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100산산행기

월악산국립공원, 도락산 산행이야기

범솥말 2025. 1. 6. 00:22

도락산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08512(음력 4월초파일)

누구와: 나와 집사람 그리고 권태숙

산행거리: 7.5

산높이: 965m

산행시간: 6시간40(08:30~15:10)

산행코스: 상선암 주차장(08:30)-삼선삼봉(09:27)-제봉(10:15)-형봉(10:57)-신선봉-정상(11:30 휴식20)-신선암봉(12:00)안부3거리 -채운봉(13:05)-흔들바위(13:30)-검봉(13:38)-큰선바위(14:10)-주차장(15:10)

<단양8경의 하나인 사인암>

 

단양8경은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상류에 도담삼봉과 석문이 있으며

충주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구담봉과 옥순봉이 있어 선상관광의 백미로 한층 더 흥미를 북돋은다.

그런가하면 운구구곡의 사인암과 선암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속에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을 통칭하여 우리는 단양8경으로 부른다.

단양8경 가운데 도담삼봉과 석문 그리고 옥순봉과 구담봉을 제외한 나머지 4경을 도락산이 품고 있다.

오늘 집사람과 처형님과 함께 도락산과 단양8경중 4경도 겸해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마음으로 일찍부터 서둘러 단양IC를 거쳐 단양팔경이 모여 있는 대강면으로 들어서서 927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도로에서 약간 우측으로 벗어나 있는 사인암리로 들어서 사인암 앞에 선다.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우리 뿐으로 명소답지 않게 분위기가 썰렁하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아침새벽부터 관광지를 찾아다니겠는가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긴 하지만 작년 여름 많은 사람들이 붐비던 한낮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인암은 맑은 햇살과 맑은 물이 잔잔한 소리를 내며 흐른다.

계곡 건너편에 오랜 세월을 사인함과 어우러져 지내온 바위옷에 의해 흑갈색의 옷을 두르고 가로와 세로의 열을 맞추어 한칸씩 쌓아 올린 듯 바위들이 질서 정연하게 하늘로 솟아있다.

처음 이곳을 찾았다는 처형님과 사인함에서 간단하게 사진을 찍고 잔잔한 물위로 비치는 사인함을 두고 사인암리를 벗어나 좌측으로 이어지는 선암계곡으로 들어서 중성암을 지나 상선암에서 가까이에 있는 도락산 주차장에 이른다.

주차장에서 산행채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을 하려니 스틱이 필요하다며 음식점에서 스틱을 빌리는 소란을 겪으며 상선암자를 들러보고는 우측으로 나있는 들머리로 들어선다.

<상선상봉가는 길의 철계단>

상선암자에서 한참을 올라서니 이정표가 나오고 도락산 정상까지는 3.2km가 남았다고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이어지는 급경사와 철계단을 올라서며 발아래로 펼쳐지는 경치에 매혹이 되어 감탄사를 연발한다.

힘도들고, 노송의 아름다움에 반해 발이 떨어지지 않으니 노송 쉼터에서 쉬아가고.....

노송쉼터에서 아름다운 풍광을 음미했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고 10분을 더 오르자 전망바위가 나오니 우리는 그냥지나칠 수 없어 또 쉬어 간다.

전망바위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1~2분을 오르자 우리를 잡는 게 있으니 이번에는 거대한 노송이 우리가 지나는 등로 옆에서 우리를 가로막으니 노송과 하나가 되어 추억을 만든다.

노송과 추억만들기 놀이를 하고 20분을 올라 이정표(도락산2.2km상선암1.5km)를 지나고, 이곳에서 다시 20분을 올라 해발830m를 알리는 이정표(도락산2.2km상선암1.5km) 를 지나면 제봉 정상에 도착하니 상선암을 떠난지 1시간반이 지나 상선상봉으로 불리는 제봉에 도착한 것이다.

