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이 그리워 다시 찾은 소백산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16년01월08일
누구와: 오늘도 나홀로
산행거리: 약 17.45㎞
산행시간: 7시간05분(09:38~16:43)
산행코스:어의곡종점들머리(09:38,418m)-늦은맥이재(11:35,1227m)-국망봉(12:44,1421m-식사20분)-어의곡3거리(14:20)-비로봉(14:33.1440m)-주목감시초소(14:52)-비로봉(15:19)-어의곡종점날머리(16:43)
대중교통이용
▶갈 때
-청량리(06:40)->단양역(08:47)
-단양역->택시(기본요금)->상진리->새밭행버스승차(08:55)->어의곡종점하차(09:35)
▶올 때
-단양시외터미널(17:30)->동서울터미널(19:50)
-어의곡종점에서히치(16:55)->가곡면(17:10)->구인사에서 출발하는 동서울행 직통승차(17:10)---단양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분 정차 후 재출발
<자세한 교통편은 맨 아래 소백산 가이드북 참조>
◎산행전 이야기
올해 들어 신년 산행지를 정하는데 고민을 하다가 블친 나그네님의 소백산 송년산행을 보고 소백산의 칼바람이 생각 나 올해 신년산행은 소백산으로 정했습니다.
소백산 들머리나 날머리는 대표적으로 단양방면으로 죽령, 천동리, 어의곡리이고 영주방향에서는 희방사, 비로사가 있는 삼가리, 초암사가 있는 배점리를 들 수 있는데 이번 산행은 거리상이나 교통 상 편리한 단양방면으로 정하고 소백산 가이드북을 만들었습니다.
<상진리 버스정류장 군내버스 시간표입니다.>
들머리는 어의곡 종점으로 하고 을전-늦은맥이-상월봉-국망봉-비로봉을 지나 천동리를 날머리로 정했는데 거리는 약16km정도이며 날머리에서는 제천역까지 버스가 운행하므로 귀경이 수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설쳐 청량리에서 첫 기차를 타고 단양역에 내리니 4분을 연착한 08시48분이었고 상진리에서 08시55분에 출발하는 새밭행 버스를 타기위해 뛰어가 맨 앞에 대기중인 택시를 탔습니다.
기사는 오랜 시간 기다렸는데 목적지가 상진리라고 하니 불만 섞인 말로 투덜댑니다. 3~4분만에 상진리에 도착했고 기본요금인3400원이 나왔는데 4.000원을 주었습니다.
단양은 관광지이므로 택시가 많은데 요즘은 비철이므로 빈 택시가 대부분이어서 기사들이 기차가 올 시간이 되면 미리 단양역에서 대기하다가 손님을 태우는데 산을 가는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므로 기사는 운이 좋으면 도락산이나 죽령 등 먼 곳을 가기도 하는데 기본요금인 상진리를 간다니 왜 실망을 안 하겠습니까?
<어의곡 종점까지 타고온 군내버스로 종점 승객은 필자 혼자였습니다.>
<종점에 하차한 시간은 전자시계가 오전 9시37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잠시 후 새밭행 군내버스가 왔는데 승차요금은 1900원이며 고수동굴과 가곡면을 경유하여 어의곡 종점까지 무사히 이동을 하였습니다.
◎어의곡종점에서 늦은맥이재 구간
소백산을 오면서 어의곡을 찾는 건 이번이 3번째인데 지난 2번의 경우 한번은 들머리 때이고 한번은 날머리 때다.
하지만 큰 지형지물이야 기억에 남지만 일반적인 것은 기억에 별로 남지 않는데 이번에는 을전으로 시작해 늦은목이재로 오르는데 지난번 야생화를 보러 소백산을 찾았을 때 이곳으로 내려왔는데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
<종점에서 화살표가 가르치는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새밭교이며 정규 등산로는 우측입니다.>
<정규 등산로 시점입니다.>
종점에 내려 포장도로를 따라 100m쯤 오르면 어의곡 코스는 우측으로, 늦은맥이재는 좌측으로 갈라지게 되는데 이 길이 다시 만나는 지점은 어의곡3거리로 어의곡 코스로 비로봉을 오르면 상월봉과 국망봉을 거치지 않고 직접 비로봉으로 오르는 코스로 늦은맥이재를 통해서 오르는 것보다 약3.5km정도 거리가 짧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포장된 마을길을 따라 700여m오르면 계류를 가로지르는 새밭교가 나오는데 직진은 사찰과 계곡물이 범람할 때 안전하게 오고 갈 수 있는 우회도로이고 늦은맥이재를 바로 오르는 길은 우측으로 이제부터는 정상적인 등산로이며 도면상 거리표기도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므로 실제는 700여m가 더 길다.
