깃을 제치며 우뚝 서 수목의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눈 아래 저 멀리에는 상월 등과 계룡지. 경천지등이 펼쳐지고 쾌청의 날씨에는 번쩍이며, 저녁노을을 물들여 해지는 모습은 가히 절경으로 계룡산의 3경을 자랑한다.
연천봉 낙조 안내판을 보며 집사람이 하시는 말씀
“낙조를 보고 갈려면 해가 질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야 하겠네” 그것도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산행할 때는 모르지만 움직이지 않고 10여분만 있어도 추위를 느끼는 데 어떻게 해가지기를 기다린단 말인가? 차라리 낙조를 안보고 가는 편이 낳겠다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등운암을 한바퀴돌아 연천봉고개로 향한다.
하산하는길....
연천봉고개 이정표에 갑사까지는 2.4km라고 표시되어 있다.
약 1시간이면 내려 갈 수 있지만 산행에서는 변수가 많이 작용을 하고 시간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므로 천천히 하산하기로 하고 고개에서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내림길은 경사도가 심하고 잔 돌들이 계속 날을 세우고 있다.
나도 무릎이 안 좋긴 하지만 나보다 집사람의 무릎이 안 좋아 걱정을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잘 가 주는 집사람이 고맙기만 하다.
동네 산악회를 운영할 때 함께 산행을 많이 했었지만 동네 산악화가 해체되고 난 이후 나는 홀로산행을 즐기며 다녔고 마눌은 허리가 아파 잘 걷지 못한다는 핑계로 한동안 산행을 함께하지 않은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스럽고 앞으로 가야할 천관산 변산, 월출산 등을 함께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서서 낙엽이 시체가 되어 뒹구는 골짜기로 내려선다.
계룡8경중 제6경인 갑사계곡의 단풍이 계곡을 가득 메운 장관을 보았어야 했거늘 철지난 바닷가를 걷는 듯한 쓸쓸함과 외로움 속에 시체들의 몸부림을 애처롭게 느끼며 계곡을 지나노라니 마음 한구석에 일고 있는 6경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오르고 이내 나약해진 마음을 다잡으며 단풍이 곱게 물든 계절에 다시 너를 찾아 너의 열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겠노라고 다짐한다.
깊은 계곡을 빠져나와 대자암 입구의 시멘트 포장길에 올라서고 다시 사면을 내려서니 갑사에 도착한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과 한데 뭉쳐 갑사구경을 하고 매표소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내려서니 이곳의 단풍은 아직도 안녕을 고하지 못하고 마지막 정열로 구리빛을 발하며 우리를 반기고 있으니 “내 다시 너를 보러 오리라” 는 상념속에 용천교를 건넌다.
계룡팔경
1. 천황봉에서 바라본 일출 광경
2. 삼불봉을 하얗게 덮어버린 겨울의 흰눈
3. 연천봉의 낙조
4. 관음봉을 싸안고 한가롭게 떠도는 구름
5. 한여름 동학사 계곡의 숲
6. 가을 갑사 계곡을 온통 붉은색으로 수놓은 듯한 단풍
7. 은선폭포가 낙수되면서 하얗게 포말을 일구워 내는 물안개
8. 남매답에 반쯤걸린 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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