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기맥, 지맥 산행기

한북 정맥 감악지맥이야기

범솥말 2024. 10. 25. 15:14

한북정맥 감악지맥 이어가기

 

한북정맥 감악지맥 제1구간

한강봉~수루네미고개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 20061007

산행거리:19.3km

산행시간:8시간 05

누구와 : 나홀로

2구간: 말머리고개(09:25)  한강봉(09:50)  은봉산(10:40) –소사고개(11:05)  게넘이고개(13:30) 세우개고개(14:40)  군부대앞지뢰지대(15:10) 덕도3거리–수루네미고개(00:00)

(산행을 할 당시 사진을 몇 장 찍지 않아, 본 산행기에는 산친구 성봉현님의 사진을 차용해서 올렸습니다.)

 

한북감악지맥이란?

한북정맥이 백두대간 대성산에서 갈라져 나와 운악산, 불곡산, 양주산성, 호명산 지나 한강봉에서 감악지맥을 분기하고 조금 더 가다가 다시 오두지맥을 떨구고 챌봉을 지나 도봉산과 북한산 상장봉으로 이어진다.

이 한강봉에서 서북진하는 산줄기를 만들어 436-은봉산-소사고개-319-팔일봉 어깨까지 양주군 백석면을 서북으로 가르고 간다

그 이후 지맥은 북으로 달려 노아산 옆 330을 지나 개내미고개를 넘어 264봉 지난 둔덕봉까지 양주군 광적면과 백석면의 면계를 가르다 274봉 세우게고개 노고산까지 양주군 광적면내를 북으로 가르다

58번 도로 수루레미고개 266봉 수레너미고개 무건이고개까지 파주시와 양주준의 군계를 가르며 흐른다

365봉 설머치고개 349번 지방도인 어룡고개까지 파주시 적성면내를 흐른다.

이 줄기의 대표격인 수려한 산세를 갖고 있는 감악산까지는 양주군과 파주시 적성면 군계를 따르고 지맥은 여기서 동남 방향으로 머리를 틀어 간패고개 마차산 411봉까지는 경기도 연천군과 양주군 동두천 시계를 가르다가 잠시 강 건너 소요산과 눈인사하고 강화천과 나란히 능선이 흘러 전곡 넘어가는 3번국도 한탄강변에서 그 맥을 다하는 약 40km의 산줄기를 나는 한북감악지맥으로 부르기로 한다.

<한강봉,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한북정맥을 답사한 지가 한참 지나고 한강봉에서 분기한 감악지맥을 답사키로 하고 마눌에게 사정하여 장흥유원지에 있는 말머리고개까지 승용차로 이동을 한 후 (9:25) 꾀꼬리봉 3거리에서 한북정맥길에 합류하여 한강봉에 오르니 홀로 산님이 있어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9:50)

이곳에서 은봉산 구간까지는 어려운 구간없이 내리막과 약간의 오르막이 교차되며 소나무 숲을 지나다보니 송전탑을 지나 밋밋한 군부대 훈련장이 있는 은봉산에 도착한다.(10:40)

은봉산에서 소사고개까지 이어지는 길은 임도로 이어지며 간간이 차량이 지나며 비포장 차도 옆에 밤나무가 아람이 벌어 길가에 떨어져 있어 먼 길을 가야하는 나를 자꾸 잡아 세우고 유혹을 못이기고 알밤을 줍다가 뿌리치고 도망치듯 오다보니 소사고개에 닿는다.(11:05)

<소사고개,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도로를 건너 희미한 길을 찾아 진입하니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은 등로로 잡목과 싸우며 앞으로 나가니 우측 벌목지대와 자작나무 군락을 지나 뚜렷한 길을 만나 위쪽으로 오르다보니 정상 못미친 지역의 헬기장에 닿는다.

햇볕은 너무나 강렬한데 산님은 아무도 없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선답자 산행기를 참조하다보니 길을 잘못 들었다.

바로 윗봉이 팔일봉으로 지맥길은 6부능선을 지나가는데 정상가까이에 와있는 것이다.

헬리포터에서 가야할 길을 헤아려 보니 길고긴 능선을 따라 임도로 이어져 있고 멀리 군부대의 붉은 깃발만 나부끼고 있다.

다시 왔던길을 내려서 지맥길을 찾아 나선다.

가뭄으로 건조해진 임도는 열기를 받아 뜨겁다.

승용차2대가 올라오더니 가족들이 작은 밤나무를 찾아 밤을 따러 나왔다.

