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산행기

설악산국립공원, 백암골~관모능선~관터골산행이야기

범솥말 2024. 5. 24. 00:35

설악산, 백암골~관모능선~관터골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21년05월23일

누구와: 반더룽산악회->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약15.5km

산행시간: 11시간05분(04:00~15:05)

산행코스:백암정류장(04:00)-백암폭포(05:10)-전망바위(06:55)-1301봉(08:08)-1336.1봉(08:28)-1405.8봉(09:48)-1404.3봉(10:54)-관터골갈림길3거리(11:48)-관터우골계곡(12:55)-능선(13:32)-각두골관터골합수곡(14:35)-사방공사계곡(14:51)-관터44번국도(15:04)

갈 때: 반더룽산악회 무박팀 합류(사당역에서 11시20분)->한계령->오색->백암정류장 하차(02:45)

올 때: 관터로 하산(15:04)->경찰차 히치(15:12)->양양버스터미널(15:40~55)->동서울터미널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02:45 백암정류장 하차, 정류장에서 04시까지 대기

04:00 백암정류장에서 산행시작, 해발208m

04:14 출입금지 목책을 넘어섬

04:41~51 암반지대(백암폭포계곡3거리), 산행거리2.11km, 소요시간45분, 해발437m

04:59 백암폭포 갈림길, 산행거리2.40km, 소요시간59분, 해발497m

05:10~23 백암폭포, 산행거리2.74km, 소요시간1시간10분, 해발531m

05:30 백암폭포갈림길 되돌아 옴

05:38 묘지

05:48~06:34 능선 금강송지대

06:02 능선 금강송지대, 산행거리3.90km, 소요시간2시간01분, 해발738m

06:11~24 능선 간이쉼터

06:39 능선 대형 소사나무

06:43 오버행바위(치마바위하단), 산행거리4.60km, 소요시간2시간42분, 해발909m

06:55~07:04 전망바위(치마바위상단), 산행거리4.80km, 소요시간2시간54분, 해발972m

07:04~45 잡목과 너덜겅, 암릉 길

07:52 능선->1301봉 오름길

08:08 1301봉, 산행거리5.81km, 소요시간4시간07분

08:28~41 관모능선1336.1봉, 산행거리6.20km, 소요시간4시간27분

15:04 44번국도 관대마을날머리, 산행거리 약15.5km(추정), 산행소요시간 11시간03분

(산행거리는 위성이 끊긴 지점부터 관대 날머리까지 약4km로 추정한 값)

 

○산행 전 이야기

이번 산행은 전부터 아주 전부터 가고 싶어 했던 백암골~관모능선~관터골 코스입니다.

지난주 이 코스를 가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무언가에 쫒기는 듯한 압박에 취소하고 지리실계곡으로 급히 변경했었습니다.

왜냐하면 백암골~관모능선~관터골 코스는 지난 사람이 극히 소수인데다가 시간대와 거리를 확실하게 기록한 선답자가 없어서입니다.

어느 산꾼께서는 대청봉까지 왕복하며 10시간이 채 걸리지 않기도 했으나 저의 경우는 혼자라는 점, 초행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속도를 내면서 산행을 할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스터디한 결과는 빠듯한 시간에 내려설 수는 있는데 하산하는 등로가 불분명하여 어두워지기라도 하면 아주 큰 낭패를 당할 수 있으므로 당일 산행을 포기해야 했는데 이번 산행을 완료하고 보니 한 번 지나 길을 숙지한 경우라면 당일치기 대중교통으로도 가능하지만 초행이라면 그것도 혼자라면 당일치기 대중교통으로는 장담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이번 산행에서 주의해야 할 곳은 오버행바위(치마바위하단)에서부터 1301봉까지 구간과 대청봉과 관터골로 갈라지는 3거리에서 관터우골계곡까지의 등로 사정입니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오버행바위를 지나서 길인 듯 아닌 듯한 곳만 잘 지나면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그때는 이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그곳을 지나고 나니 과연 명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인가 하고 들어서면 잠시 후 흔적이 없어지고, 아닌 듯해서 들어서지 않았더니 나중에 다시 찾고 보니 그곳이 길이고는 했습니다.

관모능선으로 갈라지는 3거리에서 관터우골계곡까지는 어떤 사람은 35분이 걸려서 내려섰다고 하는데 그분은 초행이 아니고 길을 알고 있는 경우였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55분이 걸렸는데 내려서면서도 늘 불안했는데 등로가 희미하고 불분명하므로 크게 알바한 것은 아니지만 이리저리 주변으로 뒤적거리며 내려서므로 시간이 좀 더 걸렸는데 다시 내려선다면 아마도 40분이면 내려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산행에서 아쉬운 점은 휴대용 충전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스마트폰이 하산하며 밧테리가 나가 정확한 거리를 기록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행여 다른 사람들에게서 컨링을 해서 짜깁기를 할 수 있나 싶어 3시간 정도 다른 분들 블로그를 헤매보았지만 구간별 거리를 기록한 블로거를 찾을 수 없었는데 언제 시간을 내서 관터골과 이번에 기록하지 못한 능선길을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산행 계획을 짤 때 초행인 점을 감안하여 산행시간을 백암마을~1336.1봉까지 4시간, 관모능선3시간, 하산 3시간 합계10시간을 잡았는데 11시간이 걸렸습니다.

새벽04시 어두운 백암계곡으로 가는 길은 어떠했을지 산행을 열어갑니다.

 

○백암마을에서 백암폭포 구간

11시20분 사당을 출발한 산악회버스는 설악휴게소에서 30여분 정차한 후 장수대에서 2명이, 한계령에서 5~6명이, 오색에서 대부분 내리고 필자와 젊은 여성만 남았는데 이 여성은 설악동으로 간다고 했다.

인솔대장은 백암에서 하차한다고 하자 혼자서 백암골을 들어간다는 얘기에 몹시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걱정이 되는지 산행을 마친 후 꼭 전화를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것이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하산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백암버스정류장

이곳에 하차한 시간은 02시45분경이다.

가로등 불빛만 비치고 바람은 몹시 심하게 분다.

정류장에서 산행채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보지만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1시간을 보낸 뒤 03시40분에 출발하는 것으로 1차 작정을 했는데 막상 03시40분이 되자 그래도 자신이 서지 않아 04시 정각에 출발하는 것으로 2번째 시간을 변경한다.

