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폭포를 찾아 헤매던 날
산행일시: 2021년04월29일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약8.33km
산행시간: 4시간303분(09:20~13:50)
한달여 만에 설악에 듭니다.
이번 산행계획은 백암골~관모능선1035.1봉~관터골로 잡았습니다.
산행 거리도 제법 멀고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라 길 찾는데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구간은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산행을 하기는 그리 쉽지 않은 구간으로 해가 짧은 겨울에는 엄두를 낼 수도 없고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서 계획에서 실행으로 이어갑니다.
계획은 동서울에서 6시30분-> 오색09시 하차->오색정류장에서 09시 군내버스승차->백암정류장 하차 09시15분->산행시작09시30분->관모능선1335.1봉 13시30분->관터골 등로합류지점 15시30분->오색초교18시30분->오색이동19시->오색에서 동서울행 승차 19시15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산행 전부터 착오가 발생합니다.
오색에서 19시15분에 동서울로 가는 막버스가 코로나19로 운행을 폐지했다고 하니 산행 후 양양으로 이동해 귀경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계획대로 오색에서 백암정류장까지 이동해 산행채비를 하며 간단히 떡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산행들머리는 물레방아휴게소가 아닌 백암마을입니다.
백암정류장에서 맞은편 마을길로 들어서자 마자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잠시 후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바꿔 마을길을 따라 끝까지 올라가면 마지막 Y형 도로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좌측으로 들어서서 마지막 주택을 지나서 100m정도 지나면 출입금지 목책이 나오는 곳이 본격적인산행 들머리가 되는데 백암정류장에서 약800m되는 지점입니다.
물레방아휴게소가 있는 곳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면 마을길과 고도차이가 많이 나므로 한동안 계곡으로 올라 가야하므로 체력과 시간이 낭비됩니다.
출입금지 목책을 넘으면 임도가 시작되고 편안한 길을 따라 10분을 지나면 좁은 사면길이 나오고, 사면길을 지나면 편한 길이 나오는데 목책에서 20~25분을 계곡으로 내려서지 않은 상태로 계곡 우측 등로를 따라가면 등로는 처음 계곡에 닿게 되는데 이곳에서 계곡을 가로질러 계곡 좌측으로 올라섭니다.
계곡좌측으로 올라서면 뚜렷한 등로가 나타나는데 7~8분 지나면 계곡에 2단폭포가 나타납니다.
등로는 넓은 암반을 이룬 2단폭포 위로 내려서는데 이곳이 합수곡입니다.
넓은 암반이 있는 합수곡은 백암폭포 갈림길입니다.
합수곡이 있는 암반지역은 3거리로 좌측계곡은 백암폭포가 있는 계곡으로 초입에서 계곡으로 25분 정도 오르면 백암폭포가 나오며 계곡과 계곡 가운데 능선길은 관모능선1335.1봉으로오르는 능선길이며 주계곡으로 계속 오르는 길은 관모능선 1103.4봉으로 오르거나 1335.1봉을 오르는 계곡길이 됩니다.
이곳에서 좌측 계곡으로 들어서서 백암폭포를 보고 1335.1봉으로 능선으로 오를 계획이었는데 산행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흐린 날씨였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합수곡 좌지계곡 입구에는 '폭포를 사랑하는 사람들' 표지기가 달려 있었는데 생각을 미쳐 못하고 그냥지나칩니다.
백암폭포가 있는 계곡을 벌써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조금 더 오르면 백암폭포가 있는 계곡이 또 나오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잠시 계곡으로 오르다 우측으로 올라서니 뚜렷한 등로가 보였고 열심히 오르기 시작합니다.
어느 새 빗방울을 멎었고 조용한 숲으로 계속오르니 좌지계곡이 아닌 우지계곡이 나왔는데 2단폭포 합수곡에서 13분을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우지계곡을 건너서 주계곡으로 10분 정도를 더 오릅니다.
백암폭포가 이미 나왔어야 했는데 백암폭포가 보이지 않자 알바라는 생각이 듭니다.
배낭을 내려놓고 독도를하니 이미 백암폭포를 한동안 지나왔습니다.