이런곳에서 밤의 소득은 못얻겠으나 단란한 가족의 애정은 돈독하게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직사광선을 받으며 임도를 따라 가는데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노아산 군부대를 지척에 두고 지맥은 넓은 광장에 도착 한다. (12:40)

뜨거운 열기를 피하기 위해 광장을 통과하여 내려서 연곡리로 이어지는 안부에 도착하며 부부산님을 만나 반가움을 표시한다.

특정한 징표가 없는 지역을 지나며 길가에 떨어진 알밤이 유혹을하고 유혹에 못이겨 알밤을 줍다가 가다보니 마을로 이어진다. 산세를 보니 고개마루쪽에서 우측으로 내려선 것이다.

게해(), 넘을유()자를 써서 해유령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게재, 게가 고개를 넘었다고 게넘이고개라고 부르는 게넘이고개에 도착한다.(13:30)

<개내미고개,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이 고개이름을 잘 모르고 개내미고개 또는 게네미고개라고 부르고 심지어는 광적지형도에도 게네미고개라고 오기가 되어 있다.

게넘이고개는 역사적으로도 한 획을 그은 곳으로 임진왜란 때 왜군이 파죽지세로 서울을 점령하고 이곳에 이르렀는데 이 고개에 함경도 병마절도사 이혼과 부원수 신각장군이 군사를 매복 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군은 싸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연전연승을 하니 들뜬 기분에 도취되어 이 고개에 도착하자 신각장군이 기습돌격으로 왜군이 대패하여 도망갔으니 우리 군이 육전에서 처음으로 승전한 곳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큰 공을 세운 신각장군은 도원수 기명원의 절제를 받지 않고 자기 맘대로 군사를 움직였다 해서 승전의 공이 조정에 알려지기 전에 처형을 당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산을 깎아 고개를 낮추었지만 당시에는 산 능선그대로였으니 작은 고개는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표식리본을 따라 아스팔트길로 들어서 한적한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작은 절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능선으로 올라서야 지맥의 마루금이니 계곡길로 들어서 큰 정자나무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선다.

잡초와 잡목을 헤치며 가다보니 세우게 고개 절개지가 나온다. (14:40)

<세우개고개,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터널공사를 하고 있다.

도로를 건너 잡목을 헤치고 한참을 가다보니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가로질러 고도를 점점 높인다.

선답자 산행기를 보면 노고산은 지뢰지대로서 정상부에서 지맥으로 이어서 수루네미고개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아직 제거하지 못한 지뢰로 통행이 불가하다한다.

능선에는 철조망과 군부대장의 경고문이 세워져 있다.  (15:10)

<노고산 조망,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몸 건강하자고 산에 왔다가 재수없게 지뢰라도 밟는다면 평생후회가 될 것이 자명하기에 군부대 반대편인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마루금을 벗어나 동쪽으로 내려오다 임도로 내려서 한동안을 내려온다.

선답자는 이곳에서 마을을 지나 택시로 수루네미고개까지 이동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이런것이 내겐 너무나 생소한 것이어서 임도에서 다시 좌측능선으로 붙어 아까 내려선 옆 능선으로 계속 올라 무명봉에 올라섰다.(16:00)

무명봉에서 마루금을 찾아 볼려 했으나 분간할 수 없어 우측 내리막으로 내려서니 등로는 희미하게 계속 나있었고 가다보니 큰 절개지가 나오고 마을과 차도가 나온다.

작은 냇가에서 간단하게 씻은 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덕도3거리로서 수루네미고개 전 정거장이다.

<수루네미고개,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노고산을 보고 마루금을 그어보니 그리 높지 않은 산이 길게 능선을 뻗고 있다.

아마도 노고산을 따라 마루금을 지나왔다면 수루네미고개까지 1시간이면 충분했을 것인데 1시간을 더 소비하고도 수루네미고개에 도착하지 못했다.

오늘 산행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캔맥주 하나로 달래며 길게 들이 킨다

 

한북정맥 감악지맥 제2구간

수루너미고개~감악산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 2007211

산행거리:18.3km

산행시간:6시간25

누구와 : 나홀로

2구간: 수르네미고개(10:25) 3.9 수레미고개 2.5 무건리 고개 4.4 설머치고개(어룡고개) 4 감악산(675m) 3.5 주차장 (16:50)

 

산행하기엔 조금 늦은 시간인 1020분에 수루네미고개에 도착하여 배낭과 신발끈을 조이며 5분후 산행에 접어든다. 300m 정도 진행하면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는데 기척이 있어 뒤돌아보니 산님이 온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함께 동행 한다.

이분은 한국의 산하에 산행기를 게시하는 청산은님 이란다.

