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립산에서 3개의 보물을 캐다
산행일시: 2007년 7월 22일
누구와: 집사람과 함께
산행거리: 약5㎞
산높이: 399.8m
산행시간: 2시간50분(14:30~17:20)
산행코스: 별립산장 입구출발(14:30)-전위봉(15:10)-전망암(15:25)-별립산 정상(15:35 휴식20분)-별립산장 입구(17:20)
<본사진은 2015년.1월 창후리에서 찍어 올린 것입니다.>
집에서 쉬고 하는 집사람에게 산을 가자고 보채 결재를 얻는다.
집사람의 건강문제로 큰 산이나 장시간 산행을 배제해야 하므로 바다가 보고 싶다는 핑계로 강화를 마음속으로 내정하고 오래전부터 집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산을 생각해왔던 강화의 별립산으로 정하고 여행을 겸한 산행을 하기로 하고 점심식사를 마친 오후 1시가 되어 산행채비를 마치고 강화로 출발한다.
강화에는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산이 마니산, 고려산, 혈구산이 있으며 이 3개의 산은 집사람과 모두 산행을 마쳤고 강화의 5산(마니산 469m, 진강산 443m, 고려산 436m, 혈구산 466m, 별립산 400m)중 진강산은 다음에 가기로 하고 별립산을 택한 것이다.
산행을 하려면 산행지도가 필요하긴 하나 작은 산을 가면서 지도는 없어도 될 것 같고 산행기를 참고하기 위해 한국의 산하와 오케이 마운틴 산행기 카페를 뒤적여도 별립산에 대한 산행기는 한편도 없다.
어떤 사람의 블로그를 방문해 별립산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 했으나 그 분도 산에 대한 정보가 없어 강서중학교 뒤로 올라갔다가 길이 없어 고생을 하고 왔다는 기사를 읽고 도움이 되지못함을 아쉬워했다.
정보가 없다하여 작은 산을 못 오를 수는 없는 것이어서 무작정 강화로 향한다.
일요일 오후 강화로 가는 도로는 큰 막힘없이 흐름이 좋았고 강화읍에 접어들어 시내를 가로질러 고려산 입구를 지나 하정면으로 들어서서 교동도 선착장이 있는 창후리로 들어선다.
지난번 교동도 선착장을 왔을 때 별립산이라는 입석 안내판을 본적이 있어 창후리로 왔으나 별립산에 대한 안내 입석이 아니고 별립산장의 입석인데 풀이 입석의 아래 글씨 ‘장’자를 가려서 별립산의 입석으로 착각을 하였던 것이다.
창후리 마을로 들어서서 별립산장 입구에 주차를 했으나 들머리를 물어볼 사람이 없다.
실례를 무릅쓰고 농가를 방문해 산행들머리를 물으니 별립산장 좌측으로 올라가면 된다는 설명을 듣고 제대로 찾아 온 것 같아 다행이었는데 혼자라면 아무렇지도 않겠으나 집사람과 함께 와서 엉뚱한 곳으로 헤맨다면 체면에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별립산장 입구 우측으로는 상수리나무 숲이 있다.
산을 늘 다녀도 산삼은 아무나 보는 것이 아니며 선택된 사람만이 볼수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는 오늘 산삼은 아니지만 산삼에 버금가는 기적을 산도 오르기 전 체험을 한다. 상수리나무 지상 약1.7m 정도의 높이에 2겹으로 되어있는 상황버섯(나중에 알았는데 잔나비걸상 버섯)을 발견했는데 버섯의 크기는 세로12cm, 가로21cm로 대형이었다.
<별립산에서 채취한 버섯>
버섯의 이름을 알아보려고 한국버섯 동우회 운영진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감정을 의뢰해 보았는데 직접 보지 않고는 답할 수 없다며 직답을 피했고, 건강원을 하는 어떤 사람에게 물으니 참나무 상황이 아니고 뚝버섯이라고도 하고..........
