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골 대체산행지로 오른 대청봉
산행일 : 2018년07월04일
누구와 : 나 홀로
산행시간 : 09:08~16:18(7시간10분)
산행거리 : 약10km
주요산행처:국립공원오색분소(09:08)-설악폭포(10:50)-대청봉(12:49,1708m,1시간머뭄)-대청봉출발(13:48)-설악폭포(15:07)-국립공원오색분소(16:18~30)-오색시외버스승강장(16:46)-동서울행버스승차(18:50)-동서울터미널(20:30)
◎대중교통 이용방법
갈 때(동서울터미널->오색등산로입구)-06:30, 07:30, 07:45
올 때(오색시외버스승강장->동서울터미널)-16:35 ,16:50, 18:15, 19:15
◎산행 전 이야기
‘비의 신‘이라는 이름을 가진 태풍 쁘라삐룬이 우리나라를 빗겨 지나갔습니다.
제주도로 접근하며 태풍의 영향권에 든 우리나라는 전지역 비가 흠뻑 내려 해갈은 물론 비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연일 매스컴을 통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럴 때 그리운 산이 있습니다.
매머드급의 폭포가 있는 계곡은 제철을 만나 쉴 사이없이 거대한 물기둥을 세우고 우레와 같은 소리로 계곡을 진동시킬 것입니다.
철쭉꽃이 필 때 서북릉을 거쳐 12선녀탕으로 내려서려 했던 산행을 사정상 이루지 못했으므로 또 다른 계획이었던 독주골~직백운~제단골 산행이 머리를 지배합니다.
최근 태풍 쁘라삐룬이 우리나라를 지나며 제법 비를 뿌렸으므로 독주골에 물이 많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생각이 이쯤 되자 독주폭포가 어른거려 독주골~직백운~제단골 산행을 나서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같이 이번 산행도 그러했습니다.
태풍 쁘라삐룬은 설악에 생각보다 많은 비를 뿌려 설악은 계곡마다 물이 어마어마했는데 독주골 입구 넓은 계곡은 거칠고 성난 계곡물이 넘실거려 감히 범접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오색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수는 없는 노릇이고, 대처 산행지로 대청봉~서북릉, 다른 곳은 대승폭포와 소승폭포가 떠오릅니다.
대청봉은 대청봉에서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서북릉을 지나며 운이 좋으면 구곡담계곡이나 수렴동계곡에서 운해가 피어오르는 풍경이나,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의 첨봉들이 구름과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고, 대승폭포는 우리나라의 3대폭포로 알려져 있지만 늘 물이 적에 웅장하고 장엄한 풍경을 보지 못했으며 소승폭포는 이직 미답이지만 사전공부를 하여 찾아가는데는 문제가 없어서였는데 88m의 대승폭포와 80여m의 소승폭포에서 떨어지는 장엄한 풍경이 그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소승폭포골~상투바위골 산행도 계획하고 있으므로 오늘은 대청을 오르기로 결정합니다.
◎비 오는 날의 오색~대청봉의 스케치
오늘 06시30분 버스를 타고 설악산을 찾은 사람은 4명이 전부였습니다.
그 중 한 명은 한계령에서 내리고 60대 중반의 부부와 필자는 오색에서 내렸습니다.
60대 중반의 부부는 대청을 오르며 함께한 시간도 있었는데 부인되는 분이 설악의 운무를 보기위해 남편을 설득해 설악을 찾았다고 하는데 희운각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내일은 공룡능선을 타기로 했다고 하는데 그런대로 산행을 잘 하는 편이었습니다.
오색에서 하차하자 비는 거세게 내렸고 비옷을 입고 산행채비를 하자 국공직원이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 괜찮겠냐고 몇 번을 물었으며 60대 중반의 부부의 남자분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여실한데 여자분이 적극적이었습니다.
<독주골입니다.
물이 많아 도저히 오를 수 없었습니다.
이 계곡을 따라 1시간을 오르며 백장폭포, 천장폭포, 만장폭포를 볼 수 있습니다.>
비가 거세게 쏟아지자 머뭇거리는 사이 혼자서 계수대를 지나 산행을 시작하는데 국공직원이 조심하라고 재차 이야기하는데 비가 너무 오니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계수대를 지나 200m정도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위에 섰는데 독주골은 계곡물이 어마어마했는데 독주폭포로 가는 등산로는 대부분 계곡으로 올라야 하는데 길이 없어진 상태로 억지로 계곡으로 오른다면 죽음을 자초하는 행위였으니 한동안 다리위에 서서 노도와 같은 계곡물을 보며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음을 아쉬워합니다.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소승폭포로 갈까? 대청봉으로 오를까? 생각하다가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운해와 설악의 첨봉에 구름이 걸린 설악의 풍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대청봉으로 결정하고 다리를 건너 능선으로 접어듭니다.
<낙엽만 쌓여있던 골짜기에는 실폭포가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사람은 산장에서 자고 비를 맞으며 하산하던 14명의 일원입니다.>
능선 양옆으로 작은 계곡은 100여m 이상 실폭포가 생겨 골을 타고 흐르며 보기 드문 풍경을 자아내니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 실폭포를 감상합니다.