초입부터 길은 좋으며 계곡으로 흐르는 힘찬 물소리가 계곡을 진동을 하며 계곡에 잠든 동식물을 모두 잠에서 깨운다.
<계곡 소폭입니다.>
<합수곡으로 붉은색 원으로 표시한 1m 정도의 빙판을 지나는 게 어려웠습니다.>
맑은 공기에 힘찬 물소리를 들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등산은 새밭교에서 1km지점에 이르러 첫 번째 어려움에 봉착하는데 큰 합수곡 계류를 건너야 하는데 1m남짓한 비탈진 곳을 지나야 하는데 등에 배낭이 걸림돌이 되어 무척 신경이 쓰였는데 스틱에 의존해 무사히 건널 수 있었지만 혼자 다니며 자칫 사고라도 있을까? 무척 조심을 해야 한다.
무사히 계류를 건너고 크고 작은 소와 직포를 보면서 계곡 좌측으로 오르다가 어느 지점에서 계곡 우측으로 계류를 건너야 하는데 온통 얼음과 흐르는 물로 건너뛰다가 실수라도 하면 발을 적시거나 다칠 수 있어 진퇴양난에 처했고 결국 정상적인 등산로로 건너지 못하고 희미한 길을 따라 한동안 오르다가 마땅한 지점에서 계류를 건너 정상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계곡 소폭입니다.>
<계곡을 지나 낙엽송 지대가 수 km로 이어집니다.>
이후 신갈나무 잡목에서 낙엽송지대로 바뀌었고 낙엽송 지대는 늦은맥이재 500여m전까지 이어진다.
늦가을 노랗게 변해있을 낙엽송 지대를 생각하며 계곡으로 오르고 지난번 희귀 야생화라도 있을까? 이곳저곳을 뒤지다 허탕만 치고 내려섰던 이 길은 무성했던 숲은 모두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으며 고도를 높이면서 이제까지 물소리만 들리던 계곡이 이제는 나무를 뒤흔드는 강한 바람소리가 계곡을 압도한다.
들머리부터 길이 양호했고 눈도 거의 없었으며 음지의 등산로 상태도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하자가 없는 모든 게 양호 했는데 늦은맥이재 500m를 남기고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는데 사방에는 눈이 덮여있고 길도 미끄러웠다.
낙엽송 지대를 오르며 통과세를 요구하던 나무들이 많았는데 이러한 나무들은 공단에서 모두 제거해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마에 불꽃이 튀면서 아찔했는데 모자를 눌러 쓰고 고개를 숙이고 오르다 통과세를 내라고 이마를 후려친 것인데 통과세란 나무에게 인사를 하듯 고개를 낮게 숙이고 지나가라는 뜻이다.
겨울 산행에서는 추위로 몸을 움츠리고 모자를 눌러써 앞에 있는 늘어진 나무를 보지 못해 종종 호되게 당하는 때가 있는데 미리 본다면 고개를 숙여 정중히 인사를 하던가 아니면 기어서 지나가야 하는데 오늘 제대로 걸린 것이다.
<이제까지 없었던 눈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눈 앞에 늦은맥이재가 펼쳐집니다.>
주변에는 눈이 점점 많아졌고 바람도 점점 강해지면서 눈앞에 늦은맥이재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내 이정표와 평상이 있는 늦은맥이재에 도착한다.
늦은맥이재는 백두대간 상에 있는 소백산 북쪽의 고개로 이곳을 지나면 대간길은 고치령과 마구령으로 이어진다.
