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산행기

지리산, 반야봉과 함박골이끼폭포 산행이야기

범솥말 2023. 12. 7. 23:26

반야봉의 묘향암과 함박골의 실비단폭포를 가다

 

산행일시: 20170812

누구와: 나 홀로

산행거리: 20.9

산행시간: 9시간20(04:20~13:40)

산행코스:성삼재(04:20)-노고단(05:22)-임걸령(06:35)-노루목(07:17)-삼도봉(07:37)-반야봉정상(08:20)-중봉정상(09:00)-묘향대(15:20)-실비단폭포(11:32)-뱀사골정규등산로(12:20)-와운교(13:20)-반선정류장(13:40)

대중교통이용(자세한 교통편은 하단 산행가이드북 참고)

용산역구례구역

들머리 접근->구례구역에서 구례군내버스로 성삼재로 이동

날머리 탈출->뱀사골 반선에서 남원버스로 인월터미널로 이동->인월에서 서울남부터미널로 상경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04:20 성삼재에서 출발 해발1096m

05:00 노고단대피소 이동거리2.54km, 소요시간40, 해발1349m

05:10 노고단고개 이동거리2.91km, 소요시간49

05:22 노고단정상 이동거리3.52km, 소요시간1시간22, 해발1507m

06:10 돼지령 이동거리6.23km, 소요시간1시간48, 해발1379m

06:24 피아골3거리 이동거리6.83km, 소요시간2시간03, 해발1146m

06:35 임걸령

07:17 노루목 이동거리8.7km, 소요시간2시간56, 해발1489m

07:37 삼도봉 이동거리9.48km, 소요시간3시간15, 해발1505m(+4m오차)

07:47 반야봉갈림길 이동거리9.82km, 소요시간3시간26

08:21 반야봉정상 이동거리10.80km, 소요시간4시간, 해발1736m

09:00 중봉정상 이동거리11.17km, 소요시간4시간40, 해발1739m

09:40 묘향대 이동거리12.12km, 소요시간5시간20, 해발1482m

10:24~10:45 ---식사---

11:00 함박골

11:32~11:49 이끼폭포 에서

12:22 뱀사골주등산로 이동거리14.92km, 소요시간8시간, 해발802m

13:20 입산통제소,와운교 이동거리18.62km, 소요시간시간9시간, 해발569m

13:41 반선버스정류장 이동거리20.90km, 소요시간시간9시간20, 해발741m

13:45 인월행버스 승차

 

 

들머리로 가는 길

지리산의 옛 이름은 두류산입니다.

백두산 정상에서 남으로 길게 뻗은 산줄기는 두류산 천황봉으로 이어집니다.

백두산(白頭山)의 백()과 두류산(頭流山)의 두()를 합쳐 사람들은 이를 백두대간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백두산은 북녘땅에 있어 갈 수 없지만 두류산은 남녁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으로 장부의 기상을 느낄 수 있는 산이 백두산이라고 한다면 믿음직하고 포근하며 고향 같고, 어머니의 품 같은 산이 두류산, 즉 지리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웅장하고, 골이 깊은 계곡이 있어 수 없이 많은 명경을 지니고 있는 곳으로 하늘이 숨겨놓은 두류산의 함박골의 이끼폭포를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블친 중 한 명이 지난 5월 이끼폭포 답사기를 올린 것을 보고 가고 싶은 생각이 늘 마음 한 구석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하늘이 감춰놓았다는 함박골 이끼폭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서을 용산에서 출발하는 전라선 막차는 2245분으로 이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 도착하면 0310분경인데 역전에서 0320분경에 성삼재로 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지리산을 가기 위해 구례구행 열차를 타는 산꾼들은 의외로 많아 주말이나 봄철, 그리고 가을철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석으로 갈 때도 많습니다.

구례구역광장에 나오니 삼삼오오 짝을 지어 택시로 이동하는 사람들과, 지인들이 승용차를 대기시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어느 정도 분산되었지만 그래도 버스를 타는 산꾼들이 입석까지 꽉 채웁니다.

