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산행과 섬 트레킹이야기

강화5산, 고려산, 혈구산 산행기

범솥말 2024. 9. 6. 09:23

강화 고려산~혈구산~퇴모산 연계산행기

 

산행일시: 20130721

누구와: 나 홀로

산행거리: 10

산행시간: 5시간 00(13:30~18:30)

산행코스:청련사들머리(13:30)-고려산(14:08,436.3m)-나래현(14:45)-3거리봉(15:30)-점심20-혈구산(16:15,466m)-삼각점봉(16:45)-퇴모산(17:25)-강화농업기술원(18:15)

 

강화도에는 강화5산이 있다.

강화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단군이 천제를 올리던 곳이라는 마니산?,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가 있는 전등사?,

우리나라 3대 기도처소의 하나인 석모도보문사?,

일제에 의해 강제 외교권을 박탈당했던 강화조약?,

병인양요와 외규장각약탈사건?,

불로의 강장제 강화인삼?,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강화고인돌? 등등......

하지만 산을 다니는 사람들이나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강화의 산들을 빼 놓을 수 없는데 강화에는 제법 큰 산과 작은 산들이 많은 편인데 명산100산에 포함되어 있는 민족의 영산인 마니산을 빼 놓을 수 없으며 그밖에 많은 산들 중에는 강화5산이 있는데 강화에 있는 산들 중 해발 400m이상 되는 산이 5산이 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이를 강화5산이라 부르는데

강화5산은 ①마니산(469m), ②혈구산(466m), ③진강산(443m), ④고려산(436.3m), ⑤별립산(400m)이다.

강화5산 중 진강산이 미답이어서 진강산을 산행할 예정으로 홍대입구에서 강화 가는 버스를 탈 때 강화터미널로 가는 3000번이 오면 고려산에서 진강산 방향으로, 마니산 입구로 가는 3100번이 오면 진강산에서 고려산 방향으로 산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토요일 야간근무를 마치고 산행 채비를 하고 홍대입구에 도착하니 3000번은 4, 3100번은 86분을 대기해야 하므로 1120분에 3000번을 타고 강화터미널에 도착하니 1250분이다.

<강화성 남문의 모습>

<강화성 서문의 모습>

계획했던 경로를 완주할 수는 없지만 퇴모산까지라도 간다는 생각을 하고 걸어서 강화성 남문과 서문을 구경하고 강화고등학교 앞에서 3.000원을 주고 청련사까지 택시로 이동을 하니 시간은 1330분이다.

청련사는 고려산 동북쪽 능선 아래 있는 사찰로 오련의 전설이 서려있는 산이다.

고려산의 옛 명칭은 오련산으로 고구려 장수왕 6년 천축조사가 이산에 올랐다가 다섯 가지 색의 연꽃이 피어있는 연못인 오련지를 발견하고 다섯 송이의 연꽃을 날려 그 연꽃이 떨어진 곳에 절을 세웠는데 적, , , , 흑색의 다섯 색깔의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적련사(적석사),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고려산 정상부 못 미친 지점에 오련지가 지금도 존재하고 있으며 백련사는 고려산 서북쪽 아래, 청련사는 고려산 동북쪽 아래, 적련사는 지금의 적석사로 낙조봉 동쪽아래, 황련사는 혈구산 동북쪽 아래 현존하고 있는데 흑련사는 실존하지 않는데 혈구산 동쪽기슭에 석굴이 있고 그 앞에 있는 절터가 흑련사(묵련사)터라고 한다.

 

고려산(高麗山)으로 가는 길.......

청련사 주차장에서 우측 등산로 이정표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내려서면 국화리 마을에서 올라오는 데크계단과 만나는 지점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고려산은 3번 오른 적이 있는데 모두 백련사를 경유해 원점회귀 산행을 했었고 청련사로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련사의 모습>

비교적 넓게 난 등산로에 길 좌우로 상수리나무의 시원스러운 숲과 며칠째 계속 내리는 비로 산야가 싱그럽고 오늘도 수시로 비를 뿌려서인지 주변은 물에 흠뻑 젖었고 청련사 뒤 고려산은 안개인지 구름인지 뒤덮어 산의 형체를 분간할 수 없다.

청련사에서 5분정도 오르면 고려산 북능선에 오르게 되며 이 능선을 따라 계속 오르면 고려산 정상이 되며 정상까지는 1.5km.

