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악, 가리봉 산행이야기
산행일 : 2016년10월31일
누구와 : 나 혼자
산행시간 : 09:00~17:40(8시간40분)
산행거리 : 약14.86m(1.8km+11.06km+2km)
주요산행처:한계령(09:00)-자양6교(09:20)-가리능선(09:32,850m)-1100봉(10:27)-폐헬기장(10:46,삼각점1070m)-1295봉(11:34)-1462봉(12:20)-가리봉정상(12:50,1518m)-능선삼각점(13:35,1420m)-1397봉(13:46)-로프없는암릉횡단지역(13:52)-로프있는암릉횡단지역입구(14:10~16)-촛대봉협곡(14:28)-주걱봉앞(14:33)-주걱봉남릉(14:40)-주걱봉서릉안부(15:00)-1110봉(15:07)-느아우골합수곡(15:37)-옥녀폭포(16:00)-옥녀2교날머리(17:13)-장수대(17:40)
◎대중교통 이용방법
○갈 때 -동서울터미널(06:30)->한계령(08:50)
○올 때 -원통버스터미널(18:00)->동서울터미널(20:20)
-장수대에서 17시50 버스 승차예정이었으나 경찰차를 히치하여 원통까지 이동함
◎산행 전 이야기
10월의 마지막 날은 설악산 가리봉과 주걱봉에서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10월31일 주말을 피해 가리봉 탐방에 나섰는데 가리봉~주걱봉 코스는 비법정탐방로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단직원들에게 또 한 번 죄를 져야 했습니다.
가리봉 탐방에 앞서 걱정도 많았는데 비탐지역이라 산행기를 자세히 기록한 선답자가 거의 없었고 구간별 시간도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아 구간별 기준을 잡는 게 쉽지 않았는데 산행시간은 약 8시간으로 기록하여 7시간이면 산행을 마무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건 생각뿐 이었고 실제 상황은 꼬박 8시간을 초과해야 했습니다.
<한계령휴게소에 도착해 바라본 망대암산입니다.>
<한계령 휴게소와 능선의 암릉입니다.>
나이가 들어 산행속도는 늦어졌는데 마음은 전과 같이 빨리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아가기 때문인데 이런 착각으로 오늘은 직장에서 야간근무를 하는 날이어서 18시까지 출근을 할 수가 없어 하산 후 반일연가를 내어 4시간을 연장하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암튼 미지의 가리봉을 탐방하기 위해 동서울에서 6시30분 버스 승차권을 발권하고 버스에 올랐고 대부분의 승객은 등산복 차람으로 한계령, 오색의 만경대나 대청봉을 오르는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루었고 조금만 늦게 도착했더라면 다음 차를 이용할 뻔 했습니다.
정시에 출발한 버스는 원통까지 논스톱으로 달려 원통에서 15분 정차 후 다시 한계령으로 향했고 한계령 가기 전에 장수대에서 하차방송을 했는데 내리는 사람은 없었으며 기사분에게 장수대에서 승차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는데 설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정말 승차를 할 수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습니다.
장수대를 지나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한계령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한계령에서 자양6교 구간
한계령에서 하차하여 데코 전망대에서 산행채비를 마치고 망대암산과 한계령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혼자 장수대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선다.
힘들게 올라오는 차들과 가볍게 내려가는 차들을 보며 구비치는 도로를 따라가며 도둑바위골과 가야할 가리봉의 풍경을 보며 포장도로를 이어간다.
<자양6교로 가는길, 우측 도둑바위골과 암릉입니다.>
<자양6교로 가는 길, 가야할가리봉이 멀게만 보입니다, 앞이 1100봉입니다.>
자양6교를 얼마 남기지 않은 지점에 차량이 뒤로 근접하고 있어 앞만 보고 계속 가니 가깝게 옆으로 붙으며 누군가 부르기에 보니 국립공원관리공단 트럭에 2사람이 타고 지나다 불러 세운 것이다.
"어디를 가느냐?"는 물음에 갑자기 말문이 막혀 아무소리 않고 그대로 가니 차로 쫓아오며 다시 묻는다. 마땅히 할 말이 없어 "그냥 도로를 따라 간다"고 하니 그런 게 어디 있냐? 며 다시 어디로 가느냐? 묻기에 같은 대답을 하니 "가다가 비탐지역으로 들어가려는 것 아니냐?" 고 물어 한바탕 하고 싶었지만 산행을 못하면 나만 아쉬울 것 같아 꼬리를 내리고 "도로를 따라 가며 구경할 것이다." 라고 대답하자 "비탐지역으로 가면 안 됩니다. 스티커를 발부합니다."라고 점잖게 경고를 하고 지나간다.