정류장 부스안 좁빗한 의자에 등을 벽에 기댄 채 눈을 감아보지만 잠이 올리 없다.

지나는 자동차 소리를 들으며 지나가는 차량들 숫자만 세며 시간을 보내고....

4시가 다 되어 간다.

더 이상 미루지 말자, 어차피 내가 풀어야할 숙제니까?

묵직한 배낭을 메고 마을로 들어서고.... 마을길을 따라 맨 위로 올라서면 길은 Y자로 갈라지는데 좌측으로 가야한다.

마지막 주택에 사나운 개 2마리가 있는데 지나갈 때면 아주 무섭게 짖어대는데 밤중에 얼마나 짖어댈까?

살금살금 발자국 소리를 죽이며 지나자 개는 잠들어 있더니 한 마리가 마구 짖어대지만 이미 마지막 주택을 지난터라 금새 짖음을 멈춘다.

마지막 주택을 지나 출입금지 목책에 도착하니 04시14분이다.

목책을 넘어 계곡 물소리가 요란한 백암골로 들어선다.

마음은 어떠했을까?

차분하고 담담했다. 내가 생각해 보아도 무서움도 들지 않고 불안도 없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무박산행을 몇 차례 다니기는 했었지만 한계령~남교리, 한계령~공룡능선, 미시령~마등령, 오색~백담사 등등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고 길도 잘 나있는 곳이었으니 늘 혼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 무박산행은 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비탐지역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고, 사람의 왕래도 없는 곳, 그것도 어둠이 천지를 덮고 있는 백암골로 들어선 것이다.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이다.

헤드랜턴으로 발길이 닿는 곳을 비추며 천천히 들어섰는데 행여 뱀이 등로로 나왔을 경우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천천히 진행한다.

이곳에서 백암폭포로 가는 합수곡3거리까지는 지난번 헤매다가 내려선 적이 있으므로 등로는 알고 있는 구간으로 쉽게 지날 수 있다.

얼마를 지났을까?

헤드랜턴에 무언가 잡혔다.

파란 눈 2개가 잡혔는데 어두워서 무슨 동물인지 알 수가 없고 거리는 약30~40여m다.

거의 1분 이상 2분은 좀 안되게

서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눈은 껌뻑거리는데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큰 기침을 몇 차례 해보지만 이넘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아.... 생각을 바꾼다.

그냥 지나가자고......

그래도 무서움은 전혀 없다.

조금 더 지나 계곡에 닿았는데 며칠 전 비가 내려서 계곡물이 지난번 보다 많아 계곡을 건네는데 애를 먹고 건넌다.

계곡을 건너서 위로 올라서면 다시 등로가 이어지며 헤드랜턴에 의지하여 6~7분 오르자 계곡 물소리가 커지니 무명 2단폭포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다.

넓은 암반에 배낭을 내려놓고 10분 동안 쉼을 하며 간단한 간식을 한다.

그사이 어둠이 걷히며 사물을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밝아지더니 여명이 주변에 자리를 잡는다.

백암에서 출발 할 때만 해도 어둠으로 백암폭포를 가보았자 사진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백암폭포는 들리지 않고 바로 능선으로 오르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뀐다.

잠시 쉼을 끝내고 백암폭포로 가기로 했는데 합수곡에서 백암폭포로 가는 길은 계곡길과 사면길이 있는데 상황으로 미루어 계곡길 보다는 사면길이 더 낳은 것 같았다.

사면길을 통해 백암폭포로 가려면 계곡과 계곡 가운데 능선으로 10분정도 (정확하게8분)오르면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나타나는데 지난번은 너무 희미한 길이라 그냥 지나쳐 고생을 하기도 했던 곳이다.

이곳 백암폭포 갈림길3거리 우측을 보면 20년생 정도 졸참나무가 있고 옆에 10여년정도 된 쪽동백나무가 있는데 어느 분인지 백암폭포로 가는 길을 표시하기 위해 쪽동백나무 약1.5m 부위에 붉은색 페인팅을 해 놓았으므로 이점만 인지한다면 백암폭포는 쉽게 찾을 수 있다.

3거리에서 사면길을 따르면 경사도 크게 심하지 않고 위험하지도 않으며 정확하게 10분을 지나면 백암폭포가 모습을 나타낸다.

아~

백암폭포~~~

24일전 오늘 가고자 하는 코스를 대중교통으로 간다며 나섰던 길

이곳 백암폭포를 찾아 헤매다가 시간이 흘러 버렸고,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려 중간에 포기했었던 적이 있다.

오늘도 20분 정도만 산행을 일찍 시작했더라도 백암폭포는 보지 못하고 올랐을 것이다.

다른 선답자들 산행 사진을 보면 백암폭포 물줄기 뒤 동굴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은 모습이 보기 좋았고 나도 그 짓을 하고 싶었다.

백암폭포에서 준비한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런 포즈 저런포즈, 폭포물줄기 뒤편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런 짓을 하고 싶었다, 백암폭포에서........

백암마을들머리에서 백암폭포까지 산행거리2.74km, 산행시간1시간10, 해발531m, 현재시간 0510분이다.

 

○백암폭포에서 관모능선 1336.1봉 구간

이른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요란한 폭포물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10여분 정신없이 이리저리로 오가며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주변 산세를 확인하니 계곡으로 들어서서 첫 번째 합수곡이 되는 곳 우측계곡에 백암폭포가 위치하고 있다.

지난번 백암폭포를 찾아 헤매던 날 합수곡 조금 아래까지 올라왔었는데 약1~2분만 더 올랐어도 백암폭포를 볼 수 있었는데..........

백암폭포를 보고 뿌듯한 맘으로 3거리로 되돌아 나오니 백암폭포로 보낸 시간이 꼬박30분이다.

백암폭포3거리에서 능선 길은 경사가 심한 편으로 8분 정도 지나면 묘지를 지나는데 묘지라고는 하나 흔적만 있을 뿐 풀 한포기 없는 민둥이다.

묘지를 지나 5분을 더 가면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나오는데 지난번 백암폭포로 가는 길로 잘못알고 들어섰던 곳이다.

