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산 산행기
산행일시: 2010년01월10일(일)
누구와: 자이안트산악회원 24명과 함께
산행거리: 약 12.5㎞
산행시간: 5시간05분(10:35~15:40)
산행코스:문재터널(10:35)-2.4km-사자산갈림길(11:55)-1.4km-당재(12:10)-3km-백덕산정상(13:30,1350m)-1.4km-헬리포트(13:55,휴식40분)-2.2km-먹골갈림길(14:55)-2.1km-먹골(15:40)
백덕산은?
백덕산은 평창군 방림면과 평창읍, 영월군 주천면과 수주면, 횡성군 안흥면의 경계에 솟아있는 해발 1348.9m의 산으로 눈 내린 설경이 뛰어나 겨울철 산행지로 유명하다. 또한 백덕산의 지산인 사자산 연화봉 아래에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영취산 통도사, 태백산 정암사와 함께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신라시대 천년고찰 법흥사가 있어 더욱 유명하다
겨울산행의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눈 내린 설원을 누비는 설산산행이다.
일주일전 몇 십 년만에 기록적인 폭설로 산간지방의 고립사태와 전국 교통망의 두절 및 지연과 사고 등 눈으로 인한 뉴스가 온 나라를 흔들고 설상가상으로 기온마저 급강하하여 내린 눈은 녹을 줄을 모르더니 그저께 또 다시 눈이 내려 세상의 모든 더러움과 미움, 시기 욕망 등을 모두 덮어 태초의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그대로 깨끗한 세상으로 바뀌었다.
문재터널앞에서 산행준비..............
들머리에서.......
마음으로 동경하던 백색의 궁전으로 들어서 천하를 호령하기로 하고 오늘은 쟈이안트 산악회원들과 합류하여 백덕산의 들머리인 문재터널에 도착하여 산행채비를 한다.
문재터널앞의 도로상의 좁은 주차장은 10대의 산악회 버스와 일찍부터 서둘러 이곳을 온 승용차가10여대가 공간을 모두 메우므로 산악회 버스는 산님들을 내려주고 떠나면 그 자리에 다른 산악회 버스가 또 다른 산님을 쏟아 붓는 형태가 반복된다.
주위는 온통 하늘과 땅을 흰 눈이 덮었고 수많은 인파는 각자의 산행에 대비해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느라 아수라장을 연상케 하는 가운데 선두 남대장님의 지휘아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작은 다리를 건너 감시초소가 있는 좁은 길로 한 줄이 되어 오름을 시작한다.
문재터널 들머리부터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된다.
탐스러운 눈이 쌓여 있는 길은 매우 좁아 초입부터 정체가 시작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라 그러려니 생각하지만 걷는 시간보다 서있는 시간이 많을 정도로 정체가 되니 답답한 마음에 추월을 하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나와 같은 생각임에도 이해하고 기다리니 나라고 어쩔 수 없이 차분하게 기다림 산행을 해야 했다.
때로는 두 발짝을 올라 다시 한 발짝이 미끄러지는 진풍경이 연출되면 남을 의식하지 않고 박장대소하는 팀들로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나도 친구들과 함께 산행을 했더라면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한동안 속 좁은 생각을 했던 내가 부끄럽다.
인산인해를 이룬 등산로를 오르며 지체와 병목현상은 모두 손해를 보는 것만은 아닌 것이 주변의 백색 궁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수반하고 있어 다행이었다.
새벽에 내린 서리로 하얀 상고대를 연출하고 있는 대자연과 수 십 년을 곧게 자란 낙엽송 군락의 아름다움과 뒤 돌아 보면 문재터널 건너편 오봉산의 설경은 어느 유명한 화가가 도화지에 이 처럼 아름다움을 그대로 옮길 수 있단 말인가? 정말 예술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헬기장에서 본 오봉산 풍경
1019헬리포터의 서리꽃
백색의 궁전으로 들어서서.......
나무숲은 온통 눈꽃터널의 연속이며 아름다움에 취해 추위도 잊은 채로 45분을 오르니 해발 1019m높이의 헬리포터에 올라서니 사방의 시야가 트여 건너편 오봉산과 사자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많은 산님들이 이곳에서 1차 휴식을 취하며 하얀 설원을 카메라에 담느라 시장의 자판을 연상케 하듯 시끄럽고 나뭇가지마다 눈꽃을 피워 예술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고 살며시 불어대는 바람에 서리꽃의 휘날림도 또 하나의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잠시 헬리포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사자산 갈림길을 향해 간다.
