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큰감투봉~작은감투봉 연계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20년10월09일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약12.0㎞
산행시간: 8시간45분(09:20~18:05)
산행코스:장수대(`09:20)-사중폭포(09:24)-대승폭포(10:08)-보조암골(10:20)-대승폭포(10:55)-대승령(12:03)-1279봉(12:38)-1286봉(12:57)-1288봉(13:13)-1403봉(감투능선분기봉,13:59)-큰감투봉(14:36)-1336봉(15:20)-급경사지하단능선(16:15)-작은감투봉(16:24)-능선전망바위(16:52)-흑선동계곡(17:38)-흑선동계곡입구(17:46)-백담사주차장날머리(18:05)
갈 때 : 동서울터미널(06:39)-장수대(08:15)
올 때 : 용대리시외버스정류장(19:10)->동서울터미널(21:55)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06:39 동서울 출발
09:15 장수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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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장수대에서 산행시작 해발491m
09:24~32 사중폭포
10:05~13 대승폭포, 산행거리1.1km,산행시간45분, 해발748m
10:15~55 보조암골
10:55 대승폭포
11:09 대승폭포위목교, 산행거리2.1km,산행시간1시간49분, 해발838m
11:32 대승암터
12:03 대승령, 산행거리3.4km,산행시간2시간43분, 해발1214m(+4m오차)
12:38~53 1279봉(점심), 산행거리4.4km,산행시간3시간18분
12:57 1286봉, 산행거리4.7km,산행시간3시간37분
13:13 1288봉, 산행거리5.1km,산행시간3시간52분
13:18 설악이정목(보조암골들머리), 산행거리5.2km, 산행시간3시간58분, 해발1276m
13:20, 1285봉, 산행거리5.3km, 산행시간4시간00분
13:48,주목쉼터
13:59 감투능선분기봉, 산행거리6.4km,산행시간4시간39분, 해발1403m
14:04 감투봉능선 진입
14:10 부식된 탄통
14:12 첫 번째 V곡안부
14:23 두 번째 V곡안부, 산행거리6.8km,산행시간5시간03분, 해발1298m
14:36~45 큰감투봉, 산행거리7.0km,산행시간5시간16분, 해발1351m(+2m오차)
14:52 제1암봉 밑
14:55 제1암봉(1347m), 산행거리7.1km,산행시간5시간36분
14:59 제2암봉 밑
15:01 제2암봉(1345m), 산행거리7.2km,산행시간5시간42분
15:08 제3암봉 밑
15:11 제3암봉
15:14 제4암봉 밑
15:17 제4암봉
15:20 제5암봉(1336m), 산행거리7.3km,산행시간6시간00분
15:33 급경사지상단
15:52 급경사지 중단 선바위, 산행거리7.7km,산행시간6시간32분, 해발1104m
16:15 급경사지하단능선, 산행거리8.0km,산행시간6시간55분, 해발1017m
16:24 작은감투봉, 산행거리8.3km,산행시간7시간04분, 해발982m(+9m오차)
16:52 능선전망바위, 산행거리8.8km,산행시간7시간32분, 해발954m
17:38 흑선동계곡으로 하산, 산행거리10.2km,산행시간8시간18분, 해발530m
17:46 흑선동입구, 산행거리10.7km,산행시간8시간26분, 해발493m
18:05 백담사주차장날머리, 산행거리12,0km,산행시간8시간45분, 해발45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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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용대리행 마을버스승차
18:46 용대리하차
19:10 동서울행 버스승차(용대리에서 동서울행 막차는 19:00)
○산행 전 이야기
설악이 붉게 물들었다는 보도가 연일 매스컴을 흔듭니다.
늘 산에 다니는 사람으로 단풍을 구경하느라 일부러 나설 일을 없기는 하지만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처럼 산행을 하며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에 일석이조의 소득을 올리는 셈입니다.
이번 산행지는 감투봉으로 오래전 스터디를 끝낸 곳으로 산행을 나서려하면 비가 오기를 여러 차례, 이후 설악산이 폭우로 인한 등산로 훼손으로 출입이 제한되면서 차일피일 미루던 곳입니다.