<상선상봉(일명 제봉)>

아침일찍 식사를 해서인지 이곳까지 오느라 힘이 들었는지 벌써 지친 기색이 들자 처형님께서 집에서 장만해 오신 쑥개떡을 꺼내 돌리시니 임금님이 들던 떡이 이보다 더 맛이 있었을까? 먹진 풍광이 느껴지는 산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우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제봉에서 형봉으로 가는 길에 진잘래가 곱게 피었다.

노송과 고사목, 그리고 기묘한 바위와 어우러져 곱게 핀 진달래는 참으로 곱고예쁘다.

진달래 능선을 지나 형봉으로 가는 길은 징검다리를 걸어가는 것 같은 착각속에 바위와 바위를 뛰어 넘는가 하면 작은 틈을 빠져나가는 탐험가의 모습으로 변모하기도 하고 때로는 직립암벽 밑을 지날 때는 위 바위가 굴러 떨어진다면? 하는 있을 수 없는 상상에 몸서리를 치곤 한다.

그렇게 우리는 주변 조망과 암봉과 꽃을 보며 쉬엄쉬엄 가다보니제봉을 떠나 30여분이 되어 형봉에 도착하여 소매로 흐르는 땀을 흠치며 한숨을 돌린다.

형봉에는 고인돌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형봉의 트레이드마크로 볼 수 있다.

<형봉에 도착하고.....>

물론 고인돌 바위가 없어도 형봉은 명봉으로서의 이름을 유지할 수 있는데 도락산은 우암 송시열선생이 도를 깨닫고 스스로 즐길만한 곳이라 해 이름지어 졌다고 전해 내려오는데 이곳 형봉에서 사방을 보면 마치 도를 닦는 도인이 된 것 같고 그러지는 안더라도 우암선생의 도락산이라는 이름을 지은 까닭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형봉의 고인돌 바위>

멋있는 고인돌 바위를 카메라에 담기위해 고인돌 위로 올라가서 나만의 포즈를 취하며 추억을 만들었으며 사진을 찍으며 휴식도 취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형봉을 뒤로하고 신선봉으로 향한다.

형봉에서 출발해 얼마가지 않아 우측 검봉과 채운봉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3거리에 도착하여 계곡아래 아찔한 풍경과 건너편용두산으로 들어서는 계곡을 조망한다.

고사목 뒤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뒤돌아 서서 몇 발자국 옮기지 않아 긴 철계단이 나오니 이 철계단을 오르면 신선암봉인데 신선암봉은 밑에서 볼 때 거대한 직립 암봉으로 보였는데 위에서 보면 밋밋한 거대한 바위로 위험한 구간은 아니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아 신선봉에서 쉬지 않고 바로 정상으로 향한다.

등산로는 대부분 편했으며 위험한 구간도 없지만 강한 햇볕으로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가기를 반복하다보니 20분이 더 결려 도락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충청도 특유의 오석 정상석이 있는데 정상석 받침 공사가 부실해 불안정 스러운 정상석에 안타까운 생각이 솟고 정상석을 잡고 하나둘 기념을 남기기 위한 사진을 찍는다.

<불안정 한 정상석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강한 직사광선을 피해 동쪽 황장산으로 가는 능선 그늘속에서 간다히 간식을 한다.

도락산 정상은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정상을 오르는 길은 갖가지 바위와 노송들이 도락산의 역사를 깊이 간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거대한 바위나 노송이 없고 밋밋한 소나무와 참나무에 둘러싸인 평범한 산의 정상부와 같을 뿐이다.

잠시 후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6명의 산님이 정상으로 오니 자리를 애주고 우리는 다시 신선봉으로 향한다.

다시 보는 신선봉은 거대하고 믿음직스럽다. 그러면서 정성 가까이에 있어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많이 받지 못하는 현실이고 보면 신선봉이 측은해 많은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며 탁트인 아래쪽과 채운봉과 검봉 그리고 채운봉 아래 벌천리마을의 평화스러움 모습과 마주보고 있는 용두산(994.4m) 등 사방의 풍광이 뛰어나다.