만차로 구례구역을 떠난 버스는 구례터미널에서 10분을 정차한 뒤 03:50분에 성삼재로 출발해 04:20분에 성삼재에 도착합니다.

 

성삼에서 노고단정상 구간

성삼재는 33년 전 산행에 취미를 두기 전 여행을 하며 포니2를 몰고 오른 게 처음이었고 그 후, 산악회를 따라 3번을 올랐으며 이번이 4번째가 된다.

 

<새벽 04시20분 성상재에 도착하여 산행을 준비합니다.>

<성삼재에서 40분을 걸어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하니 믾은 사람들이 산행을 준바하고 있었습니다.>

어둠속에 버스에서 내리는 산꾼들은 대부분 그릅을 지었으며 혼자 온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했다.

막 바로 산행을 시작되고 어두운 길을 따라 헤드랜턴 불빛이 줄이어 지어 노고단으로 향한다.

성삼재를 떠난지 40분이 지나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했는데 노고단 대피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른 잠을 깨고 종주산행을 나서기 위한 아침식사로 분주했으며 당일 도착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밤을 지새운 산꾼들이 대부분인 듯 했다.

대피소에서 10여분 거친 숨을 토해내며 노고단 고개에 오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예전 백두대간 무박 종주를 할 때는 이곳을 그냥 지나쳤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에는 이곳 노고단은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만일 출입을 할 수 있었다고 해도 30km를 걸어 지친 상태로 노고단을 오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테크로드를 따라 어둠이 물든 노고단을 오른다.

잠시 후 전망대에 섰지만 여명인지 구름인지 사방을 덮어 섬진강을 굽어 볼 수가 없어 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큰 노고단 정상표지석 앞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정상표지석을 지나쳐 큰 돌탑이 있는 중앙에 선다.

 

<노고단에 올라 인증사진을 찍어 봅니다.>

먼저 오른 사라들과 뒤이어 올라선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조용했던 노고단 정상은 시끄러워지고 시끄러움에 어둠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한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정상까지 이동거리3.52km, 소요시간1시간22, 해발1507m, 현재시간05:22이다.

 

노고단정상에서 반야봉정상 구간

노고단(老姑壇) !

 

노고단의 지명은 할미당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신라시대에 천황봉 기슭에 있던 할미당을 고려시대에 이곳으로 옮기고 한자어로 노고단으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지리산은 곳곳이 문화재이고, 곳곳이 역사이며, 곳곳이 명경을 지니고 있는데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10가지로 함축해 지리10경이라 일컬고 있지만 사실 지리산의 숨은 명경은 100경을 선정해도 모자랄 것이다.

지리10경에 2번째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명경이 노고운해 (老姑雲海).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노고운해, 구름과 안개가 파도처럼 밀려오고, 계곡에 깔려 있던 기체는 솜사탕처럼 부풀기 시작하며 대지는 산허리를 휘감은 구름바다로 변하고 산정은 선계로 바뀌니 산정에 있노라면 신선이 되는 느낌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너무 이른 시간이라 운해를 볼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노고단에 오른 것만으로도 지리산에서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노고단으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어둠은 많은 사람들의 시끄러움에 서서히 모습을 감추기 시작하니 희미하게 주변을 가름할 수 있는 여명이 찾아든다.

 

<노고단을 내려서며 본 통신탑으로 여명속에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노고단고개로불과 30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어둠이 사라졌습니다.>

주변을 서성이다가 누군가에게 인증사진을 부탁하여 귀한 사진을 남기고 노고단을 뒤로하고 헬기장으로 내려서니 여명속에 통신탑 시설물이 실체를 드러낸다.

다시 노고단 고개에 내려서니 불과 30분이 지났는데 어둠이 여명으로 바뀐 상태다.

능선 길로 내려서 노고단 사면을 돌아 한가로운 길을 지나 헬기장이 있는 돼지령 한쪽에 3명이 있어 유심히 보니 일출을 맞고 있었다.