이어서 이어지는 길은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살아가는 곳으로 2명이 서로 안아야 맞잡을 수 있을 정도의 금강송이 등로 좌우로 수없이 많이 있다.

금강송과의 만남으로 반가운 인사를 하며 오르는데 금강송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금강송 군락 능선으로 20분을 올랐고 어느 새 해가 떠서 사방이 밝았고 나뭇가지 사이로 우측 거대한 봉우리가 보이는데 아마도 1103.4봉인 듯 했다.

땀이 비오 듯 나고... 등로 우측으로 쉴만한 바위가 있는 간이 쉼터에서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쉬어간다.

간이 쉼터를 지나면 금강송은 이따금씩 나오고, 거목에 속하는 소사나무가 등로를 가로막고 있는데 이정도 소사나무라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야할 것인데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으니 아무런 소용이 없겠지만 필자는 이 나무의 가치를 알고 있으므로 만져주고, 잘 자라라고 말을 하며 지난다.

소사나무를 지나 2~3분 오르면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다시 2분을 가자 선답자들이 늘 기록하고 올리는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선답자들은 이 바위를 오버행바위로 지칭한다.

거대한 바위가 “ㄱ”자 모양으로 생겨 불리는 것 같은데 이 코스를 스터디하며 어느 블로그에서 본 적이 있는데 이 바위를 치마바위라고 했다.

치마바위~

산행을 하다가 이곳에서 이 지역 약초꾼을 만났다는데 이 약초꾼은 이 바위를 치마바위라고 부른다고 했다는 것이다.

설악산에는 서북릉 안산 옆에 정식 명칭으로 치마바위라고 부르는 바위가 있는데 이곳에도 치마바위가 있는가 보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면 치마바위라는 명칭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10분 후 전망바위에 올라서는데 전망바위가 이 오버행바위 상단이 된다.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아래쪽으로 보면 약초꾼이 왜 치마바위라고 부르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오버행바위(치마바위하단)을 지나면 등로는 10분을 우회하며 전망바위에 올라섰고 위에서 아래를 보면 약70도 각도로 넓게 치마를 두른 듯하게 보였는데 약초꾼들이 치마바위로 부르는 게 이해가 갈만하다.

치마바위 전망대는 시원스럽다.

치마바위 전망대에 서면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스러워지고 흐르는 땀은 어디론지 사라지고, 아래로 내려다보면 올라온 계곡과 멀게 백암마을이 보이고, 44번국도 건너편으로는 우측 점봉산에서 단목령, 단목령에서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무명봉에 이어 진동리 상부댐에 있는 풍력발전기가 희미하게 보인다.

내심 전망바위로 오를 때는 운해가 산하를 덮고 점봉산 상부만 우뚝하게 솟아 있다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건 상상에 불과했고 점봉산은 구름모자를 쓴 게 전부였다.

시원스러운 치마바위 전망대에서 10분을 쉬고 길을 나선다.

지난번 어느 응원해준 분이 이런 말을 남겼다.

이곳 「전망바위에서 관모능선 전 1301봉까지 ‘길인 듯 아닌 듯 한 곳’ 만 잘 지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그때는 「길인 듯, 아닌 듯 한 곳」이라는 뜻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막상 이곳 등로를 지나고 보니 명언이었다.

등로는 진달래나무 등과 같은 키 작은 잡목들이 진을 치고 있고 희미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길 흔적이 사라지고..... 다시 원위치해서 다른 방향을 보면 길이 보이고.... 이곳을 지나며 잡목이 온 몸을 잡고 늘어져 온몸에 찰과상을 많이 입었다.

이곳을 지날 때 길을 제대로 찾아 가는 방법은 자세를 낮추면 길이 잘 보이며 등로는 능선 좌측으로 계속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약40여분 이런 등로를 지나면 길은 편해지며 우측으로 관모산으로 이어지는 관모능선이 눈에 들어오고.... 잡목은 없는데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한 곳을 어렵게 오르고 나면 설악산천연보호구역 입석이 있는 1301봉이다.

잠시 휴식을 취했는데 잡목이 사방을 막아 조망이 전혀 없다.

그러나 조망이 없다는 건 오늘 구간에서 최고의 전망대가 가까이 있는데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답글을 달아준 tkfy2013님은 “1301봉 입석 뒤 잡목을 헤치고 조금만 가면 멋진 전망대가 있으니 꼭 가보시길... “ 라는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결과다.

입석이 있는 곳에서 남쪽 방향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이 구간 최고의 전망대가 있는데 당시에는 그냥 지나치고 tkfy2013님의 조언을 안 것은 1336.1봉에서 청렴골 갈림길로 가면서 이 구간 최고의 전망대를 볼 수 있었다.

1301봉에서는 마산골, 관터골, 각두골 계곡과 대청봉과 화채능선, 오색일대와 망대암, 점봉산, 방태산 등의 기막힌 조망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내려섰다.

1301봉을 내려서자마자 다시 짧은 오름이 지속되며 어느 지점으로 들어서며 눈에 익은 풍경이 들어오는데 지난 4월29일 대청봉~관모능선을 지날 때 1336.1봉에서 1301봉 방향으로 약100여m 잘 못 들어섰다가 되돌아간 적이 있는데 그때 눈에 익은 풍경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고대하던 곳, 1차 목표지점인 관모능선 상 1336.1봉으로 올랐고 삼각점을 대신한 설악산천연보호구역 입석을 만난다.

백암마을들머리에서 관모능선 1336.1봉까지 산행거리6.20km, 산행시간4시간27, 해발1336.1m, 현재시간 0828분이다.

 

○관모능선 1336.1봉에서 대청봉, 관터골 갈림길3거리 구간

관모능선 1336.1봉~

누군가는 관모능선을 공룡능선, 서북능선, 화채능선과 함께 설악의 4대 능선이라고.....

공룡능선과 서북능선은 등로가 고속도로 급이고, 화채는 비포장도로 급이고, 이곳 관모능선은 경운기나 다닐 수 있는 거친 임도길에 바유하면 될 것 같다.

1336.1봉은 야생마 같이 거친 관모능선 중앙에 위치하는데 중간 탈출로 기점으로서도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다.