암튼 무슨 버섯이건 간에 여러 차례 물 끓일 때 마다 조금씩 넣어 차로 마셨습니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도로 옆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에 띄었어야할 버섯이 우리 눈에 띄었다는 것은 이미 하늘이 우리에게 주려고 정해놓은 수순이 아닌가 생각된다.
조심스럽게 그리고 파손되지 않게 채취하여 고이 모셔놓고 산행을 시작한다.
그런데 2번째 영광을 체험한다.
산딸기는 익었을 때 빨간 빛을 내는 데 빨간 딸기가 완전히 검게 익는 딸기를 발견했다.
말로만 듣던 복분자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복분자는 인공 재배하여 상품을 만들고 시장에서 팔고, 사고 하지만 원시적인 토종 복분자를 만난다는 것 또한 기적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집사람과 함께 조금을 따 먹다가 산행을 해야 하므로 내려 올 때 다시 보기로 하고 위쪽으로 희미한 길을 따라 올라가니 T자형 길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 가야할까 망설이다가 좌측으로 방향을 바꿔 진행하니 우림산악회라고 되어있는 표식리본이 보인다.
좌측의 묘지가 있는 지역을 지나 올라가니 Y갈림길이 나와 우측으로 진입해 작은 능선을 넘으니 수량이 무척 많은 약수터가 나와 물 한바가지를 마시고 주변을 살피니 길이 없다.
그러고 보니 Y갈림에서 우측은 약수터길이었으니 조금 전 지나왔던 Y갈림길로 되돌아간다.
Y갈림길로 와서 좌측의 길로 들어서서 얼마동안 오름을 하니 별립산 좌측 주능선으로 닿고 능선에는 밑에서 오는 길이 있으나 우리가 올라온 길보다 더 희미한 것으로 보아 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길도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듯 했다.
능선 합류지점부터는 길도 뚜렷해 알바할 일도 없다.
고도를 점점 높이면서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씩 나타나는 바닷가의 풍광이 시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상 전위봉에 오르지만 잡목으로 조망이 별로이며 노송들이 즐비하게 있는데 일반적인 노송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 밑에서부터 가지를 뻗어 자란 나무를 반 정도 묻어버린 것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한 동안 사람이 찾지 않은 등산로를 따라 경사진 암릉을 오르니 사방이 탁 트인 멋진 바위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능선 곳곳에 기암이 여기저기 늘어서 있었는데 추모원 뒤쪽으로 오르는 능선같이 보였는데 사실 길을 잘 몰라 별립산장으로 올랐지만 암릉과 기암을 타고 넘는 산행의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면 추모원 뒤쪽으로 들머리를 택해야 할 것 같다.
잠시 사방을 둘러보고 위쪽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정상을 오른다.
별립산!!!
별립산은 강화의 다른 산들과 달리 별도로 홀로 떨어져 있다는 뜻으로 붙여진 산이라고 하는데 정상은 2개의 봉우리로 되어있는데 최고 높은 1정상은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일반인이 갈수 있는 정상은 2정상으로 1정상에 비해 5~10m는 낮아 보인다.
또한 별립산은 호랑이가 정상을 바라보면서 앞발로 산 중심을 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기가 세고 영험한 기운이 흘러 예로부터 마니산과 함께 영산으로 불렸다고 한다.
<군부대가 있는 정상의 모습>
<정상에서>
사방이 확 트였다.
고려산과 멀리 마니산이 보이고 뿌연 가스속에 무의도의 호령곡산이 희미하게 보이고 뒤로는 한강 하류 건너 북한이 보인다.
누군가 가지치기를 한 소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며 앞에 보이는 교동도와 석모도를 보며 여유를 가진다.
석모도의 뜰이 강화의 뜰과 비교해 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넓다.
넓은 뜰을 가운데 두고 두 팔을 벌린 듯한 석모도의 해명산, 상봉산, 상주산이 보이는데 아직은 미답인 석모도를 기회가 되면 꼭 들릴 것을 다짐해 본다.
