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산행기

지리산, 반야봉~심마니능선 산행이야기

범솥말 2023. 12. 7. 23:13

지리산, 성삼재~노고단~반야봉~심마니능선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22년06월12일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약14.01km(순산행거리14.01km+포장도로1.2km)

산행시간: 8시간12분(02:58~11:10)

산행코스:성삼재(02:58)-노고단대피소(03:31)-노고단고개(03:40)-노고단(03:58)-노고단고개(04:06)-돼지령(04:44)-피아골3거리(04:55)-임걸령샘터(05:02)-노루목(05:36)-반야봉(06:15)-반야중봉(06:45)-심원갈림길(07:05)-지리이정목18-14(07:20)-간이전망대(07:25)-지리이정목18-10(07:40)-투구봉밑지리이정목18-09(08:02)-투구봉(08:04)-1419봉(08:17)-지리이정목18-08(08:41)-쟁기소갈림길3거리(08:56)-능선3거리(09:25)-만수천무명폭포(10:44)-861지방도로(11:10)-달궁정류장에서버스승차(12:35)-반선(12:40)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10:00 사당출발(반더룽산악회)

02:08 지리산 성삼재 도착~03:00까지 입산대기

02:58 성삼재에서 산행 시작, 해발1100m

03:31 노고단 대피소 도착, 산행거리2.14km 소요시간35분, 해발1339m

03:40~43 노고단고개

03:58 노고단, 산행거리3.04km, 산행소요시간1시간00분, 해발1507m

04:06 노고단고개

04:26 왕시루봉갈림길

04:36 헬기장, 산행거리5.22km, 산행소요시간1시간38분, 해발1411m

04:44 돼지령, 산행거리5.70km, 산행소요시간1시간46분, 해발1373m

04:55 피아골3거리, 산행거리6.30km, 산행소요시간1시간57분, 해발1342m

05:02~15 임걸령샘터, 산행거리6.80km, 산행소요시간2시간04분, 해발1324m

05:36~38 노루목, 산행거리8.22km 소요시간2시간38분, 해발1477m

05:47 반야봉3거리

06:15~31 반야봉, 산행거리9.23km, 산행소요시간3시간18분, 해발1732m

06:45~57 반야중봉, 산행거리9.63km 소요시간3시간47분, 해발1732m

07:05 심원갈림길3거리, 산행거리9.89km, 소요시간4시간07분, 해발1699m

07:12 주목군락지

07:20 지리이정목18-11, 산행거리10.25km, 산행소요시간4시간22분, 해발1609m

07:25 간이전망대

07:34 산죽시작점

07:40 지리이정목18-10, 산행거리10.72km, 산행소요시간4시간42분, 해발1462m

07:54~55 바위전망대, 산행거리11.05km, 산행소요시간4시간56분, 해발1437m

07:58 망바위봉갈림길, 산행거리11.09km, 산행소요시간5시간00분, 해발1438m

08:02 투구봉하단, 지리이정목18-09, 산행거리11.17km, 산행소요시간5시간04분, 해발1441m

08:04~09 투구봉, 산행거리11.20km, 산행소요시간5시간06분, 해발1449m

08:17~30 무명봉, 산행거리11.36km, 산행소요시간5시간19분, 해발1419m

08:41 지리이정목18-08, 산행거리11.67km, 산행소요시간5시간43분, 해발1345m

08:56 쟁기소갈림길, 산행거리12.01km, 산행소요시간5시간58분, 해발1265m

09:24 능선3거리, 산행거리12.47km, 산행소요시간6시간26분, 해발1130m

09:55~10:10 능선에서 식사

10:45~11:00 만수천계곡무명폭포, 산행거리13.58km, 산행소요시간7시간46분, 해발608m

11:10 861지방도로,개인농장입구, 산행거리14.01km, 산행소요시간8시간12분, 해발604m

12:35 달궁야영장에서 버스승차

12:40 반선주차장도착

 

○산행 전 이야기

전부터 지리산에는 5곳 정도 가고 싶었던 곳이 있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곳도 모두 가고 싶지만 특별하게 선별해 놓은 곳이 5곳 있는데 이번 산행을 나선 심마니 능선이 가고 싶은 곳으로 꼽고 있는 곳 중 한 곳입니다.

심마니 능선은 독립군산이야기 카페에 3년 전 현오님이 후배들과 묘향대~심마니 능선을 답사하며 소개했던 코스입니다.

당시 현오님의 글을 읽고 기회가 되면 꼭 심마니능선을 답사한다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3년이나 지나 오늘에서야 심마니능선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심마니능선은 반야봉에서 투구봉으로 이어진 뒤 투구봉에서 능선이 갈라져 우측은 망바위봉을 지나 반선에서 맥을 다하고, 좌측은 달궁으로 이어진 뒤 맥을 다하게 됩니다.