스마트폰 다음지도를 펴보지만 위성이 연결이 안 되는지 지도가 펴지지 않습니다.
갈길은 멀고 먼데 알바를 하고 있으니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이렇게 되면 빡빡한 일정에 산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불안한 맘이 들기 시작합니다.
다시 내려서며 그래도 몰라 계곡으로내려서 보지만 아닌 것 같아 등로를 따라 서둘러 내려섭니다.
다시 서둘러 올랐던 길을 내려서서 2단폭포 위 합수곡으로 내려섭니다.
백암폭포가 있는 계곡으로
잠시 한숨을 돌리고 계곡치기로 오릅니다.
주변 어디에도 표지기는 없습니다.
등로에서 10분이면 백암폭포가 나온다고 했는데 18분을 올랐는데도 백암폭포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다음지도가 열리지 않으니 장님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이곳에서 5분도 되지 않는 곳에 백암폭포가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다시 계곡을 따라 내려섭니다.
다시 2단폭포 위로 내려섭니다.
암반에 퍼져 다시 독도를 합니다.
산행가이드북을 자세히 확인하니 계곡에서 10분이 아니고 등로에서 10분입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니 옷이 제법 젖습니다.
합수곡 사이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있습니다.
등로로 들어서서 오름을 시작합니다.
가파른 지점을 지나고 짐승들이 다니는 길같은 희미한 흔적을 지나칩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백암폭포 갈림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묘지를 지나고 다시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기를 15분,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보입니다.
희미한 길로 들어서서 사면길로 3~4분지나 또 다른 능선에 올라서는데 길은 아래쪽과 직진으로 넘어서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서로 갈라집니다.
망설이다가 더 뚜렷한 직진길로 들어서서 잠시 후 계곡으로 내려서니 등로에서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계곡을 따라 오르자 무명폭포가 연속 나타납니다.
비는 계속 내려 옷은 이미 다 젖었고 계곡에는 빗소리와 물소리 그리고 숨소리만 있을 뿐입니다.
무명폭포에서조금 더 오르자 무명 다단폭포가 나오는데 백암폭포는 나오지 않습니다.
더 올라갑니다.
무명폭포가 나타납니다.
무명폭포를 지나 더 올라 계곡을 따라 15분을 오르지만 백암폭포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맨탈이 붕괴됩니다.
이쯤서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서는 계곡은 바위가 미끄러워 여간 조심스럽지 않습니다.
비를 조금 가릴 바위 아래서 빵조각을 먹으며 생각에 잠깁니다.
1335.1봉까지 올라갔다가 올랐던 능선길로 내려설까?, 아니면 산행을 접고 하산을 할까? 망설입니다.
안전을 위해 하산을 하기로 합니다.
백암폭포를 찾는다며 3번의 알바를 거듭하며 시간은 12시40분을 넘겼습니다.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2단폭포 암반으로 되돌아오니 13시08분이네요.
백암폭포는 어디일까?
왜, 백암폭포를 찾지 못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하산을 합니다.
13시40분에 다시 목책을 넘어서고 13시50분에 아침에 버스에서 내렸던 백암정류장으로 내려섭니다.
마을로 내려서니 위성이 연결되고 다음지도와 산행궤적이 열립니다.
백암폭포 위치가 궁금하여 확인을 하니 계곡에서 약3분만 더 올라갔으면 백암폭포였고, 3번째 능선길에서 내려설 때는 아래쪽으로 내려섰어야 했는데 직진으로 내려서니 백암폭포 위로 내려선 것이었습니다.
3년차 설악 산꾼은 이렇게 큰 알바를 하며 산행을 접었습니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처음 계획대로 산행은 하지 못했더라도 관모능선 1335.1봉까지는 왕복했었을 것인데 옷이 모두 젖어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선답자들이 백암폭포 찾아가는 길을 확실하게 표기했다면 이런 알바는 없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건 제 생각이지 선답자들의 의무사항은 아니지요.
다음 이곳을 찾을 때 더 알찬 산행이야기로 꾸미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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