늦은맥이재라는 이름은 경사도가 느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어의곡종점 들머리에서 늦은맥이재까지 산행거리:5.39km, 소요시간:1시간57분, 해발1227m, 현재시간11시35분이다.
◎늦은맥이재에서 국망봉 구간
늦은맥이재
처음산행을 시작할 때는 오늘 산행은 눈도 보지 못하고 소백산 칼바람도 맞지 못하고 갈 것 같아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늦은맥이재에 오르니 눈도 많고 바람은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불어댄다.
인증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바람이 불어대 스틱위에 카메라를 얹을 수 없어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찍었는데 그 사이 손이 마비가 올 정도로 춥다.
서둘러 겹으로 장갑을 끼고 상월봉으로 이동을 한다.
<늦은맥이에서 상월봉으로 가는 길로 필자가 지난 발자국이 보입니다.>
<가야할 방향으로 등산로가 불규칙하게 보입니다.>
늦은맥이에서 상월봉 방향으로 100m도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섰다.
조금 전 노출했던 손이 장갑을 끼었는데도 시렸고 또 눈이 너무 많아 그대로 진행을 할 수가 없어 바람을 등지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5분쯤 정지해 손을 녹였으며 스패츠를 착용해야하는데 도저히 손이 시려 엄두도 내지 못하겠다.
어떻게 해야 하나?
산행을 포기 할까?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산행을 포기한다고 생각했다가 그건 아닌 것 같았고 순간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스틱을 위, 아래를 묶었던 등산화 끈이 생각났고 배낭을 내려놓고 등산화 끈으로 발목을 묶으니 이렇게 좋을 수가.....
임시변통이라 생각하고 바람이 불지 않는 곳, 따뜻한 곳에서 스패츠를 착용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산행을 재개한다.
생각해도 신기했다,
전혀 눈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보행이 자유스러웠다.
분명 등산로는 식별할 수는 있지만 바람이 거세어 옆에 쌓인 눈이 길을 덮었고 때로는 발목까지 때로는 무릎 이상 빠지기도 하며 등산로를 벗어나 잘못 밟으면 허벅지까지 빠지기도 한다.
무척이나 추운 날씨였나 보다, 가다말고 손이 시려 3번이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손을 녹이고 산행했으니 말이다.
<눈이 점점 많이 쌓였습니다.>
<급경사길을 올라서니 상월봉이 보이고 눈도 엄청 많았습니다.>
<이정표에는 늦은맥이가 1km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곳까지가 춥고 힘든 구간이었습니다.>
늦은맥이에서 상월봉을 오르는 구간에는 한 차례 급경사가 있는데 무척 걱정을 많이 했는데 눈은 많았지만 얼음길이 아니라서 그리 힘들지 않게 올랐으며 경사지대를 올라서니 이정표가 있었는데 늦은맥이에서 1km로 거리로 1km를 그리 힘들게 지나온 것이다.
상월봉이 보이는 곳에서 상월봉 오름길과 우회도로가 있는데 상월봉을 오를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신갈나무 잡목사이로 있는 우측 사면으로 우회하여 나무터널을 지났는데 오늘 산행에서 비로봉 칼바람과 더불어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극치! 극치! 장관이었다.
< 상고대가 하얗게 핀 좁은 나무터널을 지납니다.>
<상고대 터널을 지나다 지나온 발자국을 보았습니다.>
<상고대가 태양을 보며 눈부시게 빛을 내고 있습니다.>
<환상의 상고대 구간을 지나며 바라본 신선봉입니다.>
상월봉 우회구간을 빠져나오니 바람도 잦았고 우뚝 솟은 상월봉이 햇볕을 받아 화려한 자태로 선을 보인다.
상월봉의 유래는 구인사를 창건한 상월스님이 도를 깨우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며 상월봉 앞 우뚝 솟은 바위는 각자가 있어 상월불각자 라고 한다고 하는데 전에 상월봉을 올랐을 때는 각자가 있다는 걸 몰라 확인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도 상월각자바위를 갔다 올만한 여건이 아니었다.