이번 산행계획은 투구봉에서 망바위봉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길을 잘 못 들어 달궁으로 내려서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그런데 나홀로 산꾼의 경우 확실한 스터디를 하지 않는다면 10중 8~9는 필자가 실수했던 것처럼 길을 잘못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혼자 산행해야하므로 스터디를 한다고 했는데 반야봉에서 투구봉으로 내려선 선답자는 거의 없고 반대로 반선에서 투구봉을 지나 반야봉으로 산행한 기록이었고 그것도 시간이나 특정지역을 나타낸 산행기록이 아니어서 약간의 도움은 되었지만 절대적이지 못했습니다.

이후 반야봉에서 심마니능선을 답사하는 산객이 있다면 필자의 자세한 기록으로 엉뚱한 능선으로 들어서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전에는 성삼재를 가려면 밤기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구례터미널로, 터미널에서 성삼재로 이동하는 코스였는데 요즘은 교통이 다양해져 동서울에서 성삼재로 가는 버스가 운행되고 있어 편하게 지리산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산행은 대중교통이 아니고 안내산악회에 신세를 졌는데 사당에서 10시에 출발한 버스는 2시가 조금 지나서 성삼재 위에 도착했는데 입산시간이 03시부터라고 1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성삼재 들머리에서 노고단 구간

성삼재 이마트 옆 대기소에서 기다리다가 02시55분이되어 개찰구로 가니 5분전쯤 입산을 허용했고 먼저 들어간 사람들의 헤드랜턴 불빛이 어둠속에 보인다.

일행들 간의 삼삼오오 팀을 이루어 가는 모습을 보며 그 속에 빠져들어 모든 잡념 다 버리고 오로지 지금 걷는 순간 이외에는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앞으로 가고 또 간다.

이렇게 새벽에 성삼재를 출발하는 것은 이번이 2번째인데 앞으로도 2~3번은 더 성삼재에서 새벽산행을 시작해야할 것 같다.

어둠이 사방을 덮었고 간간이 헤드랜턴 불빛이 보이고,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고, 등로 좌측에서는 어둠속에서 계곡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거친 숨소리와 땅을 찍는 스틱소리가 적막을 깬다.

성삼재를 출발해 22분이 지나 짧은 데크계단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는 우측으로 이어지고 데크계단을 통해 질러가는 길인데 우측으로 도로를 따라가면 종석대로 가는 코재가 있고 조금 더 가면 화엄사로 이어지는 등로가 있는데 필자의 경우 화엄사에서 이곳으로 한 번도 지나지 않은 코스이다.

짧은 데크계단을 올라서면 다시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나오고, 이 도로를 따라 약200m 지나면 다시 데크계단이 나오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우회도로를 버리고 힘들기는 하지만 계단길을 택한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면 멀리 불빛이 나타나는데 무거운 발걸음으로 불빛을 찾아가니 노고단 대피소로 성삼재에서 출발한지 33분, 산행거리 2.15km다.

노고단 대피소의 풍경은 이곳에서 야영을 한사람들이 아침식사를 하느라 분주했고 성삼재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쉬어가는 사람들과 바로 노고단고개로 향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지체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바로 노고단 고개로 향한다.

대피소에서 고개로 가는 계단이 무척 가파르고, 이제까지 포장된 도로를 따라 편하게 왔는데 이곳부터는 거친 돌들이 돌출되어 있는 등산로로 바뀐 것이다.

10분을 올라 노고단고개에 도착한다.

노고단 고개위에는 10여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노고단고개 초소에는 국공직원은 없고 자막으로 나오는 노고단정상 탐방시간은 05시부터라고 하니 앞으로도 1시간20분을 기다려야 노고단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3~4분 망설이다가 혼자서 노고단 정상으로 오르기로 하고 개찰구를 지난다.

누군가 선두가 노고단으로 오르면 줄지어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뒤따라 오르는 사람이 없다.

노고단고개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맨땅은 없고 데크로 길을 만들었다.

점점 고도를 높이자 노고단 고개, 노고단대피소, 송신소, 구례읍, 남원읍의 불빛이 희미하게 보인다.

흐르는 땀을 식히며 보고 또 보고...... 조금 지나다가 다기 또 보고......

바람이 불고, 한여름인데도 한기를 느낀다.

송신소 위 전망대에 도착한다.

보이는 건 송신소와 구례읍 시가지 불빛뿐이고 그 외는 깜깜나라, 암흑이다.