설악산 국립공원백담사분소로 전화하여 입산여부와 용대리에서 백담사 버스는 운행을 하는 셔틀버스회사로 전화하여 셔틀버스가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백담사로 날머리를 정하고 장수대분소로 들머리를 정합니다.
설악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는 한가봅니다.
한계령으로 가는 첫 차가 06시30분, 다음 차는 0720분으로 배차를 하는데 이번 주말은 단풍철이라 06시30분~06시40분, 10분에 배차를 3대를 하는데 예매가 아니면 모두 매진입니다.
06시39분 차를 예매하고 장수대에 내렸는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도 승용차가 길가에 주차를 했는데 한계령이나 오색은 이보다 아주 많은 차가 붐빌 것 같습니다.
시작은 기분 좋게 했는데 하산이 엉망이었습니다.
큰감투봉~작은감투봉은 비법정탐방로로 산행자료를 구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찾아보면 간혹 지난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구간 지형지물이나 구간별 시간이나 거리를 나타낸 기록이 없어 애매한 구간인데 이번 감투봉을 지나며 조금은 부실하지만 산행기록을 보고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세하게 적어봅니다.
지금은 비법정이지만 언젠가 설악산의 모든 능선이 자유로이 산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까지 감투봉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장수대들머리에서 대승령 구간
동서울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탄 사람은 모두 설악산으로 가는 사람뿐이다.
그러므로 중간 정차하는 인제나 원통에 들릴 필요가 없이 다이렉트로 설악산으로 향했는데 장수대에서는 필자 혼자만 내렸으니 나머지는 한계령이나 오색으로 가는 사람들 같다.
버스에서 내리며 어리둥절, 이런 상황은 처음 같아서...............
좁은 틈만 나면 승용차가 주차를 하니 설악로가 모두 주차장으로 변했다.
장수대분소 계수를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
이번 산행에서 또 한 곳 가볼 곳이 있으니 사중폭포다.
사중폭포는 등로에서 1분 거리에 있는데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지난번 노산 이은상님이 쓴 설악행각에서 사중폭포가 나와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어 사중폭포를 찾기로 했다.
들머리로 들어서면 첫 번째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있는데 가운데 기둥역할을 하는 지지대가 폭우로 훼손되어 사람들이 지날 수 없어 계곡을 건널 수 있게 임시 공사를 했다.
계곡을 건너 두 번째 다리를 건너며 계곡을 보면 어렴풋하게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설악행각 생각을 하며 사중폭포로 접어든다.
사중폭포?
폭포이름도 이상스럽다.
이와 비슷한 이름은 큰귀때기골에 삼중폭포라고도 있는데 사중이나 삼중폭포는 폭포가 연이어 3~4개가 연속으로 이어지는데서 불리게 된 것이다.
노산 이은상님의 설악행각에서 노산은 저녁 무렵 이곳 사중폭포를 찾은 뒤 장수대 조금 위 천변 자양전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대승폭포와 대승령을 넘어 흑선동계곡으로 내려서 백담사로 하루 산행을 마쳤다.
폐허가 된 한계사지를 보고 계곡을 따라 오른 뒤 사중폭포에 도착한 노산은 장엄한 연폭이 계곡을 가로막고 떨어지는데 사중폭포라고 쓰며 폭포가 사중임에 이른 곳이라 적었다.
그러나 사중폭포에 서면 눈에 보이는 폭은 3폭만 보이는데 상류쪽 눈에 보이지 않는 폭이 하나 더 있는 것 같다.
맨 아래 하단폭은 담이 많이 메워져 깊어보이지는 않지만 규모가 그런대로 크며 하단폭에서 바위사면을 기어오르면 오석의 추모비가 있는데 추모비는 1963년8월 설악에서 일생을 다한 경기고등학교 산악부 오영순을 기리는 추모비이며 추모비 우측으로 순수하게 암반에 패인 담으로 제법 깊은데 여인의 숨겨진 곳 같은 모양이며 2담 위로 중간에 눈으로 3담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1담은 보이지 않는다.