함께 어울려 일출장면을 담고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하면서 오늘도 무사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곳 돼지령은 옛날 고원지대의 평전에 멧돼지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넓은 헬기장에서 깊은 밤 멧돼지들이 모여 자기들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고 시위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돼지령을 지나 얼마가지 않아 피아골3거리를 지난다.

 

<돼지령에서 일출을 맞습니다, 오늘도 무사함을 바라며............. >

<피아골3거리를 지납니다.>

피아골을 가본 적은 없다.

하지만 피아골하면 떠오르는 건 빨치산이 첫째이고 붉은 단풍이 두 번째이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서 연곡사에 이르기까지 피아골이라하는데 피아골에 대해서는 빨치산과의 전투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붉은 피가 계곡을 물들였다는 설이 있는 가하면 가을 단풍이 피처럼 붉게 붙여졌다고도 하고, 벼과에 속하는 피를 많이 재배하던 골짜기인 피밭골에서 유래되어 피아골이 되었다고 하는데 모두 그럴싸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다.

신갈나무와 산죽이 주변을 메운 등로를 따르면 길은 평탄하고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는 길을 따라 10분을 지나 임걸령에 도착한다.

임걸령(林傑嶺)

 

<임걸령 샘터로 지리종주를 하는 산꾼들에게 귀중한 곳입니다.>

<짙은 안개가 곳곳에 서려있고, 햇볕은 안개를 쫓느라 숲사이를 누빕니다.>

고개라는 이미지 보다 샘터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는 곳이다.

예전 능선종주를 할 때 이곳에서도 마음껏 샘물을 마시며 갈증을 해소했던 곳으로 지리산을 떠올릴 때마다 임걸령이 떠오르고는 했던 곳으로 지리산 주능선에는 샘이 제법 많아 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데 임걸령 샘터는 그중 가장 많은 수량을 지니고 있는 샘터 같다.

마시던 물을 버리고 새로 물병에 물을 채운 뒤 한 바가지를 퍼서 마시고, 등로 옆 바위에서 토마토와 포도로 간단한 아침간식을 한다.

다시 등로로 들어서 노루목으로 향한다.

기억으로는 임걸령과 노루목이 가깝게 생각했는데 거리가 제법 멀고 길도 만만치 않다.

노루목에 도착한다.

 

<반야봉 들머리가 되는 노루목입니다.

지리능선을 종주할 때 이곳을 지났지만 당시에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오르지 못하고 자났습니다.>

<노루목에는 전망바위가 있어 주변을 조망하기가 좋습니다.>

<노루목에서 달굴계곡에서 피어 오르는 운해를 만납니다.>

공터에는 돌무더기가 있고 돌무더기 뒤로는 전망바위가 있는데 삼도봉과 지나온 노고단, 그리고 피아골계곡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인데 삼도봉이나 노고단은 구름속에 숨었으며 노고단 우측 달궁은 구름이 계곡을 메운 구름바다가 하얀 솜을 깔아 놓은 것처럼 형성되었으니 아래서 본다면 이곳은 선계의 세계가 되는 것인데 말로만 듣던 노고운해의 한 장면으로 보기에 좋다.

전망바위에서 시간을 보내다 내려서 갈 길에 대해 숙고한다.

노루목에서 삼도봉을 갔다가 온 뒤 반야봉을 올라야 하나? 아니면 막 바로 반야봉을 올라야 하나? 망설이다가 결국 삼도봉을 갔다가 되돌아오기로 하고 삼도봉으로 향한다.

오랜 기억으로는 가깝게 생각했는데 이정표에는 1km가 표기되어 있는데 마음이 급해서인지 무척 멀게만 느껴졌고 흐르는 땀을 흠치며 올라선 곳, 한 팀2명은 사진을 찍고 있고 또 다른 한 팀2명은 그늘에서 쉬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 온 곳, 바위 위에 삼각청동으로 정상표지를 한 곳, 삼도봉이다.

삼도봉(三道峰)

삼도봉은 글자 그대로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 3개 도()가 맞대어 꼭지점을 이루고 있는 봉우리로 위키백과에 의하면 날라리봉으로 불리며 반야봉 아래 위치해 반야봉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으로 기록하고 있다.

