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재이야기

종묘, 전사청 일원

범솥말 2023. 7. 30. 15:09

전사청

우리의 문화재/종묘와 사직

2011-04-09 12: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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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청이란?

제례에 쓰일 음식을 준비하던 곳으로 정전 동문 입구에 있습니다.

전사청 마당에는 제사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던 돌절구가 4개가 남아있고 제례에 쓰일 음식을 검사하는 찬막단과 천막단 아래 낮은 단은 성생위라하여 제물로 쓰이는 소, 돼지, 양등을 검사하는 곳이며 성생의식을 거쳐 도살하던 재생방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고 제례에 쓰이는 물을 조달하는 제정은 지금 원형 그대로 남아 있으나 샘이 말라 물이 없으며 전사청에는 제사를 관리하는 하급관리나 노비들이 지내는 수복방 등이 있습니다.

 

동문앞 큰 대는 찬막단이고 작은 대는 성생위입니다.

찬막단은 제례음식을 준비한 뒤 이곳에 음식을 올려놓고 막을 쳐서 보관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찬막단 위 검은 전돌이 있는곳에 제례음식을 올려놓고 상태를 점검하였습니다.

성생대(성생위)는 희생대라고 불리는 이곳은 제례에서 희생에 쓰일 소나 돼지, 양 등의 동물들을 살필 때 헌관이 이곳에 올라가 동물이 병이 들었는지 건강상태는 좋은지, 말랐는지 살이 쪘는지를 확인하는곳입니다.

임금은 제향 하루전 종묘에 도착하여 망묘례, 봉심을 한뒤 재궁으로 돌아와 미시에 성생대에 나가 희생의 상태를 살피는 의식을 하는데 왕들은 형식적으로 의식을 치렀는지 영조 임금 때 마른소를 살찐소라고 헌관이 소리치자 영조임금은 분노하여 마른소를 어찌 살찐소라고 속였느냐"고 화를 내고 관련자를 처벌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중요한 한가지로 희생에 쓰이는 소는 한우인 황소가 아니고 토종 검은 소였다고 하는데 희생 소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올려봅니다.

종묘제향에 올리는 희생은 건강한 최고급황소를 바치는데 이 희생 소에는 기준이 되는 조건과 희생소로 선택된 소에 대한 관리 등이 있습니다.

희생소를 선택하고 관리하는 기관인 전생서에서 희생 소를 선택하면 이 소를 자연 상태에서 90일 동안 기른 뒤 병이 있는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간택을 하는데 이 90일 동안은 매질이나 학대를 하지 못하며 잘 보살펴 살을 오르게 해야 했습니다.

또한 희생 소는 일반 한우가 아니라 우리나라 토종인 검은 소로 주로 제주도에서 길렀는데 검은 소는 육질이 일반 한우나 칡소 보다 뛰어나 임금님에게 진상하거나 제향에 쓰였다고 합니다.

조선 초기에는 구하기 쉬운 황소를 썼으나 성종시대부터 검은 소를 썼음이 고분이나 문헌에 나오는데 검은 소는 체격이 작아 농사일에 적합지 않았으므로 기르는 사랑이 적어서 구하기가 매우 힘들었으므로 종묘 전생서에서는 희생에 알맞은 소를 일반소의 3배나 되는 값을 주고 사들였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종묘 제사에 비싼 값에 팔려고 돈푼이나 있던 사대부들이 소에 투자를 하는가 하면 전생서 책임자인 제조에게 뇌물을 주고 질이 떨어지는 자기 소를 파는 부정한 장면을 세조 때 성현이라는 사람이 지은 허당백집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희생에 쓸 소를 계약하는 날이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와 자기소를 3배정도의 값에 팔려고 몰려들었는데 종묘에서 희생에 쓸 검은 소는 한 마리뿐으로 경쟁이 치열했다.

용산에 사는 벼슬아치가 베20필을 주고 검은 소 한 마리를 샀는데 온 몸이 칠흑처럼 검고 몸집도 큰 소로 소를 잘 키우는 사람에게 부탁해 별도의 돈을 들여 한해 겨울을 키워 살이 통통하게 오르게 되어 희생 소로 충분했기에 소를 관원에게 보여주니 전생서 관원은 아주 좋은 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날 전생서 제조가 희생에 쓸 소를 고르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관원에게 와서 봉투를 건네며 귓속말로 속삭이더니 소 우리 안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난 후 희생소를 정하는데, 먼저 용산의 벼슬아치 소를 들어오게 한 후 이 소는 몸집이 좋고 살도 찌고 색깔도 좋은데 병이 들었으니 희생에 쓸 수가 없다고 제조에게 보고하자 제조는 고개를 끄덕이자 다음 술을 함께 마신 사람의 소를 들어오라고 하였는데 그 소는 삐쩍 마르고 작았는데 관원은비록 소의 몸집은 작지만 한 달 이상 잘 먹이면 희생으로 쓸 만합니다.”라고 평가하자 제조는 웃으며 그 소를 매입하기로 하자 용산의 벼슬아치가 항의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크게 낙담한 용산의 벼슬아치는 다른 사람에게 소를 팔려 했으나 병든 소라고 하여 사지 않자 결국은 반값도 못 받고 팔았다.

예로부터 군자와 소인이 송사를 벌이면 사리에 맞는 군자가 지고 사리에 맞지 않는 소인이 이긴다고 하였는데 이는 모두 뇌물의 탓으로 예나 지금이나 뇌물에는 모두 약함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전사청 입구

전사청

전사청의 절구

제정

신성한 우물이라 하여 신정이라고 하는 제정은 제사 때의 명수와 전사청에서 제수를 만들 때 이 제정의 물을 사용했습니다.

제정은 사방에 담장을 둘러치고 남쪽에 작은 일각문을 세워 관리를 하였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로 병자호란이나 임진왜란 때 제기를 이 우물 안에 던졌다가 피란에서 돌아와 다시 건지므로 보관상태는 물론 분실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용되던 제정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종로에 지하철 1호와 5호 공사를 하면서 수맥을 막아 안타깝게 메말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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