<신선봉에서>

특히 신선봉에 음푹패인 곳에는 고인물이 있는데 일년이 가도 마르지 않는다고 이야기는 하나 글쎄(?)............. 아무튼 전설이라는 게 다 믿기지 않는 설들이고 보면 이해가 가며 마르지 않는 다는 전설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데 숫처녀가 이 물을 퍼내면 금방 소나기가 와서 물을 채워 놓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엄마의 아늑한 품만 같은 신선봉에서 쉬면서 고인 물에 하늘이 비치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채운봉으로 향한다.

왔던 길은 되돌라 3거리 안부에 도착하고 급하게 떨어지는 경사길을 따라 한동안을 내려서는 길은 철재사다리를 지나고 작은 로프에 생명을 담보해야하는 구간으로 채운봉으로 가는 길은 제봉과 형봉 오름길과는 달리 무척이나 위험하여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구간으로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섰다가 직벽 구간을 올라 채운봉 못 미친 지점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준비해온 쌈장에 상추쌈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격언이 있듯이 도락산의 아름다운 풍경도 내배가 차야 눈에 들어오는 것이지 허기진 배로 무슨 눈요기가 되겠으며 탈진상태에서 자칫 실수로이어지는 사고가 있을 수 있으며 당뇨가 있는 처형님은 때를 지나면 혈당이 떨어져 급속한 체력저하가 있다한다.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정면으로 형봉을 보며 우측으로 신선봉을 보며 최상의 자리에서 신선이 되어 준비해온 쌈장에 상추쌈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니 대통령이 부럽지 않고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우리의 맛있는 식사를 방해한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위 채운봉에 올라선다.

<채운봉 정상 풍경>

<채운봉에서 내서서서  지나는 등로풍경>

간단한 쉼을 하며 벌천리 마을을 바라보니 한조각의 그림같이 보이고 벌천리쪽에서 이곳 채운봉으로 오르는 능선에는 아기자기한 암봉의 무리들이 여기저기 짝을 지어 즐비하게 놓여있다.

절골계곡으로 깊숙이 들어서면 그곳이 내궁기동으로 내궁기마을에는 고려말 공양왕과 짚신할아버지에 대한 전설이 전해내려 오고 있는데 전설은 이러하다.

공양왕과 짚신할아버지에 대한 전설

고려가 망할 무렵 도락산 절골에는 짚신을 삼아 팔아서 살아가는 할아버지, 할머니 내외가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짚신 할아버지’라고 불렀고 짚신 할아버지는 어쩌다 산 아래 동네에 내려가면 그는 이따금 마음이 내키면 동네사람들의 부탁을 받고 명당자리를 잡아주곤 했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공양왕이 난을 피해 미복 차림으로 도락산을 찾았다가 짚신 할아버지의 집에서 잠시 쉬어가기를 청하니 짚신 할아버지는 얼른 안으로 들이고 할머니에게 손님대접을 하게 산 아래 박 서방에게 가서 쌀 한 말을 꾸어 오도록 했다.

그러나 얼마 후 할머니는 빈손으로 돌아와 박 서방이 쌀을 꾸어주지 못하겠다고 해 그냥 왔다고 하자 짚신 할아버지는 이 소리를 듣고 허허 웃으며 “그 사람 벼 오십 섬은 할 수 있는 집터를 잡아줬더니 쌀 한 말을 꾸어주기 싫어하다니…” 하고 중얼거렸다.

이 말을 들은 왕이 “그렇게 풍수를 잘 아는 사람이 왜 짚신만 삼고 있소” 하고 물으니

짚신 할아버지는 “내가 사는 이 집터는 돈도 권세도 없고 알아주지 않는 집터에 불과하지만 궁궐이 될 터입니다.

오늘밤 임금님께서 하루를 머무르고 가실 테니 말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왕은 깜짝 놀라 어떻게 그리 잘 아느냐 했더니 도락산 정상에 모여 있는 빛과 대왕의 그 인자하신 모습을 보고 알았다고 했고 결국 왕은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으니 짚신 할아버지의 풍수지리가 맞아떨어졌고 초라하던 집은 행궁이 된 셈이다.

