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대봉에서 주억봉으로 능선 눈산행을 하다
산행일 : 2015년01월25일
누구와 : 대성산악회원 40여명과 함께
산행시간 : 10:00~18:00(8시간)
산행거리 :약16.5km
주요산행처:미산리(10:00)-한니동계곡합수곡(10:51)-깃대봉1km전지점(12:04)-깃대봉정상(16:45,1438m)-주억봉정상(16:00,1477m)-방태산휴양림제2주차장(17:28,611m)-방태산휴양림매표소(18:00)
◎3둔4가리를 품고 있는 방태산
방태산은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껴간 산이지만 능선의 장쾌함은 백두대간과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웅장하고 장엄하며 특히 깃대봉에서 주억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걸으며 주변과 산 아래 골골이 이어지는 계곡을 조망하는 맛은 과히 일품이라 하겠다.
<한니동 계곡을 힘차게 오르는 대원들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방태산 안내판에 의하면 「송하비결」,「격암유록」과 함께 조선중기의 3대 예언서로 꼽히는 「정감록(鄭鑑錄)」에 3둔4가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고하는데 ‘둔‘이란 펑퍼짐한 산기슭을 말하며 ’가리’란 사람이 농사를 지으며 살만한 계곡으로 표현하는데 가리의 어원은 소한마리가 하루에 갈 수 있는 단위의 耕(갈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난리를 피해 살만한 곳을 일컫는 말이란다.
3둔은 방태산 남쪽 홍천군 내면에 있는데 광원리를 중심으로 내린천을 따라 가다가 살둔이 있고 양양방면으로 가다가 오른쪽에는 달둔이 왼쪽으로는 월둔이 있다고 하는데 필자도 모두 미답지역이다.
4가리는 방태산 북동쪽 산등성이를 사이에 두고 나누어지는데 인제군 기린면에 아침가리, 연가리, 명지가리와 적가리를 이르는 말이란다.
<눈이 쌓인 능선을 힘겹게 진행하는 대원들을 담은 풍경입니다.>
정감록에는 3둔4가리를 삼재불입지처라 하여 수(水), 풍(風), 화(火)의 세가지 재난이 들지 않는 곳으로 정하였다고 하는데 이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명산100산에 속해 있으나 기회가 닿지 못해 깃대봉에서 주억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걷지 못했으며 몇 년 전인가 조경동 계곡의 빽팩스노클링을 하며 차가운 계곡물을 몸으로 느끼며 방태산을 경험한 적이 있었으며 주능선은 야생화가 많은 산으로 봄철에 산행시기를 맞추려 했으나 3년이 지나도록 봄철 인연이 닿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겨울철 길고 긴 능선을 종주하는 공지한 산악회가 있어 함께하기로 하고 버스에 올랐고 버스는 446번 지방도로를 가다가 미산리 개인약수 입구인 미산약수교에 버스가 정차를 한다.
<미산약수교에서 산행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대원들은 저마다 겨울산행에 대한 산행채비를 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는데 어찌나 빠른 동작으로 움직이던가 필자가 산행채비를 마쳤을 때는 후미에 4~5명만 남기고 모두 출발한 상태였다.
◎들머리에서 합수곡 구간
10시가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으로 접어드는 곳에 있는 산행안내도입니다.>
미산교를 출발해 포장도로를 따라 약800m오르면 길가 좌측에 방태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서 좌측 주택을 지나 계곡으로 접어 들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이며 직진으로 이어지는 포장도로는 개인약수로 가는 길이다.
계곡으로 접어들며 100m도 들어서지 않아 삼신제당을 만나게 되는데 안내문에 의하면
“예로부터 이곳 심마니들이 산삼 캐기를 기원하며 정성을 들이던 곳으로 산삼을 캐고 나면 산신에게 감사의 제를 올리던 곳이라는 것이다. 또한 마을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풍년을 기리는 제와 마을 주민의 건강과 편안을 위해 산신제례를 올리는 곳이라는 것이다.“
<심마니들이 정성들여 제를 올린다는 삼신당의 모습입니다.>
<이이의 전설을 품고 있는 약 478년된 밤나무입니다.>
산신제당을 막 지나면 또 다른 안내판이 길을 막고 있는데 율곡선생과 나도밤나무의 전설이야기로 이러하다.