<상고대 지역을 지나 상월봉과 상월불각자바위로 너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이곳 상고대구간은 태양이 질투를 해서인지 많이 녹은 상태입니다.>
<국망평전을 지나고 있는 상황으로 멀리 국망봉이 보입니다.>
상월봉에서 국망봉으로 가며 누군가 상월봉 방향으로 발자국이 나있었는데 의문, 의문스러웠다.
이렇게 일찍 상월봉으로 왔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다시 되돌아 간 발자국도 없으니, 그렇다면 어제 상월봉에서 늦은맥이로 지나갔을까?, 이 의문은 늦은맥이에서 상월봉을 오면서 발자국을 본적이 없었는데 바람이 모두 지워버렸나? 모를 일이다.
암튼 이 발자국을 만나며 길잡이가 되어 주었고 험지를 벗어났다고 생각하니 안도에 한숨이 나왔으며 상월봉으로 간 산객도 늦은맥이로 내려서며 필자의 발자국을 만난다면 구세주를 만난 듯 반가워 할 것이다.
가야할 방향으로 멀리서 국망봉이 고생했다며 빨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상월봉을 벗어나 국망봉까지는 눈이나 바람은 상월봉 오름길의 절반정도이지만 계속 불어댔고 이러한 가운데 국망봉에 도착한다.
아직도 갈 길은 먼데 상월봉을 지나 국망봉에 오니 마치 내 집 앞에 온 것 같은 안정감이 드는 분위기였다.
▶어의곡종점들머리에서 국망봉까지 산행거리:6.79km, 소요시간:3시간06분, 해발1421m, 현재시간12시44분이다.
◎국망봉에서 비로봉 구간
국망봉!
국망봉은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란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왕건에게 나라를 넘기자 왕자인 마의태자는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베옷 한 벌을 걸치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목에 이곳 봉우리에 올라 서라벌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전설로 우리나라 전역에는 이러한 마의태자의 슬픈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 아주 여러 곳이 있는데 믿거나 말거나이고 전설은 전설로 보아야 할 것이다.
<국망봉에서의 조망입니다.>
국망봉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사방 조망에 들어간다.
동으로는 지나온 상월봉과 신선봉이 보이도 서쪽으로는 가야할 비로봉이 보이고, 서북으로는 단양시가지기 조금 보이고 그 뒤편으로 금수산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었는데 서편 끝으로 말목산이 고개를 쳐들고 있다.
사방을 조망하고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 아래서 식사를 한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산에 가면 밥이 식는다며 이것저것 신경 써 챙겨준 집사람이 고맙다. 식사를 하는 동안도 바람은 쉼없이 주변을 서성대며 위협을 하고 큰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긴 하지만 추위까지 면해주지는 않는다.
<식사하다가 본 츠패츠 대용으로 바지 단을 묶은 모습입니다.ㅋㅋㅋㅋ>
식사를 하다가 눈에 들어 온 바지단을 보며 혼자서 빙긋이 웃어 보는데 임시변통으로 스패츠 대신해 바지단을 묶은 등산화 끈이 촌스럽게 보여서였는데 그러나 촌스럽기는 하지만 효과 면에서는 훌륭했으며 나중에 정식으로 스패츠를 한다고 생각했으나 설원지대를 넘었으니 이대로 가기로 한다.
20여분 식사를 하고 준비해온 따뜻한 물에 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신다.
혹한의 산상에서 즐기는 나 홀로 카페~~~
그것도 아주 좋았다, 주변 상황도, 카페 이름도, 커피 맛도..............
만찬이 끝나고 서둘러 비로봉으로 이동을 한다.
초암사로 내려서는 3거리를 지나고 내리막이 지속되는 구간에 들어서니 이곳에는 눈이 많이 쌓였지만 상월봉 오름길에 비하면 눈이나 바람이나 구간 난이도, 모든 게 비교가 되질 않았다.
몇 해 전 야생화를 찍으러 소백산을 찾았을 때 이곳에는 제법 야생화가 있었는데 특히 죽령에서 이곳까지 오면서 보이지 않던 금강애기나리가 여기저기 둥지를 틀고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서 스틱을 이용해 인증사진을 찍어 봅니다.>
<통행세를 내지 않고 지난다고 두번째 제재당한 나무입니다.>
<가야할 방향으로 바람이 눈을 한 곳으로 밀어 놓았습니다.>
<비로봉 1km를 나겨둔 진달래 평전입니다.>
등산로를 돌고 돌아 양지바른 곳에 들어서니 눈도 없고 바람도 없다.