잠시 전망대에 머물다 위로 올라서면 노고단 정상으로 먼저 반기는 건 1507m를 표기한 노고단 정상표지석이었고 정상표지석 뒤로 육중한 돌탑이 어둠속에 숨어 있다.

노고단 정상은 오래전 지리산을 찾았을 때는 비탐이었는데 어느 때부터인지 개방을 한 후 모든 사람들이 신성하다는 노고단을 오르게 되었는데 필자는 이번이 2번째 노고단 정상에서 할미에게의 알현이다.

노고단(老姑壇)

노고단은 한문을 직역하면 늙은 할망구에게 제를 올리는 단이라는 뜻이다.

다음백과의 설명을 빌리면 「노고단이라는 지명은 할미당에서 유래한 것으로 ‘할미’는 도교의 국모신인 서술성모 또는 선도성모를 일컫는다.

통일 신라 시대까지 지리산의 최고봉 천왕봉 기슭에 ‘할미’에게 산제를 드렸던 할미당이 있었는데, 고려 시대에 이곳으로 옮겨져 지명이 한자어인 노고단으로 된 것이다. 조선 시대에는 현재의 노고단 위치에서 서쪽으로 2㎞ 지점에 있는 종석대 기슭으로 할미당을 옮겨 산제를 드렸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참으로 배움은 끝이 없다.

할미에게 산제사를 지내던 노고단이 신라 때는 천왕봉, 고려 때는 지금의 노고단, 조선시대 때는 종석대에서 산제사를 올렸다고 하니 시대에 따라 장소가 바뀌었음을 알 수가 있다.

성삼재들머리에서 노고단까지 산행거리3.04km, 산행시간1시간00, 해발1507m, 현재시간 0358분이다.

 

○노고단에서 반야봉 구간

노고단(老姑壇)

노고단은 천왕봉, 반야봉과 함께 지리산 3대 주봉으로 꼽히는 봉우리이다.

그런가하면 지리10경에 노고단이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으니 지리10경 중 제3경 노고운해(老姑雲海)로 노고단 위에서면 사방이 구름바다에 쌓인 풍경이 시름을 잊게한다고 한다.

시인 이원규는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라는 시에서 -----노고단 구름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라고 했다.

이 시를 연상하면 사방 구름바다가 펼쳐진 가운데 이슬을 머금은 원추리가 주변을 에워싼 듯한 느낌이다.

지리산의 주릉은 천왕봉에서 이곳 노고단을 지나 성삼재까지 28km를 이어가며 제석봉(1,808m), 연하봉(1,723.4m), 촛대봉(1,703.1m), 영신봉(1,651.6m), 칠선봉(1558.3m), 덕평봉(1,521m), 명선봉(1,583.4m), 토끼봉(1,535.3m), 반야봉(1,732.1m) 등 높이 1,500m 이상의 높은 봉들이 분포하는데 설악산 대청봉보다 높은 봉우리가 제석봉, 연하봉, 반야봉 등 3개의 봉우리가 있다.

노고단에서는 운해가 으뜸인데 지금은 밤중이라 운해도 없겠지만 있다고 해도 볼 수가 없고 송신소 안테나 항공유도 등이나 희미한 구례읍의 불빛, 그리고 노고단고개와 노고단대피소만이 밝게 보인다.

노고단고개에는 일부는 올라서고, 일부는 내려서는 모습이 어둠속에 어렴풋하게 보이고..... 이제 노고단을 내려선다.

노고단을 조금 내려서는데 누군가 한 사람이 노고단으로 오르는 모습이 보였고 잠시 후 교행을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나이가 지긋한 비슷한 연대 사람이었다.

노고단고개로 내려섰는데 오고 가는 흐름이 지속되며 10여명이 항상 있다.

노고단고개에서 등로로 들어선다.

아직 날이 밝기는 시간이 이른지 사방이 캄캄해 헤드랜턴을 착용했는데 어둡고 자주 착용하지 않아서인지 무척 답답해서 중간에 스마트폰 후래시로 바꾸니 한결 밝고 낳았다.

50여m 거리에 앞서가는 팀 3명이 있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랐는데 아마도 필자의 뒤에서는 나의 불빛을 보고 또 다른 사람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올 것이다.

노고단 사면을 돌아 어둠속을 지나며 어디쯤엔가 왕시리봉으로 가는 길이 있을 것인데 가면서 주위를 유심히 관찰했지만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다.

왕시리봉 능선은 지리산 예정 답사지 중하나이므로 어느 정도 스터디도 마친 상태이기도 하다.

노고단고개에서 30분을 지나 작은 헬기장에 닿았다.