옛날 율곡 이이의 부친이 이이와 함께 이곳을 지나다 주막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었는데 꿈에 노인이 나타나 “너의 아들 수명이 길지 못하다, 이 마을 뒷산에 밤나무 1.000그루를 심고 떠나면 액운을 피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호랑이로 변해 사라졌다. 이에 이이의 아버지는 몇 날을 머무르며 밤나무 1000그루를 심었다. 어느 날 꿈에 호랑이가 나타나 “밤나무를 세어보니 999그루인데 한 나무는 어디 있느냐?”라고 다그치자 옆에 있던 상수리나무가 “나도 밤나무다”라고 외쳐 화를 면했다는 전설로 이 밤나무가 율곡 이이선생이 심은 밤나무라고 한다.
율곡 이이는 1537년에 아버지 이원수와 어머니 신사임당 사이에 태어났으니 이이선생이 어린 시절이라 하면 대략 10살로 잡을 경우 478년전의 일로 이 밤나무 고목의 나이는 478살이 된다는 것이다.
전설의 밤나무를 지나면 곧 계류를 만나게 되는데 한니동 계곡에는 수량이 많아 평소 때는 등산화를 벋고 건너야 하겠지만 겨울철에는 계곡이 얼어 손쉽게 건널 수 있다.
계곡을 건너 깃대봉으로 가는 길은 수월한 편으로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진행을 하게 되는데 생각보다 눈이 많지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오른다.
얼마나 올랐을까 등산로 옆 말뚝 이정표를 만났는데 이정표에는 4km라고 표기되어 있었는데 깃대봉이 아직도 4km가 남았다는 뜻이며 말뚝 이정표에서 5분여를 올라 합수곡에 도착한다.
<합수곡으로 접어드는 대원의 모습입니다.>
<합수곡에서 우측으로 계곡을 건너 전나무 쉼터입니다.>
이제까지 함께하던 계곡이 2로 갈라지는데 좌측 계곡을 버리고 우측 계곡을 따라 들어서게 되는데 합수곡에는 깃대봉의 방향지시와 좌측계곡은 임산물 재배로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는 규제안내판이 세워져 있고 부근에는 큰 전나무가 있는데 이곳이 쉼터로 일행 몇몇 사람이 전나무 아래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미산약수교 들머리로부터 합수곡까지 휴대폰 GPS에 의한 산행거리3km, 산행소요시간54분, 현재시간10시55분이다.
◎합수곡에서 깃대봉 구간
한 시간 가까이 계곡을 따라 올랐으나 등산로가 완만하여 그리 힘든 줄 느끼지 못했으며 앞서간 선두를 따라갈 욕심에 합수곡 쉼터에서 쉬지 않고 산행을 계속 이어간다.
합수곡 쉼터를 지나서도 이전에 지나온 길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계곡을 끼고 완만한 등산로를 편히 40분정도를 오른다.
<산행이 지속되면서 눈이 점점 많이 쌓인 계곡을 대원들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후부터는 이전과 등산로 양상이 바뀌게 되는데 경사가 심해지며 눈도 많이 쌓여 산행속도도 늦어진다.
가던 걸음이 멈춰졌는데 앞서가는 대장이 이제까지 계속 러셀을 하며 올라왔는데 눈이 많아지며 길을 찾느라 산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계속 따라 올라왔으므로 선답자가 있었는지 없어서 선두가 러셀을 하며 오르는지 알지 못했다.
계곡의 흔적이 희미해지더니 가파른 능선을 올랐고 일행들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며 고도에 비례하여 힘도 들고 땀도 많이 나고 불어 닥치는 바람도 거칠어진다.
힘들게 오르던 대원들이 어느 지점에서 정체가 된다.
작은 말뚝 이정표가 1km를 표시하고 있는 지점이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가야할 길을 찾으며 올라가야하기 때문이다.
