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100산산행기

황매산 산행기

범솥말 2025. 4. 20. 11:56

감암산, 황매산 연계산행기

 

산행일시: 2009년 04월 26일

누구와: 대구참사랑회원, 조부근님, 성봉현님, 시인마뇽선배님

산행시간: 약6시간 (10:10~16:00)

주요산행처 및 시간 :대기마을(10:10)-매바위(10:40)-누룩덤(11:10)-828고지(12:08)-천황재(12:18)-지리산전망대(13:10)-팔각정(13:20)-황매산정상(14:00)-모산재(15:15)-순결바위(15:40)-영암사(16:00)

세상이 좋아지긴 무척이나 좋아졌다.

옛날 같으면 대구와 한양간은 보름은 걸려 갈수 있을 거리이건 만 요즘은 불과 2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서울역에서 동대구역을 오갈 수 있으니 말이다.

아침에 도착 할 당시의 서울역이나 동대구역이 가지는 의미와 저녁에 서울역이나 동대구역이 가지는

의미는 너무나 다르며 특히 저녁의 서울역이나 동대구역이 가지는 의미는 전에 느끼지 못했던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추억의 한 장을 내포한 것으로 먼 훗날 타임머신을 타고 오늘의 추억을 더듬는다면 어찌

이보다 즐거움이 더 있으리.

 

동대구역에서

동대구역은 30여년전 영천에서 군대생활을 할 당시 위수지역인 대구를 벗어나 서울로 외박을 뛸때 헌병의

눈을 피해가며 긴장을 늦추지 않던 곳이다.

지금 30여년이 흘러버린 동대구역은 오랜만에 우정산행을 하는 대구 참사랑의 회원들과 반가움을 주고 받는

 만남의 장으로 변했다.

동대구역 플랫홈을 나오면서부터 권재형님, 임상택님, 기경환님을 비롯해 버스에서 기다리던 많은 회원

여러분들의 환송에 몸둘바를 모르며 지난 서울 산행에 함께하지 못한 죄책이 나 자신을 자책하게 한다.

선보러 가는것도 아닌데 셀레이는 가슴을 억제할 수 없었다는 기경환 회장님의 고백은 나를 감동하게 한다.

반가움의 상봉을 뒤로하고 우리는 합천댐을 지나 감암산 들머리인 대기리에 도착하여 들뜬 분위기로

단체사진 한방을 시작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매바위를 거쳐 누룩덤에 오르며

회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큰환희를 느끼게 하고자 임상택대장님이 고심고심 끝에 심사숙고하여 정한

감암산이니 어련하겠으랴만 그래도 처음에는 의아심을 가지고 경사진 등로를 따라 고도를 높이니 모든

잡념은 사라지고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슬랩지역을 거쳐 매바위 전망대에 도착하여 사방을 둘러보니 금강이 따로 없다.

작은 금강산의 의미로 불리는 황병산의 소금강이나 정성 화암의 소금강 그리고 원주 간현의 소금산 등이 있으며 이들은 이곳 감암과 별반 차이를 두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전망대에서 30여분을 올라 거대한 바위에 도착하니 이 바위군이 유명한 누룩덤이란다.

산행을 시작할 때 위쪽에 높게솟은 바위가 인상적이라는 생각만 하고 올랐는데 그것이 바로 누룩덤이다.

누룩덤에서 사방을 조망하니 아까 매바위에서 볼때와 또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오고 산아래 대기저수지는

맑은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한층 마음을 가볍게 한다.

남서방향의 감암산 정상이 바로 눈앞에 있고 철쭉능선은 동서로 가로질러 멀리서 우리를 부른다. 조망을 끝내고 누룩덤을 내려서는 하강코스는 그리 길지 않은 로프구간이기는 하나 자주 산을 찾지 않은 여자들로서는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한사람씩 조심스레 내려서다 보니 시간이 제법흐르고 마지막 시인마뇽선배님도 무사히 내려섰다. 