 

<삼도봉정상으로 삼각청동의 정상표식이 있으며 뒤로 반야봉이 그름속으로 숨었습니다.>

<삼도봉에서 인증사진을 찍습니다.>

반얀봉을 올려다보니 우측 아래서 구름이 빠르게 반야봉 정상으로 몰리는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1분이 지나자 덩치 큰 반야봉을 구름이 삼켜버리고, 반대편 칠불사 방향으로 보니 봉우리 위에 구름이 걸쳐있다.

주변을 둘러보고 먼저 와 있던 사람에게 부탁하여 귀한 인증사진을 남긴다.

보너스로 찾았던 삼도봉을 뒤로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노루목으로 약400m가면 이정표가 있는 3거리가 있는데 이곳이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로 이곳에서 400~500m가면 노루목에서 오는 길과 만나는 3거리가 있다.

이곳 이정표는 반야봉이 0.8km로 표기되어 있으며 주변에는 안내산악회로 온 산꾼들이 이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정상으로 올랐는지 배낭이 많다.

 

<반야봉을 오르는 철계단으로 이곳을 올라서면서 노고단 일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반야봉으로 오르며 본 노고단 방향의 풍경이며 맨 끝 봉우리가 노고단입니다.>

<반야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3거리를 지나면 가파른 경사길이 시작되고 10여분을 오르면 철계단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정상인가 했는데 좀처럼 정상이 나오지 않고 거의 10분을 더 오르고서야 사방이 탁 트인 반야봉 정상에 오른다.

성삼재에서 반야봉정상까지 이동거리10.8km, 소요시간4시간, 해발1736m(+4m오차), 현재시간08:21이다.

 

반야봉정상에서 묘향대 구간

반야봉(般若峰)!

반야봉은 지리산의 제2봉으로 여름날 저녁 이곳에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 해가 지는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풍경이 지리10경의 3번째인 반야낙조(般若落照)라고 하는데 반야봉은 노을만 멋있는 것은 아닐 것으로 일출이나 운해 역시도 최고의 명경을 연출할 것으로 여겨진다.

철계단을 오르면서부터 사방이 탁 트여 조망하기 좋은 곳이다.

다른 사람들의 글에서 보면 반야봉에 오르면 지리능선은 물론 무등산까지 조망된다고 하여 은근 기대를 했는데 제일가까이 있는 삼도봉과 토끼봉도 볼 수 없고 철사다리위로 오르며 보았던 노고단도 반야봉에서는 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반야봉 정상은 넓고 위험한 곳이 없어 쉬어가기 좋은 곳으로 선등한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가 하면 삼삼오오 모여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반야봉 정상에서의 인증사진입니다.>

<반야봉의 풍경입니다.>

오래전 사진을 보면 작은 대리석 정상표지석이 있었는데 지금은 제법 덩치 큰 자연석을 다듬어 새롭게 단장했다.

순서를 기다려 인증사진을 2장 찍을 수 있었는데 주위에 있는 산객에게 신세를 져야 찍을 수 있었던 사진이다.

선등했던 사람들이 반야봉을 내려서고, 아래서 또 다른 산객이 올라서기를 반복하고, 출입을 제한하는 목책을 유심히 바라보며 기회를 본다.

산을 다니는 사람으로 당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함을 지니고 있기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가 최소의 산객이 있을 때 목책을 넘어 숲으로 스며든다.

좁고 희미한 길이 이어져 있으며 몇 장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는데 곰이 출현하는 곳이라며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이다.

설마 내게 불행이 닥칠까?“라는 안일한 생각과 요행을 바라는 마음으로 내려서니 헬기장이다.

헬기장을 지나 올라선 곳은 중봉으로 천황봉 옆에도 중봉을 두고 있는데 반야봉도 중봉을 거느리고 있다, 지도상의 표기로는 반야봉과 중봉이 같은 높이로 가운데 밋밋한 협곡을 두고 있어 멀리서 보면 여인의 엉덩이처럼 보인다고 한다.

중봉 정상은 봉분이 망가지지 않은 묘지가 있다.