여유가 생겼을까? 스틱을 세우고 처음으로 인증 샷을 날려 본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길에는 다시 눈이 나타나고 어느 지점을 지나는데 정수리를 누군가 후려쳐 기절하는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통행세를 내지 않고 지난다고 호되게 대가를 치른 것인데 성질에 톱으로 모두 잘라내고 싶었는데 결국은 제대로 보지 못한 내가 죄인이지 나무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암튼 겨울철 산행에서는 통행세를 받는 나무가 있는지 잘 보고 다녀야 할 것이다.
금방 어의곡3거리로 들어설 것 같은 길은 생각보다 길어지고 이제껏 비로봉에 보이지 않던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의곡3거리로 가는 마지막 오름이 시작하는데 위에서 기척이 들리더니 한 사람이 내려오고 이어서 2명이 더 내려온다.
<구미팀으로 남자4명, 여자1명으로 구성되었는데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부탁을 하여 제대로 된 사진 한장을 남깁니다.>
<어의곡3거리를 오르며 본 순흥면 일대의 풍경입니다.>
오늘 산행을 하며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었는데 참으로 반가웠다.
이러한 곳에서 서로가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데도 이렇게 반가운데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사람들이 설원에서 사투를 벌인 끝에 사지를 벗어나 다른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
언어와 피부색을 떠나서 눈물이 나도록 반가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어디서, 몇 명이 왔느냐?“고 물으니 이들은 구미에서 온 철도청 관련 직원들로 5명이 소백산을 찾았는데 국망봉까지 간다고 하였다.
양해를 구하고 기념으로 먼저 내려선 3명을 카메라에 담고 사진도 찍어 주기를 부탁해 또 한 장의 사진을 남겼다.
5분정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안산을 부탁하고 헤어져 위로 오르는데 2명이 내려선다.
<어의곡3거리를 올라서며 카메라에 담긴 연화봉의 풍경입니다.>
<가야할 비로봉이 보입니다.>
<어의곡3거리에서 본 국망봉 방향의 풍경입니다.>
구미팀과 헤어지고 10분여를 올라 드디어 기대했던 여의곡3거리에 도착했다.
바람은 기대했던 것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아주 강하게 불고 있었다.
바람에 거구가 밀리는 형국이었고 가슴을 벌리고 칼바람을 마음껏 맞아본다.
어느 겨울 이곳 소백산을 찾았을 때 이곳에서의 칼바람을 잊을 수 없었고 당시에는 눈도 많이 내려 안전로드 난간 로프가 아랫것은 묻히고 위만 남았으며 기둥도 위만 조금 보이는 상태에서 계속 눈보라가 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러한 풍경은 큰 행운이었는데 그 바람 그 눈밭이 그리워 다시 찾았는데 눈은 없지만 그 바람은 오늘도 이 자리에 있다.
지나온 방향과 가야할 방향을 조망하고 비로봉으로 향한다.
<비로봉으로 가는 안전 로드로 사람이 밀릴 정도로 강풍이 불어댑니다.>
<지나온 어의곡3거리 방향을 본 풍경입니다.>
<드디어 비로봉에 도착합니다.>
<예전부터 있던 충청도쪽 정상석입니다.>
<자청해서 찍어준다고 하여 포즈를 취했습니다.>
중간에 여자 한 사람이 추위와 바람을 피해 부지런히 내려와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대답할 정신이 없는지 그냥 지나쳤는데 동행이 없이 혼자 내려가는 게 안쓰러웠는데 아마도 함께한 사람들이 먼저 내려섰는가보다.
400m 안전 데크로드를 지나 비로봉 위에 올라선다.
▶어의곡종점들머리에서 비로봉까지 산행거리:10.28km, 소요시간:4시간52분, 해발1440m, 현재시간14시30분이다.
◎소백산 정상에서
소백산!