잠시 후 자양6교가 멀리 보이기 시작했고 카메라를 꺼내 한손으로 조작하다가 실수로 아스팔트 위로 떨어뜨렸는데 카메라는 박살나 쓸 수가 없게 되어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었으니 또 다른 불편이 따랐다.
카메라를 망가뜨린 아쉬움 속에 이내 자양6교 다리 앞에 도착한다.
<자양6교로 가는 길, 서북릉의 연봉이 보입니다.>
<자양6교에 도착합니다,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능선을 오릅니다.>
그러나 조금 전 만났던 공단직원이 어딘가 숨어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아 막 바로 들머리로 오르지 못하고 자양6교 주변을 서성이며 주변 풍경을 찍어가며 다리 밑, 감시카메라 보호책, 큰나무 뒤 등 숨어 있을 만하 곳을 하나하나 살핀다.
공단직원들도 많은 변화가 생겨 사정하면 봐주던 전과 달리 스티커를 발부하기 위해 혈안이 된 상태로 숨어서 함정단속을 하고 있는 실정이니 상대적으로 비탐구역을 들어가는 산꾼들도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그렇게 자양6교 주변을 배회하다가 공단직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빠르게 능선으로 붙으며 가슴조리는 산행이 시작됐다.
▶한계령에서 자양6교까지 산행거리1.8km, 소요시간 19분, 해발772m, 현재09시19분이다.
◎자양6교에서 삼각점이 있는 헬기장 구간
빠른 동작으로 도로에서 희미한 길을 따라 능선을 향해 오르지만 설악산 고지대는 겨울이나 마찬가지로 나뭇잎은 이미 다 떨어져 멀리서도 사람이 산을 오르는 모습이나 능선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도로에서 능선까지는 7~8분 거리인데 공단직원이 나무 뒤에 숨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방을 살피며 오르니 20분은 오르는 느낌이다.
걱정했던 공단직원은 없었고 무사히 능선에 도착했다.
능선을 오르면 '설악산천연보호구역'이라고 되어 있는 입석이 있는데 정상을 가며, 정상을 지나 주걱봉으로 가는 능선까지도 곳곳에 '설악산천연보호구역' 입석이 있다.
사진을 찍고 출입금지 로프를 넘어 비탐구역 산행이 이어진다.
<능선을 오르면 출입을 금하는 팻말과 '설악산천연보호구역' 입석이 있습니다.>
<산행을 무사히 마치려면 기어 지나가라고 합니다.>
산행초반에는 보잘 것이 없다.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잎사귀를 모두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졸참나무지대를 걸으며 밝히는 낙엽 소리를 친구삼아 계속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어느 때부터인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잠시 후 부는 바람을 타고 진눈깨비가 오락가락하기 시작하니 불안한 마음이 엄습해 오고 마음속으로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고 눈도 적게 오기를 수 없이 바라며 바쁘게 능선을 이어간다.
<멀리서보면 위용이 있는 1100봉으로 아무런 표식이나 특징도 없이 평범한 봉우리입니다.>
고도는 점점 높아지고 작은 산죽이 점령하고 있는 능선을 따라 한차례 땀을 쏟고 나면 5번째 '설악산천연보호구역'입석이 있는 1100봉에 선다.(가리능선에서 약1.8km, 55분소요)
자양6교를 내려서며 능선에 우뚝 솟은 봉이 1100봉으로 멀리서 보면 위용이 있어 보이지만 막상 1100봉에 올라서면 여느 봉우리와 다를바 없고 조망도 열리지 않아 나뭇가지 사이로 잠시 주변을 보고 1100봉을 내려선다.
<삼각점이 있는 폐헬기장입니다.>
잠시 고도를 낮추어 6번째 '설악산천연보호구역'입석이 있는 1090봉을 지나고 다시 고도를 낮추며 방향을 우측으로 바꾸어 넝쿨이 우거진 곳을 지나다 삼각점을 볼 수 있었는데 이곳이 도면상 1067.2m가 표기된 곳, 지금은 폐기된 헬기장으로 스마트폰은 1070m을 나타낸다.
▶한계령에서 삼각점이 있는 폐헬기장까지 산행거리4.85km, 소요시간 1시간48분, 해발1070m, 현재10시48분이다.
◎삼각점이 있는 헬기장에서 가리산 정상구간
헬기장은 오래 사용하지 넝쿨이 무성하고 조망은 전무했는데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왜 주변 봉우리에 삼각점을 설치하지 아니고 평지나 다름없는 헬기장에 삼각점을 설치했나 하는 것이다.