지난번 묘향대, 함박골 코스를 답사할 때는 이곳에서 일출을 맞았는데 아직은 주변이 컴컴한 것이 일출이 되려면 한동안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헬기장에서 8분을 지나 돼지령에 도착했다.

앞서가던 3명이 돼지령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선채로 쉬고 있어 무리에 합세하여 주변을 보니 왕시리봉 능선이 어둠속에 나타났는데 왕시리봉 들머리는 이미 지난 것 같아, 옆 사람들에게 왕시리봉 들머리를 물으니 젼혀 모른다는 대답이다.

산행기를 작성하며 왕시리봉 들머리를 확인하니 다음지도에서는 노고단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등로와 만나는 지점, 그러니까 노고단고개에서 20분을 사면으로 돌아 마루금 능선과 만나는 지점으로 표기했다.

혼자서 돼지령에서 등로를 따라 벗어난다.

밤이라 누군지 모르는 한사람이 뒤이어 따르는 것을 느끼며 편할 길을 따라 작은고개를 넘었고 아래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어둠속에 5~6명이 이야기를 나누며 쉬고 있다.

머물 시간이 없어 곧바로 등로를 따라 5분정도 지나자 피아골갈림길3거리에 도착한다.

피아골~

가을단풍으로 유명하다고 말로만 들은 곳인데 아직은 미답인데 지리산 가고 싶은 곳이 많아 아마도 피아골은 평생 가보지 못하는 곳일 수도 있는데 피아골 역시 지리10경에 포함된 곳으로 이원규는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라는 시에서 -----피아골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이 되어 오시라----- 라고 했다.

피아골3거리를 6분 정도 지나자 모여 있는 사람들과 떠들썩한 소리가 들렸고 임걸령에 도착했음을 느낀다.

샘터로 내려서서 목이 마르지는 않지만 시원한 물을 마시고, 물통에 물을 받았는데 오늘 산행을 준비하며 500ml 패트병 하나를 준비했고, 500ml 패트병 2개는 빈병으로 준비해 이곳에서 물을 채웠다.

물마시고, 물 받고, 잠시 쉬며 15분을 보낸 뒤 혼자서 노루목으로 향했는데 임걸령 도착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 여명이 깃들어 있었는데 불과 15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사물의 분별이 확실한 것을 보면 이제 새벽이 아닌 아침이 된 것 같다.

임걸령을 뒤로하고 혼자서 노루목으로 가는데 뒤따라오던 친구가 “반야봉을 가는 길이 맞느냐?“물어온다.

지리산 종주를 하러왔다는 이 친구는 55세로 혼자서 용산에서 기차타고 구례구역으로->버스타고 구례터미널로->구례터미널에서 성삼재로 왔다고 하는데 몇 년전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종주를 할 것이면 반야봉을 생략하고 능선을 따라 가라고 의견을 건넸는데 체력에는 자신이 있는지 “언제 다시 오겠냐?“며 반야봉으로 오르겠다는 대답이다.

가다가 하산할 필요를 느끼게 된다면 벽소령에서 음정으로, 세석에서 백무동으로, 장터목에서 백무동으로 하산할 수 있다고 안내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노루목에 도착한다.

노루목 전망바위에서 왕시리봉 능선을 보며 다음 산행을 생각해 보고 젊은 친구와 함께 반야봉으로 향한다.

10분을 지나 반야봉3거리에 도착했는데 벌써 반야봉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나뭇가지와 잘 보이는 곳에는 배낭이 보였는데 일부는 반야봉을 오를 때 이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간단히 맨몸으로 갔다 오고는 하는데 함께 가던 젊은 친구에게 배낭을 두고 가라고 권했고 젊은 친구는 배낭을 두고 함께 올랐다.

반야봉3거리에서 15분을 올라 절벽지대 데크계단에 도착해 젊은 친구를 먼저 올려 보내고, 이런 저런 아침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며 천천히 반야봉으로 향한다.

불무장등 능선과 왕시리봉 능선 그리고 노고단을 보고, 느끼며 10분을 더 올라서 반야봉에 도착한다.

반야봉에 오르자 젊은 친구가 기다리고 있다가 공손히 인사를 하고 이별을 했는데 우리는 그냥 산이야기를 나눈 추억속의 한 페이지를 수놓았을 뿐 이름도 성도 서로 묻지도 않았고 말하지도 하지 않았다.

반야봉을 내려서는 젊은 친구를 보며 무사히 지리종주를 마치기를 기원했고, 산행을 마치고도 젊은 친구의 산행일지가 궁금했다.