점점 가팔라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서 숨은 가빠지고 온몸은 땀으로 적신다. 고도를 점점 높이면서 완전히 구름 속에 묻혀있고 시계도 좋지 않아 50m가 가시거리에 속한다.

통 나무로 가로질러 만든 계단을 지나고 한동안 오르면 바위쉼터가 연속 나오고 옆으로는 노송이 오랜 세월 이 산과 함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쉼터를 지나 조금을 오르니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50대 중반의 남녀가 하산을 하고 있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이어서 국화리 학생야영장에서 세운 이정표(낙조봉2.9km청련사0.9km)를 지난다.

이곳을 지나 좌측으로 노란색 꽃잎을 수줍게 벌린 원추리를 만나는데 입산 이후 야생화를 찾으며 계속 길을 걸었지만 야생화는 보지 못했는데 정상이 가까워지며 원추리를 만난 것인데 다른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원추리도 이산에서는 귀했고 오늘 처음만나서 반가웠다.

원추리가 있는 곳을 지나 가까운 곳에 3거리를 만나는데 위에는 고려산 정상이 있는데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으므로 우회하여야 하는데 우측으로는 우회로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는 고비고개로 하산하는 길이다.

<고려산을 오르며>

잠시 머뭇거리고 있는데 우측에서 남녀가 오고 있어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여 증명사진을 남기고 우측으로 접어드니 숲속의 또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테크가 아닌 친환경 나무로 만든 길고 긴 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진행을 하는데 사방은 안개에 덮이고 새소리마저 멈춤 적막함이 흐르는 곳 마치 신선이 되어 구름을 타고 산을 순시하는 느낌이다.

빗물을 머금은 나무들이 바람이 불 때마다 잎사귀에 간직했던 빗물을 사정없이 뿌리며 장난을 친다.

자욱한 안개터널을 뚫고 나온 곳은 백련사에서 올라오는 길로 오련지를 지나 넓은 광장이 있는 곳으로 광장 넓은 도로로 올라서니 바람은 사정없이 불어대고 바람을 타고 안개비가 내린다.

<고려산 정상의 미군부대입구>

자욱한 안개 속으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한 모퉁이 돌아서니 전망대가 나오는데 4월 진달래가 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던 전망대에는 아무도 없고 붉은 진달래가 온 산을 뒤덮던 그곳은 안개로 전혀 아무것도 볼 수 없다.

2번째 전망대를 지나 안개속에 미군부대 정문을 오르는 입구가 눈에 들어오고 앞쪽으로 넓은 헬기장이 펼쳐진다.

헬기장 앞쪽에는 정상을 대신하는 정상목이 표고 해발 436.3m를 표시하고 있다.

<고려산 정상목에서>

고려산!!!

고려산은 강화5산 중 한곳으로 해발로 치면 4번째이지만 인지도로 치면 마니산에 이어 2번째인데 4월이 되면 이곳 고려산은 만개한 진달래의 풍경을 찾아 전국에서 모여드는 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진달래로 명성이 높은 여수의 영취산, 대구의 비슬산 지리산의 바래봉 등이 많이 알려졌으나 이곳 고려산 진달래 풍경도 결코 다른 산에 뒤지지 않는 풍경으로 서울근교에 있어서인지 더욱 더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다.

또한 고려산에 관한 전설에는 오련지 외에 여의화장(如意花杖) 놀이가 전해진다고 하는데 여의화장이란 탐스럽게 핀 고려산 진달래꽃 가지로 꽃방망이를 만들어 서생의 머리를 치면 서생이 그해 과거에 급제를 하고 기생의 등을 치면 기생이 정을 준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증명사진을 찍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낙조봉 방향을 보며 마음으로 풍광을 음미하고는 발길을 돌린다.

고려산에서 고비고개로는 초행길이지만 전에는 헬기장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었는데 목책을 세워 진행을 차단했는데 갈 길이 멀고 왔던 길을 되돌아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기가 싫어 목책 옆으로 들어서 하산 길로 접어든다.

200m 왔을까? 청련사 방향에서 고비고개로 내려가는 길과 합류가 되고 한동안 아주 가파른 소나무 잡목지대로 내려서 작은 바위 쉼터가 있는 잣나무지대를 내려선다.

중간도 채 내려가지 않은 지점에 20분전에 사진을 부탁했던 남녀가 간식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하산 길을 물어 고비고개까지 가면 강화군내버스를 탈수 있다고 안내를 해주고 먼저 내려선다.