외포리를 보니 넓은 저수지가 아주 작은 연못으로 보인다.
창후리 앞 넓은 뜰 바닷가 쪽에 염전에는 소금을 만들기 위해 가득 바닷물을 채운 곳이 있는가하면 한쪽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모아 쌓은 곳도 있다.
가지고 온 간식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정상에서 내려서 전망대에서 다시 한 번 조망을 하고 3거리에서 추모원 방향으로 내려서고 싶었으나 타고 온 차량을 회수하는 문제가 있어 왔던 길로 내려선다.
능선에서 가운데 계곡으로 내려서서 묘지를 지날 즈음 꾀꼬리의 비행이 시작된다.
어릴 적 살던 동네에서 심심치 않게 봤던 꾀꼬리들도 환경의 쇠락으로 인해 그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는데 최근 산을 다나며 느끼는 것이 개체수기 늘었다는 점이다.
꾀꼬리들이 다 커서 처음으로 비행을 하느라 소란을 피우는 것인지 자기영역에 낯선 이방인이 침범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자기의 모습을 여간해서 나타내지 않는 새인데 오늘은 몸 전체를 내보이며 노랑물을 들인 듯한 진노랑의 빛깔로 우리를 매료 시킨다.
우리선조들은 청아한 목소리를 꾀꼬리에 비유하기도 하곤 했는데 황석영의 소설 「오래된 정원」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꾀꼬리는 울 때 “꾀꼴 꾀꼴”이라고 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꾀꼴꾀꼴 운다고 하여 새 이름도 꾀꼬리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꾀꼬리를 호오 호께꾜라고 한다고 한다는데 그 이유는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호오 호께꾜이어서라고 하여 이후 꾀꼬리가 우는 것인지 노래하는 것인지 몰라도 소리를 들으니 일본의 표기가 맞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꾀꼬리의 비행 쇼를 뒤로하고 별립산장 옆 등산로에 다시 내려서 올라갈 때 보았던 복분자 나무가 있는 곳에 도착하여 대략 2kg의 수확하고 기쁨마음으로 하산을 한다.
별립산은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낮은 산으로 등산코스도 단조롭고 산행거리도 아주 짧아 산행을 위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아쉬움이 남지만 여행과 등산을 겸할 수 있는 산으로는 최고의 산이다.
창후리로 내려와 교동도 선착장에 들려 우뚝 솟은 별립산을 보고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 3가지의 보물을 캘 수 있었던 감사를 한다.
상수리나무에서 채취한 대형 버섯과 토종의 복분자, 그리고 희귀한 꾀꼬리 무리들의 아름다운 비행...............
다시 찾은 별립산 산행기
산행일시: 2008년 5월 10일
누구와: 나와 집사람, 처남 태욱, 처형 태숙, 그리고 명석어머니와 아버지
산행거리: 약 5㎞
산높이: 399.8m
산행시간: 2시간50분(14:30~17:20)
산행코스: 별립산장 입구(14:30)-전위봉(15:10)-전망암(15:25)-별립산 정상(15:35 휴식20분)-별립산장 입구(17:20)
이웃에서 83년부터 살아와 정이 많이 든 명석이네가 5월23일 이사를 한다.
처음 산행을 하게 된 동기부여도 명석이네였기에 이사 가기 전 이벤트로 별립산 산행을 준비하고 영등포 처형에게 사실을 알리고 명석이네의 이사 소리에 서운하다며 식사를 대접한다하여 광명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 강화로 향해 별립산장 앞에 주차하고 들머리로 들어선다.
<창후리로 들어서며 보는 별립산>
<별립산장 정문 좌측길로 들어서서>
오늘의 산행은 정상정복과 오름길과 내려오며 나물산행을 병행하는 것으로 남자들은 정상을 가야한다는 말에 산행을 싫어하는 처남은 처음부터 뒤로 쳐지며 여자들과 산나물은 뜯는다고 뒤로 쳐진다.
