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폭포를 아시나요?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 안에 있는 응봉폭포를 아시는지요?
응봉폭포를 제대로 아는 산객들은 아주, 아주 , 아주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산객이라고 표현했지만 산객이 아닌 이 지역 주민들도 응봉폭포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설악산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아는 지, 모르는 지 알수없지만 홍보도 하지 않았고 다음지도나 네이버지도에도 응봉폭포를 엉뚱한 곳에 표기하고 있으므로 사람들은 응봉폭포를 잘 못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의 경우도 아주 오래전부터 십이선녀탕계곡을 오가며 두문폭포와 용탕폭포, 응봉폭포 그리고 이름이 없는 무명폭포를 보며 다녔습니다.
2년전 노산 이은상 선생의 설악산 산행기인「설악행각」을 접하고 난 후부터 이제까지 제가 알고 있던 응봉폭포가 응봉폭포가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인터넷을 뒤적여 보았지만 응봉포포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으니 올린 사진도 찾기 어려웠는데 설악사랑 맘짱님의 블로그에서 응봉폭포 사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설악사랑 맘짱님에게 댓글을 달고 응봉폭포 사진을 모셔다 제 블로그를 꾸몄었는데 언젠가 꼭 한번은 더 가서 응봉폭포를 보고 사진으로 찍어야겠다고 생각해왔었습니다.
지난 3월24일 설악에 들어선 후 십이선녀탕계곡으로 하산하면서 기대하고 기대했던 응봉폭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우리들이 이제까지 응봉폭포로 알고 있던 폭포는? 무슨 폭포인가?
당연히 궁금하지요.
이제까지 응봉폭포로 알고 있던 폭포는 승폭(僧瀑)이라고 하고 폭포아래 있는 소는 승소(僧沼)합니다.
누가 그러던가요?
노산 이은상 선생은 1930년도에 설악산을 산행하며 「설악행각」이라는 산행기록을 남겼는데 「설악행각」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노산 이은상 선생이 마음대로 붙인 이름일 수 있지 않을까? 의심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노산 이은상선생은 조선시대 소유 권상용의 산행기록을 참고했다고 쓰고 있는데 소유 권상용의 산행기록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노산 이은상 선생은 설악산 산행을 하며 사진사 1명과 이 지역 사람들로 구성된 심마니2명, 포수2명, 짐꾼, 안내인 등등 15명의 일행을 거느렸으니 이 지역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바탕으로 기록했을 것이므로 기록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응봉폭포의 위치는 어디란 말인가?
응봉폭포는 복숭이탕 가기 0.64km전에 등로에서 좌측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잡목이 가려서 보이지 않는 편으로 일삼아 계곡으로 내려가야 볼 수 있습니다.
승폭은 등로 옆에 있어 늘 보고 다녔던 폭포로 응봉폭포와는 약1.3km떨어진 곳이 위치합니다.
노산 이은상선생의 「설악행각」에 승폭에 대한 부분을 옮겨봅니다.
「설악행각」 본문에는 「석문을 떠나, 약30분 쯤 지난 때에 어디로 선지 찬 기운이 코밑을 찌르고 스치면서, 귓전을 뚫어 터질듯이 내려찢는 물소리가 한가슴 밀어 닥칩니다.
이것은 물을 것 없이 폭포이지만, 폭포라고 왜 무시무시한 위협부터 먼저 주는고 하였더니, 들으니 불길한 내력이 있는 폭포라 그러한가봅니다.
백여 척이나 되는 거무스름한 석벽으로 떨어지는 수량조차 무섭게도 많은 폭포인데 옛날에 이 산에 있던 한 늙은 중이, 어느 가을날 달 밝은 밤에 오히려 세상 근심을 울다 못해서 시비 고락을 다 잊어버리려고 이 폭포에 떨어져 그 몸을 부수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폭포 이름도 승폭(僧瀑)이라 했다 합니다. 」라고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동아일보에 설악행각을 연재하였는데 승폭 사진도 함께 올렸는데 우리가 응봉폭포로 잘 못알고 있는 폭포가 맞습니다.
우리가 응봉폭포로 알던 승폭에는 이렇게 늙은 중의 서러운 이야기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제부터 십이선녀탕을 가면 승폭과 응봉폭포를 구분하여 부르거나 기록하는 것이 설악산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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