<깃대봉 1km전 지점에서 휴식을 취하는 대원들의 풍경입니다.>
<나무가지 사이로 배달은 산이 보입니다.>
우측으로는 정삼각형의 바위 암봉이 보였고 그 때만해도 그 봉우리가 주억봉으로 알았기 때문인데 이 시간 이후부터 닥칠 고생의 시간을 이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시 머물려 했던 지점에서 지체가 계속된다.
주변 표지기는 우측 사면으로 걸려있었는데 선두대장은 지도를 판독하며 깃대봉이 머리 위에 있다며 표지기를 무시하고 길도 없는 능선으로 직등을 하겠다며 선두대장이 길을 내며 오르기 시작한다.
선두대장을 따라 일열이 되어 직등을 시도하기 시작했는데 경사가 너무 심하고 눈도 너무 많아 무척이나 애를 먹는데 우리가 이정도이면 선두대장은 대원들이 뒤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심적인 부담까지 가중되어 힘들었을 것이다.
때로는 눈이 얼어 빠지지 않고 오르기도 하지만 때로는 눈이 얼지 않고 경사가 심해 2발자국 오르고 한발자국 미끄러지는가하면 스틱이 휘에 힘을 쓸 수가 없는 곳도 있다.
어려운 길을 개척하며 어렵사리 능선 위로 올랐는데 능선은 바람이 불어 눈을 모은 곳이 많아 허벅지에 닿는 곳이 속출하니 여러 명이 지나도 발자국은 하나이다.
<길을 잃고 직등으로 무명봉으로 올라 바위를 우회하는 모습입니다.>
능선에 올라서 능선을 타고 조금 오르니 바위가 있는 무명봉에 도착했다.
주목이 바위와 어우러진 무명봉을 우측으로 돌아서니 앞으로는 깃대봉이 보이고 깃대봉 우측으로 가야할 능선이 이어진다.
무명봉을 돌아 앞으로 나서니 무명봉 일대의 고사목이 분위기를 압도하고 선두대장은 힘들게 길을 만들며 지나갔는데 대원들은 선두대장의 노력에 부응하지 못하고 좋은 위치를 잡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괴성을 지르며 주변 경치에 동화되어 한동안 지리를 뜨지 못했는데 알바를 하면서 알바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무명봉은 태고적 부터 간직한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무명봉 위 가문비나무 고사목과 뒤로 깃대봉이 조화를 이루며 걸작을 만들었습니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길을 잘못 드는 것을 왜 알바라고 물었던 적이 있었는데 상대의 답이 아르바이트는 본업이 아닌 별도의 수입을 챙기는 것이므로 산행 알바를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오늘이야말로 알바를 하며 제대로 알바의 대개를 챙기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사진을 찍고 멀지 않은 깃대봉으로 이동을 시작하였고 잘 가던 선두대장이 길이 아니라며 직등을 하라고 하여 필자가 길을 내며 직등을 시도 했는데 선두대장이 그냥 따라오라며 길을 찾았다는 것이다.
<드디어 고대했던 깃대봉에 올라 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대원들의 모습입니다.>
그덕에 계속 무릎 위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혼자서 합류지점까지 가야했고 이어서 고대하던 깃대봉 정상에 올라선다.
▶미산교들머리로부터 깃대봉까지 휴대폰 GPS에 의한 산행거리 5.72km, 해발1438m(도면상1436m와 2m오차), 산행소요시간 2시간50분, 현재시간 12시50분이다.
◎깃대봉에 올라서고.....
깃대봉은 방태산의 제2봉이지만 한동안은 방태산의 최고봉이라는 명성으로 군림했다고 하는데 언젠가 깃대봉과 주억봉 사이 높이로 보아 주억봉이 더 높아 주봉의 자리를 주억봉에게 주어야 된다는 언론이 일자 정확히 측량을 하니 주억봉이 깃대봉보다 8m가 높아 주봉과 정상의 자리를 주억봉에게 돌려주었지만 봉우리의 위용으로 보면 깃대봉의 위용이 더 뛰어나다.