그들과 헤어져 10분을 내려서 작은 이정표가 있는 길이 좁은 고개에 도착하는데 이 고개는 옛 고비고개로 차량통행이 개시되기 전에는 내가면 일대의 사람들이 걸어서 이 고개를 넘어 강화를 다니곤 하던 길로 지금은 등산객의 하산길로 이용되고 있는데 좌측 국화리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서는 음악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멀지않은 곳에 마을이나 식당이 있는 것 같았다.

<때죽나무열매>

고개에서 직진으로 올라서니 정글같은 등산로가 나오는데 옷 대부분이 젖긴 했지만 이 구간을 지나며 완전히 물에서 나온 사람처럼 변했지만 그나마 등산화는 물이 스미지 않아 보행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게 다행이었다.

싱그러운 길을 따라 가다보면 여기저기에 작은 매실 같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가 눈에 많이 띄는데 이 나무는 때죽나무로 흰 꽃이 아름답게 피는데 꽃이 지고나면 열매를 맺는데 열매나 잎 속에 작은 동물을 마취시킬 수 있는 에고사포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옛날에는 때죽나무 열매를 따서 돌로 찧어 냇가에 풀면 물고기가 마취가되어 한동안 기절을 하기 때문이 고기잡이로 이용하기도 했는데 이런 이유로 물고기가 떼로 죽는다고 떼죽나무라고 부르던 것이 세월이 지나며 지금의 때죽나무로 변했다는 것이다.

또 때죽나무 열매가 중의 머리처럼 반들거린다고 때중나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외에도 비누가 귀하던 시절 이 열매에 들어있는 에고사포닌의 성분을 이용해 기름때를 빼는 세제로도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고비고개전 무명봉우리의 산불감시카메라>

길가 큰 때죽나무가 있는 곳을 지나면 우측으로는 잣나무 조림지대가 시작이 되고 작은 봉우리를 올라서며 무인 산불감시카메라 탑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

잠시 선채로 숨을 돌리고 우측으로 내려서니 건물이 한 채 나오는데 기척이 없었는데 건물 옆에 또 다른 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산불감시를 하는 관리소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으스스한 느낌을 받으며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내려서는 곳에는 강한 바람으로 노송이 부러져 길을 막고 있었고 틈 사이로 빠져 조금을 내려서니 나래현이라 불리는 고비고개에 도착한다.

<고비고개의 모습>

 

혈구산(穴口山)으로 가는 길............

고비고개에 도착해 처음으로 길가 돌에 엉덩이를 붙이고 휴식을 취하며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한다.

시간으로 보아 지금도 점심이 늦었지만 혈구산에 가서 식사를 할 예정이어서 이곳에서 10분을 쉬고 길은 건너 노란 리본이 나풀거리는 들머리를 통해 벌목한 능선을 오르며 정상까지 약2km 이상의 혈구산 산행이 시작된다.

혈구산은 강화5산중 마니산에 이은 2번째 산으로 높이가 466m로 산줄기가 크고 험준하며 구비구비 많은 골짜기가 있어 옛날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절이 많았다 하며 산 이름의 혈구는 정상에 올라 주위를 보면 가슴이 벅차고 힘이 저절로 솟구치는 살아 숨 쉬는 산으로 정기가 산 정상으로 항상 흘러 넘쳐흐르고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물레나물>

혈구산 들머리를 올라서며 여기저기에 노란 원추리가 눈에 들어오지만 등산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등산로 옆에는 들판이나 습한 물가에나 사는 물레나물이 노란꽃을 피웠는데 그것도 외롭게 혼자 피어 있었다.

가파른 오르막으로 지나 주능선으로 올랐다.

주능선을 따라 조금을 오르니 중년 남녀가 길가에 자리를 펴고 쉬고 있었는데 들머리에 흰색 승용차가 한 대 있었는데 이 사람들이 산행을 겸한 데이트를 나온 모양인데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지나치면서도 괜시리 방해를 한 느낌이 들어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데 이 사람들이 오늘 혈구산과 퇴모산을 통 털어 만난 마지막 사람들이었다.

<316봉의 쉼터>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던 길은 점점 가팔라지면서 긴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로 바뀌고 나중에는 로프를 잡고 씨름을 하며 올라서니 316봉으로 위에는 우측으로 바위가 있는 쉼터이고 좌측으로는 긴의자가 2개 놓여 있어 의자에 몸을 던지고 숨을 돌린다.