헬기장을 지나면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지며 10여분 오르면 7번째 '설악산천연보호구역'입석이 있는 1150봉에 닿게 되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 전 지나온 1100봉과 1090봉이 내려다보인다.
<서북릉의 조망, 구름이 머물고 있는 귀때기청봉과 한계령방향입니다.>
<서북릉의 조망2>
<서북릉의 조망3>
잠시 한숨을 돌리고 5분 정도 지나면 정상적인 첫 조망점이 나오는데 안산을 시작으로 서북릉을 따라 귀때기 청봉을 지나 한계령이 막힘없이 보이며 발아래로는 계곡을 따라 나 있는 44국도의 구비치는 모습이 보인다.
조망처 앞 진달래는 철을 잃고 꽃을 피웠는데 닥쳐올 추위에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질 운명의 진달래가 안타까워 보이고 가깝게 보이는 서북릉과 한계령 방향으로는 눈이 내리는지 뿌옇게 보이고 능선의 준봉들과 귀때기청봉에는 구름이 머물고 있어 쾌정 속에 서북릉 조망은 기대할 수 없게 되어 아쉽기도 했지만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고 오락가락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조망을 마치고 능선을 벗어나 우회길로 경사진 사면을 오르면 고사목이 된 가문비나무와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보이고 잡목 사이로 가야할 방향의 능선에 압도되어 내 자신이 한없이 작게만 느껴진다.
우회하던 길은 어느새 주능선으로 들어서고 썩은 고목이 나뒹구는 1295봉에 올라선다.(헬기장에서1.2km, 약45분소요)
1295봉은 잡목으로 조망이 좋지가 않았고 능선으로 들어서 5분여를 지나 고도를 높이면 능선에서 조망이 터진다.
<지나온 능선의 조망, 희미하게 1100봉이 보이고 한계령은 보이지 않습니다.>
<귀때기청봉과 서북릉이 제모습을 보입니다.>
<안산이 보이고 우측은 응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나온 길은 눈이 내리는지 안개에 묻혔고 서북릉은 모습을 드러냈다가 숨기를 거듭하며 조망처 주변에는 마가목이 빨간 열매가 붉은 빛을 수놓으며 사라진 단풍을 대신한다.
조망점을 내려서 5분 정도 지나 다시 조망이 터지는데 조금 전 보았던 풍경과는 다른 장면이 연출되었는데 가야할 방향의 1462봉(당시에는 정상으로 알고 있었음)이 눈앞에 보였고 1462봉에서 한계로 방향인 동북릉이 가지를 쳐 내려 벋으며 12연봉은 만든 풍경이 펼쳐지는데 더욱 장관은 능선 좌측으로 는 시계가 완전히 제로이고 능선 우측으로는 구름이 없어 시계가 좋았다.
<불과 1분여 사이에 눈구름이 강한 기류를 타고 이동을 하는 장면입니다.>
불과 1분여 사이에 능선 좌측에서 짙은 눈구름이 능선을 넘어 우측 계곡으로 퍼지기 시작하다가 강한 고기압이 눈구름을 강하게 밀어내니 밀려왔던 구름은 다시 능선 밖으로 밀려나가는데 주변으로는 거센 바람이 몰아친다.
예상치 못한 풍경이 전개되며 강한 눈보라가 치니 장갑을 꼈는데도 손이 시리고 자연의 대단함 힘에 완전히 압도당한다.
이런 분위기이고 보니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뒷전이고 무사한 산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고 잘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독백을 되 내이며 정상으로 향한다.
능선으로 들어서 5분여를 지나 천년을 산다는 주목이 있는 쉼터를 지나고 이어서 눈이 살짝 덮인 암릉을 지나며 좌측으로는 여전히 구름이 덮어 보이는 것이 없고 우측으로는 눈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외롭게 1462봉 도착했다.
<구름속에 묻힌 1462봉으로 가는 능선의 풍경입니다.>
<누가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요?>
<정상으로 착각했던 곳, 늘 반쪽만 보였던 1462봉 정상입니다.>
<1462봉에서 12연봉 능선을 본 풍경입니다.>
<12연봉 봉우리를 오르며 지나온 1462봉 방향을 본 풍경으로 그사이 구름이 점령을 했습니다.>
능선을 오르며 늘 반쪽이 구름에 쌓여 있던 봉우리가 정상인줄 알고 올랐는데 이 봉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측정하니 1462m 봉우리였으며 12연봉이 1462봉에서 이어진 능선으로 알았는데 저만치 12연봉을 거느린 봉우리가 보이고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1462봉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굳은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푼다.