<주억봉과 뒤로 백두대간 능선을 배경으로 깃대봉에서 인증사진을 남겨 봅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지도에는 방태산의 위치를 깃대봉에 표기한 지도도 있다.
주억봉은 구룡덕봉에서 이어오다가 우뚝 솟은 봉우리로 이보다 약간 낮은 봉우리를 5개나 지나 한참 내려앉았다가 다시 솟구친 봉우리가 깃대봉으로 우뚝 솟음을 확연하게 느낄 수가 있다.
깃대봉 역시 누군가 찾아온 흔적이 없는 처녀의 산이다, 최소한 눈이 내린 후로는.....
깃대봉 정 중앙에는 삼각점이 있고 옆에 이정표가 있는데 한니동6km(2시간)↔주억봉3.5km(2시간30분)이 표기되어 있다.
<깃대봉에서 대원들이 인증사진을 남기는 풍경입니다.>
<깃대봉을 떠나며................>
<대원들이 떠난 텅 빈 깃대봉에는 발자국만 남았습니다.>
선두대장을 필두로 깃대봉에 올라 주변을 조망하며 기쁨을 만끽했는데 그만큼 깃대봉을 오르며 고생을 했다는 것이며 이정표의 표기보다 약1시간이 더 걸려 오른 것이다.
깃대봉에 약7분을 머무르며 사진을 찍고 1차 17명이 이동을 시작했다.
◎깃대봉에서 주억봉 구간
깃대봉에서 약10분 가까이 이동을 하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이 헬기장인 듯 했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가야할 방향과 좌측 산림욕장이 있는 적가리골이 그림처럼 보인다.
가야할 방향으로 한동안을 내려서야하며 인부에서 다시 오름을 시작하여 3개의 봉우리가 겹겹이 있고 다시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2개의 봉우리를 지나 맨 뒤로 주억봉이 보인다.
<깃대봉에서 가야할 능선과 대간능선을 담은 풍경입니다.>
<배달은석에서 좌측 방향으로 설악산을 담은 풍경입니다.>
눈도 많고 멀기도 하고 힘도 빠지니 전과 달리 자신이 없다, 하지만 팀을 이루어 산행을 하는 것이니 밤이 되고 늦어도 아무런 사고만 없다면 예정된 산행을 마칠 것이다.
개인산 능선과 주억봉 뒤로 보이는 능선을 기준으로 대간길을 예측해 본다.
날씨도 좋지 않아 먼 거리를 감지하기 힘든 것도 있고 주억봉이 가려서 약수산 가칠봉은 구분할 수가 없고 좌측으로는 설악산이 뚜렷하게 보였는데 당시만 해도 설악산을 구분하지 못했다.
배달은석을 오르며 북암령 점봉산, 대청봉, 귀떼기청봉을 가늠할 수 있었는데 날씨로 인해 맑은 모습은 볼 수사 없었으며 한참을 주위 산들을 조망하고 비탈진 내리막을 따라 헬기장을 내려선다.
선두로 내려선 대장이 13시가 넘었으므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부에서 점심을 하고 가라는 지시하자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눈을 쓸어내고 식사터를 잡았고 필자도 바위 뒤로 바람을 피해 자리를 잡고 20여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용늪 안부에서 식사를 마치고 산행을 재개하는 풍경을 담았습니다.>
계속 산행을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추위가 식사를 하면서 한 번에 몰려들고 산봉우리 사이 안부로 지나가는 바람이 거세게 불며 나뭇가지가 심하게 울고 계속 눈길을 걸어서 물기가 스며들었는지 발도 무척 시려 빨리 출발 했으면 했다.
산행채비를 하며 바람막이와 외투를 꺼내 입고 모자를 쓰고 완전무장을 한다.
선두대장의 구령에 맞춰 다수가 일어서 갈 채비를 한다.
이곳 V계곡 안부는 산행총대장의 말에 의하면 오래전에 운석이 떨어져 파인자국이라고 하는데 작년 봄에도 충청, 호남지방에 운석이 떨어져 온 국민들이 운석을 찾는다고 법석을 떤 적이 있었는데 이정도 산능선이 잘려나갈 정도의 운석이었다면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었을텐데 그 운석은 어디가면 찾을 수 있을까?...........