생각지도 못한 지역에서 같은 코스로 산행하는 산님을 만난다는 것이 기적 같은 일이다. 백두대간에서는 주말에는 만날 수도 있겠으나 정맥이나 지맥에서는 여간한 인연이 아니고 만날 수 있겠는가?

뜻하지 않은 청산은님의 만남으로 20여키로의 구간을 동행하며 산님이 별로 찾지 않아 지맥을 하는 산님들이 알바를 하는 감악지맥의 알바구간을 무사히 지날 수 있었다.

<266.1봉,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특히 감악지맥은 다른 정맥이나 지맥과 달리 군부대와 임도를 연속하여 지나는 코스로 미로속을 헤매는 듯 하였으며 한여름이 아님이 다행인 것은 한여름에는 직사광선의 노출로 장거리에 무리가 있을 것이며 체력도 고갈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얼었던 땅이 녹으며 구리빛 진흙이 등산화에 엉겨붙어 여간 애를 먹는 게 아니었다.

출발한지 1시간정도 되어 무명봉인 300고지에 올라 사방을 조망해 본다.

<감악산 조망,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봉우리에 바위가 있어 사방을 조망하기엔 안성마춤으로 멀리 감악산과 마차산이 보이고 발아래에 보이는 수레네미고개와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임도가 보인다.

<수레네미고개,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수레네미고개를 지나 무명봉을 오르니 군 훈련막사가 아무도 없는 산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이어지는 임도 길을 따라가다 무건이고개 3거리에 도착해 잠시 길을 찾느라 헤매다 제대로 임도를 찾아 지루한 산행을 계속이어 간다.

<무건리고개,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365.7봉,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잣나무 숲을 지나 콘크리트 광장을 지나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가야할 길을 판독해본다.

임도를 버리고 뒤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희미한 산행로를 찾아 무명봉을 올라서 급경사를 내려서 사격장능선을 가다 말고 알바임을 감지하고 뒤돌아와 훈련장안으로 들어서 능선을 따라 10여분을 가니 제대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갈지자로 이어지는 능선을 가고 또 가니 자동차 소리가 들리더니 어룡고개에 도착한다.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악산의 비경을 접하다

어룡고개에서 가스 훈련장까지는 일반 육산과 다르지 않은 산이지만 가스 훈련장을 지나면서부터 지나온 길과는 완전히 다른 최고의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등산로로 바뀐다.

경기5악이라 하여 경기 파주의 감악산(675m), 서울관악의 관악산(629m), 경기 포천의 운악산(936m), 경기가평의 화악산(1468m), 경기 개성의 송악산(587m)을 옛부터 거칠고 아름답다하여 모든 사람들의 인정하는 명성이 자자한 산들이다.

지난번에도 3차례나 감악산을 찾긴 했지만 법륜사로 올라오다 보니 감악산의 비경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남들이 가는대로 올라갔다 내려오곤 했다.

그러나 오늘 다시 보는 감악산은 옛날의 감악이 아니었다.

병풍과 부채를 활짝 펴놓은 듯 산세가 계곡과 능선상의 기암괴석 하나하나가 비상을 준비하는 용의 형상처럼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매봉능선을 올라 임꺽정봉을 향해 가면서 조망도 일품이어서 발아래 펼쳐진 양주시 남면의 소도시와 넓게 이어진 농토 그리고 크지만 작게 느껴지는 저수지와 감악지맥의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임꺽정봉(매봉)을 거치고 밑으로 조금을 내려서면 어마어마하게 큰 굴이 있으며 밑으로 낭떠러지기가 100m는 될 정도로 험하고 굴 아래로 펼쳐지는 바위와 계곡을 보면 자연의 신비로움과 조화를 새삼 느낀다.

사람들은 이굴을 임꺽정이 관군을 피해 이곳에 숨어 있었다고 꺽정굴이라고 하고 당나라장수 설인귀가 고구려를 침략하였다가 패전하고 이굴에 숨어 살았다하여 설인귀굴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꺽정굴에서 얼마가지 않아 정상으로 가는 안부에 도착하여 이정표를 보며 주변의 지형을 숙지하고 멀지 않은 정상으로 오른다.

<감악산 정상, 이 사진은 산우 성봉현님에게서 가져왔습니다.>

정상에는 몇 명의 산객이 있을뿐 한산하기만하고 초소위에 초병은 정상을 찾는 산객들의 행동을 관찰할 뿐이다.

사방을 둘러보며 가야할 능선을 점검하며 간패고개 너머의 길게 늘어진 능선을 따라 이어진 마차산을 보며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더라면 마차산까지도 충분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다음을 기약한다.