작년 10월 화천의 용화산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하여 한동안 병상에 있다가 며칠 전 산행을 재개하신 선배님으로서는 이번 산행이 모험일 수 있으며 바위에 대한 공포증이 사라지지 않았을 것으로 마음속으로 걱정을 많이 했으나 기대 이상이시다.

감암산 정상부는 828m고지에서 좌측능선으로10여분을 가야 한다는데 선두를 따라가다 보니 그냥 지나쳐버렸다.

 하긴 알았다 해도 단체행동이고 시간상의 문제도 있고 가야할 황매산도 있어 포기했으리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천황재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한자리에 모여 각자 준비해온 점심을 차리니 산상의 만찬이다.

산중에서 이런 만찬이 얼마만인가?

독립군들의 산행식은 간단한 행동식이나 미니 식단인데 오늘은 예외다.

그러고 보면 매번 독립군만이 최선으로 알았는데 미인들과 동행하면 일석삼조의 최대수확을 올린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운다. 넓게 자리 잡은 우리들의 식단은 맛자랑 대회를 연상시킬 정도의 만찬이다.

(많은 반찬을 마련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더 감사~~~)

식사를 하며 라이브음악을 듣는 즐거움은 크기도 하지만 그 음악이 명곡에 명가수는 아니지만 시인의 생음이고 보면 어찌아니 즐거울수 있겠으며 영어로 이어지는 가사는 내용은 잘 모르겠으나 40여년전에 레너드화이팅과 올리비아핫세를 통해 감암산과 황매산을 산행할때는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안전하게 산행하라는 내용인 듯 싶다.

입이 즐겁고 귀가 즐겁고 눈이 즐거운 가운데 만찬은 끝이나고 산행일정을 수정한다.

일행은 A팀과 B팀으로 나누고 A팀은 황매산 정상을 왕복하고 B팀은 베틀봉을 경유하여 모산재로 하산키로

하고 급히 자리를 정리하고는 다시능선을 잇기로 한다.

 

영화속 주인공이 된느낌으로

날카로운 능선으로 따라 오르고 또 올라 전망대에 올라서니 안내판에 눈이 멈춰선다.

측면의 구름에 가려있는 산이 지리산이란다.

지리능선도 조망하고.....

아~~ 그렇구나...

천황봉은 구름에 가려있고 고지대에는 잔설이 하얗게 남아있는 것이 연이틀 비가 올때 지리산에는 눈이 내렸나보다.

지리산이 점점 멀어지면서 철쭉능선이 펼져진다. 이제 막 꽃봉우리를 터트릴 자태로 우리를 맞는다.

800고지 능선과 팔각정전망대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의 이동과 능선의 양쪽으로펼쳐진 황매펑전이 한눈에 들어오고 철쭉제를 준비하기위한 집행부의 시설물을 각각 설치하였는데 합찬과 산청의 군계라서 군에서 각각 축제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영화역사에 한획을 장식한 '태극기 휘날리며'를 촬영한 현장을 지나며 영화속 주인공처럼 마음을 다지고 붐비는 많은 산님들이 나를 위한 엑스트라로 보인다.

또한 "태극기휘날리며" 외에도 "단적비연수"의 촬영지이기도 했다 한다.

지형으로 봐서는 에로틱한 로맨스영화가 어울릴것 같은데 전쟁영화와 환타지영화라....

황매평원을 보고.....

황매산 철쭉축제준비가 한창인 모습

우리나라 영화역대 기록의2위를 고수하고 있는"태극기휘날리며"에 비해 별 히트를 기록하지 못한 '단적비연에서'의 정다빈과 최진실은 모두 비의 역을 아역과 성인역으로 맡았는데 두 사람은 우연의 일치인지 지금은 이 세상에 존재치 않는 사람들이 되었는데 이 영화와 죽음과는 어떤 함수가 성립하는 것이며 이 영화를 찍은 제작자는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정상의 언저리에는

길게 이어진 행렬은 흡사 "태극기 휘날리며"의 피난행렬과 같다.

한사람 한사람 추월하는 것도 여간 버겁지 않다.

베트봉 아래로 난 길을 지난다.

베틀봉 아래를 지나고.....