잠시 후 10여분 늦게 출발한 60대 중반의 부부가 올라왔고 실폭포 이야기를 하며 능선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가파른 깔딱고개가 이어지기 시작했으며 30여분 올라 오색 제1쉼터에 도착하긴 했는데 심장에 무리가 갔는지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어 오색 제1쉼터에서 10여분 안정을 취하니 진정되는 듯했고 이어서 60대 중반의 부부가 올라섭니다.
<오색1쉼터에서 10여분 휴식을 취하며 안정을 되찾습니다.>
추적거리를 비를 맞으며 함께 산행을 하게 되었는데 상봉동서 왔다고 이분들은 10여년 이상 산을 다녔는데 대청봉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며 부인이 졸라 대청봉~공룡능선 산행을 나서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색 제1쉼터에서 20분을 지나 이정표(오색1.7km↔대청봉3.3km)가 있는 데크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가지고 온 캔맥주를 나누어 마시고 다시 등로를 이어갑니다.
<데크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등로를 이어갑니다.>
<앞서가는 상봉동부부팀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다리 아래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실폭포가 생겼습니다. 다리 위 실폭포의 풍경을 어떨까?>
<이러합니다.>
빗줄기는 잦아들었는데 비는 금방 그칠 기미가 없어 보였고, 예전에는 평범했던 등로와 그냥 지나쳤던 골이 거대한 폭포가 생겼고 작은골은 실폭포가 생겨 볼거리가 제법 많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잠시 후 오색과 대청봉 중간지점인 설악폭포에 도착했고 상봉동 부부팀은 설악폭포는 염두에 두지 않고 올랐고 필자는 조심스럽게 폭포로 내려서지만 가깝게 접근하기에는 위험이 수반되므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거대한 설악폭포를 감상합니다.
오래전 무박으로 대청봉을 오르던 때, 캄캄한 밤 가까운 주변에서 거센 물소리가 들리지만 폭포를 확인할 수 없었는데 작년 정초 설악폭포의 실체를 확인하였는데 설악폭포는 직폭이 아닌 와폭으로 눈으로 확인이 가능한 건 2단폭포였습니다.
<먼 발치에서 본 설악폭포로 위 사진은 상단부이고 아래 사진은 하단부입니다.>
<설악폭포를 지나 우측계곡의 풍경입니다.>
<사진으로 당시 현장 상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데 실제는 대단했습니다.>
설악폭포는 늘 수량이 적은 편으로 위용은 대단치 않았는데 오늘만큼은 수량도 풍부했고 물줄기도 거대하고 비스듬한 폭포를 빗겨 떨어지는 물소리도 계곡을 진동시킵니다.
대충 폭포구경을 하고 등로로 복귀한 우측으로 계곡은 계곡이라기보다 폭포로 계속 이어졌으며 수량도 대단히 많아 장관이었습니다.잠시 후 설악폭포 위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 위에서 보는 계곡의 풍경은 모든 잡념을 씻어내는 세심폭이었습니다.
<설악폭포를 지나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에서 풍경을 봅니다.>
<철다리에서 위 사진은 아래쪽 계곡, 아래사진은 위 계곡을 본 풍경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다시 깔딱고개가 시작되고 10분이 지나 능선으로 올라섭니다.
힘써 능선 위에 해발1110m를 알리는 이정표(대청봉2km↔오색3km)가 있는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상봉동부부팀을 기다려 함께 오릅니다.
그러나 능선을 올라섰어도 깔딱이 계속 이어지자 상봉동 부부팀은 점점 뒤로 쳐지니 혼자 올라야 했으며 결국 대청봉 위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상봉동 부부를 뒤에 두고 먼저 올라서기를 10여분, 위에서 부부팀이 오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들은 승용차를 타고 4시경 오색에 도착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내려 8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여자분이 힘이든지 쉬는 시간이 잦아지니 다시 혼자 오릅니다.
<등로의 풍경입니다.>
고도를 점점 높이며 주변으로 고사목이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비는 어느 때 부터인지 그쳤으며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빗방울을 대신합니다.
간간이 나뭇가지 사이로 아래 지역을 살피지만 안개인지 구름인지 사방을 덮어 보이는 것은 전무하고 방향도 어림잡기 힘듭니다.
작년 1월 백색의 궁전이었던 주변을 살피며 지난 기억을 꺼내 현실과 비교를 하며 오릅니다. 대청이 점점 가까워지고 등로 주변으로 박새가 꽃을 피웠으며 주변의 숲은 점점 작은 나무로 바뀌고 이따금 고사목이 나타나고, 이름 모를 야생화가 비를 맞고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 겨울사진과 비교해 봅니다.>
<정상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1월 윗 사진과 동일한 장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드디어 뿌연 하늘이 눈앞에 펼쳐지고 제일 높은 곳에 홀로 있는 설악산 정상표지석인 대청봉 입석과 마주합니다.