제 블친이면서 독립군 멤버의 한분인 시인마뇽님이 소백산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한 적이 있는데 소백산은 작은 백두산을 뜻함이라는 주장으로 명산 금강산을 닮은 작은 금강의 뜻으로 소금강과 소금산도 존재하고 명산 속리산을 닮은 소속리산이 있으니 백두산을 닮은 작은 소백두산이 있어야 한다면 작은백두산이 바로 소백산이어야 마땅하다하니 그럴싸한 이야기다.
<비로봉의 풍경입니다.>
백두산이나 소백산이나 산 아래서 보면 대부분 머리에 두건을 두른 것처럼 늘 정상은 눈이 쌓여 희게 보였을 것이고 선인들은 이런 연유로 흰 백(白)자를 산명에 넣은 듯 하며 이런 산들에는 백두대간 상에 몇몇의 산이 있기도 하다.
소백산에는 백두대간 능선 상에 있는 봉우리만 해도 묘적봉, 도솔봉, 제2연화봉, 연화봉, 제1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상월봉 등이 있는데 봉우리 마다 각각의 뜻이나 유래가 있을 것으로 우리나라 명산들의 봉우리 이름은 대부분 불교와 관련된 봉명이 많은데 소백산의 정상인 비로봉도 예외는 아니다.
비로봉(毘盧峰)!
비로는 불교용어로 '비로자나불'의 줄임말로 비로자나는 모든 곳에 두루 비치는 부처님의 몸의 빛을 뜻하는 말인데 불교에서는 ‘가장 높다‘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부처로서는 석가모니를 뜻한다고 하는데 산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에만 비로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비로봉은 최고 높은 지존의 뜻을 지니고 있는데 비로봉이라는 봉명은 소백산 이외에도 금강산, 묘향산, 오대산, 치악산, 팔공산 등이 있다.
<국망봉과 신선봉이 보이며 국망봉 우측으로 태백산을, 좌측으로 함백산을 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의 연화봉 방향으로의 조망입니다.>
비로봉에는 조금 전 4명이 올라섰는데 사진을 찍는 듯 보이더니 정상석 뒤로 바람을 피해 옹기종기 모여 있다가 길 아래로 내려선다.
인증 사진이 필요했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2명이 다시 정상으로 올라섰는데 이들이 자청해 사진을 찍어 준다기에 서로 교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전에는 2번이나 정상에서 5분을 버티지 못했으므로 최대한 오래 있을 생각으로 이곳저곳 조망을 하며 시간을 보내자 이들도 옆에 서서 사방을 조망하며 부석사 위치를 묻기에 알려주었고 태백산과 함백산 그리고 월악산 등을 알려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친구가 이렇게 물어왔다.
“양백을 두고 중간이 명당이라고 하는데 양백은 소백산과 다른 한 곳이 태백인가? 아니면 함백인가?”
이렇게 답변했다.
“옛 문헌에는 태백이라는 산은 현재 우리가 부르고 있는 함백산과 태백산을 통 털어 태백이라 불렀다고 하니 함백과 태백은 본래 하나로 이러나, 저러나 정답인 것 같다.“ 고
◎비로봉~주목감시초소~비로봉~어의곡날머리 구간
예전에 비로봉에 올랐을 때 살인 추위와 바람 때문에 5분을 버티지 못하고 2번이나 내려선 적이 있어 오늘은 오랫동안 있겠다는 생각으로 비로봉에 도착해 20분이나 머물렀고 나중에 올라왔던 사람들도 모두 내려가 이제 비로봉에는 아무도 없으니 하산을 위해 비로봉을 내려선다.
하산은 천동리로 잡았으므로 대피소 방향으로 내려선다.
길게 이어진 안전 데크로드를 지나 대피소로 방향을 바꾸고 접근하니 대피소가 아니라 주목감시초소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대피소 현재는 주목감시초소입니다>
초소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바닥은 지저분했는데 누군가 컵라면을 먹다가 남긴 상태로 버린 음식물과 패트병 등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
이제는 이런 꼴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 맘 항상 지니고 있는데 국립공원을 와서도 이러한 모습을 보여줘서야 되겠는지? 많은 사람들이 반성해야할 것이다.