12연봉능선은 눈이 내리는지 뿌옇게 보이더니 어느새 모습을 바꾸고 지나온 능선은 구름이 걸쳤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건너편 높게만 보이던 서북릉은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조금 전까지 가야할 능선이 보였는데 정상으로 발길을 돌리니 정상은 구름속으로 모습을 숨겨 버렸으니 구름속으로 정상을 알현하러 가야할 것 같다.
고사목이 있는 암릉을 지나 1462봉에서 20여분을 지난 지점에서 눈앞에 나타난 풍경은 어느새 12연봉 능선을 지나 정상 못 미친 곳에 서게 되었고 천혜의 비경인 주걱봉과 삼형제봉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느새 12연봉 능선을 지났습니다.>
<마가목의 빨간 열매와 암릉이 어루어진 풍경 너머로 희미하게서북릉이 보입니다.>
<오늘 산행에서 최고의 풍경인 주걱봉 일대로 뒤로 삼형제봉과 1246봉이 보입니다.>
<전부터 그리던 가리봉 정상에 섰습니다.
가리봉의 비경을 찍으려 큰 카메라를 가지고 왔는데 추워서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비록 날씨가 맑지 못 하지만 이정도의 비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고생에 대한 대가는 충분할 것 같다.
멈춘 곳에서 펼쳐진 풍경을 조망하고 지척이 있는 정상으로 이동했고 구름속에 묻혀 있던 정상을 알현한 시간은 자양6교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3시간30분이 지난 12시50분이다.
▶한계령에서 가리봉 정상까지 산행거리7.25km, 소요시간 3시간50분, 해발1525m (도면상1519m와는 6m 차이를 보임), 현재12시50분이다.
◎가리봉 정상에서
정상에 오르면 하늘을 나는 새와 같은 기분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영하의 날씨에 바람이 불어대니 풍경이나 정취를 감상하기 보다는 춥다는 생각이 우선이다.
정상 남쪽 방향으로 움푹 파인 안부가 있어 안부에서 한동안 바람을 피해 몸을 추슬러 보며 잠시 몸을 녹이고 다시 정상에서 사방을 조망한다.
<가리봉 정상석입니다.
이 정상석은 원래 '설악산천연보호구역' 입석이며 입석에 누군가가 페인팅한 것 같습니다.>
<가리봉 남쪽에 위치한 소가리봉으로 반쪽만 볼수 있었습니다.>
<주걱봉 앞쪽으로, 뒷쪽으로 연봉이 줄지어 최고의 풍경을 빚고 있습니다.>
정상 남쪽으로 소가리봉도 오늘은 반쪽만 보고 가야할 상황으로 서로 밀고 밀리는 기압으로 반은 모습을 보이지만 반은 전혀 볼 수가 없다.
가야할 방향으로는 가문비나무 고사목 아래로 주걱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용의 이빨처럼 모습을 보이는데 이 연봉들은 좌측은 유순해 보이지만 우측으로는 깎아지른 절벽으로 수십m의 절벽을 이루고 있다. 연봉 뒤로 주걱봉이 보이는데 마치 문어의 머리처럼 민둥으로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주걱봉 뒤로는 삼형제봉이 보이고 뒤로는 1246봉과1229봉이 연봉을 이루며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능선은 원통시내 앞 북천으로 서서히 내려앉는다.
<가리봉 정상에서 본 서북릉과 12연봉의 풍경입니다.>
<가리봉정상 서편 하산로 주변으로 수정같은 상고대가 피었습니다.>
지나온 능선 남쪽으로는 아직도 구름이 감싸고 있으며 12연봉능선은 의연한 모습이며 건너편 서북릉은 눈이 내리고 있는지 뿌옇게 모습을 보이고 간직한 최고의 비경은 볼 수가 없음이 아쉽기만 하다.
조망을 마치고 안부에서 바람을 피하다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컵라면에 물을 붓고 기다리다가 시간이 길어지자 물을 부은 채 배낭에 넣고 주걱봉 능선으로 하산한다.
정상에서 주걱봉 능선으로 내려서는 암능길 주변으로는 마가목의 붉은 열매가 아름다웠으며 소가리봉 방향 작은 진달래나무에는 진주처럼 영롱하고 맑은 상고대가 수정이 되어 빛을 낸다.
국화 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울었다면 맑고 영롱한 상고대를 만들기 위해 정상은 몇 시간 구름속에 모습을 감추었나보다.
올 들어 처음 만나는 상고대로 부스러질까 가만히 보고 녹아버릴까 손을 대지 못했다.(정상에서 18분 머무름)
◎정상에서 주걱봉 서릉 안부구간
정상에서 주걱봉 능선으로 내려서는 길은 쉽지 않았다.