사중폭포를 보고 등로로 들어서서 조금 지나면 능선으로 올라서는데 능선 넘어 아주 가깝게 계곡을 볼 수 있는데 이 계곡이 보조암골로 언젠가는 한번 지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에서야 보조암골을 지날 것 같다.
하지만 장수대에와서 대승폭포를 알현하지 않는다는 것도 도리가 아니고........ 하여 대승폭포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려서던가, 아니면 대승폭포 주변에서 보조암골로 내려서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어지는 등로는 데크계단이 이어지는데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 대부분은 산행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 아닌 일반 관광객이 폭포를 보러갔다가 내려오는 사람들이다.
중간 전망데크에서 한계령방향과 가리봉 방향을 조망하며 흐르는 땀을 식힌 후 다시 발길을 재촉하며 오르면 대승폭포에 닿는다.
대승폭포에는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남녀가 있어 잠시 양보한 후 아무도 없는 대승폭포전망대에서 사진 몇 장을 찍었는데 대승폭포는 아주 여러 차례 찾았던 곳으로 오래 머물 필요가 없어 잠시 후 대승폭포를 벗어난다.
이제 보조암골로 들어서야 하는데 어느 쪽으로 들어서야하나?
사중폭포가 인접한 능선에서 보조암골로 진입하면 쉽기는 하지만 먼 곳까지 내려갈 수는 없고 대승폭포에서 바로 능선을 넘어 내려서기로 한다.
처음에는 능선을 넘어 이리 저리 바위를 피해 내려갔는데 상당히 넓은 분포로 암릉이 걸쳐있어 내려설 수가 없다.
배낭에 가지고 다니는 10m 테프슬링을 꺼내 1차 암벽지대를 조심스럽게 내려섰는데 두 번째 슬링을 내려야 하는데 10여m되므로 슬링을 버리고 가거니 2차례 나누어 내려서야만 했으므로 중간지대에 스틱을 던지고 이어서 슬링을 던졌는데 슬링이 데굴데굴 구르더니 낭떠러지기 아래로 떨어졌다.
낙심한 채 스틱이 있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섰는데 스틱이 있는 곳에서 슬링이 떨어진 지점으로 아무리 연구를 해도 내려설 방법이 없다.
결국 5분여 망설이다가 슬링과 보조암골을 포기하고 어렵사리 기어 올라와 대승폭포로 복귀했는데 그러는 사이 아까운 시간이 40분 정도 지나고 말았다.
다시 대승폭포에서 대승령으로 오른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잃어버린 슬링이 자꾸 떠올랐는데 슬링이야 새로 사면되지만 당장 암릉으로 이어지는 감투봉을 지날 수 있을까? 걱정이 밀려든다.
지난번 폭우로 훼손된 계곡을 지나 대승암터에 도착한다.
예전에 이곳을 지날 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지났는데 설악행각을 읽고 난 후 대승암과 대승암에 있던 승려, 대승암을 중간 기착지로 한계산 구경을 일삼던 권세있는 사대부들을 떠올리곤 한다.
대승암터에 세워놓은 입간판에는 김창협의 동정기에 나오는 숙대승암이라는 시와 약간의 글이 있다.
---대승폭포에서 한동안 쉬고 가마를 타고 4리를 가서 대승암에 도착했는데 높아서 호젓하고 좋기는 하지만 중들이 떠나 빈 절이 된 것이 흠이다.
그러나 하룻밤 쉬어가기에는 문제가 없으며 대승령에 오르면 곡연과 봉정암을 볼 수 있다고 했는데 날이 저물어 대승령까지 오를 수 없으니 안타깝다.---- 고 적었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길이 좋지도 않았을 뿐더러 산림이 우거지고 험한 곳을 가마꾼을 앞세우고 사대부들은 가마를 타고 이 높은 산을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마꾼, 세월을 잘못타고 난 게 죄이긴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엄마만 잘 두었어도 가마꾼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인데.........