명석이 아버지와 나는 정상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정상보다는 나물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하면 집사람은 나물을 뜯으면서 내 뒤를 따라 정상부 근처까지 오르니 쉬어가며 땀을 식히며 함께 정상에 오른다.
먼저 산에 올라 지루하게 후미를 기다리던 명석이 아버지는 급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서고 집사람과 내가 정상을 차지하고 한동안 시간을 보낸다.
강화에서는 어느 산을 오르던지 조망이 좋아 후련하다.
특히 별립산은 강화5산에 포함되기도 하지만 강화5산 중 다른 산에 비해 산객들에게 덜 알려져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다 강화에서도 북단에 있어 북한과의 거리가 가깝거니와 교동도의 뱃머리와 붙어있어 전에는 군사보호시설로 통제가 되던 곳이기도 하다.
<초입에서 본 전위봉>
<별립산 오름길에서 본 마니산>
<창후리 선착장과 교동도>
<창후리 앞 들판과 염전의 모습>
이곳은 조망도 뛰어나 북한의 송악산과 교동도와 주변일대 그리고 강화5산의 마니산, 진강산, 혈구산, 고려산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교동도 선착장 좌측으로 넓게 바둑판처럼 펼쳐진 뜰이 바다와 함께 멋있게 들어온다.
<오름길에 본 전위봉과 정상>
<정상에서 북쪽으로 채석장과 강건너 북한땅이 보인다>
<30여년을 이웃에 살며 징이든 이웃4촌 최대운 형님>
실제로 별립산의 정상은 건너편 군부대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이 정상으로 여겨지나 오를 수 없으므로 제2봉으로 보이는 이곳을 정상이라 칭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는 우리보다 먼저 올라와 있던 여자4명과 남자2명이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색한 대화가 이뤄지는 것을 보면 한 팀은 아닌듯하다.
우리도 약간의 간식을 하고 중간습지로 내려서니 일행이 머무르고 있어 한동안 쉬며 준비해온 간식으로 배를 채워가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한동안 휴식을 마치고 내려오며 나물을 뜯지만 별립산에는 나물이 적은 편이고 광대싸리만 한바구니 채우고 내려선다.
<정상에서>
<정상에서---맨 좌측이 고려산 중간이 혈구산 맨 우측 낙타 등 같은 산은 마니산>
정상부에서 내려서 사방이 탁 트인 능선과 소나무가 있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휴식을 마치고 내려서는 하산길
묘지가 있는 곳으로 오니 지난해 이곳 별립산을 찾았을 때 3개의 보물을 보고 즐거웠던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의 모습을 잘 나타내지 않는 꾀꼬리 30여마리가 하늘을 맴돌며 마치 꾀꼬리의 축제를 여는 것 같은 착각으로 빠뜨렸던 이곳에 다시 왔지만 그 새들은 어디로 갔는지 한 마리도 없으며 산을 오를 때부터 지금까지 울음소리 한번 들린 적이 없다.
<하산길>
<하산하며 알을 품던 새가 날아간 자리에는 새알이 있었습니다>
쓸쓸한 발걸음으로 내려서 복분자 나무가 있는 곳으로 오니 작년과는 다르다.
물론 계절이 한 달의 차이가 나서 그렇겠지만 작년 집사람과 야생 복분자를 따며 즐거워하던 기억을 떠올리지만 잠시 함께 온 일행의 빠른 걸음으로 아쉬움을 남긴 채 내려서 날머리에 도착할 즈음 상수리나무에서 2겹의 큰 버섯을 생전 처음 따서 자로 치수를 재어보며 즐거워했는데..........
바람이 불어 모든 과거를 지워버린 것처럼 지금은 아무것도 없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비린내가 풍기는 강화의 바닷바람뿐이다.
서울에 도착한 일행은 신세를 지고는 못사는 명석이 아버지의 고집으로 점심을 얻어먹은 빚을 갚는다며 연남동 기사식당으로 가서 복매운탕을 사니 하루가 즐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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