설악산 대청봉!
설악산에는 청봉이 여럿이 있습니다.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 서북릉 초입에 끝청봉, 그리고 대청봉과 겨루다 귀때기를 얻어맞았다는 귀때기청봉이 서북릉 중간에 있습니다.
대청봉을 처음 만난 건 1992년 4월초파일이었습니다.
산행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동네산악회에서 백담계곡~수렴동계곡~구곡담계곡~봉정암~소청과 중청을 지나 대청봉에 올라 큰 기쁨을 누렸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주변을 서성이며 당시 내려다보았던 속초시내와 공룡능선을 보아도 마음으로 볼 뿐 구름이 덮은 공허한 하늘만 보일뿐입니다.
혼자서 20여분을 보내니 상봉동 부부팀이 올라섭니다.
사진을 찍어주며 5분여가 지나자 새벽에 오색에 왔다는 부부팀이 올라섭니다.
그리고 5분이 지나 두 아들과 함께 오른 3부자팀이 올라왔는데 3부자팀은 오색에서 보았는데 비가 많이 온다며 산행을 망설였는데 나중에 오른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대청봉에 제법 많은 8명이 모였습니다.
정상표지석 주변 바람이 채이지 않는 곳을 잡아 준비한 점심을 해결했는데 새벽부부팀은 도시락이고 나머지는 김밥입니다.
<설악산 정상, 정상에서의 인증입니다.>
<위 사진에 판쵸의를 뒤집어 쓴채 식사를 하는 사람이 부부팀이고, 중간은 3부자팀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3부자팀이 오자마자 희운각으로 서둘러 내려설 채비를 하고, 주변에 다람쥐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기를 청하니 사과를 잘라 나누어 줍니다.
식사를 마치고 상봉팀과 3부자팀은 중청방향으로 내려서고, 부부팀은 서북릉으로 가보아도 보이는 것도 없으니 다시 오색을 내려가자고 청하니 틀린 얘기가 아닌 것 같아 함께 오색으로 내려서기로 합니다.
새벽부부팀이 짐을 챙기는 시간이 길어지자 천천히 내려섭니다.
<설악 겨울과 여름................>
천천히 내려가면 뒤따라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결국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주변은 대청봉을 오를 때와 바뀐 것이 없으니 달리 구경할 게 없습니다.
설악폭포에 도착해 시간도 널널해 조심스럽게 내려섭니다.
굉음을 지르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설악폭포에 도취되어 한동안 머물며 시간을 보냅니다.
<설악폭포!>
그래도 새벽부부팀은 내려서지 않아 혼자 내려섭니다.
오색1쉼터를 지나 지루한 깔딱고개 내림을 시작합니다.
무릎이 아파옵니다.
그렇게 깔딱고개를 내려서 독주골을 건너는 다리위에서서 한동안 독주폭포를 생각해보고 다음을 기약했는데 독주골에 대한 가고픔과 독주폭포에 대한 보고픔이 극치를 이룰 때 가고, 보아야하는데 너무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올라갔던 길을 역으로 내려섭니다.
심장의 안정을 찾기위해 10여분 쉬었던 오색제1쉼터,
지루하게 내려서는 길 깔딱고개의 내리막, 깔딱고개를 내려서
실폭포가 흐르는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 철다리를 지나 오색지원센터로 내려섭니다.>
독주골에 대한 열정이 식지 말아야 하는데..........
다리를 건너며 배낭을 내려 놓고 주변을 살핍니다.
배낭에는 11m 로프가 2개가 있습니다.
11m로프 3개를 준비했는데 부피 때문에 2개밖에 가지고 오지 못했는데 2개의 로프 중 1개의 로프는 만장폭포 우측 사면에 걸려고 준비했고, 또 다른 하나는 서북릉 오르는 가파른 곳에 걸려고 준비했는데 결국 독주골을 오르지 못한 상태에서 2개의 로프를 대청봉까지 가지고 갔다가 다시 가지고 내려왔으니 주변 어딘가에 두었다가 다음에 만장폭포에 걸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를 때는 서북릉에 숨긴다고 생각했으므로 메고 올라갔는데 다시 오색으로 내려서게 되었으며 오색~대청봉 구간에는 로프를 걸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바위 아래 로프를 숨기고 오색 국공지원센터로 나오니 국공직원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옷이 젖에 오색 탈의실에서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시간을 보니 16시50분 버스시간이 20분 남았습니다.
동서울에서 올 때는 오색등산로에서 하차를 할 수 있지만 동서울로 갈 때는 이곳에서 승차를 할 수 없고 약1km 떨어진 오색시외버스 승강장으로 이동해야합니다.
<오색 온천지구를 지나며 보는 치마폭포의 풍경입니다.>
오색 온천지구를 따라 내려서며 치마폭포도 보며 내려섭니다.
맨 마지막 승차장에 도착하니 16시46분으로 승차권을 구입하고 잠시 가다려 동서울 행 버스에 몸을 싣고 억지로 잠을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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