김창협과 김창흡을 생각하며 한동안 힘을 쓰면 눈앞에 대승령이 보인다.
마지막 힘을 내어 대승령에 도착하니 언저리 곳곳에는 식사를 하는 팀이 3팀이 있다.
▷장수대들머리에서 대승령까지 산행거리3.4km, 산행시간2시간42분, 해발1214m (+4m오차), 현재시간12시03분이다.
○대승령에서 감투능선 분기봉 구간
대승령!
대승령은 아주 오래전 조선시대에는 한계산 능선을 넘는 중요한 고개인 듯하다.
주로 화전민이나 약초꾼 그리고 승려들이 많이 이용했을 고개인데 당시에는 교통이 불편하므로 자양전에서 대승령을 넘고, 다시 길동으로 들어서서 저항령을 넘어 속초나 양양으로 오갔을 것이다.
선대들이 먹고 살기위해 넘던 대승령이 지금은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는 산꾼들이 건강을 위한 산행이나 취미로 즐기는 산행을 위해 지나는 길이 되었다.
대승령은 이번이 6번이나 7번 정도 오른 것 같다.
대승령에서는 주변 잡목으로 조망은 별로다.
대충 주변을 둘러보고 귀때기 청봉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대승령에서 귀때기청봉 방향으로 막 내려서면 오래전에는 흑선동계곡 출입금지 입간판이 있었는데 없는 것을 보면 흑선동계곡을 자유로이 출입을 해도 되는 건지?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아주 좋다.
봄이면 갖가지 야생화가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푸르른 녹음이 그늘을 만들어 줘서 좋고, 가을이 되면 만산홍엽 그 자체가 좋고, 겨울이 되면 능선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눈 내린 능선이 세상을 맑게 하니 좋다.
급할 것도 없이 천천히 걷다보면 위쪽에서 내려서는 사람들과 교행을 한다.
아마도 무박으로 한계령에서 산행을 시작하야 장수대로 내려서거나 십이선녀탕을 내려서는 사람들일 것인데 십이선녀탕은 등로가 훼손되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나 가는 것인지...........
마주치는 사람들은 입을 굳게 닫고 지난다.
산중 인사는 먼저 보는 사람이 하는 것인데......
혼자서 계속 마주치는 사람들에세 인사를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산행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지 않으므로 인사를 안 하는 것인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미치자 마주 오는 사람이 있으면 고개를 푹 숙이고 교행을 했는데 뭔가 어색함을 감출 수 없다.
흑선동계곡을 붉게 물들인 단풍을 보며 30여분 가면 잠시 오름이 있고 펑퍼짐한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는데 등로에는 설악이정목12-11이 있는데 이곳이 고도계가 1279m(이정목에는 1304m)를 나타내는 봉우리다.
우측 쓰러져 걸친 나무가 긴의자를 만든 것 같은 운치가 느껴져 다가섰다가 배낭을 내려놓고 걸터앉으니 이곳이 점심식사 장소가 된다.(대승령에서 1km, 35분소요)
쌀쌀함을 느껴 엷은 바람막이를 입고, 지나는 산객들을 보며 식사와 커피를 곁들이고 다시 등로를 이어간다.
1279봉에서 이어가는 등로 사정도 아주 좋으며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아무런 표식이 없는 무명봉을 지나는데 고도계는 1286m를 나타내는데 등로를 조금 비켜서 키작은 숲을 헤치고 들어서면 반쯤 가려진 가리봉에서 안산에 이르기까지 조망이 열린다.
잠시 조망을 마치고 사면으로 돌아 내려서면 암봉 옆에 설악이정목과 대승령1.6km이정표가 있는데 이곳이 보조암골로 내려가는 들머리가 되는 곳으로 대승폭포에서 보조암골로 올라섰더라면 이 시간쯤 아직 이곳까지 오르지도 못하고 고생고생 하고 있었을 것 같다.