이곳 안부의 우측은 한니동 계곡으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용늪골이라고도 부르는데 운석이 떨어져 생겼다는 고원지대는 안내문에 의하면 수천평의 평원을 이루고 있는 용늪에는 곰취를 비롯한 각종 산나물과 약초 그리고 야생화의 보고라고 한다.
안부에서 배달은산을 오르는 길은 암릉이다.
<배달은석을 지나 배달은산으로 오르며 뒤로 본 풍경입니다.>
<배달은산을 올라 지나온 깃대봉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바위이름이나 산의 이름도 천차만별이지만 배달은석 또는 배달은산!
아주 어색하게 들리는 이름인데 나무로 만든 물위에 띄우는 배를 달아 맨 바위를 뜻하는 이름을 줄여서 배달은석 또는 배달은산이라 부른다.
이렇게 높은 지대에 바다표층에서나 발견되는 조개껍질도 발견되었다하고 언젠가 큰 홍수로 천지가 물바다가 되었을 때 이곳 정상부 바위에 배를 묶어 떠내려가지 못하게 했다는 한국판 노아의 방주의 전설을 가지고 있는 지명이기도 하다.
용늪안부에서 암릉을 따라 험한 길을 올라서면 여기저기 솟은 바위가 많았는데 어떠한 바위에 배를 매었었다는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전설이다.
함께 산행을 하는 대원들도 누구 한사람 이러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이러한 사실을 안다고 해도 분위기상 앞 뒤 사람이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며 산행을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배달은 산을 넘는 대원들의 모습입니다.>
<마치 용이 지나며 남긴 흔적같은
절경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사이로 계방산이 보입니다.>
<배달은산을 넘는 대원들의 모습입니다.>
암튼 용늪 안부에서 배달은산을 오르는 구간이 방태산에서 최고의 암릉 구간으로 갖가지 바위와 고사목,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능선과 용늪지대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행들은 이러한 곳을 지나면서도 제대로 주변 풍경을 만끽하지 못하고 가던 길은 수시로 멈추었는데 그때마다 선두대장은 길을 찾으며 러셀을 하느라 지체되었다.
앞에 가는 사람의 발자국만 따라서 가다보니 언제 1318봉을 지났는지도 모르게 걸었고 배달은석 봉은 지나 어느 때 부터인가 갑자기 어두워지며 하늘에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산행을 마칠 때까지 참아주었으면 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서인지 눈은 많이 내리지 않았고 오다 말다를 계속 반복한다.
그렇게 식사 후 40분을 걸어 도착한 곳이 1365봉을 우회하며 만난 안부로 이 안부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개인약수로 이어지는 길인데 이곳 역시 개인약수로 난 발자국은 없다.
이곳 안부 이정표에는 주억봉2.3km(1시간30분)↔깃대봉1.2km(1시간)과 ↑개인약수1.1km(1시간) 라고 표기하고 있다.
<깃대봉과 주억봉 중간 개인약수로 이어지는 안부 3거리입니다.>
<모든 대원들이 힘들게 지나는 모습입니다.>
<개인약수 3거리 안부를 지나 1385봉으로 오르는 모습입니다.>
3거리 안부를 지나 10여분을 올라가 잠시 가던 길이 멈춰 섰는데 앞에 가던 선두대장이 러셀로 힘이 빠져 다른 대장과 교대하기 위해 멈춘 상태였고 뒤를 돌아보니 깃대봉이 멀리보이고 앞에는 1365봉과 1413봉아 보인다.
힘이 들어도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도 없는 입장으로 아무 소리 못하고 줄을 잇고 갔지만 일부 대성산악회 멤버들은 힘들다며 대장을 원망하는 투로 불평을 털어놓는다.
필자도 한계에 접어들었는지 양쪽 고관절의 통증을 느끼면서 간절히 내 몸에게 더 이상 아프지 말았으면 바라고 바랐다.