반야봉에 올라섰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내려갔고 2명만 남았고 주변 풍경을 찍다보니 또 다른 산객들이 올라섰고, 힘들게 반야봉에 오른 이야기를 나누며 사진을 찍는다.

반야봉 정상표지석을 배경으로 혼자서 쎌프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전신이 다 나오는 사진이 필요해 부탁을 하여 3장 중 1장의 사진만 건질 수 있었다.

반야봉 서쪽으로 예전에 없던 좁은 데크전망 쉼터가 있어 쉼터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심마니능선을 생각한다.

성삼재들머리에서 반야봉정상까지 산행거리9.23km, 산행시간3시간18, 해발1732m(-6m), 현재시간 0615분이다.

 

○반야봉 정상에서 반야중봉 경유, 투구봉 구간

반야봉(般若峰)

반야봉은 지리산에서 천왕봉(1915m), 천왕중봉(1874m), 제석봉(1806m), 천왕하봉(1754m)에 이어 5번째 높은 봉으로 높이는 1732.1m이다.

반야봉에서 동쪽으로 발원되는 계곡은 뱀사골이 되고, 북쪽으로 발원되는 계곡은 달궁계곡이 되어 흐르다가 반선에서 2물줄기가 만나 만수천계곡을 이룬다.

또한 서쪽으로 발원되는 계곡은 피아골계곡으로 내서천이 되고, 남쪽으로 발원되는 계곡은 범왕천으로 흐르다 화개천과 만나며 화개천이 되어 흐르다 각각 섬진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반야봉의 유래는 어떠할까?

반야란 사전적 의미를 보면 일반적 판단능력인 분별지가 아니라 깨달음을 통해 나타나는 근원적인 지혜를 의미하는 불교교리라고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불교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 인터넷에서 반야봉의 유래를 한동안 찾아보았지만 알 수가 없다.

대부분 사람들은 마고할미와 마고할미의 남편 반야라는 인물을 내세운 전설을 퍼나르고 퍼날라 도배를 하고 있는데 이런 것은 전설일 뿐이고 유래라고 볼 수는 없다.

불교가 왕성했던 시대에 지리산 아래 절에서 승려들 간에 부르던 불교이름의 봉우리 이름이 굳어졌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반야봉 역시 지리10경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이다.

지리10경 중 제4경 반야낙조(般若落照)로 반야봉에서 저녁노을이 깃든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지리10경의 제4경으로 반야낙조는 지리산 반야봉(1,732m)에서 보는 저녁노을 또는 해넘이를 말하는 것이다.반야봉은 지리산의 서쪽에 있기 때문에 일출보다는 일몰이 더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는데 해가 질 무렵 반야봉에 오르거나 아니면 반야봉이 보이는 지리산 주능선에 올라 반야봉을 배경으로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든 노을이나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보는 게 반야봉 낙조의 진정한 의미다.

이러한 반야낙조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갑설은 반야봉에 올라서 보는 노을이라는 설이고, 을설은 반야봉이 보이는 곳에서 반야봉을 배경으로 보는 노을이라는 설이다.사실 갑설의 반야낙조를 보러가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반야봉에서 낙조를 보려면 늦은 시간에 입산을 해야 하는데 국공이 입산시간을 제한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고 통제되기 전에 입산한다고 해도 어두워지면 하산할 때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갑설의 반야낙조는 힘들다는 설이다.

반면 을설과 같이 반야봉을 배경으로 보는 반야낙조는 연하천대피소, 장터목대피소 를 예약할 경우 대피소에서 반야봉을 배경으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오늘은 반야봉 주변이 아주 바쁘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올라왔다가 몰려 내려서기를 반복한다.

반야봉으로 오르는 길목부터 정상표지석을 가운데 두고 철조망으로 감쌌는데 5년전 반야봉은 목책을 둘러쳐 넘어서기가 편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 눈치는 고사하고 중봉 방향으로 들어서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다.

반야봉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중봉방향으로 가려고 기회를 보고 있는데 계속 사람들이 머물러 체면불구하고 비탐구역으로 들어서기로 한다.

아무리 보아도 새로 설치한 철망을 넘을 수는 없고, 좌측으로 돌아가려면 노출이 되므로 다른 사람에게 미안하고.... 우측으로 철망을 우회한다.

반원을 그리며 정상표지석 뒤로 가니 예전에 지났던 등로가 선명하다.

이슬이 바지와 등산화가 젖고, 차가운 바람과 곰이 출현한다고 하는 곳 마음까지 추워진다.

반야봉은 높이 차이가 거의 없는 2개의 쌍봉인데 지도에서는 중봉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2개의 봉우리 V곡에는 작은 헬기장이 있다.