헬리포터에서 사자산 갈림길의 등산로는 비교적 순탄하고 육산으로 이어지므로 위험한 구간은 없으나 이따금 나타나는 날 등의 능선과 백설의 궁전이 황홀해 등산로 옆으로 발을 딛으면 한동안 미끄러져 눈 속에 파묻혀 한동안 허우적거리며 올라와야 한다는 즐거운 부담이 있을 뿐이다.
사자산 갈림길에서.......
헐리포터에서 30여분을 올라와 사자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사자산을 갔다 오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사자산까지는 다녀 올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개념도를 꺼내 갔다 올 수 있는지 계산을 하고 고심을 하다가 내린 결론은 일단을 사자산으로 가다가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전위봉에서 다시 되 돌아온다는 계산으로 사자산 방향으로 접어드니 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다급히 소리를 치며 그곳으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었는데 처음에 무슨 의미인지 몰랐으나 여자들의 큰일 장소로 일시 사용하고 있어 출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다 갈 입장도 못되고 시간도 빡빡한데 못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 마침 잘되었다는 또 다른 생각에 백덕산을 오르며 가능한 지점에서 조망을 하던지 아니면 정상에 가서야 사자산능선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니............
사자산은 사재산이라고도 불렸다는데 사재란 4가지 재물을 뜻하는 말로 동칠이라 해서 동쪽의 옻나무, 서삼이라 해서 서쪽의 산삼, 남토(南土)와 북토(北土)라 해서 흉년에 먹는다는 흙이 각각 있다고 해서 사재산이라고도 불렀다고 하며 신라의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사자를 타고와 이곳 남쪽 영월군 수주면에 위치한 법흥사를 창건했다고 해서 사자산이라 하였단다.
사자산에서 당재와 작은당재를 거처 정상 갈림길까지는 고산의 위용이 잘 나타나있는 암릉과 기묘한 바위와 골이 깊고 칼등이어서 자칫 실수로 인해 부상을 당할 수 있는 길이 많으며 더욱이 눈으로 인해 길이 미끄러워 주의를 해야 하는 구간이다.
이 구간을 지나며 조금 다행인 것은 당재에서 50~60여명과 작은당재에서 40~50명이 점심식사를 하느라 산행에서 제외 되므로 지체가 지속되던 산행이 속도전으로 변하고 눈 쌓인 오름길을 쉼 없이 정상 갈림길까지 당도한다.
정상으로 가는 길의 암봉
오늘 우리가 가야할 날머리는 먹골인데 먹골을 가려면 이곳에서 직진으로 가야 하지만 백덕산 정상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0.5km 벗어나 있으므로 정상을 가기 위해서는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짧은 0.5km 구간은 이제까지 올라온 구간과는 판이하게 다른 가파른 암릉길로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곳이다.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이제껏 지나온 구간이 육산이 대부분이 반면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완전한 암산으로 하나의 산을 와서 두 개의 산을 구경하는 것 같은 착각에 몰입한다.
백덕산의 렌드마크?
3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며 좌측으로 기암과 절벽이 이루어지고 이지점을 지나면 등산로 옆에 예술적 감각이 살아있는 갈참나무가 있는데 누군가는 이 나무를 백덕산의 렌드마크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 나무는 연리지나 연리목도 아니나 하나의 가지가 부러져 땅에 닿아 휘묻이 형태로 다시 가지에서 뿌리를 내린 것같이 보였다.
연리지나 연리목이 아니면 어떤가? 산을 찾는 사람들이 기억해 주고 세월이 지나도 그 자리에서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로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으로 겨울이면 흰 눈 위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봄이면 겨울잠에서 깨어나 한해를 준비하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면 되는 게 아닌가?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은 좌측의 기암과 고산 내음이 물신풍기는 주목과 잿빛 바위가 눈에 덮인 채 옆모습만 살며시 보여주고 있는데 태백산이나 소백산 그리고 함백산처럼 육산의 주목은 비대하고 웅장한 반면 바위위에 뿌리를 내려서인지 다른 산에 있는 주목과는 견줄 바가 되지 못한다.
정상을 가까이 가면 갑자기 길이 좁아져 오고 가는 사라의 교행이 불편할 정도인데 눈이 내려 미끄러우니 교행보다는 안전하게 기다렸다 올라야 하므로 시간을 투자해서 드디어 정상에 선다.
백덕산 정상
정상은 방 한 칸의 크기만큼이나 좁다.