보조암골 들머리가 되는 곳을 지나면 능선 좌측 사면을 따라 운치 있는 길이 이어지는데 1279봉에서 분기한 능선이 흑선동과 가는골로 가르는데 가는골의 붉고, 누렇게 변한 단풍이 매우 아름다웠고 계곡을 중심으로 양쪽 칼바위 암봉도 매우 보기 좋다.
내설악이 있는 능선과 계곡은 대부분 지났는데 보조암골 가는골, 곰골, 곧은지티실등 4계곡이 미답지로 남아있는데 올해가 지나기 전 답사를 할 수 있을지............
속이 텅 빈 거대한 신갈나무를 지나고, 속이 텅 빈 주목이 있는 쉼터를 지나 한바탕 힘쓰며 계단을 올라 능선으로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이며 가리봉이 모습을 나타내니 막힌 가슴이 뻥 뚫린다.
이어서 계단을 한 차례 오르면 사방이 트인 곳, 고도계가 1403m를 나타내는 곳, 이곳이 가야할 감투봉 능선이 분기하는 곳이다.
▷장수대들머리에서 감투봉능선 분기봉까지 산행거리6.4km, 산행시간4시간40분, 해발1403m, 현재시간14시00분이다.
○감투봉능선 분기봉에서 감투능선 제5암봉 구간
감투봉능선!
감투봉능선은 귀때기청봉에서 서북으로 이어지는 설악 서북릉에서 1456봉을 일으켜 세운 뒤 한동안 주저앉다가 중간에 1408.2봉을 올려 세운 뒤 다시 한동안 주저앉으며 대승령을 만들고 대승령을 지나 1396봉을 일으키게 되는데 중간 1408.2봉에서 동북으로 능선이 분기하며 넓은 계곡을 반으로 가르며 동남방향은 큰귀때기골, 서북방향은 흑선동계곡으로 만들었는데 넓은 계곡을 반으로 가르며 지나는 능선이 감투능선이며 감투능선에는 큰감투봉과 작은 감투봉 2곳의 봉우리가 정식으로 이름을 갖고 있다.
그러면 설악산에는 감투봉이 이곳 말고 다른 곳에 있을까?
무슨 뚱딴지 같은 말을........ 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의문은 노산 이은상 선생께서 일제 강점기인 1933년, 31살 나이 때 8박9일 동안 설악산을 산행한 산행기를 동아일보에 연재했는데 이곳에서 멀지 않은 12선녀탕 위에 감투봉이 있다고 기록했는데 이러하다.
「이리하여 용탕을 떠난 약 1시간 만에 감투봉 위로 올랐습니다. 여기서 봉의 오른쪽 등성이를 타고 거의 2시간을 걸려 사태목(沙汰)이란 데 이르니, 치마바위의 엄전한 모양이 오른쪽 눈 위로 들어옵니다.
치마 중에도 요사이 치마 같이 메린스나 후지기누 따위로 짤막하게 걸친 치마가 아니라, 덕성을 그대로 감추어 오히려 더 빛나게 깨끗이 다려 입은 무명 긴 치마라 하겠습니다. 」
이 대목은 12선녀탕으로 올라와서 복숭아탕을 지나 두문폭포 못 미친 용탕에서 1시간에 감투봉을 올라섰다는 대목이다.
두문폭포에서 1시간 거리라면 십이선녀탕계곡에서 능선으로 올라서 응봉능선으로 갈라지는 1369봉이거나 대승령에서 올라와 안산으로 가는 3거리 1396봉이 아닐까 추정해볼 수 있다.
1369봉이나 1396봉 중 어느 하나의 봉이 감투봉이었다는 사실인데 노산 선생이 산행을 할 때 이 지역 원주민으로 설악산 지리에 밝은 약초꾼과 호위무사 등 15명을 거느렸으니 노산 선생이 이름을 지었거나 착각을 하고 잘못 기록했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
감투봉이 또 다른 곳에 있었는지는 그렇다고 치고 산행 계획은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1408.2봉을 다녀오는 것이었는데 휴일이라 고속도로에 차량이 밀려 30분 이상 지연 도착한데다가 보조암골로 헤매다 보니 벌써 시간이 14시가 되었고 처음 지나는 감투봉 능선이 험하다고 소문이 난 터라 1408.2봉은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1408.2봉에 못지않게 감투봉능선 분기봉도 조망은 뛰어나다.
