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100산산행기

월악산국립공원, 금수산 산행이야기

범솥말 2025. 1. 8. 22:00

금수산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090702

누구와: 새마포 산악회원 90여명과 함께

산행거리: 18(도상거리 약 14.8)

산행시간: 5시간 45(10:00~15:45)

산행코스:고두실들머리(10:00)-전망암(10:33)-성터(11:38)-망덕봉(11:55,926m)-얼음골재(12:10)-금수산정상(12:37,1016m)-망덕봉(13:10)금수암(15:10)-능강교날머리(15:45)

새마포산악회와의 산행은 이번 금수산 산행이 3번째입니다.

제가 아는 선배님의 숫자론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숫자는 3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3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척 다양한데 동양철학에서의 수의 의미에 의하면 동양철학에서는 1은 양으로 남성을 상징하며, 2는 음으로 여성을 상징한다고 하니 1+2=3이므로 3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룬 완전한 수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서양의 의미로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1,3,5,7,9 홀수를 좋아 하는데 반해 서양 사람들은 안정감이 든다하여 2,4,6,8,을 좋아한 다고 하는데 특히 다수의 사람들이 3을 좋아하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고 딱 적당한 게 안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어서라고 합니다.

또 가위바위보 놀이에서도 3세번, 시험 볼 때도 3번이 제일 많이 나오고 어린이 들이 놀 때도 3명이 어울려 놀고 우리나라가 3천리 금수강산이라서 3이 좋으며 전에는 특정한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들은 선거할 때도 3번을 많이 찍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3번째 산행은 내게 더 소중하고 귀하고 귀한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고 이번이 새마포산악회에 올리는 산행기로도 3번째입니다.

직장의 휴일은 직장의 정해진 규정에 의하여 목요일 휴일은 40여일이 되어야 돌아옵니다.

그러니까 오늘이 40여일 만에 다시 찾아온 귀한 목요일로 새마포산악회 여러분을 만나고 반가운 분들과 함께 100대 명산인 금수산을 산행합니다.

 

금수산의 본래 이름이 백암산?

충북단양과 제천에 걸터앉은 금수산은 아름다운 숲과 갖가지 기암과 빼어난 절경 그리고 남으로 청풍호반이 둘러친 명산으로 봄에는 꽃, 여름에는 녹음, 가을에는 단풍 그리고 겨울에는 설경 등 4계절이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산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금수산의 원래 이름이 백암산(白岩山)이었다는데, 퇴계 이황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임 시 가을단풍의 경치가 마치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다하여 비단 금()에 수놓을 수() 자를 써 금수산(錦繡山)으로 바꾸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금수산으로............

아침부터 쏟아지는 굵은 빗방울을 우산으로 받치고 합정에 도착하여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을 벗어나니 내리던 비는 그치고 말끔히 갠 하늘은 우리의 산행을 축복해 주는듯 하였습니다.

한참을 고속도로로 내 달리던 버스는 제천게이트를 빠져나와 충주호반을 이리저리 돌며 강가의 아름다움과 설악의 공룡과 용아를 보는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동산과 신선봉일대를 우리에게 보여주더니 우리 일행을 고두실 입구에 내려놓습니다.

산행은 고두실 입구 들머리에서 대원들이 2대의 버스에서 내리면서 산행고수들의 각축장으로 돌변하며 시작됩니다.

처음 새마포산악회에 참여했을 때 연세가 든 분들로 주축을 이뤄 실망속에서 시작했던 산행이 막상 산을 오르면서 장난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고 나중에야 외적 조건만을 보고 속단했던 저의 착각에 제 자신을 책망하였었습니다.

정신을 바싹 차리고 운동장을 질주하는 달리기 선수처럼 한 줄이 되어 가파른 등로를 오르기 시작합니다.

새끼살모사와 지네가 싸우면 누가이길까?

얼마를 올랐을까 등로 옆에서 아주 희귀한 장면을 목격합니다.

지네 한 마리와 새끼살모사가 얼굴을 맞대고 서로가 경계와 공격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일행 중 어느 산님께서 발견하고 몇몇이 그 광경을 보고는 카메라에 담았는데 잘만 나왔다면 아주 귀한 사진이 될 것 같았는데 생각같아서는 한동안 구경을 하면서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아야 했는데 산악마라톤 같은 산행을 하다보니 여유롭게 그 모습을 즐길 시간이 없어 앞서 간 사람을 따라 지나쳤는데 이제 생각하니 아주 후회가 됩니다.

