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100산산행기

인제, 방태산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범솥말 2025. 6. 14. 10:42

인제, 방태산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산행일시: 20110723

누구와: 월드컵산악회원과 함께

산행거리: 12

산행시간: 6시간15(11:50~18:05)

산행코스:방동리들머리(11:50)-능선위(13:00)-조경교(14:50)-갈터휴게소(18:05)

프롤로그............

강원도 기린면에 있는 방태산은 우리나라 산들 중 가장 원시적인 생태환경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숲과 계곡이 시대에 동떨어진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방태산을 찾고 있는데 어느 때 부터인지 계곡트레킹이 산님들 사이에 화제가 되며 계곡트레킹하면 아침가리골이 빠져서는 안 되는 아니 빠질 수 없는 필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침가리골에 대한 환상으로 젖어 있던 차 이번 월드컵산악회와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을 잡아 즐거운 시간,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었지만 아쉬움도 컸습니다.

그리고 그리던 아침가리로 나서는 마음이 마치 선을 보러 나가는 처녀의 가슴이 두근거림과 같이 흥분이 되어있는 상태였지만 집행부의 회장님과 산행대장님 그리고 임원을 보면 괜시리 미안함 감출 수 없었습니다.

여타의 산악회에서 버스 2~3대를 이끌고 갔다는 애기도 있다는데........

하긴 계속되는 장마로 산에 대한 애정이 식은 사라들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이유로 지난주에 산행공지를 하고 비가 올 것 같다는 생각에 취소를 하는 입장이고 보면 신뢰성도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장사속인 다른 산악회와 달리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에 대한 깊은 생각을 왜 이해는 못하는지....

어차피 이러한 여건속에 왔으니 아무 부담없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회장님과 대장님의 말씀에 감사를 드립니다.

암튼 우리를 실은 버스는 방동리 마을 앞에 정차를 하고 버스에서 내려 방동리에 첫발을 딛고 사방을 훑어보며 결사의 다짐과 우리 일행 모두가 아무 사고 없이 무사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3, 4가리가 있는 방태산 기슭

3둔이라는 말은 산속에 숨어 있는 평평한 둔덕이라는 뜻으로 삼둔 사가리는 강원 인제의 기린면과 홍천군 내면에 자리 잡고있는 방태산 기슭에 숨어있는 산마을을 일컫는 말이다. 3둔은 홍천군 내면의 내린천 주변으로 있는 살둔, 월둔, 달둔이며 가리라는 말은 한자의 갈경()의 의미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을 말하는데 4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아침가리, 적가리, 연가리, 명지가리라고 합니다.

지금의 방태산 기슭이 정감록에서 논하길 "난을 피해 편히 살 수 있는 곳"이라고 했으니 예나 지금이나 얼마나 오지인가 실감이 가며 6.25전쟁 때도 이곳은 군인들의 발길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 하니 그 심산유곡의 깊이를 가름할만하다 할 것입니다.

4가리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이 아침가리로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져버릴 만큼 첩첩산중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 합니다.

 

 

아침가리로 가는 길...........

방태산은 위에서 언급한 34가리외 자연림으로 이름 나 있지만 또 하나 이름 나 있는 것이 야생화이다.

여러 산님들이 이미 많은 야생화를 소개하기도 했으며 나 또한 야생화에 대한 사랑이 있어 야생화의 숨겨진 보고인 아침가리로 가는 길 주변의 아름다운 야생화에 카메라를 맞춘다.

<석잠풀>

<들머리 우측의 오미자 농원>

우측으로 오미자 재배지와 순박하게 핀 감자꽃이 우리를 맞는가하면 가는 길 좌측에는 낮이면 꽃잎을 접고 밤이면 활짝피어 외로운 달을 맞는 달맞이꽃이 한창이며 옆으로 석잠풀 뒤질세라 꽃을 피우고 박주가리가 꽃봉우리를 세우고 있으니 며칠 뒤면 꽃잎을 열고 바깥세상을 볼듯하다.

야생화를 찍는 사이 일행들은 저만치 가고 있는데 길가에 야생화는 계속 눈을 맞추고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하나들 카메라에 담으며 일행을 뒤따르자니 마음은 바쁜데 몸이 따르지 못한다.

<참좁쌀풀>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참좁쌀풀의 꽃향기가 사방으로 퍼지고 경기도 일원에서는 자취를 감추었을 기린초가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는가 하면 외래종으로 이제는 토종에 버금갈 만큼 알려진 붉은 토끼풀도 방태산자락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방동약수 입구>

방동약수 갈림길에서 방동약수로 들려서 갔으면 좋으련만 선답자가 있었다면 방동약수에서 다시 합류하는 길이 있으면서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아쉬움속에 우리 일행은 포장도로를 따라 고행의 길을 이어간다.