관모능선의 탈출은 관터골, 청렴골, 백암골 등이 있는데 백암골로 탈출하는 기점은 1336.1봉에서 오늘 올라온 능선으로 탈출하는 방법과 1336.1봉에서 관모봉 방향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1306봉 우측 계곡으로 내려서는 계곡길이 있는데 2개 탈출로는 백암폭포가 있는 계곡 합수점에서 만나게 된다.

1336.1봉 입석에 배낭을 내려놓고 쉬어간다.

잡목이 무성해 조망은 없다.

좁은 공간이기는 하지만 아래쪽에서 바람이 불어 시원스러웠고 그늘 속에서 행동식으로 가지고 온 모닝빵 하나를 먹는 동안 왕파리들이 빵 봉지 속으로 들어가 난리를 피우니..... 아까운 모닝빵 4개를 먹지 못하고 그냥 버려야했다.

1336.1봉 아래가 청렴골인데 청렴골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왕똥파리가 이리 많을 수가....

서둘러 짐을 싸고 1336.1봉을 내려선다.

1336.1봉에서 관터골로 가기위해서는 관모능선을 따라 대청봉 방향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1336.1봉에서 잡목과 씨름을 하며 바로 내려설 수도 있지만 1301봉 방향으로 조금 가면 우측으로 길 같지 않은 흔적이 보이는데 이곳으로 내려서면 1336.1봉에서 바로 내려서는 길과 만난다.

길과 길이 만나는 지점을 막 지나며 뜻하지 못한 살모사를 만난다.

올해 들어서 2번째 보는 살모사인데 이넘은 왜 이리 높은 곳에서 사는 거야?

일반적으로 해발300m미만에서는 까치독사로 불리는 살모사가 살고 300~700m 사이에서는 이넘과 같은 쇠살모사가 산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그런데 이곳은 해발1300고지인데 살모사가 산다.

살모사가 산다는 건 먹이 조달이 가능하다는 증거인데 무엇을 먹고살까?

설악산은 유독 뱀이 많다.

뱀의 종류도 여러 가지로 아마도 미기 종 뱀도 있는 것 같다.

이넘은 여유있게 보았으므로 조금도 놀라지 않았는데 이넘을 본 뒤로 발걸음은 무거워 졌고 발을 딛는 부분을 확인해야 했다.

살모사를 만나고 조금 내려서자 청렴골로 내려서는 V곡으로 접어든다.

「설악산을 사랑하는 모임」의 지맥 최수찬님과 일행 미주님이 지난해 마산골~청렴골을 지난 적이 있어 필자도 마산골~청렴골을 계획하고 있어 눈여겨본다.

아~

곰취가~~~

V곡 펑퍼짐한 곳, 등로 주변으로 곰취가 제법 많이 보인다.

곰취 사냥이나 할까?

잠깐 사이에 한 주먹을 뜯으니 이정도면 집사람과 삼겹살로 배불리 한끼를 먹고도 남을 정도다.

조금 떨어진 곳에 곰취가 보이기에 가까이 가니 곰취가 아니고 우리꽃야생화 연영초였다.

연영초가 청렴골로 내려서는 길 몫에 군락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었다.

꽃 봉우리를 지니고 있는 넘도 있고 개화를 한 넘은 2개체가 있다.

곰취 사냥도 하고 연영초도 보고 산행도 잘하고 있으니 오늘은 분명 기분좋은날.........

청렴골로 내려서는 V곡에서 다시 등로로 복귀한다.

잠시 오르막을 오르다가 등로는 능선 좌측으로 우회하여 능선으로 복귀하여 조금 지니면 강풍에 가지가 찟긴 신갈나무가 있고 우측으로는 썩어가는 가지가 나딩굴고 있다.

작년 9월 대청봉~관모산을 지나며 이곳에서 표고버섯을 땄던 곳이었는데, 죽은 가지를 보며 지난날을 회상해 본다.

제법 많은 표고버섯을 집사람에게 주자 좋아서 웃던 모습을 떠올리며 말라버린 표고라도 있나 자세히 보지만 표고버섯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저기에 보이는 곰취를 보며 등로를 가다보면 어느 새 심마니 비박터에 도착한다.

선답자들이 심마니터라고 부르니 그대로 부르기는 하지만 요즘과 같이 살기 좋은 세상에 심마니들이 이런 곳까지 오나? 싶기도 하다.

설악산을 다니며 느끼는 것이지만 고지대에 있는 비박터를 보면 심마니 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산꾼들이 먼저 떠오르는데 설악산에는 일반인들이 예상치 못하는 곳에서 비박을 하는 산꾼들이 제법 있는 편이다.

비박터에서 둔전골 방향으로 조망을 하려고 다가섰다가 보물창고를 발견했다.

보물창고라고 해서 귀한 보물이 아니고 20km자루에 라면 몇 개, 버너용 가스 여러 통이 담겨져 있는데 가스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은 하지 않았는데 녹이 난 것으로 보아 오래되었거나 사용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패트병이 많았는데 모두 물을 마시고 버릴 빈 병이었다.

날짜야 지났겠지만 누군가 이곳을 지날 때 먹으려고 저장한 것 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립군카페 지맥님의 일행인 J3회원들은 설악 곳곳에 이런 보물창고를 두고 서로가 공유한다고 하던데, 지맥님 것은 아닌지? 보물창고에 캔커피가 있으면 마시려고 했는데 캔커피는 없었다.

비박터 주변에서 잠시 조망을 하고 내려서면 능선에 있는 나무가 뿌리를 드러낸 채 쓰러진 간이 전망대를 지난다.

잠시 후 1400.8봉 능선이 이어지는데 능선 곳곳에는 개화가 한창인 왕진달래가 꽃을 피웠고 키 작은 잡목을 헤치고 서북방향을 보면 화채봉과 화채능선, 송암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반대편 방향인 점봉산, 오색 방향으로도 뛰어난 전망대가 있는데 화채능선 방향을 보며 지나느라 전망대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지나가 버린다.

1400.8봉에 이어 1405.8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며 주변을 조망하고.... 1405.8봉 아래 또 다른 심마니터로 내려서는데 이곳에는 솥을 걸 수 있도록 돌을 쌓아 놓은 흔적도 있다.

1405.8봉을 내려서려다가 이곳에서 아침을 겸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몫을 잡아 여유 있는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맥스커피까지 마시며 망중한을 즐긴다.