시간상으로 간패고개까지 가도 충분하겠으나 태욱처남의 생일이 있어 청산은님과 헤어지기로 하고 아쉬운 작별을 하고 정상에서 까치봉을 거쳐 법륜사로 내려서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은 마음은 이미 가족들이 모여 있는 저녁식사 자리에 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북정맥 감악지맥 제3구간

감악산~마차산 연계산행이야기

 

산행일시 : 2007415(일요일)

산행거리:13km

산행시간:4시간20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장현2(2:10)-하늘아래 첫 동네-성모마리아능선(3:10)-간패고개 (4:00)-헬기장(5:05)-마차산정상(488.5m, 5:20)-댕댕이고개(5:40)- 기도원-소요산역(6:30)

 

산을 좋아하는 나와 주일은 성수해야 한다는 마눌님과의 오랜 고집 싸움에서 협상으로 얻어진 결과가 한 달 4주 가운데 2주는 주일을 성수하고 2주는 산행을 한다는 것이니 말로만 기독교인이지 엉터리교인임을 간접증명하는 셈이다.

1개월 전 갑기형의 처인 안종순형수가 뜻하지 않은 대장암 선고에 이은 수술을 하고 교회를 가고 싶다는 마음을 전한 뒤 지난주에도 형과 형수를 모시고 우리부부와 함께 순복음교회를 찾아 결신을 하고 오늘도 함께 교회에 출석하여 간절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마음과 육체에 있는 병마가 모두 사라지기를 한없이 한없이 바라며 기도를 드렸다.

식사를 마치고 파주로 간다는 말에 죽어가는 자가 아편을 맞고 빤짝 정신을 차리듯 내귀에 들어와 떠날줄을 모른다.

우리 마눌님께 청허하여 엉겹결에 배낭을 꾸리고 형의 차에 몸을 싣고 파주로 향한다.

차안에서 눈을 감고 생각을 해보니 잘하고 있는 건지 잘못하고 있는 건지 햇갈리기가 여러 차례다.

형이나 형수는 생사의 갈림길을 혼란스럽게 지나 아직도 암흑의 터널을 다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 나는 한가로이 등산을 한다며 형의 차를 얻어 타고 산으로 향하는 것이 형으로서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객현리를 지나 간패고개로 가는 길을 몰라 헤매다가 장현2리로 들어가 감악산 밑에 하차를 하고 형에게 돌아갈 것을 권유하지만 길을 모르고 갔다가 고생을 한다며 한사코 만류를 하며 근처 농장에서 산길을 묻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며 형제애를 느끼게 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명언이 그냥 만들어 진 말은 아닌듯하다.

물론 부모나 형제를 살해하가나 폭행하는 패륜아도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혈육은 남보다 낳을 것은 분명하겠으나 우리 형제들은 돈으로 표현하는 방법에서는 뒤떨어질 수는 있겠으나 일반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형제간의 우애가 깊은 편이다.

불과 3~4년전만 하더라도 서울에 있는 형제들이 생일이면 가족들을 불러 음식을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풍선에 있는 바람이 빠지듯 소리없이 흔적마져 없어진 게 아쉬움이 많이 남기는 하나의 과제이다.

형과의 작별을 하고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경사진 도로를 따라 오르고 오르기를 거듭한다. 도로를 따라 양옆으로 우거진 산림과 녹음이 짙었을때를 연상시키는 칡과 다래넝쿨이 계곡의 대부분을 휘어 감고 있는 것이 깊은 산중임을 증명해준다.

이러한 험한 계곡에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낸 것이 그만한 효용가치가 있을까하는 효용론이 대두되기는 하지만 이념이 서로 달라 남북으로 대치하고 있는 현 상황을 보면 전방에 위치하고 있어 군사적으로 요충지역임을 알 수 있다.

길이랑 우리 인간이 사회를 이루며 서로가 왕래를 하고농경을 하면서 농작물을 가꾸기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부터 시작하여 달나라를 오가는 현대문명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필수의 여건 중에 하나로 부상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마지막 능선이려니 하고 가다보면 다시 한 능선이 나오기를 거듭하다보니 고개마루에 도착되고 이렇듯 높은 곳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게 신기하게만 여기며 한 구비를 돌고나니 계곡에 폭 쌓인 마을이 하나 나타나는데 마당에 최신형차가 여러대 주차해 있는 것을 보고 아이러니컬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을 이름은 무얼까하는 생각으로 또 한 구비를 돌아서니 하늘아래 첫 동네라는 주말농장을 겸한 음식점이 나타난다.