묘지로 인해 1m이상이 높아졌는지 스마트폰으로 계측한 높이는 반야봉보다 약3m가 높게 나왔는데 정확도나 신뢰도는 당연 낮지만.........

 

<아래 사진은 중봉정상의 묘지이고 정상을 내려서면 헬기장 평에 비석이 있는 큰 묘지가 있습니다.>

<묘지 옆에서 본 헬기장 3거리로 묘향암은 우측입니다.>

요즘이야 대부분 화장장을 치르지만 자손의 부와 명예를 바라는 옛 선인들은 명당을 찾아 묘를 썼는데 아무리 부와 명예, 권력이 탐난다고 노력을 하지 않고 이런 곳에 묘를 쓰면서 바란다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중봉정상을 내려서면 넓은 헬기장이 나오며 주변은 꽃밭이다.

우측 큰 묘지가 있으며 떳떳하게 비석까지 세웠는데, 이 집안은 얼마나 잘 되었을까?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 헬기장에서 길이 능선길과 샛길로 갈라지는데 2곳 모두 길이 나있어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좌측 능선을 따르는 길은 달굴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인데 현재는 휴식년제로 통행이 금지되어 있고 묘향대로 가는 길은 내려서며 직진으로 내려선다.

능선을 내려서면 주목군락지가 나타나고, 구상나무 고사목이 나오며 숲터널을 지나다 조망이 되는 지점에서 지나온 방향을 보니 반야봉과 중봉은 그 사이에 구름이 삼키고 마주선 방향으로 토끼봉 조망은 고사하고 방향도 감을 잡을 수 없다.

 

<헬기장 3거리에서 내려서서 주목군락지로 내려섭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사방을 살피며 30분 내려서서 묘향암입구에 도착합니다.>

때로는 부드럽지만 경사가 진 길을 따라, 때로는 거친돌들이 돌출되어 있는 길을 따라 헬기장에서 30분을 내려서니 3거리로 내려선다.

그러고 보니 우측이 유명세를 타고 있는 묘향대라는 생각이 들어 우측으로 이동하니 황금색양철지붕으로 단장한 암자가 나타나니 개대했던 묘향암이다.

성삼재에서 묘향암까지 이동거리12.12km, 소요시간5시간20, 해발1482m(+2m오차), 현재시간09:40이다.

 

묘향대에서 이끼폭포를 지나 반선정류장 구간

묘향대(妙香臺)!

 

 

<부처님의 광채에서 나타나는 황금색으로 지붕을 칠했습니다.>

<초라하고 소박한 묘향암입니다.>

나는 이곳을 다녀오고 나서, 글을 쓰기 전까지 묘향대와 묘향암의 존재에 대해 아는바가 없었다.

알 수 있었던 것은 불친이 적시한 전설속의 하늘아래 첫 암자라는 묘향대(妙香臺), 스님들이 산속에서 정진 수행하는 장소, 반야성지 묘향대는 반야봉에서 묘시 방향에 위치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묘향대는 불가에서 가장 존경을 받았던 개운조사가 수행한 곳이정도가 전부였다.

자료를 찾으며 어느 님의 글을 보고 내 무지함을 꾸짖었다.

묘향암은 봉정암보다 높은 1480m 고지에 있어 오르기도 힘들고, 스님이 시주를 받으러 나갔다 오기도 힘들고, 돈이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런 사정을 아는 등산객들은 쌀1~2kg, 부탄가스1줄 정도, 전기가 없는 곳이라 양초 등이 요긴하게 쓰이는 곳으로 양초 한 통, 이런 물건이나 부식을 준비해 스님께 전해주기도 한다고 한다.

사전에 이러한 정황을 알았더라면 위에서 제시한 3가지 정도는 능히 가지고 오를 수 있었을 것 같다.

이런 글을 읽으며 정감 넘치는 눈으로 물을 물병에 채워주던 스님을 떠올리며 미안하고 죄스러운 생각이 들고 또 든다.

