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나라 화천여행(1)
건강과 생활/여행
2011-08-26 15:49:30
물의나라 화천여행기(1)
여름철이 되면 집안의 가장은 피서문제로 고민을 안 해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비용도 문제가 되지만 피서인파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동해나 서해를 정한다면 가고 오는 시간의 낭비와 밀리는 차안에서 긴 시간을 보낼 때의 짜증이나 스트레스가 엄청나기 때문인데 그런 것이야 어른들의 몫이고 어린이들이야 물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이외 더 이상 생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꼭 바다가 아니라면 두 가지를 모두 해소할 수 있는 피서지가 있습니다.
바로 물의 나라 화천입니다.
화천은 최전방이지만 서울에서 150km도 안 되는 가까운 곳이라서 비용과 차량의 병목을 피할 수 있는 곳이며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제법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애들도 모두 출가하여 이웃집과 함께 화천을 다녀왔는데 비용이 적게 들고 편하게 놀다 와서 내년 피서는 화천으로 다녀오심은 어떠할지요? 피서가 아니라도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여행을 다녀와도 좋을 듯합니다.
▣곡운구곡을 아시나요?
사전에 준비한 여행계획표와 용품을 챙겨 아침 일찍 서둘러 서울을 출발하여 포천 일동을 지나고 이동을 지나 광덕산 기슭으로 구불구불 난 도로를 기어올라 광덕고개에 오르니 계곡에는 운해가 꽉 메운것이 장관이었습니다.
광덕고개를 넘어 강원도로 들어서 길게 이어지는 광덕계곡을 따라 한동안을 내려가다 사창리 조금 못 미친곳 사내고등학교 앞 3거리에서 우측 삼일리, 화악산 입구로 이어지는 391번 지방도로를 따라 우회전을 하여 일광교를 건너 잠시 가다보면 군부대 정문을 지나면 첫 번째 목적지인 곡운구곡을 만나게 됩니다.
곡운구곡 위치도
우리나라 구곡 6개소 중에서 실경이 남아있는 곳은 괴산의 화양구곡과 화천의 곡운구곡 2곳 뿐으로 김시습이 제3곡 신녀협의 풍치를 굽어보고 삼미(三味)에 빠질만한 곳이라 하여 그의 법호 벽산청은을 따서 이름 붙여진 청은대가 있듯이 곡운 이전에 이미 매월당의 족적이 남아 있다.
곡운 김수증이 1671년 송시열에게 곡운정사기(谷雲精舍記)를 쓰게하고, 사인화가(士人畵家)인 조세걸에게는 그림을 그리게 하였는데 곡운구곡과 농수정을 포함한 실경(實景)을 열 폭 비단 위에 담채(淡彩)로 그렸다(1682년완성).
그림이 완성된 지 10년 후 곡운 자신과 아들을 비롯하여 다섯 조카들, 외손까지 합한 아홉 사람이 곡운의 매곡(每曲)을 묘사하는 칠언절구의 시를 지어 화첩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곡운구곡도’이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실제로 곡운구곡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려 여러차례 시도해봤으나 정확한 위치를 확인 할 수 없었으며 삼일리 주변과 삼일리 전에서 내를 타고 가며 있는 것으로 예상을 하고 삼일리로 들어섰는데 우연치 않게 곡운구곡 중 제9곡인 첩석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9곡 첩석대 : 층층이 쌓여있는 계곡의 바위들
9곡 첩석대의 칠언절구(외손자 홍유인의 시)
구곡이라 층층바위 또다시 우뚝한데 첩첩이 쌓인벽은 맑은물에 비치네
노을속에 저물결 송광에 견주우니 시끄러운 그소리 골짜기에 가득하다
김주승은 “기이한 바위가 여기저기 나열되어 있고 물은 그 사이를 일사천리로 흘러간다. 이름 하여 첩석대라고 하니 수석(水石)의 빼어난 곳이 이곳에 이르러 다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망스러운 것은 길가 잡초가 너무 우거져 냇가로 내려설 수 없어 도로에서 눈으로 보고 사진으로 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첩석대를 뒤로하고 직진하는 길이 3거리가 나오는데 이곡에서 좌회전을 하며 다리를 건너 6곡인 와룡담을 만났지만 나중에 자료를 정리하며 안 사실은 첩석대를 지나며 인근에 향기나라 펜션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들어서면 8곡 융의원이 있고 8곡에서 조금 가면 좌회전하는 다리 우편에 7곡방화계의 표지석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9곡 중 8곡과 7곡은 눈으로 보고 지나쳤으나 표지석을 보지 못했으며 보면서도 느끼지 못하고 지났쳤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도로에서 향기나라 펜션 표지판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가면 제갈량과 김시습의 절의를 기리는 깊은물 융의연이 있습니다.