반야봉에서 헬기장까지는 길은 선명하며 7분 정도 걸린다.

헬기장에서 중봉으로 오르는 중간 좌측 숲속에 2사람이 쉬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신경쓰지 않고 지나쳤고 헬기장을 떠나 선명한 길을 따라 5분을 올라서면 묘지1기가 있는데 이곳 묘지가 있는 곳이 중봉 정상부이다.

정상부 묘지를 둘러싼 잡목을 헤집고 이동하면 이번에는 제법 큰 묘지가 나타나는데 작은 비석이 있는데 연암김씨지묘라고 음각되었다.

그리고 묘지 아래는 아주 넓은 공터로 헬기장이 있고 잡목이 있지만 잡목 주변으로도 평지와 다름없는 곳으로 1700고지가 되는 산정에 이리도 넓은 터가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될 정도다.

이곳 헬기장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스틱을 사용하기 위해 스틱을 펴고, 뱀이 있을지 모르는 위험을 대비하기 위함과 이슬로 인해 바지가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스패츠를 착용한다.

이때 2명이 나타나는데 조금전 숲에서 본 사람이었는데 산악회 강대장과 어느 여인이었는데 심마니능선으로 간다고 하니 안산하라고 당부하고 묘향대로 내려선다.

벌써 혼자서 산속을 헤매기를 10년이 되었는데 설악도 아니고 낯선 지리산에서 혼자가 되어 산속을 헤맨다는 것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중봉헬기장에서 지나 1분을 지나면 오래된 폐헬기장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1~2분 내려서면 지리이정목 18-12(쟁기소↔반야봉, 해발1700m)가 나오는데 등로는 선명하게 3거리를 나타내는데 이곳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가나 상관없는데 잠시 후 다시 만나기 때문이다.

지리이정목 18-12에서 3~4분을 내려서면 선명하게 보이는 3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은 3거리가 아니고 우측은 길이 없어지니 좌측으로 지난다.

2번째 3거리에서 1분을 내려서면 다시 선명한 3거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심원은 좌측으로 가고, 우측은 심마니 능선으로 중봉 헬기장에서 약6~7분 거리에 3거리가 있는 것이다.

3거리에서 우측 길로 들어서면 똘배나무인지 야광나무인지 배나무같은 원시림이 군락을 이룬 곳을 지난다.

잠시 후 약간 밋밋한 경사로 이어지는 등로는 너덜지대가 시작되는데 잡목과 넝쿨지대를 지나다 보면 주목 군락 보호수들이 나오는데 보호수 주목의 수는 많지 않다.

주목지대를 지나도 너덜겅 지대는 계속 이어지다가 지리이정목 18-11(쟁기소↔반야봉, 해발1603m)을 만나게 된다.

이후에도 넝쿨과 너덜겅지대는 계속되다가 심원 갈림길3거리에서 20분을 내려선 지점, 등로 우측에 작은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너덜겅지대는 이곳을 지나며 산죽지대로 바뀌게 된다.

작은 바위 전망대에 서면 마주보이는 명선봉 일대는 구름에 가렸고, 이끼 폭포가 있는 함박골과 내려선 중봉 사면만 조망이 가능 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서면 이곳 어디엔가 샘터가 있다고 하는데 샘터 안내판이나 표식이 없어 그냥 지나게 되었고, 산죽은 때로는 싱싱한 산죽도 있고 때로는 죽어서 잎은 없이 대만 남아 있는 산죽밭도 있다.

전망대에서 산죽밭으로 들어서서 약3분 정도 지나면 평지 같이 밋밋한 능선으로 바뀌는데 능선을 따라 3분여 지나면 지리이정목 18-10(쟁기소↔반야봉, 해발1452m)을 만난다.

조용한 능선, 산새소리가 들리는 능선을 걷는 아침은 기분이 좋다.

등로에 발자국을 보면 오래전 발자국인지 오늘 지난 발자국인지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을 보면 나 자신도 능선에서 누군가 동행할 수 있는 산객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를 느낀다.

계속 이어지는 산죽지대를 지나다 보면 약간 경사지를 오르는데 밋밋한 무명봉으로 올라선다.

이곳에서 스마트폰으로 현위치를 확인하니 투구봉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잠시 선채로 쉬다가 밋밋한 무명봉을 내려서서 3분 정도 지나면 우거진 산죽을 헤치며 가다보면 큰 바위가 앞을 막아섰고 등로는 좌측으로 우회하며 바위 옆으로 지나게 되는데 바위 위로 올라서면 이곳이 전망대로 잠시 쉬어가며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데 조망폭은 좁은데 앞쪽으로 명선봉이 보이고 우측으로는 마치 시루를 엎어 놓은 듯한 반야 중봉이 보인다.