1385봉을 넘어 내리막이 나오더니 암릉이 시작된다.
<암릉지대를 지나는 풍경으로
이때만 해도 날리던 눈발이 그쳐 그런대로 시계가 좋은 편이었습니다.>
<암릉지대를 무사히 지나 1405봉으로 향합니다.>
오늘 산행에서 암릉은 배달은산을 오를 때와 이곳 2군데였는데 배달은산의 암릉은 험하긴 해도 낙하의 위험은 없었지만 이곳 암릉길은 한 쪽 면이 2~3m되는 절벽지대로 다리가 풀리고 힘이 없는 상태여서 자칫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신경을 쓰며 지나야했다.
암릉지대를 지나 30여분을 더 가서 1405봉을 지났는데 눈은 점점 더 많이 쌓이고 대장들은 러셀로 힘이 빠지니 길은 더디고 정체는 계속 이어진다.
<1405봉 부근에서 다시 정체가 이어집니다,
러셀로 탈진한 대장이 휴식을 취하며 교대를 합니다.>
<눈앞에 주억봉이 다가 섰고 갑자기 눈보라가 치며 주억봉이 구름에 쌓입니다.>
대원중 젊은 친구가 자청해 러셀을 하며 길을 개척했는데 중간에서 쫓아가며 미안한 생각이 들었는데 5~10년 전에는 이런 상황이라면 자청해 앞서 러셀을 하며 대원들을 이끌고는 했는데 이제는 내 한 몸 따라가기가 벅차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바람이 불어대고 고관절의 통증을 느끼면서도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니 주억봉이 가까워지고 1405봉을 지나 1시간 가까이 걸려 드디어 우리대원들이 주억봉에 도착을 했다.
<주억봉 케언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대원들의 모습입니다.>
▶미산리들머리로부터 주억봉까지 휴대폰 GPS에 의한 산행거리9.54km,해발1447m(도면상1444와는3m오차), 산행소요6시간00분, 현재시간16시이다.
◎힘들게 방태산 정상인 주억봉에 서다
방태산의 주억봉
방태산의 주봉이며 깃대봉, 구룡덕봉,배달은산과 이름을 얻지 못한1000m이상의 무명봉을 거느리고 있는 방태산의 제왕으로 주억봉은 산의 형상이 주걱처럼 생긴 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먼저 내려선 대원들은 줄을 서서 차례로 기념촬영을 한다.
깃대봉에서 긴 능선을 눈 속을 헤매며 찾은 주억봉이라 더 감회가 새롭다.
<필자도 기쁜 맘으로 정상목에서 인증 샷을 날려봅니다.>
<방태산 정상 주억봉의 풍경입니다.>
차례를 기다려 필자도 기념촬영을 하였는데 오늘만큼은 인증사진을 찍는데 어려움이 없다, 혼자 산을 다닐 때 팀을 이룬 산악회와 만나면 줄지어 팀들이 계속 사진을 찍으므로 인증사진 한 장을 남기려 해도 한동안 기다리고 애를 먹어야 하는데 오늘은 중간 대장이 대원을 이끌며 사진 전담을 하고 있어 카메라가 없어도 포토존에 서기만 하면 얼마든지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좋다.
인증사진을 찍고 정상목에서 벗어나 주변 조망을 시도해보이지만 주변은 암흑의 세계이다.
간간이 눈발이 날리더니 가까운 개인산 능선도 구분할 수가 없을 정도인데 사전 예습에서는 구룡덕봉과 그 뒤로 갈전곡봉 약수산, 그리고 오대산 능선을 모두 조망할 수 있었고 북쪽 방향으로는 설악산이 가깝게 보였는데 지금은 오대산도 설악산도 점봉산도 모두 눈으로는 볼 수 없고 오직 마음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 설악산 조망>
< 구룡덕봉과 대간 능산의 조망 >
< 계방산과 오대반 방향의 조망 >
<기대했던 정상에서의 조망이 무산되어 다른 사람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휴양림입구에 집결 시간이 16시라고 공지를 했는데 주억봉 정상에서 16시가 되었으니 2시간 이상이 지체된 것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대원 중 누구도 낙오나 부상으로 호소하는 사람이 없으니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삼삼오오 모여 어려웠던 산행을 이야기하고 서로가 서로를 사진도 찍어주며 이야기 하는 사이 총대장이 내려왔는데 후미에 있던 젊은 4명이 완주에 자신이 없어한다고 깃대봉에서 하산시키고 후미를 이끌고 왔다는 것이니 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사히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주억봉으로 온 것이다.