물흐름이 완만한 곳으로 암반이 물위로 군데군데 돌출되어있고 수변에는 큰자갈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제8곡 융의연 : 의지를 기리는 깊은 물
8곡 융의연의 칠언절구(조카 김창즙의 시)
팔곡이라 함은 물 가득히 고여있고 때마침 저구름 그늘을 던지누나
맑기도 하여라 근원이 가까운데 물속에 노는고기 앉아서 바라보네
이곳 역시 정약용은 “모두 길가에 있어 아름다운 경관이 없다”고 폄하 한 곳이기도 합니다.
제7곡 명월계 : 밝은 달 비치는 계수
7곡 명월계의 칠언절구(조카 김창언의 시)
칠곡이라 넓은못은 얕은여울 연했으니 저맑은 물결 달밤에 더욱 좋다
산은비고 밤은깊어 건너는이 없으니 큰 소나무 외로이 찬 그림자 던진다.
“서북 모퉁이로 수 백보 나아가면 반석이 있는데 가히 배회할 만하다”라고 김수증이 곡운기에 기록하였지만, 정약용은 “우마견시(牛馬犬豕)의 오염과 티끌 등 어지럽고 더러움이 형언할 수 없다. 수석이 오염되어 있으니 이곳을 구곡에 넣기에는 불가한 곳”이라고 폄하한 곳이다. 멀리 보이는 산을 배경으로 구곡도를 그렸던 것 같으나, 계곡이라 하기에는 너무 평범하여 그냥 스쳐 지나쳐 버릴 것 같은 분위기다.
제6곡 와룡담 : 와룡이 숨는 깊은 물
3거리에서 좌측으로 있는 다리를 건너 도로와 평행을 이루며 가는 냇가는 군부대 앞 못 미친 곳에 6곡인 와룡담을 만나게 되고 군부대 정문 옆에 주차를 하고 와룡담이 있는 냇가로 내려서 하늘로 승천하게 전 용이 머물었다는 소용돌이치는 소를 보며 희열을 느껴봅니다.
6곡 와룡담의 칠언절구(아들 김창직의 시)
육곡이라 그윽한곳 푸른물을 베개삼고 천길물 송림사이 은은하게 비친다
시끄러운 세상일 숨은용은 모르니 물속에 드러누워 한가히 사누나
제5곡 명옥뢰 : 옥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내는 여울
와룡담을 뒤로하고 200여m 지났을까 제5곡 명옥뢰를 만납니다.
일행들은 도로에서 옥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내는 정경을 느끼는 사이 내려서기 힘든 길을 가느다란 로프에 의존하여 냇가로 내려서 위 아래의 아름다움을 담아봅니다.
5곡 명옥뢰의 칠언절구(조카 김창흡의 시)
오곡이라 밤은 깊어 냇물소리 들리니 옥패를 흔드는듯 빈숲속에 가득하다
솔문을 나서면서 가을밤 고요한데 둥근달 외로운거문고 세상밖에 마음이라
물과 물이 서로 엉키고 부딪치며 내는 아우성은 옥패의 흔들림에 의한 청아함이 있는가 하면 심장의 거친 박동과 같은 야성이 폭발하는 듯합니다.
옥이 부서지는 듯한 소리를 내는 여울 또는 작은 폭포인 명옥뢰(鳴玉瀨)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물살이 완급을 조절해 주며 곡운기에서는 “기이한 장관을 이루기가 백운담보다는 못하나 맑고 온화하기는 백운담보다 낫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4곡 백운담 : 튀어 오르는 물안개 흰구름 같은 못
명옥뢰를 뒤로하고 한 구비를 돌다보면 은사시 나무에 살짝 몸을 숨기고 있는 정자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이 구곡중 제일 뛰어난 4곡의 백운담입니다.
4곡 백운담의 칠언절구(조카 김창협의 시)
사곡이라 시냇물 푸른바위 기대보니 가까운 솔그림자 물속에서 어른댄다
날뛰며 뿜는물 그칠줄 모르니 기세좋은 못위엔 안개가득 끼었네
좁은 길가에 주차를 하고 내려서니 정자에는 오를 마음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풍광과 백옥같이 맑고 고운 물은 천년세월 바위를 갈고 닦아 윤기를 내고 갖가지 모형으로 예술작품을 남겼으니 아무리 카메라에 담은 들 실제만 하겠는가?