평상시 같으면 약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될 등로는 서리가 서려 미끄러웠으니 안전사고라도 나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대처할 방법이 없으므로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는 식으로 천천히 안전하게 내려서야 했다.
가리봉을 내려서며 능선 우측은 직벽 낭떠러지기로 등로에서 조금만 빗겨서면 가리봉 아래 가리산골과 12연봉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데 가리봉 아래쪽 능선은 너덜지대가 길게 계곡을 타고 이어지는데 수해의 흔적인지 오래전부터 너덜지역인지는 알 수가 없다.
<정상에서 하산하며 본 주걱봉의 풍경입니다.>
<하산길에 12연봉과 사면의 너덜지대를 담았습니다.>
<하산을 하며 올려다 본 가리산 정상부입니다.>
정상에서 20여분을 내려서 큰 바위 아래를 지나다 아늑한 느낌이 들어 정상에서 물을 부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편한 휴식을 갖는다.
식사를 마치고 무명봉을 좌측사면으로 우회를 하며 무명봉과 무명봉 사이 V라인으로 내려서면 생각지 못한 삼각점이 있는데 식사한 곳에서 불과 3~4분 거리이며 표고는 1420m로 가리봉 정상에서 0.45km, 25분이 소요되는 지점이다.
삼각점을 지나 다시 무명봉을 우회하며 4분을 지나면 가야할 능선이 가깝게 보이는데 언뜻 보기에는 1397봉과 주걱봉 2개의 봉우리로 보이지만 사실은 1397봉과 무명봉, 촛대봉 전 위험지대가 있는 전위봉과 촛대봉 그리고 주걱봉 이렇게 5개의 봉우리인데 연봉들이 순하게 보이지만 막상 접근하게 되면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쉽사리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표고 1420m 능선상에 있는 삼각점입니다.>
<가야할 주걱봉 주변의 풍경입니다.>
<1397봉 정상으로 아무런 표식이 없습니다.>
<1397봉에서 본 칼바위능선과 서북릉입니다.>
<1397봉에서 본 구름이 감싸고 있는 가리봉정상과 지나온 능선입니다.>
전망을 마치고 V 라인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짧은 오름을 하여 1397봉에 올라섰다.
정상에서 내려선 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가리봉 정상은 구름 속으로 모습을 숨기고 있으며 정상아래 사면은 곳곳이 대형 너덜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서북능선은 아직도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희미한 형태이며 안산과 귀때기청봉은 구름속에 숨어버렸다.
1397봉에서 조심스럽게 V라인으로 내려선다.
우측은 절벽지대로 우회 길이 없어 좌측으로 우회를 하는데 우회 바위를 보는 순간 사전 산행스터디 할 때 주의 깊게 보았던 지점으로 udt1294님의 산행기를 참조했는데 이곳과, 촛대봉 전위봉 위험지대, 주걱봉 서릉 안부에서 느아우골로 내려서는 지점 등 4곳을 유심히 보고 스마트폰에 사진을 저장했는데 그중 한 곳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1차 난관지역으로 신경쓰면 어렵지 않습니다.>
<능선에서의 조망으로 조금전 지나온 1397봉이 구름속으로 숨었습니다.>
<서북릉과 12연봉 그리고 칼바위능선을 조망하는데 눈발이 날립니다.>
<서북릉의 안산도 구름이 몰려 들고 있습니다.>
<주걱봉과 촛대봉 그리고 위험구간이 있는 무명봉이 줄지어 있습니다.>
로프가 없는 바위를 돌아 지나는 곳으로 바위에 크랙이 많아 발 딛을 곳은 안전한데 손을 잡을 곳이 마땅치는 않으나 조심스럽게 지날 수 있었는데 눈이 온 뒤에는 쉽게 지날 수 없을 것 같았다.(정상에서 약40분)
1차 난관을 지나고 무명봉에 오르면 우측의 조망은 항상 열려있는 곳이며 자나온 능선도 볼 수 있는데 조금 전 모습이나 다른 점이 없으며 가야할 촛대봉과 주걱봉이 바짝 앞으로 다가선 분위기다.
무명봉을 내려서며 아무 생각없이 등로를 따라 가다가 길은 능선으로 오르는 길과 아래쪽으로 내려서는 길로 갈라진다.
<처음에 안전을 위해 아래 길로 들어 섰는데 나중에 길이 끊어지므로 다시 되돌아 와야 했습니다.>
위험한 길을 피한다고 아래쪽으로 내려서니 봉우리 전체가 하나의 바위덩어리로 된 곳 좁은 길을 따라 들어서니 위와 아래 모두 절벽으로 바뀌고 마지막에서는 길이 없고 뛰어 내리기도 힘들었다.