반야봉에서 심마니능선으로 산행을 하는 경우 이곳 전망대 전부터 신경을 써야한다.

잠시 전망대에서 주변을 조망하고 내려섰다.

이곳에서 약7분을 지나면 지리이정목 18-09(쟁기소↔반야봉, 해발1413m)를 만나게 되는데 이정목 옆을 지나는 선명한 길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정목에서 약10m 빽한 지점에서 선명한 길이 있으로 오르는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터라 투구봉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선다고 생각하고 투구봉으로 올랐다.

성삼재들머리에서 투구봉까지 산행거리11.20km, 산행시간5시간06, 해발1449, 현재시간 0804분이다.

 

○투구봉 정상에서 예정된 등로를 이탈하여 달궁으로.....

투구봉

투구봉은 봉우리 형상이 투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투구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는 전국적으로 아주 많다.

그러나 지리산 투구봉은 외진 곳에 있으므로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대부분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데 필자의 경우도 예전에는 몰랐는데 심마니능선을 스터디하며 알게 되었다.

그러나 산행을 하면서 봉우리 모양을 제대로 볼 수는 없으므로 투구를 닮았는지 알기 쉽지 않고, 투구를 닮았다고 해도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보이는 형상이 다르기 때문에 투구모양의 봉우리는 보기가 쉽지 않은데 하산 후 달궁야영장에서 보니 투구를 닮은 듯 했다.

투구봉에서의 조망은 그런대로 볼만하다.

정상 서쪽 방향으로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폭이 넓지 않아 노고단, 성삼재, 만복대, 정령치 그리고 미답지인 세걸산과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을 볼 수 있다.

잠시 조망을 마치고 조금전 보았던 지리이정목 18-09으로 내려서려는데 정상부에서 투구봉을 넘는 뚜렷한 길이 있다.

아무 의심 없이 선명한 길을 따라 내려서면서 처음 계획했던 산행코스가 어긋나고 달궁능선으로 빠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분명 지리이정목 18-09에 길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우회길로 생각하고 투구봉 아래서 만난다고 생각했는데 투구봉 아래로 내려섰는데도 합도한 적이 없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능선을 이어갔다.

여기서 정리를 해본다.

사전에 스터디할 때도 투구봉을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서서 조금 빽한 다음 동쪽으로 능선을 이어간다고 했는데 당시에는 착오를 일으켰다.

산행 후 확인하니 다음지도에 투구봉 직전 ‘중봉아래’라고 표기한 지점이 3거리이므로 지리이정목 18-09를 투구봉 아래에 세울 것이 아니라 이곳에 세웠어야 했다. 다시 정리하면 산죽이 있는 전망바위에서 내려서서 2~3분 지난 곳에서 우측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 길이 있다면 이 길이 망바위봉으로 가는 능선인데 당시에는 이길을 보지 못한 것이 달궁능선으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본 산행기를 읽고 망바위봉으로 가는 갈림길3거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신 수미산님의 의견을 반영해 그린 것이 우측 지도입니다.

암튼 그렇게 예정했던 심마니능선으로 계속 가지 못하고 투구봉에서 달궁능선으로 지나게 되었다.

투구봉에서 10분을 지나 밋밋한 1419고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 과일을 깎아 먹으며 10분 이상을 쉬었는데 진드기가 몸에 붙어있는 것을 알고 급하게 일어서 망바위봉으로 떠난다.

1419고지에서 가파른 길을 내려서며 10분을 지나자 지리이정목 18-08(쟁기소↔반야봉, 해발1315m)가 나왔는데 이때도 쟁기소가 어디인지 몰랐으므로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리이정목 18-08에서 15분을 지나 산죽이 무성한곳에 있는 3거리에 도착한다.

마음속으로 이곳이 선답자가 기록했던 망바위봉 가기 전 광산골로 내려가는 탈출로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좌측으로 갈라지는 길이 쟁기소로 가는 길이었는데 이곳에 지리이정목이 있어야 했는데, 없는 것인지 아니면 있는데 보지 못한 것인지, 이정목은 보이지 않았다.

이때까지도 잘 못 가고 있는 줄을 모르고 우측으로 능선을 이어간다.

산죽능선으로 10분을 지나자 거친 바위가 있는 능선이 나오고 이곳을 내려서서 특징 없는 가파른 능선을 20분을 내려서자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제야 뭔가 잘 못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지도를 꺼내 확인하고 현재 위치를 확인하니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 했다.