5분만 오르면 베틀봉 정상을찍고 갈 수 있는데 단체행동에서 돈단적으로 베틀봉으로 갈 수 가 없었는데 임대장은 우선 황매산 정상을 갔다가 내려오다가 시간이 되면 그때 올라갔다가 와도 된다고 하니 그냥지나친다.

정상으로 가는 길.....
특히 1km가까이 이어지는 계단은 추월하기가 더욱 더 힘들다.

계단끝 전망대에서 숨을 돌리고 드넓은 평전을 바라보며 여유를 되찾고는 뒤에 보이는 봉으로 이동한다.

정상으로 생각했던 봉은 정상이 아니고 정상은 한동안 먼 거리에 자리하고 있으나 단숨에 정상에 도착한다.

황매산 정상

어떤 사람의 3년전 산행기에 의하면 멋진 정상석이 있었다고 했는데 멋진 정상석은 어디가고 아주 초라한 정상석이 좁은 정상을 지키고 있으며 아수라장을 연상시키는 아비귀환의 현장이기도 하다.

뒤이어온 일행들과 합세하여 사진한방 찍고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모를 선두팀을 위해 서둘러 내려선다.

생각으로는 삼형제봉과 중봉, 하봉을 다녀오고 싶으나 어찌하겠는가?

미련을 버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한없이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가고 또 간다.

철쭉나무가 꽉 들어선 황매평전을 가로 질러 모산재로 향하며 등로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베틀봉을 밟지 못하고 내려서는 것이 이내 서운했으며 꽃봉우리만 간직하고 있는 철쭉만 보고 만개한 평전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교향곡이 미완성이어서 사랑을 더 받는 것 처럼 황매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 있어 다시 찾을 후일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베틀봉아래 등산로를 통해 모산재로 가는 길

 

모산재!!! 모산재!!! 모산재!!!

철쭉제단을 지나 모산재에 도착한다.

모산재 갈림길에서 우측은 황포돛대 바위능선이고 좌측은 순결바위 능선으로 우리 일행은 순결바위능선으로 하산한다.

양 갈림길에서 두 능선을 바라보니 이 또한 장관이다.

기암괴석과 멋진 암릉 그리고 그 가운데 조화를 이루며 틈새에서 긴 세월을 함께한 소나무와의 조화는 감탄! 감탄! 또 감탄! 그 자체다.

수직으로 설치한 긴 철 사다리에는 많은 산님들이 하산으로 줄을 잇고 있는 모습이이 한눈에 들어오고  V자 계곡의 수직절벽과 바위틈새에 뿌리를 박고 있는 풍광은 한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키며 갈길 바쁜 나를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하게 한다.

거대한 하나의 바위가 가운데가 갈라져 한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양분되어있다.

안내판에 의하면 순결바위라는데 순결한 사람이 틈새에 들어가면 아무탈이 없지만 순결치 못한 사람이 틈새에 들어가면 바위가 오므라져 빠져나오지 못한다 고 한다.

실험맨이 돼 볼까했으나

그러다 영영 못빠져 나오면 어쩌나

에그 난 못해....

꼬리를 내리고 줄행랑으로 국사당3거리에서 우측으로 돌아 국사당을 지나니 영암사지에 도착한다.

영암사는 고려말에 세운절로 쌍사자석등과 3층석탑의 보물2점이 있으나 소실되기 전의 영암사는 절터로 미루어 짐작컨대 무척이나 번성했던 절이었을 것이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은 원통보전은 목조건물이 아닌 시멘트를 입힌 현대건축양식이라 품격이 떨어지는 듯 하다.

풍수지리적 측면에서 우측은 돛대바위능선이요 좌측은 순결바위능선과 두능선이 합처지는 모산재를 위로하여 베틀봉을 지니고 있으니 명당인것 같다.

그러나 옛날의 영화는 어디가고 웅장한 절터만이 엿날의 영화를 대신하고  600여년된 느티나무만이 굿굿하게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영암사의 초라한 부속 건물굴뚝 에서는 저녁을 짓는 연기만이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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