조금 전 지나온 갈림길로 되돌아가서 udt1294님의 사진을 확인하니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최고 난관지역인 것 같았다.
udt1294님의 사진에는 위쪽 길 방향으로 표지기가 달렸고 로프도 있는데 로프나 표지기는 보이지 않았고 색바랜 표지기가 하나 있을 뿐이다.
<안전로프를 따라 무사히 지난 후
안전로프가없을 경우를 생각해 유심히 관찰했는데 조심하면 지날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위쪽 길로 올라서 좌측으로 우회하니 위험지대가 눈앞에 나타났는데 udt1294님의 사진에 나왔던 로프는 없고 최근 어느 산악회에서 새로 로프를 맨 것 같았다. 어느 분이 로프를 설치했는지 덕분에 로프를 의지해 무사히 위험지대를 넘어설 수 있었는데 만일 로프가 없다면 어떻게 지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지나온 곳을 면밀히 살펴보았는데 겨울철 눈이 와서 얼어붙지 않는다면 조금만 신경쓰면 로프 없이도 넘어설 수 있는 곳이다.
< '설악산천연보호구역'입석이 있는 촛대봉 아래 대협곡에 도착했습니다.>
<촛대봉과 위험구간 무명봉이 만든 대협곡은 수 백m나 되는 느낌입니다.>
<찬바람이 부는 대협곡 건너편에는 칼바위능선이 성곽같은 풍경을 보이고 있습니다.>
위험지대를 지나 5분여 내려서면 촛대봉 앞에 도착하는데 이곳 또한 산행하며 만나는 명경 중 하나로 촛대봉과 막 지나온 무명봉 사이에 대협곡이 있다.(정상에서 1.4km, 55분, 표고1300m)
위를 보면 거대한 촛대봉에 압도당하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불어오는 찬바람과 수백m 낭떠러지기로 오금이 저릴 정도이며 협곡 사이로 펼쳐지는 건너편 칼바위 능선은 또 다른 산행의 맛을 느끼게 한다.
찬바람을 맞으며 잠시 협곡을 감상하고 주걱봉으로 향한다.
협곡에서 주걱봉은 아주 가까워 3분이며 도착할 수 있는데 촛대봉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기 때문이며 촛대봉과 주걱봉 사이 V라인에는 누군가 내려서지 말라고 긴 나무로 막아 놓았다.
주걱봉 위에서 즐기는 조망은 어떠할까? 동교동이라는 닉을 쓰시는 분이 지난5월 주걱봉에 올라 찍은 사진을 참고로 올립니다.
<지난5월 동교동님이 주걱봉에서 찍은 사진으로
가리봉 방향으로 촛대봉과 무명봉들이 연봉을 이루고 있습니다.>
<서북릉 방향으로 귀때기청봉과 대청봉이 보입니다.>
<안산입니다.>
거대한 주걱봉 앞에서 위를 바라보고 올라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산행기를 검색해보면 이곳을 올라가 주걱봉 정상에서 사방을 조망하는 기쁨을 누리고 서릉안부로 내려서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극히 한정된 경우이고 산행실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주걱봉을 우회하여 남릉 안부로 오르고 있습니다.>
<남릉안부를 오르다 뒤를 본 풍경으로 촛대봉이 보입니다.>
주걱봉 동릉 안부에서 좌측 우회 길로 들어서 한동안 내려서다 길은 다시 오름을 계속하며 잡목과 넝쿨이 우거진 곳을 지나 남릉 안부에 도착한다.(주걱봉 동릉 안부에서 남릉 안부까지 약10분소요, 정상에서 1.65km, 1시간10분, 표고1285m)
주걱봉 남릉 안부를 올라서며 남릉 넘어 하산 길은 어떻게 펼쳐질까? 궁금증 속에 남릉을 올라섰고 내려서는 길은 무척 험하고 힘들었다.
주걱봉 바윗덩어리 사면으로 난 협곡으로 다래넝쿨이 얼기설기 엉켜있고 등로는 고르지 못하고 너덜길에 떨어진 낙엽이 덮어 때로는 낙엽속에 빠지고, 몸은 항상 중심을 잡느라 뛰뚱거리며 내려서기를 반복하며 어렵게 20여분을 내려서 주걱봉 서릉안부에 도착한다.