좁은 가운데 십여명이 모여 작은 정상석을 잡고 카메라에 옮기느라 정신이 없고 어느 비신사적인 친구는 애인과 함께 와서 정상언저리에서 자리를 잡고 불을 피며 라면을 끓이기에 정신이 없다.
정상에서는 조망이 뛰어나다.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서다 일어선 신선바위봉과 관음사로 이어지는 인데기골과 사자산을 포함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법흥사건너편의 구대봉산도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언저리와 정상에서 3거리 갈림길로 이어지는 암릉과 암봉은 절벽이 깎아 세운 듯 서있고 바위와 바위 틈바구니에서 수 십년 아니 수 백년을 풍상을 이겨내며 기나긴 수치와 영욕 그리고 영광 등 갖가지 역사를 지니고 자라온 주목과 소나무 그리고 원시림이 백설위에 위용을 드높이고 오랜 시간 속에 목숨을 다하고 앙상한 가지만을 보이고 있는 고사목도 자기만의 시간을 멈춰 세운 채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백덕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 정상석은 이제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더 큰, 더 우람한 ,더 고귀한 자태로 현재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모했으면 싶다.
아! 백덕산
겨울에 적설량이 많은 산으로 눈이 내리면 하얀 눈은 온 산을 눈꽃과 상고대로 변하시키며 순백으로 물들이고 나만의 꿈의 궁전이며 백색의 세계 그리고 나만의 만년설산으로 기억하고 있으리라.....
왔던 길을 되돌아 3거리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정상에서 바라보던 그 바위 그 고사목 그리고 그 주목들이건만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고 백덕의 화분에 자연을 분재한 듯 나를 대하는 자연들이 신기하고 새롭기만 하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은 길고 긴 세월을 꿋꿋함으로 백덕의 주인으로 살면서 겨울엔 하얀 설화로 피었다가 새봄이 오고 여름이 오면 푸른 자태를 뽐내면서 붉은 색깔의 빛을 더 할 것이다.
3거리 갈림길에서 헬리포터가 있는 1225봉까지의 능선은 위험하지는 않지만 우측 정상 가까이의 암릉이나 암봉 그리고 주목들은 정상에서 보던 맛과는 또 다른 맛으로 내게 다가오고 언제일지 기약 없는 만남으로 서서히 멀어져 간다.
헬기장에서본 정상
이곳 헬리포터에서 하산하기 전 집결을 하라는 대장의 지시가 있어 긴 휴식을 갖는다.
오늘의 산행은 즐거움도 많지만 상당히 못마땅한 점이 딱하나 있다.
다름 아닌 산에서 취사행위를 하는 것이다.
당재와 작은 당재 그리고 정상 전 안부 와 정상 또 이곳 헬리포터에서 까지 버너를 사용하는 사람이 대충20~30명이고 보면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은 100명이상이 범법을 하고 있다.
헬리포터에서 취사행위
요즘은 산님들도 화재로 인한 자연을 보호하기위해 산에서 취사를 금하고 있는데 오늘따라 버너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산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많이 온 것인지 아니면 눈이 내렸으므로 화재의 위험이 없어 불을 피워도 된다는 것인지........
40분의 긴 시간을 쉬고 회원4명과 한조가 되어 하산을 시작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4명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산악회원으로 오늘은 백덕산을 보기위해 함께 쟈이안트로를 찾았다고 한다.
4명중 진주라는 닉을 가진 여자는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지자 아무깔판도 없이 엉덩이 썰매를 타며 한동안을 내려오며 즐거이 하는 모습을 보고 옛날 태백산에서 승아어머니가 엉덩이 썰매를 타다 엉치뼈를 다친 사실을 언급하며 만류하지만 개의치 않고 엉덩이 썰매를 탄다.
아주 옛날 한 동네에서 산악회를 만들고 매주 근교산행과 월 한번 명산산행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멤버들은 ............ 태백산에서 엉덩이 썰매를 타다 엉치뼈를 다쳐 병원신세를 졌던 승아 엄마는.........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 되었다.
먹골 날머리
웃고 즐기는 사이 먹골 갈림길에 도착을 하고 이어 임도를 가로질러 먹골로 이어지는 계곡 길로 들어서서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한 계곡 길을 한동안 내려서 낙엽송과 소나무가 울창한 산림지대를 지나니 민가가 나오기 시작하며 백덕의 아름다움은 우리 곁에서 점점 멀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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