30여분을 올라 작은 삼밭봉 직전의 전망대에 도착하였는데 선두는 도저히 따를 수 없어 시야가 확 트인 전망대에서 호반과 시원스러운 산야를 감상하며 산행속도를 늦춰봅니다.

가은산쪽으로는 가스로 시계가 불량하고 전망암 밑의 상천리 마을은 한폭의 산수화처럼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내게 다가왔고 전망대 끝쪽에는 장갑을 칼로 벤듯한 바위가 쓰러져 있는데 어쩌면 바위를 이렇게 자를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대자연의 조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라는 스스로의 해답을 찾고는 가메봉으로 향합니다.

가메봉에서 바라본 작은용아능선

가메봉에서.......

2진과 함께 한 팀을 이뤄 20여분을 올라 가마봉에 도착을 하니 대장님의 10분 휴식 구령에 의해 휴식을 취하다보니 산향님이 올라옵니다.

산향님은 제가 새마포에 와서 처음으로 통성명을 한 분으로 미모만큼이나 산행도 잘하시고 다양한 면에서 우월한 분으로 반갑게 인사를 해야 했는데 목감기로 말이 나오지 않아 목례만으로 인사를 한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10여분 휴식을 취하고 산향님과 한 무리가 되어 때로는 험한 길로 때로는 급경사 길로 때로는 평안한 길로 오르다 보니 망덕봉에 도착하였는데 망덕봉에는 선발진으로 먼저 올라갔던 7~8분이 여유있게 우리 일행을 반겼습니다.

망덕봉의 모습입니다.

금수산 정상을 향해....

먼저 도착하신 대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926m의 정상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대장님의 무사산행을 위한 간단한 의식을 치릅니다.

새마포산악회의 오늘 산행 목적지는 금수산 정상이 아니고 망덕봉이었으므로 후미가 올 때까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기다려야 했습니다.

발언권도 없는 이 몸이 정상을 가자고 할 입장이 못 되어서 눈치를 보고 있는데 산양님께서 금수산 정상을 가지고 하니 구세주를 만나 것 같은 마음으로 선뜻 응하니 휴식에 들어갈 틈도 없이 금수산으로 출발을 합니다.

새마포의 최고 산인 박칠규님과 최고 미모와 인격소유자 산양님과 그리고 좋은친구님과 함께 금수산 정상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그런데 이건 산행이 아니고 산악 마라톤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나를 제외한 분들은 평상의 속도로 가셨겠으나 제게는 산악울트라라고 해야 맞을 것 같았습니다.

살바위고개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의 계단입니다.

살바위고개 이정표

금수산을 300m 남긴 살바위고개에 다다르자 고산의 위풍을 새삼 느낄 수 있었으며 상학에서 올라오는 많은 산님들로 좁은 등로가 붐비기 시작했으며 이 고개를 지나면서 가팔른 등로와 경사진 계단을 몇번 반복하며 오르다 보니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는 금수산 정상에 올라섭니다.

정상에서

정상에 선 박칠규님

정상에 선 좌측의 좋은친구들과 우측 산양님

가을같으면 천연의 수를 놓은 금수산을 마음에 담을 수 있었겠으나 여름이라 녹음이 울창한 가지능선들이 계곡을 품에 앉고 길고긴 호반에 발을 담근 채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비좁은 정상에서는 계속 올라서는 산님들에 의해 아수라장으로 변하고 우리는 가야할 망덕봉의 긴 능선을 바라보며 짧은 시간에 멀리도 왔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상에서 본 망덕봉의 모습입니다.

정상에서 본 좌측 망덕봉과 우측 신선봉의 모습입니다.

정상아래 깊은 골을 따라 내려가면 30m 높이에서 낙차하며 포말을 내뿜는 용담폭포와 선녀탕이 있다고 하는데 육안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는데 용담폭포와 선녀탕에는 옛부터 전해지는 전설이 있는데 전설은 이러합니다.

옛날 주나라 왕이 세수를 하려는데 대야에 비친 폭포를 보고 신하들에게 이 폭포를 찾으라 했는데 그 폭포가 용담폭포와 상탕, 중탕, 하탕 3개로 이루어진 선녀탕이라고 하는데 이 선녀탕에는 금수산을 지키는 청룡이 살고 있었는데 주나라 신하가 금수산이 명산임을 알고 산꼭대기에 묘를 쓰자 청룡이 크게 노해 바위를 박차고 하늘로 승천했다고 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소백산과 월악산이 가깝게 보인다고하는데 뿌연 가스로 구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청풍호반만 희미하게 보일뿐입니다.