이제 주억봉에서 휴양림입구까지는 러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늘만 해도 서울에서 한 팀이 방태산을 왔으니 당연히 길이 잘 나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억봉에서 제2주차장 구간
주억봉에서 주변을 둘러보며 서성이는 사이 일부는 휴식의 틈도 없이 비탈진 길을 따라 하산을 시도하니 연이어 내려선다.
필자도 일부 촬영하는 대원들을 뒤로하고 무리에 섞여 하산을 시도한다.
주억봉에서 조금을 내려서니 길가에 큰 주목이 있었는데 눈 속의 겨울 주목을 사진에 담아야 했는데 주목나무 아래서 차를 마시는 남녀가 있어 두 사람이 어떤 사이인지 알 수가 없어 카메라를 들이 댈 수가 없어 그대로 내려왔는데 주목을 찍지 못함이 두고두고 미련이 남는다.
주목나무에서 조금을 내려서면 이정표가 있는 1365봉 3거리로 이정표에는 구룡덕봉1.4km↔주억봉0.4km, ↘탐방로종점4.2km이다.
<1365봉 3거리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1365봉!
1년365일 주억봉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 만남의 장소로, 휴식공간을 제공해주기 위해 높이도 1365m로 신은 이 봉우리를 준비해 놓았나 보다.
선두대장은 이미 하산을 시도했고 중간대장이 인원을 파악하고 있는데 필자가 21번째란다.
1365봉 3거리에서 지당골이 시작되는 곳까지 하산 길은 경사가 무척이나 심했고 눈은 여러 사람들이 밟고 지났으므로 길이 뚜렷하게 났으며 경사가 심한 곳은 발스키를 타고 내려가 뚜렷한 자국이 나있다.
발스키를 타며 가기를 여러 번 털썩 주저앉아 엉덩이 썰매를 타며 내려오기도 했다.
<1365봉에서 지당골로 내려서는 하산길로 원시림이 산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들머리 초입이나 능선에 얼음이 아닌 눈으로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이제껏 왔는데 아이젠을 착용할까? 했는데 귀찮아서 그냥 내려오긴 했는데 무릎이 안 좋아 절절매면서 1365봉 3거리에서 경사지대 아래까지 약35분이 걸려 내려섰다.
지당골로 들어서면서부터 길은 아주 좋았고 대부분 대원들이 내려섰으므로 조용하였다.
20분을 내려서 주변은 낙엽송지대로 바뀌고 지당골 계곡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지났는데 계곡을 가로지를 때마다 뗏목다리가 놓였는데 다리 양쪽 끝에는 밧줄로 묶어 홍수에도 다리가 떠내려가지 않도록 고정 로프를 매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지당골로 들어서면 낙엽송 조림지역을 지납니다.>
<정겹게 보이는 통나무 뗏목다리를 6차례 지납니다.>
뗏목다리를 여러 차례 지나고 이정표를 만났는데 구룡덕봉으로 갈리는 3거리였는데 이후 조금 더 내려와서 한 차례 구룡덕봉 갈림 이정표를 만났는데 이제까지 내려온 계곡은 지당골이었고 이제부터 내려가는 계곡은 4가리 중 한 곳인 적가리골이다.
앞서 서술한 3둔4가리에서 나왔던 적가리골이 지금 서 있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갈림길에서 채 5분도 내려서지 않아 물소리가 들리더니 와폭을 만난다.
무두 얼어 붙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일주일 날씨가 무덥더니 계곡이 조금 녹았는지 수량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지만 와폭으로 떨어지는 물은 세차기만 했다.