그 후 할아버지는 아무리 가난해도 왕의 마음으로 한 세상을 살았다 한다.

왕은 그 자리에 성을 쌓으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려는 멸망하고 말았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그곳을 성골 또는 궁기동(내궁기동, 외궁기동)이라 불렀다고 한다.

채운봉에서 보는 도락산은 매우 인상적으로 신성봉, 검봉, 형봉 등의 암봉이 성벽 같이 둘려 있어 마치 성곽위에서 사방을 둘러보는 듯한 속에 빠져 채운봉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검봉으로 향한다.

가는길 양쪽으로는 아름다운 풍광이 계속 이어지며 갖가지 바위들이 갖가지 형상을 하고 웃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니 한층 업된 기분으로 주변을 감상하며 채운봉을 떠난지 15분여가 되어 흔들바위에 도착을 한다.

<절벽 끝에 걸쳐있는 흔들바위>

흔들바위하면 설악산 울산바위 밑 계조암자 앞에 있는 흔들바위를 연상시키지만 전국의 각지각처에는 흔들바위가 많다.

죽산 팔봉산에는 엄지손가락으로 밀어도 흔들리는 흔들바위가 있는가하면 북한산 비봉 정상부아래도 양발로 힘을 주면 흔들거리는 바위가 잇고 대둔산 전 바랑산에도 흔들바위가 있으며 금산의 제3경인 흔들바위도 있고 향일암의 흔들리지 않는 흔들바위 등이 있다.

다른 산에 있는 흔들바위 못지않게 도락산의 흔들바위는 주위경관과 바위의 위치와 흔들바위 밑 절벽과 주위의 노송들이 도락산의 흔들바위를 더 한층 멋지게 만들고 있으나 한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너무 절벽 가까이에 있으며 큰 바위임에도 너무 흔들리는 폭이 넓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을 들게 한다.

흔들바위 위에 올라서 흔들어 보니 흔들림이 커 위험해선인지 아니면 잘못되어 바위와 함께 밑 절벽으로 떨어져 신문에 날까 두려웠던지 집사람의 성화가 이어진다.

흔들바위를 지나 검봉으로 올라서는 길과 우회하는 길이 나오자 혼자 검봉을 오르고 집사람은 우회길로 들어선다.

<검봉정상>

<선바위로 가는 길>

검봉정상에는 많은 바위가 엉켜있고 정비도 안 되었으며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회길로 가며 일부분만 검봉을 오르며 검봉에서 내려서는 길도 너덜이 많아 매우 조심해야 할 구간이기도 하다.

녹음이 사방을 뒤덮어 시야가 좁은 선바위부근에 도착하여 거대한 선돌을 카메라에 담으니 바위하나로 카메라 안이 꽉 찬다.

<나뭇잎에 가려 있는 선바위>

정상을 내려오면서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하나 가득 비닐봉지에 담아 가지고 내려오다 선돌 부근에서 사진을 찍으며 그냥 놓고 나오는 실수를 범하니 누군가 산에 와서 쓰레기를 무더기로 버렸다고 욕을 하겠으나 그래도 정상부에 버렸던 쓰레기를 이곳까지 가지고 왔으니 누군가가 치우더라도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계곡을 건너며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교를 설치하여 보기에 좋고 안전하여 좋았다.

몇 구비를 돌고 넘으니 암자옆으로 들어서 아침에 빌린 식당에 스틱을 반납하고 차 한잔을 마시며 서로가 서로를 수고했다고 마음으로 위로를 하고 내려서 이내 상선암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후 차를 몰고 잠시 밑으로 내려와 중선암 주차장으로 들어서 주차를 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물에 다리를 담그고 수고한 발에게 감사한다.

거세게 밀려들고 밀려 나가는 물살속에는 아직 다 크지 못한 새끼 다슬기가 세상구경을 하러 줄을 지어 나왔다.

<단양8경의 하나인 중선암에서의 탁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