 

<묘항대의 암벽 아래 반야봉을 지키는 작은 암자 묘향암의 풍경입니다.>

<절벽 바위에서 샘 솟는 암벽수 샘터와 앞에는 겨울을 지낼 장작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돌계단을 내려서 묘향암 앞으로 가서 주변과 암자의 전경을 보고 우측으로 가며 조심스럽게 정탐을 하며 암자를 구경한다.

묘향암 뒤로 병풍처럼 둘러친 암벽과 곳곳에 하늘을 찌르고 솟은 구상나무가 명경을 만들고, 황금색 양철지붕은 부처의 몸처럼 빛을 발하고,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토끼봉과 뒤로 천황봉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하는데 오늘은 토끼봉도 구름속으로 숨어버렸다.

앞마당을 지나 불친이 시원하게 마셨다는 석간수를 찾으려 조심스럽게 절벽쪽으로 가는데 암자 문이 열리며 주전자를 손에 들고 물을 뜨러 나온 스님을 만난다.

고개 숙여 묵례를 하니 혼자서 왔느냐고 물으며 몇 바가지를 퍼내고 주전자에 물을 받은 스님은 정감 넘치는 눈으로 쳐다보더니 시원한 물을 마시라고 한다.

작은 물병을 꺼내 물을 버리고 다가서자 물병을 달라고 하고, 아니고 제가 뜨겠다고 하고, 강압같은 무게감에 물병을 주자 시원한 물을 시원스럽고 거칠게 채우고, 다시 물 한바가지를 퍼서 내민다. 시원하니 마시라고.........

감사하다는 짤막한 답례를 하니 스님은 암자로 들어가 버렸다.

물을 마시고 두부를 칼로 자른 듯 절벽을 이룬 단면에 푸른 이끼가 붙어 있고 이끼가 있는 바위 틈새에서 샘이 나고 이 샘은 이끼를 타고 아래로 물방울을 떨어뜨려 귀한 우물을 만든다.

반야봉의 정기를 마신 듯, 새 힘이 돋아난다.

샘터를 내려서는 곳 옆에는 나무 장작이 가지런하게 쌓여 있다.

겨울이 유난히 긴 암자에서는 혹독한 추위를 이기기 위한 필수라고 생각되며 장작더미 앞에 만든 빨래 건조기도 양철지붕을 도색하는 김에 호사를 맞았는지 보기드믄 황금색으로 치장을 했다.

빨래건조대 앞으로 보이는 공간 너머로가 토끼봉 위치이며 이곳으로 천황봉을 볼 수 있다는데........... 마음뿐이다.

 

<황금색 빨래건조대 앞에서 본 토끼봉 방향으로 구름에 숨은 토끼봉이 나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반양봉을 중심으로 묘시방향에 있다고 해서 묘향암, 암자에서 토끼봉을 마주보고 있다고 해서 묘향암이라는 설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한자로 표기할 때 방향을 뜻하는 향할()을 쓰지 않고 향기향()을 썼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났던 앞마당을 조심스럽게 되돌아 나선다.

3거리로 다시 나와 묘향암에서 나오며 직진방향으로 들어서면 묘향암의 텃밭이 있는데 계단식 다랑이 밭으로 아래 밭에는 배추와 무가 자라고 있다.

밭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은 거칠다.

묘항암을 나와 25분정도 거친 길로 내려서면 처음이자 마지막 로프가 있는 곳이 있다.

내려서는 길도 습한 지역이라 미끄러웠는데 이곳은 미끄러움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으로 안전사고에 무척 신경을 써야할 곳이다.

 

<묘향암을 벗어나면 등로 옆 사랑나무가 있습니다.>

<이번 산행에서 유일한 로프지대로 보기와 달리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로프지대를 내려서면 바위사면에 이끼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바위떡풀이 꽃을 피우고 맞아 줍니다.>

로프구간을 지나면 너덜길에 거목이 이리저리로 쓰러져 어지러운 등로가 시작되며 이제까지 왔던 길과 달리 무척 위험한 길이 지속되며 너덜계곡을 가로질러 작은 능선에 올라서며 험로를 모두 지났다고 생각하고 시간을 보니 1030분 이곳에서 아점으로 식사를 한다.