<적가리골로 들어서 와폭을 만납니다.>
뒤에 대원들이 10여명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인증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보이고 와폭을 지났다.
와폭을 벗어나 이제 산행이 끝났나 했더니 제2주차장으로 앞으로도 2.5km를 더 가야 산행이 종료된다.
▶미산리들머리로부터 제2주차장까지 휴대폰 GPS에 의한 산행거리13.6km, 해발611m, 산행소요시간 7시간27분, 현재시간 17시28분이다.
◎제2주차장에서 휴양림매표소 구간
지루하다는 생각에 산악회에서 나누어 준 개념도를 꺼내 들었다.
아직도 매표소까지는 멀었는데 제2주차장으로 차량이 들어 올 수 있다면 길은 계속 넓고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급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제2주차장에서 10분을 내려서니 좌측으로 폭포가 보인다.
개념도를 확인하니 이폭로 2단폭포를 줄여서 부르는 가보다.
<방태산 적가리골의 드레이드 마크인 이단폭포인데 얼어붙어 위용을 실감할 수 없었습니다.>
<신록이 우거진 여름날 이단폭포의 풍경입니다.>
<필자의 친구로 프로작가인 최광회의 작품으로 필자의집 거실에 걸린 이단폭포의 모습입니다.>
늦긴 했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폭포 아래로 내려서 아래서 위쪽으로 배경을 잡아보지만 집에 걸려있는 사진의 배경을 잡을 수 없다, 필자의 집에는 프로 사진작가인 최광회 친구가 방태산 2단폭포의 가을 풍경을 찍은 사진을 대형표구로 만들어 선물해주어 거실에 두고 보고 있는데 계절도 겨울에다 주변이 어두워 사진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으며 친구와 같은 위치를 잡지 못했다.
2단 폭포를 내려서는 곳에 포토존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포토존이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2단폭포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또 다른 폭포가 있는데 저폭포인 것 같다.
폭포 앞에는 폭포에 대한 안내판을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방태산에는 안내판이 없다, 다른 사람의 글에는 이단 폭포 중 상단은 이폭포, 하단은 저폭포라고 설명하기도 하는데 안내문이 없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단폭포와 저폭포는 서로 다른 폭포라고 생각된다.
<방태산 휴양림 휴양관의 모습입니다.>
<마당바위와 저폭포입니다.>
여름철 같으면 시원한 물줄기를 내려 쏟으며 많은 사람들의 카메라 세례를 수없이 받았을 폭포가 모두 얼어붙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다시 휴양관 위로 올라서 매표소로 향한다.
휴양관 주차장 마당에서는 어린아이를 썰매에 태우고 끌어주는 부자간의 행복한 웃음이 어두워져 가는 적가리골을 메아리치고 뒤따라 왔어야 했을 일행들이 많은 시간을 지체하며 사진을 찍었음에도 오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도 필자가 마지막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두워 져가는 길을 달려본다.
<방태산 휴양림 야영장 일대의 모습입니다.>
<방태산 휴양림 매표소로 산행의 종착점입니다.>
멀리 네온사인 같은 불빛이 보였고 이내 앞에 도착하니 휴양림 매표소 차량 차단막의 불빛이다.
매표소를 지나 멀지 않은 곳에 우리팀 버스와 대원들이 김치찌개에 소주한잔을 곁들이며 피로를 풀고 있었으니 땀으로 젖어 추웠던 몸을 소주 한잔에 뜨거운 찌개로 풀어본다.
▶미산약수교들머리로부터 휴양림매표소 앞 날머리까지 휴대폰 GPS에 의한 산행거리16.5km, 산행소요시간 8시간, 현재시간18:00이다.
<방태산 산행지도>
'명산100산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산, 서대산 산행기 (0) | 2025.06.15 |
---|---|
인제, 방태산 아침가리계곡 트레킹 (1) | 2025.06.14 |
정선, 동강 백운산 산행기 (0) | 2025.06.14 |
춘천, 용화산 산행기 (2) (0) | 2025.06.14 |
춘천, 용화산 산행기 (1) (0) | 2025.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