 

다시 생각해봐도 야생화 천국

어느 산이나 4계절마다 그 산의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방태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마다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으니 봄과 여름에는 푯대봉과 주억봉능선은 물론이고 아침가리골로 이어지는 길가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갖가지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수백년의 풍상을 이겨낸 활엽수가 만산홍엽을 이루는가 하면 겨울이면 백설이 온세상을 덮고 있을 때면 우리의 역사를 한몸에 지니고 있는 노송이 의연한 자세로 자리를 빛내고 있다.

동자꽃!!!

지나가며 공원이나 다른 사람들 정원에서 몇 번씩은 보아왔을 동자꽃, 화단에서 꽃을 피우는 원예종과 달리 우리땅에서 자생하며 스스로를 지켜온 야생동자꽃이 여기에 있다.

동자승의 슬픈전설을 가지고 있는 동자꽃이 여기에 있다.

동자꽃의 전설

강원도 어느 산골짜기 암자에는 스님과 어린 동자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린 동자는 스님이 마을에 갔을 때 부모를 잃고 헤매는 것을 불쌍히 여겨 데려온 소년이었습니다.

겨울 어느 날 스님은 겨울 준비를 하기 위해 어린 동자를 암자에 홀로 남겨두고 탁발을 위해 마을로 내려가야만 했습니다.

스님이 산을 내려온 뒤 산에는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해 저녁 무렵에 이르러서는 눈이 한길이나 쌓이고 말았습니다.

스님은 도저히 암자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고 오직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암자의 어린 동자는 너무나 어렸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려 스님이 못 온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추위와 배고픔을 참으며 암자 어귀에서 마을로 내려간 스님이 돌아오기를 기다릴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동자는 며칠을 스님이 내려간 언덕만을 바라보다 마침내 앉은 채로 얼어 죽고 말았습니다.

며칠이 지나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했을 무렵 스님은 서둘러 암자를 향 해 길을 떠났지만 암자에 도착한 스님을 맞이 한 것은 마당 끝에 우두커니 앉아서 죽은 동자의 시체뿐이었습니다.

너무나 큰 슬픔과 절망이 몰려왔으나 스님은 마음을 가다듬고 죽은 동자를 바로 그 자리에 곱게 묻어 주었습니다.

그 이듬해 여름이 되자 동자의 무덤가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자라났으며 한 여름이 되니 꼭 동자의 얼굴 같은 붉은 빛의 꽃들이 마을로 가는 길을 향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죽은 동자를 생각해 이 꽃을 동자꽃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합니다.

노란 마타리가 그리워 마타리에 놀러나온 나비와 대화를 나누며 떡취, 구릿대, 으아리가 마중을 나왔다.

뿌리에서 노루오줌 냄새가 난다해서 붙여준 이름을 지니고 있는 노루오줌과 꽃만봐서는 노루오줌과 비슷한 쉬땅나무도 꽃을 피우고 등골나물과 물레나물 그리고 향유까지 합세하여 천국을 이루고 있다.

<노루오줌>

산 능선을 가로 질러 오르는 길가에는 이따금 구름이 낮게 이동하며 산허리를 감싸고 길가를 꽉 메운 산님들의 숨소리가 거칠어지는 것을 보면 오를 만큼 올랐나보다.

모퉁이를 돌며 쑥쓰러워 하는 꿩의다리가 하얀 꽃을 머리에 이고 병조희나물과 이웃을 하고 접사로 꽃과 인사를 하는 사이 누군가가 다 왔다고 외치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포장길이 끝나는 곳으로 넓은 공간으로 보아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듯하다.

<포장도로를 따라 능선으로.....>

곡주한잔으로 피로를 달래며

공터에는 우리외 다른 산악회에서 온 팀들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더위에 여기까지 올라온 보상이라도 받는듯 곡주한잔을 기울이며 파안대소한다.

우리 일행도 뒤질세라 준비해온 곡주한잔으로 상대의 노고를 치하하며 휴식을 취해본다.

공터 한편에 세운 돌탑이 눈에 들어온다.

어린시절 성황당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있는 작은 소원을 빌며 하나 둘 던져 돌무더기가 만들어 졌으나 세월이 지난 지금은 소원을 비는 소박한 풍속을 떠나 일정한 곳의 상징으로 나타내기 위한 표석이나 이정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자니 어제 저녁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다는 회장님이 힘든 표정으로 합세를 하고 가야할 길이 먼 우리는 다시 비포장길을 따라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물봉선과 선학초의 합창

들꽃에 속는 까치수염과 꿀풀이 길가 나와 배웅을 하는 사이 계곡물소리가 귓전에 울리고 습한 기운이 서린 계곡 옆으로는 물봉선이 한 두 송이 피어나고 있다.

무더기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 물봉선은 아직은 시작이라 미미하나 얼마 있지 않아 계곡에 붉은 수를 놓을 것이다.

<빨강물봉선, 노란물봉선, 하얀물봉선>

물봉선은 3가지가 있는데 붉은 물봉선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랑 물봉선은 아주 드물고 흰 물봉선은 더욱 귀하여 정성스럽게 카메라에 담고 바쁜 걸음으로 일행을 쫒다보니 선학초가 이제 피어나기 시작을 한다.