잠시 휴식을 마치고 가는 길 은 상수리나무의 시원스러움과 길가 좌우로 나있는 잡목과 4월에는 만개하여 한껏 아름다움을 드러냈을 진달래나무들이 조화를 이룬 길을 걷는 기분은 한없이 좋았다.

평이한 길로 잘 가던 등산로는 다시 점점 고도를 놀이고 좌측으로는 3거리봉을 우회하는 샛길이 나있는데 힘들이지 않고 우회길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힘든 것은 잠시이고 후회는 영원히 지속되므로 로프가 매여 있는 등로로 한없이 오른다.

<혈구2봉인 삼거리봉에서>

삼거리봉으로 오르면서 아래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강풍이 불고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삼거리봉에 올랐을 때는 강풍과 제법 비가 내린다.

2개의 긴의자가 설치되어 있는데 의자를 보니 힘이 들어 쉬고 싶은 생각이 들고 의자에 몸을 맡기니 허기가 져 늦은 점심을 해결해야 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쓸쓸한 점심을 해결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주변에 있는 기린초와 돌채송화가 눈에 들어오는데 혈구산 역시도 야생화가 귀한가 보다.

야생화 기린초(麒麟草)란 이름은 우리가 아는 동물원에서 키가 크고 목이 긴 동물의 기린이 아니고 옛날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 속의 동물인 기린으로 기린초의 꽃모양이 기린의 뿔과 같이 뾰죽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기린초>

상상 속의 기린은 덕과 도를 쌓아 백수의 영장으로 불렸으며 신통력을 나타내는 것이 이마에 돋은 외뿔이었으며 몸은 사슴 같고 말 같은 갈기와 발굽이 있으며 꼬리는 소 같고 날개가 있어서 하늘을 날아 다녔다고 한다.

커피한 잔으로 피로를 털어내고 다시 정상으로 향한다.

날이 맑으면 이곳에서 지나온 고려산이나 지척에 있는 혈구산 정상이 보일텐데 지금은 사방 어느 쪽을 보나 안개속으로 산 아래 마을에서 보면 구름속에 가려 있을 것이고 나는 구름속에서 산을 시찰하는 신선이 되는 셈이다.

삼거리봉에서 내려서 조금을 가다가 다시 오름길로 접어들어 로프지대에 들어서고 이곳에도 좌측으로 우회길이 있으나 능선으로 오른다.

<혈구3봉인 전망대봉>

혈구산을 집사람과 다녀 간지가 6년이 되니 기억도 가물거린다.

이번에 정상에 오르는 것인지 아니면 다음 봉우리가 정상인지 기억을 더듬으며 오른 봉우리는 혈구산 3봉이라고 부르는 바위가 있는 전망봉우리였다.

집사람과 왔을 때 이곳 전망 봉우리에서 흐른 땀을 식히며 한동안을 쉬어가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혼자이고 주변을 조망할 수도 없으니 오래 머물 수가 없어 사진을 남기고 아래로 내려선다.

삼거리봉에서 불어대던 비바람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고요한가운데 정상을 향하니 더위가 옴 몸을 감싸고 길가 잡풀들은 발목을 잡고 늘어지고 간간이 야생화가 눈에 뛰는데 오이풀과 송이풀 그리고 몇 송이 짚신나물이전부이고 패랭이와 아직 덜 익은 멍석딸기가 길가에 보인다.

정상으로 향하며 좌측으로는 진달래 집단 서식지가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나무는 없고 키작은 잡풀이 주류를 이루는 초원지대로 마치 1500m이상 고지의 정상부 모습을 방불케하며 지리산의 제석봉을 지나는 느낌이다.

<혈구산 정상에서>

우측으로는 가야할 퇴모산을 이정표가 가리치고 있고 조금을 더 올라서 혈구산 정상에 도착한다.