다시 투구봉으로 되돌아갈까? 생각했지만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

중간 중간에 점검을 했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는 건데, 너무나 자신했던 자만이 이런 결과를 가져 오게 되었다.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곳에서 직진으로 가나? 아니면 우측으로 가나?

우측으로 가면 계곡으로 내려설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좌측 능선으로 가기로 했다.

길은 점점 희미하게 바뀌고 경사는 무지무지 하게 가파르고, 사방은 나무가 빼곡하여 조망은 전혀 없고, 이곳이 어디쯤인지 분간도 안가고.....

때로는 희미하고, 때로는 선명한 능선 길을 따라 약20분 내려서니 남색표지기가 하나 보인다.

그래도 반갑다.

그래도 사람이 다니기는 하는가 보다하는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이제 배도 고프고, 아점으로 식사를 하려고 마땅한 자리를 찾으며 내려서도 마음에 드는 자리가 없었고 이러다가 계곡까지 내려설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작은 바위에 걸터앉아 아점을 해결하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계획한 등로로 내려서지 않아 시간이 많이 단축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이곳에서 내려서면 반선으로 가는 버스는 있는 건지, 그것도 궁금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식사를 마치고 비탈진 능선을 따라 5분을 내려서서 노란색 표지기를 만난다.

이런 곳으로 다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나중에 생각이지만 계곡으로 내려서는 지점이 정확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곳으로 지나는 사람은 대부분 길을 잘 못 들어 능선을 타고 내려선 사람들 같은 생각이 든다.

노란색 표지기를 만난 곳에서 다시 15분을 내려서서 같은 노란 표지기를 만나고, 이후 계곡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가끔씩 차량의 소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다 내려왔다는 생각이 들 때 앞에는 거대, 어마어마한 너덜겅지대가 나타났는데 길이 어딘지 분간을 할 수가 없고.... 이리 저리 내려서기 좋은 곳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서다가 계곡 가깝게 내려섰는데 좌측으로는 거대한 폭포가 있고, 계곡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서는 게 만만치 않다.

이끼가 낀 바위는 상당히 미끄러웠고 자칫 실수라도 해서 미끄러지면 크게 다칠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천천히 계곡으로 내려서는데 성공했다.

생각할 것도 없이 폭포로 가서 세발과 세수를 하며 정신을 가다듬는다.

생각 같아서는 폭포로 들어가서 목욕을 하고 싶었는데 마을이 가까운지, 사람들이 자주 오는 폭포인지도 모르고.... 간단하게 씻고 정신을 차리고 가야할 길을 찾아야 했다.

마을은 어디쯤 있고 계곡에서 어느 정도 올라서야 도로나 마을이 나오는 건지....... 계곡 아래쪽 60~70m 떨어진 곳 나뭇가지에 색바랜 표지기가 보인다.

가까이 갔는데 길은 없는데 경사가 심한 사면을 30m정도 기어올라야 했는데 잡을만한 잡목도 마땅하지 않아 조릿대를 잡고 씨름을 하며 올라선다.

아~ 산죽이 무성한 중간으로 길이 있는데 좌측으로 가야하는지, 우측으로 가야하는 지 알 수가 없어 우측으로 내려섰다.

100m도 가지 않아 넓은 공터가 나왔는데 트럭에서 50대 후반 남자가 이곳으로 들어오면 안 된다고..... 투구봉에서 길을 잘 못 들어서.... 그냥 지나가란다.

감사함을 표시하고 농장을 빠져 올라가니 차가 다니는 861번 지방도로다.

투구봉 인근에서 안이하게 생각하고 내려서면서 예정 등로를 이탈하여 달궁능선을 따라 내려선 산행은 심마니능선 답사를 아쉬움을 많이 남긴 채 이곳 달궁에서 마친다.

성삼재들머리에서 달궁861지방도로날머리까지 산행거리14.01km, 산행시간8시간10, 해발604m, 현재시간 1110분이다.

 

○ 이    후

지도를 확인하니 이곳에서 약속장소인 반선주차장까지는 제법 멀다.

예전 같으면 걸어갔을 텐데 꾀도 나고....

지나가는 택시가 있을 리 만무하고,

우선 배낭무게도 줄일 겸 과일을 먹으며 천천히 이동하기로 했는데 시간은 아주 많다.

히치하이킹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이런 도로에서는 태워줄 차량은 트럭 이외에는 없다.

트럭이 오기를 2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달궁으로 걷기로 한다.

10분 정도 내려가자 달궁마을이 나오는데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12시35분에 있다고 한다.

1시간을 기다릴까?

천천히 길을 따라서 15분 정도 내려가서 달궁야영장 버스정류장에 도착한다.

야영장 그늘진 곳에서 편히 쉬다가 12시35분 버스를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