조용한 산속에서 산새마저도 침묵을 지키고, 밥을 먹는 소리만 조용한 숲의 적막을 깬다.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마시고 가던 길을 이어간다.

모두 지났다고 생각했던 너덜길은 다시 나오고 조심스럽게 20여분을 내려서 계곡에 도착하니 이곳이 함박골이란다.

처음 내려선 계곡은 상류라 물이 적다.

그러나 5분정도 내려서면 계곡이 시끄러워지고 소폭들이 여기저기 맑은 물을 쏟아낸다.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가던 길이 없어지기를 3번을 거듭했는데, 이런 경우 멀리보고 길을 찾으면 길이 보인다.

불친이 이곳을 간다는 필자에게 만류했었는데 내려서는 길과 계곡으로 이어지는 이끼가 낀 위험한 계곡이라 만류했음을 금방 알 수가 있다.

 

<함박골의 계곡풍경>

<함박골의 계곡풍경>

<함박골의 계곡풍경>

계곡으로 내려서 10분을 내려서자 와폭이 나타나고, 소폭이 나타나고, 이어서 푸른 이끼가 낀 바위에서 아래로 쏟는 격을 갖춘 폭포가 나온다.

혼자서 산을 다니면 이런 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구경하는 게 너무 좋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스틱을 세워 폭포에서 인증 사진을 찍으려 하다가 자칫 미끄러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것 같아 인증사진은 찍지 않기로 한다.

폭포가 줄지어 나타난다.

발걸음이 멈춰지고 이리저리로 폭포를 바라보며 참 이곳으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길은 한곳도 안전한 곳은 없고 계곡 옆으로 계곡을 따라 지나며 때로는 이낀 긴 바위를 지나고 때로는 절벽진 험로를 아슬아슬하게 지날 때도 있다.

그렇게 폭포구경을 하며 30분을 내려서 기대하던 이끼폭포에 도착했다.

 

<함박골의 이끼 실비단폭포에 노착합니다.>

할 말을 잊었다.

세상에 이런 곳이 있다니~

미국cnn이 한국의 가볼만한 곳 50으로 선정했다는 지리산 뱀사골의 실비단폭포다.

산사랑님의 블로그의 글을 옮겨 보았다.

지리산 뱀사골에 숨어 있는 실비단폭포는 주민들도 잘 모르는 곳이었다. 뱀사골 관광단지의 토박이 약초꾼으로부터 온통 이끼로 덮인 계곡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찾아 나섰다. 제승대에서 오른쪽 반야봉으로 이어진 계곡을 따라 30분쯤 들어가서 만난 실비단폭포.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신비스러웠다. 폭포 전체가 이끼로 덮여 있었고, 숲은 원시림처럼 어둑어둑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뒤 실비단폭포는 금세 망가졌다. 이끼를 훔쳐가는 이끼도둑이 생겼다. 그늘이 짙어야 이끼가 사는 법인데 나무를 꺾는 바람에 직사광선이 들어와 이끼도 말랐다고 한다. 그 뒤 실비단폭포는 통제구역으로 묶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환경훼손을 고려, 지정된 등산로가 아닌 실비단 길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많이 망가진 실비단폭포. 실비단은 지금 몸을 추스리고 있다. 때로는 본의 아니게 자연이 훼손당하기도 한다.

지리산아! 미안하다.

이글은 자료를 수집하면서 읽게 되었지만 실비단폭포를 보고 환희에 들떴다가 자세히 다가가 이끼를 보면서 누군가 인위적으로 훼손한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아마도 안내산악회에서 단체로 온 산사람들에 의해 훼손된 것 같았습니다.>

오기는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와서는 안 될 곳이라고 자신을 질책했다.

위법을 하면서 이곳을 들어와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안내산악회에서는 이곳을 더더욱 와서는 안 된다.

단체로 나서게 되면 생각지 못하는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이끼를 밟아 훼손을 시키게 되는데 원상회복이 되려면 오랜 시일이 지나야 한다.