<주걱봉 남릉안부에서 서릉안부로 내려서는 길입니다.>
<남릉안부에서 10분 정도 내려선 지점에서 보는 삼형제봉 일대의 풍경입니다.>
누군가의 산행기에는 이곳 서릉 안부에서 골짜기로 내려서 느아우골로 하산해야한다고 기록하고 있고 산행기를 참고한 udt1294님은 사진까지 찍어 설명하며 이곳에서 삼형제봉으로 20분을 더 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곳에서 조금은 거칠어도 능선을 넘어 느아우골로 내려서야 한다.
그러나 하산할 방향에는 아무런 표지기로 없고 능선을 따라 삼형제 방향으로 인천 모산악회의 표지기가 달렸다.
< udt1294님의 주걱봉 서릉안부 사진입니다.
udt1294님이 지시하는 곳에서 길 흔적을 찾을 수 없었으므로
이곳에서 '하산로 아님'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서는 편이 좋습니다.>
표지기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1110봉에 올랐다.
▶한계령에서 주걱봉 서릉 1110봉까지 산행거리9.23km, 소요시간 6시간, 해발1110m, 현재15시이다.
◎주걱봉 서릉 1110봉에서 옥녀2교 구간
1110봉은 주걱봉 서릉 안부에서 3~4분여 거리이며 이때 까지만 해도 마음의 여유도 많았다.
1110봉에 올라 주걱봉을 보면 주걱봉의 양면을 볼 수 있는데 가리봉 방향에서 보면 둥그런 모습이 마치 문어머리 같다고 비유를 했는데 1110봉에서 보면 송곳같이 뾰족하게 솟아올랐고 하나의 봉우리가 아닌 2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날카롭다는 이미지가 풍기는 봉우리이다.
<주걱봉 서릉안부를 조금 지난1110봉에서 본 주걱봉으로 가리봉에서 볼 때와 다른 모습입니다.>
<주걱봉 북릉에 솟은 암봉입니다.>
1110봉 남측으로는 뚜렷한 등로가 있고 표지기도 붙어 있는데 이곳으로는 가리산리로 내려서는 길로 1시간여를 내려서면 특공연대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나중에 버스시간을 체크해보니 현리에서 인제로 왕복하는 버스가 1일3회 지나는데 오후에는 13시30분과 16시30분 현리를 출발하므로 산 아래 특공연대는 30~40분 후면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나 자세한 도착 시간은 버스회사로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옥녀2교로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으므로 느아우골로 하산해야 하므로 1110봉을 내려서 삼형제봉 방향으로 능선으로 이동한다.
1110봉에서 내려서 주변을 유심히 보면서 능선을 지나도 하산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고 계속 오르며 가다보니 삼형제봉 방향으로 무명봉에 올라섰고 우측 능선으로 하산 길이 있나 보아도 흔적이 없어 알바라고 생각하고 다시 지났던 길을 되돌아 내려서다가 udt1294님의 산행기를 읽어 보니 1110봉을 내려서 우측으로 죽은 나무가 쓰러져 있는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길은 없었다.
< udt1294님이 찍은 느아우골 하산로 들머리입니다.
필자는 이곳을 주의 깊게 살폈지만 길을 찾을 수 없어 사면을 타고 계곡으로 내려섰습니다.>
스마트폰에 사진이 들어있는데 사진볼 생각은 못 하고 산행기를 거듭 읽다가 잡목이 뒹구는 곳 (나중에 확인하니 udt1294님이 말하는 하산로 입구였다.)으로 들어서 길 흔적을 찾느라 이리저리 헤매보지만 흔적은 없다.
갑자기 다급함을 느끼고 사면을 질러 계곡으로 향했다.
가던 길에 죽은 자작나무에 양손바닥을 합친 것 만한 상황버섯이 2개가 달려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2m정도 되는 곳이어서 스틱으로 따 보려해도 딸 수가 없어 그냥 포기하고 내려섰는데 지금 생각하면 사진이라도 찍어 인증을 받을 걸 그랬다.
정신없이 잡목과 넝쿨을 지나고 가시나무 숲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섰다.
사람이 지난 흔적은 자세히 보면 나타나는데 언뜻 보면 없는 듯 했는데 조금 더 내려서니 흔적이 뚜렷했으며 걱정했던 시름을 덜 수 있었다.
쓰러진 잡목을 넘고 헤쳐 가며 내려서 합수곡에 도착했는데 1110봉을 떠나 헤매며 이곳까지 30분이 걸렸다.
합수곡에서 옥녀2교까지는 계속 계곡의 무지막지한 바위를 넘고 뛰고 물을 건너며 내려서야 했고 느아우골로 들어서며 위성이 스마트폰을 잡지 못해 위치확인이 안 된다고 스마트폰에 문자가 계속 뜬다.