6년 전 집사람과 이곳에 왔을 때는 정상석이 없었는데 언제부터인지 이곳은 정상석이 지키고 있으며 정상석 앞면에는 혈구산(穴口山) 해발 466m”를 표기했고 뒷면에는 한반도의 중심 강화라고 음각되어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뜻을 뜻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반도의 중심은 충주시 가금면으로 전 중원군이었으며 이곳에는 국보6호인 중앙탑(탑평리7층석탑)이 있는데 이 탑은 신라시대 우리나라의 중앙을 뜻하는 곳에 세웠다고 하는데 강화가 한반도의 중심이라 하는 것은 고구려시대 만주까지 고구려가 다스리던 시기로 보아야 할 것으로 하루 빨리 만주를 우리의 영토로 귀속시키는 시기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한반도의 중심인 강화,

그 강화의 중심에 있는 산이 바로 혈구산인 셈이니 혈구산은 강화의 진산으로 혈구산에 올라서 강화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기쁨도 클 것인데 오늘만은 예외로 시계를 벗어나면 사방 어느 쪽이나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다.

<혈구산 정상의 진달래 집단서식지>

진달래가 만개했을 때는 인산인해를 이루었을 이곳 혈구산 정상에는 오늘은 파리 떼가 이곳 정상을 정복하고 있었는데 일생을 통해 이렇게 많은 파리 떼를 보았던 것이 몇 번이나 있을까? 정상석과 주변에 수많은 파리 떼로 엉덩이를 붙일 곳도 없고 파리들은 날아갈 생각도 않는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증명사진을 찍고는 파리 떼를 피해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커피를 타서 마시며 달콤한 휴식을 가져본다.

이제는 이동을 해야 한다.

 

퇴모산(退帽山)으로 가는 길...............

모든 산에서 하산을 해야 할 시간에 나는 미지의 퇴모산을 향해 걸어야한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서 좌측 이정표를 따라 잠시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서면 작은 뒷동산을 걷는 기분으로 평이한 산길을 간다.

가슴까지 오른 숲을 헤치며 행여 뱀이라도 있을까 길도 살피며 묵묵히 혼자 걷는다.

구릉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나무아래 긴의자 2개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를 지나 3거리에 닿고 이정표는 직진으로는 퇴모산까지 가야할 거리와 방향을 좌측으로는 안양대학으로 길안내를 한다.

이곳 3거리에서 힘들지 않은 등로를 따라 4분정도 진행을 하면 이정표가 있는 3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은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는 낮은 봉우리이다.

<삼각점이 있는 3거리>

잠시 휴식을 취하며 비에 젖어 너덜이 된 개념도를 꺼내 가야할 길을 예상해 본다.

언젠가 어느 산님의 산행기에서 읽은 글을 보면 그분이 이곳에서 길을 잘못 들어 퇴모산으로 가지 못하고 안양대학으로 내려섰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 터라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곳 이정표에 퇴모산이라는 목적지는 없고 강화기술센터라고 되어 있어서이다.

직진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길을 따라 한동안을 내려섰는데 길을 하염없이 내리막으로 접어들고 있어야 할 이정표는 나오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다시 뒤돌아 왔던 길을 올라서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로 다시 올라선다.

지친 몸으로 주저앉아 다시 개념도를 꺼내 확인하지만 가던 길이 맞는 것 같다.

그래도 되돌아 온 행위의 대가로 좌측으로 들어서니 길도 좁고 방향이 맞지 않은 것 같아 다시 복귀해 처음 내려섰던 방향으로 내려선다.

조금 전 지났던 길이라 낯설지 않았고 설사 길을 잘못 들었다 해도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으로 내려선다.

<퇴모산 가는 길의 풍경>

조금 전 왔었던 길을 지나 조금을 가니 큰 소나무가 즐비하게 있고 이곳을 지나 오르막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바위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라 해도 조망이 안 되니 뒤덮인 안개만 보는 것으로 상상으로 전망대 아래 있을 풍경을 그려보고는 다시 아래쪽으로 8분정도 내려서니 고대하던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정표를 만나 제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안도감과 기쁨이 있는가하면 어느새 3km(혈구산3km퇴모산이 0.3km) 왔다는 것인데 구간 거리 표기가 잘못되었던지 아니면 삼각점이 있는 이정표의 혈구산 거리표기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다.

아무튼 길을 제대로 이어왔다는 것과 목적지인 퇴모산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고 이정표를 지나 서서히 경사가 심해지는가 싶더니 퇴모산 정상에 도착한다.

 

<퇴모산 정상 풍경>

퇴모산!!!

퇴모산은 무슨 의미일까?

모자를 뒤로 제쳐 쓴 듯한 형상이란 뜻일까?

이곳 저곳을 뒤져봐도 퇴모산의 유래는 알 수가 없다.