식사를 마치고 1405.8봉을 내려선다.

내려서는 길이 매우 거칠다.

내려서면 앞을 막고 있는 암봉은 좌측으로 우회하며 지나는데 지난번은 길을 찾지 못해 암봉을 미련스럽게 넘어버렸던 적이 있다.

암봉을 우회하면 노란 표지기가 있는 곳, 지난번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대청봉 방향으로 가는 등로는 너덜겅 지대를 우회하며 지나는데 멀게, 어쩌다 하나씩 표지기도 볼 수 있다.

가다보면 등로 흔적인 크게 우회하는 등로와 암봉 가깝게 우회하는 등로가 있는데 크게 우회하면 편하게 지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지난번처럼 암봉능선 가깝게 우회하며 1386봉, 1401.9봉, 1404.3봉을 차례대로 능선을 오르내리고, 능선너머 풍경을 보고 감상하며 지나다 보니 시간도 제법 흘러 1404.3봉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가 가까워진다.

너덜겅이 있어도 이때가 봄날이다.

대청봉과 관터골로 갈라지는 3거리까지 가는 길은 아주 험난하다.

1404.3봉은 말이 봉우리지 둔덕같은 수준으로 넓고 가기도 편하며 이곳에도 곰취가 무척 많아 아마도 맘먹고 곰취를 뜯는다면 40kg 마대자루로 가득 뜯을 수 있었을 것 같다.

1404.3봉을 지나면 등로는 서서히 오름이 시작된다.

산을 한 두 번 다닌 것도 아니고 높은 산이야 힘들게 오르는 건 당연한 것인데 고도가 높아서 힘들기보다는 등로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넝쿨이 문제다.

가시가 달린 산해당화라는 인가목과 가시는 없지만 잡고 늘어지는데 선수인 미역줄나무가 지나는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한다.

넝쿨과의 전쟁이 시작되고.... 땀은 계속 흐르고, 무언가 보인다.

얼레지였다.

얼레지는 이미 1달 전에 꽃이 졌을 시기인데.... 넓게 포진되어 있는 군락지의 얼레지 대부분은 꽃이 지고 열매를 맺고 있거나 꽃이 지며 시든 상태인데 꽃을 제대로 간직한 얼레지가 몇 개체 보였고 귀하게 여기며 사진으로 옮긴다.

얼레지는 참 예쁘기도 하다.

날렵한 꽃을 피우는 얼레지는 1992년인가 대청봉을 처음 올랐을 때 무너미고개 인근에서 처음 보았던 꽃으로 내게는 설악의 꽃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꽃이다.

얼레지와의 같이한 시간을 뒤로하고 다시 오름을 이어간다.

고도가 1500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털진달래도 많이 보이는데 언뜻 보면 이른 봄에 피는 진달래가 철수를 잃었다던가, 설악 고지대여서 철지난 이제서 핀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꽃은 참꽃으로 부르는 진달래가 아니고 털진달래라는 별개의 종류라고 하는데 설악 털진달래는 대청봉 일대와 귀청 일대에 많다고 하는데 이곳 관모능선에서도 제법 보인다.

고도 1500m 지점

털진달래가 붉은 꽃을 피운 곳, 지나온 능선이 잘 보이는 곳에서 화채능선, 둔전골, 지나온 능선을 잠시 조망되는 곳...... 지나온 능선이 열리기 시작했고 식사를 했던 1405.8봉이나 1400.8봉이 제법 멀게 보인다.

다시 등로로 들어서면 인가목과 미역줄나무가 잡고 늘어지거나 발목을 걸고,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려하면 목에 넝쿨을 들이대고 조르려 한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고 치친 상태인데 넝쿨들이 발목을 잡고 나대니 힘으로 지나려 억지를 부리다 보니 정강이, 허벅지, 가슴과 팔, 온몸 가벼운 찰과상을 입지 않은 곳이 없다.

이제는 능선 갈림길이 나타날 때가 되었는데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으로 3거리를 되뇌이며 올라서면 기다리던 곳, 대청봉에서 관모산으로 이어가는 능선에서 관터골로 내려서는 등로 갈림길3거리로 올라서니 이곳이 2차 목표지점이다.

백암마을들머리에서 관모능선, 관터골 갈림길3거리까지 산행거리8.67km, 산행시간7시간47, 해발1597m(+28m), 현재시간 1148분이다.

 

○관모능선, 대청봉, 관터골 갈림길3거리에서 44번국도 날머리 구간

대청봉, 관터골, 관모능선

갈림길3거리~

대청봉에서 관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대청봉에서 관터골로 탈출하는 등로가 서로 만나는 3거리다.

지난해 9월 관모능선 답사를 하며 대청봉에서 이곳으로 내려서며 관터골로 한동안 내려서는 알바를 했다.

알바임을 느끼고 역으로 올라오며 유심히 살피며 올라갔는데도 이곳 3거리 지점을 찾지 못했다.

다시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아주 유심히 살피며 내려서다가 잡목이 우거진 이곳 3거리를 찾았고 가지고 다니던 전지가위를 꺼내 주변 잡목을 제거하고 숲속 안에 있던 표지기를 3거리로 옮기는 대작업을 하였다.

이후 대청봉에서 관모능선으로 가며 이곳 3거리를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3거리가 확연하게 표시가 나므로.....

3거리에 도착해 배낭을 내려놓고 과일로 체력을 보충하며 10여분 쉼을 한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우고 주변을 보니 지난해 작업했던 손길의 흔적을 볼 수 있었으며 아무도 더 이상 잡목을 제거하지는 않아보였다.

산행을 계획할 때, 이곳3거리에서 1642.6m봉을 왕복할 것인지 아니면 이곳 3거리에서 직접 관터골로 내려설 것인지 정할 수가 없었다.

1642.6봉은 이곳에서 10여분 오르면 되며 크게 힘들지도 않으며 등로도 뚜렷하다.

1642.6봉에 오르면 사방을 그런대로 조망할 수가 있으며 설악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멀리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무박이라 왕복30분 투자하는 것도 못할 것은 아닌데.... 한 가지 걱정이 있으니 하산 후 오색에서 양양으로 출발하는 시내버스시간을 맞추어야하는데 백암정류장 시간표를 사진을 찍었는데 확인해보니 14시40분까지 가야 산악회 버스를 탈 수 있다.