선비의 의리를 담고 있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선학초를 담고 내려서다 보니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이곳은 작년 홍수 때 계곡물에 의해 다리가 끊겼던 곳으로 계곡을 따라 오르면 구룡덕봉으로 이어지는 곳이다.

비록 계곡은 작지만 그런대로 쉬어갈 만한 곳이니 명당은 못되어도 점심 한 끼를 맛있게 먹고 갈만한 자리이므로 다 함께 자리를 펴고 식사를 한다.

<조경교로 가는 중>

<조경교에 도착하고.....>

<조경교에서 보는 계곡 풍경.....>

식사를 마치고 10분여를 갔을까? 앞이 탁 트이며 계곡이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이곳이 아침가리골의 조경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침가리골에 들어서다

오지 중의 오지 아침가리골 에 들어섰다.

실제로 아침가리골 마을은 조경교에서 한동안을 더 올라가야 된다고 한다.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 방동초교 분교까지 생겼었지만 지금은 마을 사람들이 외지로 나가 몇가구 살지 않는다고 한다.

조경교를 건너 작은 가게가 눈에 띤다.

우리 일행 대부분이 정보가 없어 예비 운동화를 가지고 오지 않아 가게에 들려 신발을 파느냐 물어보니 몇 년을 장사했어도 신발 찾는 사람이 없다고 퉁명스럽게 말하는 것을 보면 장사 잘 하기는 틀린 것 같다.

아침가리골은 아침 잠깐 해가 든다고 듣던 것과는 달리 사방이 넓다.

그리 적어보이지 않는 밭에는 옥수수와 감자가 심겨져 있어 아마도 여름 아침가리를 찾는 산님들에 대한 특수를 노리는 것 같은 분위기다.

예비 신이 없어 걱정을 하며 우리 일행은 다리 아래 물가로 이동해 다른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트레킹 할 때의 주의사항을 어깨너머로 들으며 마음의 준비를 해본다.

 

계곡트레킹.............

아침가리골 계곡은 조경동마을 위부터 시작이 되며 조경동마을에서 진동리 갈터휴게소 까지는 도상3km에 불과하지만 계곡의 특성으로 인한 실제거리는 8km에 달한다하니 계곡의 깊이가 얼마니 깊은지 알만하다.

참 이상하기도 하다.

대부분 바지는 젖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으면서도 처음에는 무릎까지 걷어 올리며 적시지 않으려 애를 쓴다.

하지만 몇 구비 돌다보면 어느 샌가 바지는 이미 젖어있는 상황으로 변하고 개중에는 이판사판으로 물길로만 가는 사람들도 눈에 띤다.

산행대장님이 말하기를 아침가리골의 길은 있다 없기를 반복한다고, 길이 없을 때면 계곡을 건너면 길이 나온다고 하였는데 신기하게 맞아떨어진다.

때로는 허리춤까지 물이 차고 때로는 무릎까지 차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바위가 있고 바위에 물때가 끼어있어 미끄러워 위험한 순간도 있는가하면 때로는 모래가 깔려있는 잔잔한 물을 건널 때도 있다.

이러한 물을 건널 때는 더위도 없는 계곡에 물 밑으로 지천으로 널려있는 물고기떼의 이동을 보며 가노라면 수족관 속에서 트레킹을 하는 느낌이니 이러한 기쁨은 체험이 아니고야 어떻게 그 맛을 알 수 있겠는가???

한 굽이 돌때마다 우리 눈에 비치는 풍광과 수석전시관을 방불케 하는 비경이야 말로 아침가리골이 아니면 어디서 볼 수 있단 말인가?

설악산의 구곡담 계곡을 오르며 수없이 이어지던 폭포에 비하면 명성이 나있는 폭포가 없고 낙차가 낮은 것이 떨어지는 것이지 폭포의수나 물을 담고 있는 소의 숫자로 본다면 구곡담에 비해 손색이 없을 듯하다.

우리 팀이나 다른 팀 가릴 것 없이 계곡의 깊은 소에 몸을 담그고 수영과 다이빙으로 도심에서 생활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 번에 훌훌 털어버린다.

<갈터휴게소>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가에서 놀다보니 하산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고 하산을 재촉하는 대장님의 명령으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계류를 따라 물 건너고 바위 넘고 길이 없어지면 다시 계곡을 건너가고 수없이 반복하더니 갑자기 하늘이 환해진다는 느낌이 들면서 자동차의 굉음과 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리더니 갈터휴게소가 눈앞에 들어온다.

<아침가리 계곡의 끝 지점>

이제는 모든 계곡 트레킹이 끝나버린다.

높은 산, 깊은 골, 끝없이 이어지는 계류, 수정같이 맑은 물, 대자연과 함께하는 수족관 그리고 계곡사이로 보이던 푸르른 하늘, 사방 좌우로 어우러진 자연림...............

뒤돌아 본다.

그리고 눈을 지그시 감으며 되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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