죄송한 맘으로 2장의 사진을 찍으며 이끼를 밟아 자연을 훼손한 공범이 되었다.

입산은 허용하되 실비단폭포 전면에 휀스를 설치해 가까이 접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이 생각난다.

암튼 죄를 지은 건 지은 것이고 환상의 명경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다.

 

<미국 CNN이 극찬한 한국의 숨은 비경 50선에 든 실비단폭포입니다.>

<한동안 넋을 빼앗았던 실비단 폭포를 떠납니다.>

멋있는 풍경,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을 것으로 20분정도 이끼폭포를 감상했다.

이끼폭포를 뒤로 하고 함박골을 내려서는 길은 위험의 연속이었다.

너덜과 절벽과 계곡 미끄러운 바위를 지나며 3곳의 무명폭포를 지나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계곡 아래 철교가 보인다.

이제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감시단속원이 생각나고 공단직원에게 걸리면 사정해도 소용없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정규등산로로 내려선다.

 

<함박골의 계곡풍경>

<함박골의 계곡풍경>

다행히 공단직원은 없었지만 오늘은 범죄자가 된 개운하지 않은 기분으로 내려선다.

정규등산로인 뱀사골에는 오르고 내려서는 사람들과 계곡에 진을 치고 노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함박골에 비해 수량이 많고 넓은 계곡의 뱀사골에는 여러 차례 소를 지나고 한차례 폭포도 지난다.

이정표에 반선5.5km화개재3.7km 표기되어 있는 제승교 아래는 제승대로 안내문에 의하면 오래전 스님이 불자의 애환을 위한 제를 올린 데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제승대를 지나 한동안 내려서면 병풍소를 만나는데 병풍소에는 작은 폭포가 딸려 있는데 물길이 오랜 세월 바위를 깎아 바위의 형태가 병풍을 세운 것 같아 붙여진 이라고......

계곡을 따라 내려서며 계곡과 계곡옆 그늘에는 계곡을 찾은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는데 단체가 물놀이를 하는 풍경, 가족이 오순도순 어울려 휴식을 취하는 풍경, 젊잖게 술을 마시며 이야기 하는 풍경, 반나의 몸으로 취기가 가득해 고성방가를 하는 풍경,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인과 밀회를 나누는 풍경 등 한편의 소설을 흩어놓은 듯 어지러우면서도 다양한 삶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뱀사골 계곡을 내려서며 명경에 취합니다.>

<사진을 올릴 공간이 없어 뱀사골 사진은 2장으로 정했습니다.>

이어서 병의 모양을 닮았다는 병소를 지나고,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담겨있는 탁용소를 지나 빠른 걸음으로 내려서니 와운마을 입구인 뱀사골 통제소에 닿는다.

뱀사골?

지명의 이름에는 낯설게 느끼는 이름들이 참 많은데 뱀사골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뱀이 많아서 뱀사골인가? 라는 생각을 한번은 해보았을 법하지만 뱀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예전에 뱀사골계곡 입구에 있는 석실 건너편에 배암사(背庵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배암사골이란 이름이 변해 뱀사골로 됐을 것이라는 견해로 배암사는 정유재란 때 소실되고 지금은 이름만이 전해온다는 것이다.

와운교를 건너 작은 쉼터가 있다. 잠시 메모를 하며 시간을 확인하니 1322분이다, 반선에서 인월로 나가는 버스는 1345, 시간이 빠둣했는데 다음 버스는 1550분으로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순간 버스를 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2.1km를 뛰었다.

 

<뱀사골 입구로 나왔습니다, 반선버스터미널은 도로를 따라 약300m를 더 가야합니다.>

뱀사골 입구로 나오니 길가 양쪽은 주차장이 되었고 계곡에서 느끼지 못했던 폭염이 온 몸을 짓누르지만 그래도 버스를 타야하기에 다시300m를 뛰어 반선정류장에 도착해 매표를 하자마자 흐르는 땀을 씻을 여유도 없이 버스에 오른다.

버스 차창으로 유명한 뱀사골이 스쳐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