망설이다가 결론은 1642.6봉은 가지 않기로 했다.

하산을 넉넉잡고 3시간으로 예정했는데 운이 좋으면 14시40분 버스를 타고 양양에서 설악산 입구로, 설악산 입구에서 C지구상가 앞 청봉식당으로 16시까지 가면 산악회 버스를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3거리에서 10여분 쉬고 12시 정각에 하산을 시작한다.

3거리에서 조금 내려서자 지난번 알바할 때 보았던 신갈나무 거목을 지나고 마지막 되돌아 간 지점을 확인하고는 3거리에서 많이도 내려섰다는 생각이 든다.

알바했던 지점까지만 해도 등로 사정이 좋은 편이라 관터골 등로 사정은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내려서며 보니 길은 너무 희미하고 여러 갈래로 갈라지다보니 내려서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관터골은 하산보다 위로 오르는 편이 길 찾기가 쉬워 보였다.

등로는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어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내려서며 지도에서처럼 계곡으로 바로 내려서는지 알았는데 실제 등로는 능선좌측으로 대부분 이어가다가 한동안 내려서서 계곡에 닿는다.

몇 차례 쌍갈래 길에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찾기도 했는데 지나다 보니 사라졌던 길이 다시 나타나고 분명 잘 못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시점에서 다시 등로와 닿기도 하고.....

계곡까지 기록을 제대로 남기지 못한 것은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기도 하고, 알바라고 생각하며 자세하게 길 안내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나중에 산행궤적을 확인하니 제대로 가다가 벗어났다가를 반복했는데 산길샘 앱에 저장된 지도가 맞는지 내려선 길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등로 주변은 신갈나무 숲이며 썩은 고목과 강풍으로 쓰러진 고목들이 널브러진 풍경이 연속되고 산나물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야생화는 꽃이 피기 전 박새가 온 땅을 덮고 있다.

계곡 물소리가 가깝게 들리는데 등로는 계곡으로 내려서지 않고 한동안 아래로 내려서다가 어느 지점에서 계곡으로 내려선다.

알바라고 생각했으므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계곡 주변에 표지기가 몇 개 보였고 계곡에 내려서자 건너편으로 길도 보였고, 계곡의 풍경도 사진에서 본 듯한, 전혀 낯설지 않아보였다.

제대로 내려선 것인가?

신기하기도 하고 기적 같기도 하고.....

계곡은 최근 비가 자주 와서인지 물이 많아 건너기가 어려워 스틱에 의존해 건너야 했으며 계곡을 건너 배낭을 내려놓고 세발과 세수를 하고 계곡수를 몇 번이고 퍼 마시니 가슴까지 시원하고 더위도 식는 듯하다.

정신을 차리고 계곡 위를 보니 물이 많아 폭포도 아닌데 폭포같아 보이고 계곡 물소리도 무척 요란했고 계곡 아래로도 험해보였는데 물이 많아 계곡치기는 어려울 듯 했다.

10여분 쉼을 하고 계곡을 건너 길을 나선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없었는데 계곡을 건너 사면으로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오르며 어쩌면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시간이 빠듯했다면 아마도 몸이 무척 달았을 것인데 무박으로 오니 급할 것도 없고, 일찍 하산해서 산악회 버스를 타면 좋고 조금 늦어지면 양양으로 이동해서 시외버스를 타면 된다.

사면으로 오르는 등로는 통신케이블과 나란히 이어지고, 처음에는 조금은 가파른 듯했는데 어느 정도 오르면 길은 험하지도 급경사도 아닌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계곡을 떠나 25분정도 지나면 능선으로 접어들고 능선길로 1~2분 내려서면 큰 소나무 2그루가 서로 마주보고 있어 개선문을 지나는 것 같다.

소나무에서 약3분을 내려서면 집채만한 바위가 몇 개 있는 구간을 지나 평범한 등로가 이어진다.

스마트폰은 밧데리가 절전모드로 돌아가 배낭에 넣었으니 산행궤적이 어디까지 기록되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으로 등로를 이어갔는데 나중에 산행기록을 확인하니 바위지대에서 14분을 지난 곳, 등고선850m에 물려있는 곳, 등로 지형지물 묘지 20분 전 지점까지 기록되었다.

그러니까 바위지대를 지나 15분 후부터는 아무런 기록없이 카메라 사진으로 알 수 있는 시간뿐 거리는 알 수 없다.

등로는 일반적으로 양호한 편이며 등로 주변 전망대도 없고 쉼터도 없이 편안하게 내려서면 이 구간 지형지물의 하나인 묘지로 내려선다.

가꾸거나 돌보지 않아 묘는 잡목이 무성한데 어느 사대부의 묘였는지 묘 앞에는 작은 비석과 혼유석까지 설치했으며 묘지 양 옆으로는 문인석을 설치한 것을 보면 권세나 있는 사람이었나 보다.

비석에는 고인에 대한 기록이 있을 텐데 누군가 시멘트로 덧칠한 것 같았다.

묘지를 지나면 길을 계곡 내리막이 이어지고 숲은 활엽수이며 땅에는 풀이 거의 없을 정도 낙엽만 쌓였다.

때로는 능선이 갈라지거나 능선을 질러가느라 능선을 이탈하기도 하는데 등로는 대부분 좌측으로 이어진다.

좌측 각두골이 가까운지 계곡 물소리가 들리지만 등로는 계곡으로 내려서지 않고 소나무 숲이 있는 급경사 내리막이 있는 곳까지 능선을 따라 이어진다.

자동차 소리가 멀게 들리는 것을 보아 합수곡이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다.

급경사 내리막 등로는 급히 내려서기가 어렵다.

경사도 심하고, 마사가 깔린 바위지대로 미끄러질 가능성도 있는 곳으로 지그재그로 내려서고 내려서면 합수곡이 내려다보이는 급경사를 내려서며 좌측 각두골을 보면 폭포가 보인다.

등로를 약간 벗어나 각두골 폭포를 보니 위쪽으로 나무다리가 보인다.

늘산님 일행이 하산하며 다리위에서 사진을 찍었던 곳인데 일부러 폭포 위쪽으로 올라갈 필요는 없었고 폭포 아래쪽을 보니 골폭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데 중간에서는 골폭의 풍경을 다 볼 수가 없다.