아까 길을 찾아다닐 때 형수입에서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언급했던 말이 생각나고 차로 돌아왔다면 간단히 올수 있는 거리를 약40여분을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셈이라고 마음속으로 뇌까리며 또 한 구비를 도니 현재 감악산 7부능선 정도에 있는데 찾는 간패고개는 나오지 않고 길은 내리막으로 하염없이 하염없이 내려가게 되어있어 여기서 중대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지맥주능선에 오르다

감악산 정상에서 성모마리아상이 있는 능선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산세를 보니 차도를 버리고 2개의 협곡을 건너면 감악지맥 능선과 만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옆 능선으로 붙어 길도없는 협곡을 한동안 오름과 내림을 한다.

산나물을 띁으러 온 남녀7명을 만나 마리아상 능선이 한 협곡을 질러 올라서면 맞지 않느냐 물어보니 나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아주 의아하고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며 그 사람은 평생을 이곳에서 살기 때문에 험한 감악산 지리를 잘 알고 있는게 당연한데 나는 외지사람 같고 등산하는 사람이 어떻게 산 지리를 아느냐고 반문을 한다.

말 몇 마디를 나눈 뒤 칡과 다래넝쿨을 헤쳐가며 경사심한 능선을 올라서니 빨간 표식리본이 나를 반긴다.

바람이라도 불어주면 협곡을 기어오르느라고 흘린 땀을 식혀줄 것인데 바람은 전혀 없다.

이제 지맥을 찾았으니 일단은 마음이 놓이기에 능선에 않아 휴식을 취하며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임꺽정봉과 꺽정굴이 있는 아래쪽 산세를 보며 지형을 되새긴다.

봉우리에서 볼 때 객현리쪽으로 부터 능선 하나차이로 있는 줄 알았는데 실제 산을 돌아보니 작은 능선을 포함하여 여러개의 능선을 지나야 지맥능선에 닿을 수 있는 것이다.

땀을 어느정도 식히고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반갑게 산객을 만난다.

서로가 간단한 인사만 나누었으나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산객을 만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감악산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지만 확실한 시간을 몰라 얼마 남지 않았으니 힘내라고 격려를 했으나 당시 어디서부터 오느냐고 물어보질 못한 것이 아쉽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났다면 간패고개에서 왔을 가능성과 마차산을 경유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시간상으로 320분이면 마차산부터 왔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이 된다.

길이 뚜렷하고 육산으로 진행되므로 4시가 되어 간패고개에 도착하였다.

간패고개는 처음에 찾고자하던 곳에서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으며 방향도 연천쪽으로 더가다가 다시 남면쪽으로 와야 하므로 예상을 빗나갔던 것이다.

2차선 차도를 건너 벙커옆으로 진입하여 작은 무명봉을 지나 마차산 방향으로 좌로 90도를 꺽어 내려서 늦은고개를 지나 임도를 따라 한동안 올라선다.

고도를 점점 높이면서 감악산의 모습이 뚜렷이 나타나고 이어서 장현리쪽에서 울라온 도로와 군시설물 그리고 차도를 버리고 협곡을 가로 질러 지맥능선을 찾던 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간패고개를 지나 1시간이 지난 55분이 되어 410봉아래에 있는 작은 헬리포터에 도착하여 아무 기척도 없는 마차산 정상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이따금 들려오는 동두천시내의 차량소음과 간파리 쪽의 개짖는 소리가 들리고, 어떠한 일이 생긴다면 어느 쪽으로라도 쉽게 탈출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차산 정상에 서다

얼마 남지 않은 오르막길을 부지런히 오르다보니 정상부 조금 못 미친 지점에 성을 쌓은 흔적이 있고 잠시 후 더 이상 오를곳이 없는 것으로 보아 마차산 정상임에 틀림이 없다.

시간은 520분을 가르키고 있으며, 정상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밑쪽으로 절벽의 높이도 만만치 않았다.

지맥의 끝은 아직도 많이 남았으나 끝까지 간다면 어두워져야 하산을 할 것 같아 소요산입구쪽으로 내려서기로 하고 10여분 휴식을 취한 뒤 댕댕이고개로 내려선다.

생각보다 길이 잘나있어 댕댕이 고개에서 기도원으로 하산을 한다.

아직도 해가 어느 정도 남아있는데도 계곡은 서서히 어둠을 준비하고 있다.

작은 계곡물소리를 친구삼아 몇 번을 물을 건너다보니 기도원에 도착하고 이내 상봉암동에 도착한다.

포장길을 걸으며 건너다보이는 소요전철역을 향해 걸으며 시간을 보니 시간은 630분을 가리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