다음 에 진강산과 덕정산을 연계산행할 때는 동네 사람에게 유래에 대해 물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상에는 정상목이 설치되어 있고 정상목 좌측으로 너럭바위가 있어 3~4명이 바위에 올라 쉬기 알맞았고 너럭바위 밑에는 혼자 쉴 수 있는 작은 바위가 또 있으며 정상목 뒤로 잡목이 있으며 잡목이 있는 곳을 제외하면 사방이 민둥으로 2m이상 되는 억새가 산재되어 있는데 요사이 매일 내린 비로 여기저기 쓰러져 있기도 하다.

정상목 앞에는 삼각점이 있고 삼각점 앞에는 삼각점에 대한 안내문과 현 위치를 표기한 스텐레스 안내문이 세워져 있는데 이것이 퇴모산 정상의 전부이다.

정상에 도착해 너럭바위위에 배낭을 풀고 휴식을 취한다.

사방은 온통 안개로 조망이 필요 없으며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도 잃었고 이따금씩 아래쪽에서 차량의 소음이 작게 들려온다.

숨을 돌리고 너럭바위에서 일어나 삼각대를 설치하고 퇴모산 인증샷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퇴모산 정상에서 15분을 보내고 이제는 하산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하고 하산 길을 찾아 나서지만 용이하지 않다.

 

하산 길을 찾아 강화농업기술원으로.........

정상목 정면 우측으로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있어 따라 내려서보지만 선행 사람도 내려서다 길이 없어 다시 올라선 모양이다. 다시 올라와 처음부터 다시 하산 길을 찾아보지만 사방을 다 둘러봐도 길이 없다.

분명히 도면상에 나오는 길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너럭바위 위에 오라서서 사방을 살펴봐도 길의 흔적은 보이지 않으니 처음 내려섰던 방향으로 다시 내려서 끊어진 길을 이어보려고 키를 넘는 풀을 헤쳐 가며 이리저리 헤매며 아래쪽으로 내려서니 바위가 있는 절벽으로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다.

가던 길을 다시 되돌아 올라오며 너럭바위가 있는 방향으로 힘들게 올라서니 너럭바위 아래 작은 바위 옆에 길의 흔적을 찾아 쓰러진 수풀을 헤치며 길을 확인한다.

하산 길은 너럭바위를 지나 작은 바위로 이어진 뒤 잡목으로 통해져 있었는데 2m정도나 되는 수풀이 비바람에 쓰러지며 길의 흔적을 모두 지워 길을 찾는데 애를 먹었는데 아마도 선행자들은 이 길을 찾지 못하고 외포리 천주교야영장 방향으로 하산을 하였을 것 같았는데 나도 너럭바위 쪽으로 올라오며 길을 찾지 못했다면 아마도 외포리 천주교야영장이 방향이 아니고는 다른 방도가 없었을 것이다.

<퇴모산 정상에서 하산하다 만난 이정표>

퇴모산 정상에서 시작되는 하산길은 가파른 경사길을 10분동안 내려서면 적은 이정표를 만나게 되는데 거리의 표시는 없고 직진으로 올라서면 퇴모산, 우측 계곡으로 들어서면 혈구산으로 가는 방향만 표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조금을 내려서면 밋밋하고 평이한 길로 내려서 금방 마을이 나타날 것 같았는데 길은 계속 이어지고 이장하고 난 묘지 터를 2곳을 지나서 다시 경사진 길을 따라 한동안을 내려서며 차량의 소음이 들려온다.

늘 도심에 살면서 차량의 소음에 시달리며 살다보니 차량소음이 싫은 것은 당연한데 오늘의 차량소음은 전과 달리 반가움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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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의 공동묘지>

어두운 숲속을 벗어나며 공동묘지에 닿고 잡풀이 무성하게 자란 공동묘지를 내려서니 건물들이 보인다.

철조망으로 둘러친 큰 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가까이 가니 문이 열려있고 계단을 따라 내려선 곳은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고 건물과 건물 사이에 화단도 잘 가꾸고 있는 곳은 강화농업기술원이었다.

<강화농업기술원>

이정표에 강화아르미애월드라고 표기되어 있던 곳 그곳이 바로 이곳이고 이곳이 강화농업기술원이다.

늦은 시간에 산행을 시작해 계획했던 덕정산과 진강산 까지 5개산을 모두 이어가기는 무리였으며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다면 가능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덕정산과 진강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오늘 산행은 접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