<계곡으로 20여분을 내려서 첫번째 합수곡입니다.>
<계곡 자체가 등로입니다.>
<합수곡에서 20분을 내려서 옥녀폭포를 만납니다.>
합수곡을 지나 계곡을 따라 내려서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아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으며 20분을 내려서면 우측 사이계곡과 또 한 차례 합수를 이루며 우측에 폭포를 만드는데 바로 옥녀폭포다.
옥녀폭포는 직폭이 아니고 사이 계곡에서 합수를 하며 만든 폭포로 폭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애매한 폭포였다.
옥녀폭포를 지나 길은 점점 험해지고 계곡을 가로질러 수백년이나 된 것 같은 긴 나무가 어느 해 수해에 떠내려 왔는지 계곡을 가로지르기를 여러 차례 험한 계곡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느아우골에서 보는 풍경입니다.>
낙폭이 낮은 무명폭포를 2곳을 지나고 때로는 내려서기 곤란한 지점을 3차례 지나는데 겨울철 얼음이 있을 때는 아주 조심해야 할 곳이며 눈이 내린 겨울철이나 물이 많은 여름철에는 안전상 느아우골 계곡을 지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지루한 계곡길이 언제나 끝이 보이나 2시간을 가깝게 내려서 멀리 붉은 바위가 보이기 시작했고 붉은색 바위 아래 무명폭포를 지나며 그리고 그리던 옥녀2교가 지척이다.
<옥녀2교가 보이니 이제 다 내려왔습니다.>
<옥녀2교를 지척에 두고 세번째 무명폭포를 만납니다.>
<옥녀2교 날머리입니다.>
이제까지 잊고 있었던 비탐지역이 생각났고 행여라도 공단직원이 지키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고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며 포장도로 위로 올라서며 어려웠던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한계령에서 옥녀2교까지 산행거리12.86km, 소요시간 8시간10분, 해발406m, 현재17시10분이다.
◎산행 이후
옥녀2교의 위치는 예전에 옥녀탕이 있던 곳으로 옥녀탕 계곡 맞은 편이 느아우골이다.
그런데 옥녀탕이 확 변했다.
수해방지를 위해 천변 공사를 하며 한계천을 확장하며 옥녀탕 주변의 명경이 평범한 개천과 같이 변했다.
아쉬움 속에 느아우골과 옥녀탕골을 사진에 담는다.
<옥녀2교에서 보는 옥녀탕 주변입니다.
한계천 공사로 옛 근사했던 정취가 사라졌으며 옴팍한 옥녀탕은 존재하는지도 궁금합니다.>
하산을 하며 느아우골을 벗어나면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느아우골을 벗어나니 귀경이 걱정되고 야간 근무도 걱정이 된다.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 반일연가를 신청하여 출근을 22시까지 연장 시키고 귀경을 생각한다.
아침에 버스기사에게 장수대에서 승차할 수 있는지 물었을 때 할 수도 있다고 했으므로 확실하지는 않지만 동서울 행 버스를 타기 위해 장수대로 이동한다.
옥녀2교에서 장수대까지는 정확히 2km이다.
<장수대에서 동서울행 버스를 타려고 옥녀2교에서 장수대로 향합니다.>
<장수대로 이동하는 도중 차를 타고 지나며 보던 하늘벽을 담았습니다.>
은근하게 계속 오름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정신없이 걷는다.
예전에는 히치하이킹을 제법 잘 했는데 이렇게 포장된 도로여건에 내리막으로 속력을 내는 곳에서는 히치를 해도 차가 서지 않는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으므로 히치를 하지 않고 걷기로 했고 장수대에서 17시50분 경 버스가 지나므로 이 버스를 타지 못할 경우 본격적인 히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수대까지 걸었다.
▶한계령에서 장수대까지 산행거리14.85km, 소요시간 8시간40분, 현재17시43분이다.
장수대 분소를 100여m 앞두고 경찰차가 형광등을 번쩍이며 내려서니 순간적으로 손을 들어 차를 세우니 10여m 지나 차가 섰고 사정을 이야기 하고 원통까지 합승하기에 이른다.
이 경찰은 인제 교통소속으로 양양에서 버스 사고가 있어 지원나갔다가 복귀하는 중이라고 했는데 이름도 알려주지 않았다.
이 글을 볼 수는 없겠지만 만약 볼 수 있다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고자 한다.
장수대에서 17시43분경에 경찰차를 타고 원통에 도착한 시간은 17시55분 동서울 매표를 하니 6시에 출발이다.
서울을 향해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가리봉과 주걱봉을 그리며 깊은 꿈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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