이제까지 비로봉에서 휴식을 취했는데 이곳에 들어오니 따뜻한 커피가 생각나고 시간도 널널해 다시 배낭을 내려놓고 커피타임을 가졌는데 이때만 해도 좋았고 이후 벌어질 불상사에 대해 예지하고 있지 못했다.
커피타임이 끝나고 천동리길로 내려서려고 초소 뒤로 돌아서니 목책으로 길을 모두 막아 놓았다 주변을 서성이다 목책을 따라 내려서니 예상 밖으로 샘터가 나온다.
<비로봉 아래 샘터가 있습니다.>
샘터에서 길이 막혀 다시 초소로 복귀한다.
참으로 우둔하고 생각이 없다.
2000년 초 만해도 초소에서 천동리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는데 길이 없어 졌다고 당황을 했으니...........
5년전 소백산 야생화를 찍으러 왔을 때도 능선에 있는 천동리 갈림길을 분명히 봤는데 5년전 생각은 안 나고 2000년 초 생각만 났다.
미련한 이넘, 그러면 연화봉 방향으로 조금 가다가 3거리가 안 나오면 그때 결정해도 늦지 않는데 미리부터 어의곡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진로를 변경하고 만다.
마음이 급해지자 계단으로 된 안전로드를 급하게 올라 다시 비로봉위로 올라섰고 아무도 없는 비로봉에는 바람은 쉬지 않고 강하게 불어댔다.
<다시 올라선 비로봉은 쓸쓸하고 적속에강풍만 지나고 있습니다.>
텅 빈 비로봉을 휘 둘러보고 다시 안전 데크로드를 계속 뛰어 갔고 사람을 밀어낼 정도의 위력으로 바람은 계속 불어댄다.
어의곡3거리에서 어의곡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급하게 내려서니 어느 순간 바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이내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다시 천동리 하산길에 대한 의문이 되 살아났고 그제서야 지난 야생화 산행 때 본 이정표 생각이 났으니 그렇다고 다시 비로봉을 지나 천동리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둔하고 미련한 내 머리를 탓하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었다.
바람이 없는 숲속은 고요했고 산죽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숲은 잣나무 수림으로 바뀌고 잣나무 숲을 좌측에 끼고 한참을 내려서니 마의 계단이 시작되는데 예전에 이곳으로 오를 때는 이러한 계단이 설치되지 않았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의의곡 하산길로 들어서 산죽길이 나왔습니다.>
<산죽길을 지나 잣나무 수림이 이어집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길고, 긴 계단 구간이 나옵니다.>
<이어지는 계단은 중간에 쉼터가 있습니다.
계단이 길어 오르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용할 것 같습니다.>
<중간 쉼터에서 다시 긴, 긴 계단이 이어집니다.>
계단은 내려가도 하염없이 이어졌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르는 것이 아이고 내려가는 길이라는 것인데 무릎이 아플 때는 내려가는 것도 오르는 것 이상으로 힘들 때도 있다.
10분 정도 내려서 끝이 난 데크 계단을 내려서 목교를 지나고 양호한 길을 따라 2번째 목교를 지나니 길은 평탄하고 간간히 흐르는 물소리만 들릴 뿐 계곡안은 조용했다.
이어서 3번째 목교를 지나고 한참을 더 내려서 어의곡 매표소에 도착했고 작성한 산행가이드 북을 확인하니 버스가 올 시간은 2시간 정도 기다려야하니 한숨만 나온다.
<계단이 끝나고 3목교를 지나 한동안 더 내려서 제2목교를 만납니다.>
<제1목교를 지나 얼마되지 않아 어의곡 매표소를 지납니다.>
매표소를 지나 모퉁이를 돌면서 어의곡리 새밭 종점이 눈에 들어오고 이제 다 내려섰다는 안도감은 무릎과 다리의 피로 이어지고 천천히 내려서며 낯선 이방인의 출현으로 사정없이 짖어 대는 개들의 환영을 받으며 새밭종점에 도착하며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어의곡 매표소를 지나 어의곡 마을의 풍경으로 우측 종점이 보입니다.>
<어의곡 종점으로 전자시계가 오후 4시43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의곡종점들머리에서 원점회귀 산행거리:17.45km, 소요시간:7시간05분, 현재시간16시43분이다.