등로로 복귀해 합수곡으로 내려선다.

먼저 각두골 폭포를 감상한다.

멋있는 폭포인데 위쪽으로 올라 보지 못함이 아쉬웠다.

합수곡의 관터골은 계곡에 거대한 바위들이 줄지어 있고 계곡 물은 너무나 많다.

계곡을 건너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 이리저리 건너갈 방법을 모색하고 스틱을 이용해 힘들게 건넜는데 건너다 실수라도 한다면 계곡이 거칠고 물이 많아 크게 다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계곡을 건너 다시 세발과 세수를 하고 게곡물을 몇 차례 퍼마시고 정신을 차리니 조금 아래 지점에서 다시 계곡을 건너야 했는데 최근 비가 자주 와서 계곡을 건너기가 어렵지만 보통 때는 계곡을 건너기가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암튼 어렵게 다시 계곡을 건너자 몇 개의 표지기가 길을 안내한다.

계곡좌측으로 5분 정도 내려서면 출입금지 목책이 나온다.

목책 우측 계곡은 사방공사를 한 곳으로 등로는 직진과 사방공사 계곡을 건너 우측 임도길이 있다.

직진보다 임도길이 오색으로 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계곡을 건너기로 했는데 이곳 사방공사지역도 물이 많아 건너기가 쉽지 않았는데 누군가 놓은 징검다리를 조심스럽게 건넌다.

임도는 생각보다 길게 각두골민박 뒤로 이어지며 임도 차단기를 넘어서 잠시 내려서면 차량들이 질주하는 44번 국도로 내려서며 산행이 끝난다.

백암마을들머리에서 관터마을 날머리까지 산행거리15.5km(추정), 산행시간11시간03, 현재시간 1503분이다.

산행거리는 개략적인 숫자로 위성이 끊긴 지점부터 관대 날머리까지 약4km로 추정 한15.5km로 기록했습니다.

 

○에 필 로그

산행을 하면서도 몇 시가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14시35분에 오색을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 설악동으로 이동해 산악회 버스를 탈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날머리인 44번 국도로 내려섰지만 물어볼 사람도 없었는데 14시30분이라면 설악동으로 들어가서 산악회 버스로 귀경을 할 것이고 14시30분이 지났다면 16시50분에 오색에서 동서울로 가는 막차를 타야할 입장입니다.

속초만 같아도 택시를 타겠지만 양양은 택시요금도 아주 비싸고 배짱으로 장사하므로 양양택시는 타기 싫었습니다.

44번 국도로 내려서서 오색방향으로 조금 걸어 광명가족팬션 앞을 지니는데 경찰차가 양양방향으로 지납니다.

경찰차를 히치합니다.

속초 관할 경찰차였는데 사정을 이야기하자 마지못해 승차를 허락해 고맙기는 했습니다.

차를 타자마자 시간을 물어보니 15시12분이었습니다.

차 안에서 어떻게 어디로 가려하는지 집은 어딘지, 산행은 어디로 했는지, 모두 묻기에.... 양양에서 속초시내버스로 설악산 입구로 이동해 설악동으로 가는 버스로 환승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도 어차피 속초로 가는 건데 설악산 입구까지 태워주었다면 여유 있게 산악회 버스로 귀경을 할 수 있었는데 양양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세워줍니다.

양양시외버스터미널로 들어서자 강남으로 가는 버스가 들어오는데 만차입니다.

매표소에서 동서울로 가는 차표가 딱 1장이 있다고 해서 15시55분 표를 구합니다.

남은 시간은 10분 구석진 화장실로 가서 머리도 감아야 하고, 세수도 해야 하고, 급한대로 상의만이라도 갈아입어야 하니 무척 바쁩니다.

다음 공중전화 부스로 이동해 산행을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을 집사람과 통화하고, 산악회 산행대장에게도 별도 귀경을 알립니다.

산행대장이 혼자서 캄캄한 밤에 계곡으로 들어가는 게 걱정이 되었는지 무사히 하산했느냐? 산행은 생각대로 잘했느냐? 물어봅니다.

밀리는 차안에서 생각하니 길고 긴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무모한 산행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글을 쓰는 지금 이 시간에는 언제 다시 무박을 잡아볼 생각을 하게 되니 이래도 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설악산, 백암골~관모능선~관터골 산행가이드북

◎갈 때
○일반산악회 무박->백암정류장에서 하차
○대중교통의 경우->동서울출발(06:30)-> 오색시외버스정류장(08:55)->양양시내버스 (09:00~ 09:02)로 환승->백암정류장 하차(09:15)
◎올 때
○오색시외버스정류장->동서울터미널행(16:50) 또는 양양터미널로 이동->귀경

◎들날머리 접근 및 탈출
○산악회버스로 백암정류장 하차(02:40)->백암정류장에서 04시까지 대기->04시에 산행시작
-관대에서 산행을 종료하고 경찰차를 히치하여 양양으로 이동->15:55 버스로 귀경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오색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1분 정도 뒤 양양시내버스가 옴->시내버스로 환승한 후 백암정류장에서 하차->산행시작
-관터골로 하산하여 44번 국도로 내려서면 관터정류장까지 0.4km. 오색시외버스정류장까지는 약1.8km로 오색에서 16:50 막차를 타거나 관터정류장에서 양양으로 이동해서 귀경한다.