땀이 식을 무렵이 되어 우리는 가야할 길이 있고 우리들의 일행이 있으므로 다시 왔던 길을 마라톤 식 하산을 하는데 당연히 꼴찌에 붙어 힘겹게 따라 붙었습니다.

망덕봉의 모습입니다.

다시 망덕봉에 도착을 하니 망덕봉에는 선두와 중간 그릅은 모두 하산을 시작했고 마지막 조의 5선녀와 조장님이 하산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산행의 하산구간은 얼음골이 아니고 망덕봉에서 작은용아를 경유하여 능경계곡으로 직접 내려서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산행에 자신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금수산을 왕복하고도 거리가 먼 얼음골이 있는 능경계곡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하니 마지막 조의 조장님은 마지막조가 산행이 서툴다며 비가 올 경우 안전사고 대비해 작은 용아로 하산하지 않고 안전하게 우리와 같이 얼음골로 하산을 시도 합니다.

갑자기 너덜이 나타나고 소나기가 금방 퍼 부을 것 같이 어두움이 몰려들고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계속 이어집니다.

한양지 얼음골은

한양지는 높은 산봉우리가 남북을 가로막고 있어 햇볕이 드는 시간이 짧아 이로 인해 겨울철 바위암석이 품었던 얼음이 여름까지 이어지니 삼복지경에도 얼음이 나는 곳'이라 하여 일명 얼음골'로도 불립니다.

얼음골에는 초복에 얼음이 제일 많고 중복이면 바위 틈에 얼음이 있으며 말복이 되면 바위를 제치고 얼음을 캐내어 먹으면 만병이 통치된다 하여 12m 깊이로 파 얼음을 꺼내먹은 흔적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나무등걸이로 우물 ()'자 모양으로 틀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곳 석간수 약수물이 유명해 이를 마시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는 것입니다.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하다.

우리 일행에게 이러한 곳으로 하산을 할 기회가 온 것도 여간 행운은 아닐 것인데 그러한 행운을 살리지 못하고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것이 개탄할 일입니다.

하늘에서는 천둥이,

사방은 어둠이,

바닥에는 너덜이

3요소가 우리의 마음을 채찍질하니 급기야는 우측에 있는 얼음골을 보고도 얼음골임을 알지 못하고 하산을 하고 만 것입니다.

얼음골에서 얼마 내려서지 않아 계곡에 닿고 계곡을 따라 한동안 내려서니 신선봉능선의 산계곡과 만나는 합수곡을 만났는데 이곳부터 내려가는 계곡이 유명한 능강구곡입니다.

이곳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한 개의 와폭을 본 후 쏟아지는 소낙비로 앞만 보며 달리다 보니 좌측에 있는 쌍벽담, 몽유담, 와룡담, 관주폭, 춘주폭, 금병당, 연자탑, 탈당암, 그리고 취벽루 등 구곡을 보지 못하고 앞서가는 대원들을 따라가기 바뻤습니다.

모르기는 해도 마라톤을 하면서 내려서다가 몇 곳을 보기는 했겠지만 봤다 하더라도 의식없이 보았으니 어떤 곳이 와룡담인지 쌍벽담인지도 모르고 지나쳤을 것입니다.

어차피 나중에는 모든 옷이 젖어 비를 피할 이유가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옷이 모두 젖어 금수암 못 미친 지점에서 3명이 비를 맞아가며 땀에 젖은 옷을 물에 빨아 입고 다시 하산합니다.

금수암에 도착하니 비가 그쳐 금수암에서 젖지 않은 옷으로 바꿔 입고는 다시 하산길로 접어들다 길가에서 봉삼을 발견하고 보물찾기에 돌입을 합니다.

늦지않았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후미조 7명을 제외한 일행모두 하산을 완료한 상태에서 저희 3명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괜시리 많은 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망덕봉에서 작은용아로 내려선 대부분의 대원들이 비로인해 미끄러움 암릉길을 무사히 하산해 주셨고 정상을 다녀온 6명도 무사히 정상석을 품에 앉고 하산하였으니 더 없이 기쁜일이며 한가지 아쉬움은 얼음골과 취벽루를 실제 보지 못하고 하산하였으나 산이 부르면 언제나 달려 갈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차창밖 풍경이 자주 바뀌는가 했더니

우리를 실은 버스는 어느새 충주호반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