귀때기청봉과 대청봉은 1408.2봉에 가려 보이지 않으며 가까스로 한계령이 보이고 뒤로 망대암이 보이지만 점봉산은 구름이 가려 볼 수가 없다.
남서방향으로는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이 보이는데 멀리 후면으로는 구름이 있어 보이지 않으며 원통 방향으로 화악산과 대암산을 보았는데 사진으로는 구분이 잘 안 되며, 지나온 능선과 안산 일대는 최적의 조망이며 용대리 방향으로, 매봉산, 칠절봉, 향로봉, 마산봉 등은 보이기는 하지만 구름의 방해를 받는다.
백두대간과 설악 일원은 조망이 좋지 않은데 잠시 후 큰 감투봉에 가면 설악은 곳곳 조망이 뛰어날 것이다.
한계령쪽에서 내려서는 사람들이 밀려온다.
지금쯤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면 아주 천천히 지나는 무박팀이거나 자차로 아침에 한계령을 출발한 사람들로 대부분 장수대로 내려서는 사람들일 것이다.
조망을 마치고 조금 내려서면 분기능선으로 능선 좌측 넝쿨 틈새를 비집고 들어선다.
누군가는 길이 없어 계속 넝쿨을 헤치며 지난다고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길은 희미하게 나있으므로 신경만 쓰면 충분히 찾아 지날 수 있는데 중요한 건 분기점에서 큰감투봉 직전 안부인 두 번째 안부까지 능선 좌측 가깝게 평행을 이루며 지난다는 점이다.
감투봉능선 들머리로 들어서서 7분을 지나서 부식된 탄통을 보게 되는데 설악산에서는 한국전쟁의 잔상을 자주 볼 수 있는데 6.25한국전쟁 때 뺏고 뺏기는 전투가 많았던 곳이라고 한다.
탄통이 있는 곳을 지나 1분을 내려서면 첫 번째 안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V곡 사이로 귀때기청봉과 1456봉이 보인다.
첫 번째 안부를 지나 만병초가 널려있는 잡목지대를 지나면서는 가는골과 안산이 조망되며 이어서 두 번째 안부로 내려서게 되는데 첫 번째 안부에서 10분이 걸린다.
안부에서는 귀때기청봉과 1456봉만 볼 수 있으며 험하지 않아 우측으로 내려서서 큰귀때기골 우골로 내려설 수도 있을 것 같다.
두 번째 안부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희미하게 나있으며 넝쿨지대도 아닌 보통 능선이며 약간 오름이 지속되나 5분정도만 오르면 밋밋한 바위가 나오는데 바위 위에는 탐스러운 눈주목이 바위를 덮고 있다.
눈주목을 넘어 키작은 잡목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면 색바랜 표지기 2개와 동해우리산악회 표지기가 보이는데 이곳이 큰감투봉으로 감투봉능선 분기봉에서 0.6km거리로 32분이 걸렸다.
큰감투봉인 곳인지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카카오지도를 펴니 틀림없는 큰감투봉이었는데 이곳을 답사한 선답자들은 이곳을 큰감투봉으로 기록하는가 하면 5개 암봉 중 제4봉을, 누군가는 제1암봉을 큰감투봉으로 적고 있는데 이곳이 분명 큰감투봉이다.
큰감투봉!
감투봉 능선에는 큰감투봉과 작은 감투봉이 있다.
그러나 큰감투봉은 높이나 주변 풍광이나 위세 등 어디를 보나 대우받을 만 한 봉우리이지만 작은감투봉은 평지능선이나 다를 바 없는 곳으로 대우를 받지 못할 뿐 더러 설악산 봉우리 중 제일 위세나 가치가 떨어질 것 같은 봉우리이다.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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