◎산행포인트
▶백암정류장에서 마을길을 지나 출입금지 목책을 넘어서면 계곡우측으로 등로가 있으며 목책에서 25~30분 정도 지나면 등로는 계곡으로 내려선다.
▶계곡을 건너 올라서면 길이 열리고 7~8분 정도 오르면 넓은 암반 합수점이 나온다.
▶합수점은 3거리로 좌측은 백암폭포로 가는 계곡길, 중간은 관모능선으로 오르는 능선길, 우측은 관모능선으로 오르는 계곡길이다.
▶백암폭포로 가는 길은 계곡길보다 사면길이 좋으며 사면길은 합수점3거리에서 능선으로 약8분 정도 오르면 좌측으로 희미한 길이 나오는데 이곳이 백암폭포로 가는 갈림길이며 3거리 우측 쪽동백나무를 자세히 보면 붉은 페인트 칠이 되어 있다.
▶백암폭포 길림길에서 좌측길로 들어서서 사면길로 약8~10분을 지나면 백암폭포로 내려선다.
▶백암폭포 왕복 후 갈림길에서 가파른 능선길이 시작되며 금강송지대를 지나 오버행바위(치마바위)까지는 길이 뚜렷하며 오버행바위(치마바위)까지는1시간10~20분 정도가 걸린다.
▶오버행바위를 지나 우회하여 위로 올라서면 최고의 전망바위가 나오며 점봉산과 북암령, 진동리 상부저수지 풍력기와 멀리 오대산을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서 설악산국립공원입석이 있는 1301봉까지는 등로가 애매한 구간이 자주 이어지는데 중요한 것은 등로는 능선 좌측으로 이어지므로 이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1301봉을 내려섰다가 바로 오르막이 이어지며 1차 목표지점인 1336.1봉까지는 0.41km로 약18분정도 걸린다.
▶1336.1봉에서 내려서서 왔던 방향으로 50여m 되돌아가면 우측 능선 너머로 등로라고도 볼 수 없는 흔적이 나타나는데 이 길을 따라 대청봉방향으로 이어진다.
▶등로는 사정이 안 좋아 주의 깊게 찾아가야하며 1336.1봉에서 약10분정도 지나면 청렴골로 내려서는 안부에 도착하는데 이곳에는 곰취가 무척 많이 보인다.
▶잠시 곰취 사냥을 하고 길을 이어가면 15분 뒤 심마니터인 1352고지를 지나며 다시 10분 뒤 1400.8봉을 지나서 10분을 더 가면 1405.8봉으로 이곳에 도착해 이른 점심을 해결한다.
▶심마티터가 있는 1405.8봉을 좌측 잡목을 헤치고 내려서 능선을 따라 좌측으로 너덜겅지대로 암릉을 우회하며 1386봉, 1402봉, 1404.3봉을 연이어 지나는데 1405.8봉에서 1386봉까지는 13~15분, 1386봉에서 1402봉까지는 15분, 1402봉에서 1405.8봉까지는 5~6분이 걸린다.
▶14085.8봉을 지나면 가야할 방향으로 오르막이 조망되며 곳곳에서 화채능선과 송암능선, 둔전골 등이 조망되며 등로 사정은 아주 양호하며 이곳에도 곰취 집단 서식지다.
▶양호한 등로를 지나면 미역줄나무 넝쿨과의 전쟁이 시작되는데 넝쿨이 곳곳에서 잡고 늘어지고, 경사는 심해 힘도 들고, 날씨는 더위 땀이 비 오듯 하고, 시간이 제법 지체되어 관터골 갈림길에 도착한다.
▶관터골 갈림길에서 하산하는 길은 처음에는 뚜렷하고 양호한 편인데 아래쪽으로 내려서며 길은 희미해지며 해서 헷갈리기 시작하기도 하는데 어두워지면 길 찾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표지기도 가끔 나오는데 꼭 필요한 곳에서는 표지기가 보이지 않는데 오래전 서울마운틴에서 단 노란 표지기가 길은 안내하는데 궤적을 보면 등로를 이탈했다가 합류하기도 하고 등로 가까운 곳으로 지나기도 한다.
▶관터골로 내려서는 등로 주변으로는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으며 내려서는 길은 계곡으로 바로 내려서는 것이 아니고 능선으로 거의 가깝게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어느 시점부터 기존 등로를 완전히 이탈했다고 생각했는데 계곡으로 내려서며 제대로 온 것을 확인하고 기적 같은 생각이 들었다.
▶계곡을 건너면 등로는 확실하게 구분되는 사면을 대각선으로 지나며 능선으로 오르면 능선길은 아주 양호한 편으로 능선 마루금을 따라 30분 정도 지나면 묘지를 지난다.
▶묘지를 지나면 등로는 내리막으로 이어지다가 능선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조금만 신경 쓰면 길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으며 묘지에서 10여분을 지나면 하산이 시작되는데 하산코스는 가팔고 돌들이 있어 미끄러우며 지그재그로 10분 정도 내려서면 각두골과 관터골 합수점으로 내려선다.
▶합수점 각두골로는 거대한 골폭로 있고, 관터골 방향으로는 많은 수량으로 계곡을 건너는 것이 어렵다.
▶관터골 계곡을 건넌 후 다시 합수곡을 건너는 곳에 몇 개의 표지기가 길을 안내하는데 계곡 좌측으로 등로를 따라 5분 정도 내려서면 출입금지 목책이 나오는 지점이 사방공사를 한 지점이다.
▶사방공사를 한 곳에서 등로는 계곡 좌우로 각각 있는데 사방공사한 곳에서 계곡을 건너면 44번국도까지 넓은 임도길로 편안하게 내려설 수 있고, 좌측으로 계속 내려서면 계곡을 따라 오색초교 인근으로 내려선다.
▶하산지점인 44번 국도에서 오색방향으로 04.km를 지나면 정류장이고, 오색시외버스정류장까지는1.8km로 버스 또는 걸어서 이동한 후 귀경한다.

◎산행코스
백암정류장 하차(02:45, 정류장에서 04시까지 대기)-백암정류장에서 산행시작(04:00)-출입금지 목책(04:14)-합수곡암반지대(04:41)-백암폭포갈림길(04:59)-백암폭포(05:10)-백암폭포갈림길(05:30)-오버행바위(치마바위하단06:43)-전망바위(치마바위상단06:55)-1301봉(08:08)-관모능선1336.1봉(08:28)-관모능선 1405.8봉(09:48)-아침겸점심25분-관모능선 1404.3봉(10:54)-대청,관터골갈림길3거리(11:48)-관터우골계곡(12:55)-관터우골우측능선(13:32)-능선바위지대(13:34)-묘지(14:08)-각두골 폭포상단(14:28)-각두골~관터골 합수점(14:35)-출입금지 목책(14:48)-사방공사계곡 건넘(14:51)-임도차단기(15:01)-44번국도 관대마을 날머리(15:04)
산행시간 11시간03분
총 산행거리-> 알수 없음, 개략 15.47km(위성이 끊긴 지점부터 관대 날머리까지 약4km로 추정한 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