◎에필로그
예상 못했던 일을 겪으면서 천동리 디리안으로 내려서야 했을 날머리가 아침에 산행을 시작했던 어의곡으로 내려서면서 귀경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서두에 논한바와 같이 천동리로 내려서면 제천역까지 한 번에 갈수가 있어 편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의곡으로 내려서니 차시간이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후 4시43분에 하산을 종료했으니 귀가하는 데는 큰 문제는 없지만 1시간40분을 추운 곳에서 기다려야 하니 큰 낭패였습니다.
<어의곡 종점의 모습입니다.>
<어의곡 종점 군배버스 시간표입니다.>
이러고 있는데 경찰차 한 대가 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5분 후, 올라갔던 경찰차가 내려오고 있어 차를 세우고 군내버스를 탈수 있는 곳까지 안내를 부탁하니 흔쾌히 승낙을 합니다.
이 분의 성함은 심혁용으로 가곡파출소 소장님인데 근무 중 이곳을 왔다가 가는 길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이분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소백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칼바람이 그리워 일부러 왔다고 건네자 심혁용소장님도 산을 좋아해 1년에 2번 이상 칼바람을 맞으러 비로봉을 오른다고 하며 서울로 가야한다는 말에 가곡면에 가면 구인사에서 나와 동서울로 가는 직통버스가 정차한다고 하며 가곡으로 이동했습니다.
경찰차를 얻어 타는 건 지난번 양편군 양동에 있는 삼각산~금왕산 연계산행 후 양동파출소장님에 이어 두 번째였습니다.
<가곡 정류장입니다.>
가곡에 17시10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었고 이 버스는 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10분 정차 후 서울로 향했고 무사히 귀경할 수 있었습니다.
가곡파출소장님이 이 블로그를 방문할지는 알 수 없으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조금 전 연속극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걷다보면 때로는 넘어질 때도 있는데 이는 더 큰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초석이 된다.”고...............
오늘의 실수를 다음 더 큰 실수를 방지할 수 있는 초석으로 삼을 것입니다.
소백산 등산코스 및 지도
▣소백산 산행가이드북
◉산행접근 방법
▷청량리(6/40)->단양역(8/43)-택시로상진리이동(8/50)->새밭행버스승차(8/55)->어의곡입구 새밭도착(9/35)->산행시작(9/40)
◉산행 코스
▷새밭종점->을전->늦은맥이3거리->상월봉->국망봉->어의곡3거리->비로봉->대피소->천동리->다리안에서 승차
▷어의곡입구->어의곡3거리->비로봉->대피소->천동리->다리안에서승차->단양 또는 제천으로 이동하여 기차로 귀성
◉산행 예상시간
▷어의곡종점-1시간50분-늦은맥이재-30분-상월봉-20분-국망봉-1시간40분(식사시간포함)-비로봉(10분체류)-10분-대피소-1시간30분-진동리--약6시간
◉산행을 위한 군내버스 시간
▷상진리⇔새밭행(어의곡입구) 버스시간---소요시간 약40분
▷6/30(상진리출발시간)
▷7/05,8/55-9/45.11/00-11/40.13/10-13/50.15/25-16/05.17/35-18-20.19/25-19/55 (종점출발시간)
▷상진리⇔다리안(천동리) 버스시간---소요시간20~25분소요
*7/10-7/30.8/05-8/30.8/35(호텔)-수촌경유-9/10.9/35-10/05(제천).11/05-11/25(제천).11/50-12/25(제천).12/50-13/10(제천).14/00-수촌경유-14/40(제천).16/20-16/55(제천)17/20-17/45(제천)18/25(호텔)-18/50.20/00-20/20
◉산행 참고
▷천동리에서는 단양경유 제천역까지 한 번에 갈 수 있고 버스도 많으며 거리가 가까워 유사 시 택시요금도 싸므로 대중교통으로 소백산 산행 시 들머리를 어의곡으로 잡고 날머리를 천동리로 잡는 것이 교통이 유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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