튀어오르는 물안개 흰구름 같은 못인 백운담(白雲潭)은 김주승이 “거북이와 용이 물을 먹고 있는 것 같았다”던 백운담은물이 많아서 인지 어떤것이 거북이고 어떤것이 용의 형상인지 구분하기 힘들었습니다. 정약용은 이곳을 “반석이 넓게 깔려 일천여명이 앉을 수 있고, 돌 빛은 순전한 청색에 아주 깨끗하다. 구렁으로 쏟아져 흐르는 물이 기괴하고 웅덩이에서 솟아 넘치는 기운이 언제나 흰구름 같다”고 묘사하여 곡운구곡 중에서 가장 기관이라고 하였다 합니다.백운담은 물이 깊어 사람들이 모이거나 고기를 잡기에 적합한 곳이며 곡운구곡 중에서 가장 물살이 센 곳으로 물살이 바위에 부딪쳐 흩어지는 것을 김주승은 설운(雪雲)이라하고 정약용은 백운(白雲)이라 표현하기도 하였으며 이곳은 층층이 주름진 바위면이 매우 특이하며 급류를 이룬 물살과 잔잔히 흐르는 물결이 대조를 이루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3곡 신녀협 : 하백의 딸 신녀의 골짜기
위쪽과 아래쪽을 오가며 보고 또 봐도 싫지 않은 애인을 보는 듯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뒤로 하고3곡을 찾아 나섭니다.
몇 구비 돌고 돌아 냇가와 멀어지는가 싶더니 다리를 하나건너고 사창리에서 내려오는 큰 길과 만나 우측으로 한동안을 달리다 보면 좌로 구부러지는 도로 우측으로 주차장이 있는 곳에 건물 1동과 정자하나가 있으니 이곳이 3곡 신녀협입니다.
3곡 신녀협의 칠언절구(조카 김창집의 시)
삼곡이라 빈터에는 신녀자취 묘연한데 소나무에 걸린달은 천년을 훌렀세라
청한자 놀던뜻을 이제사 알겠으니 흰돌위에 나는 여울 그모양이 아름답다
신녀협은 9곡~4곡이 있는 지류와 용담리 방향에서 내려오는 지류가 만나는 합수곡으로 물의 소용돌이가 심하고 수백년 거친돌과 계곡을 갈고 닦아 매끄러운 반석을 만들어 천애의 절경을 빗고 있어 매월당 김시습이 이곳의 경치에 반해 정자를 세웠다고 합니다.
물의 신인 하백의 딸 신녀에 비유하여 신녀협이라 이름 지었으며 동기는 신녀협 언덕인 수운대를 마을사람들이 매월대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매월당 김시습선생이 머물었던 곳이라고 확신을 하고 곡운선생이 신녀협이라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또한 수운대는 벼랑의 소나무는 높아서 상쾌하고 물과 돌들을 내려다보니 마음이 맑고 환하여 수운대라 이름 지었다 하는데 수운대 위에는 청은대라는 정자가 있는데 정자의 이름은 김시습의 법호를 딴 것으로 2006년에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제2곡 청옥협 : 맑고 깊은 물이 옥색처럼 푸른 골짜기
아름다움이 젖어있는 신녀협을 뒤로하고 내를 따라 한동안을 내려가다 보면 길가에 2곡인 청옥협이 나타납니다.
2곡 청옥협의 칠언절구(아들 김창국의 시)
이곡이라함은 산에 옥봉우리 우뚝하니 흰구름 누른잎은 가을빛을 발한다
걸어걸어 돌사다리 신선세계 가까우니 속세떠나 몇만겹 돌아온줄 알겠네
편도1차선으로 잘 닦은 포장도로 옆에 자리를 잡고 있어 당시의 좁은 비포장길이었거나 길이 없었을 시절에 비유할 바, 못되겠으나 길게 뻗고 있어 시원스러운 분위기와 구비치는 계곡 양쪽으로 우거진 삼림은 겨울의 백설로 옷을 갈아입고 봄이면 뿌연 색을 띄우다 짙은 녹색으로 새단장을 하고 가을이면 붉은색으로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 했을 경관과 4계절을 굽이쳐 흐르던 계곡의 조화는 가히 일품이라 할것입니다.
맑고 깊은 물이 옥색처럼 푸른 골짜기라는 청옥협(靑玉峽)은 신녀협이서 몇 ㎞를 달려가면 우측의 높게 솟은 바위 봉우리와 좌측에 시내천이 흐르는 곳으로 “계림을 따라 석림(石林) 가운데를 지나니 높고 낮은 큰 돌들이 많고 산봉우리는 연결되어 하늘을 막은 듯하며 길은 다한 듯 하나 다시 통한다. 또 십여리를 가니 석잔(石棧)이 물 사이에 있고 점차로 전망이 트여가는 것 같았다.”하여 이곳을 청옥협이라 부른다고 곡운기(谷雲記)에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약 300여년의 세월 속에 곡운구곡에서 가장 운치를 자랑하던 백옥바위를 모래와 자갈로 변하게 한 곳이다.
제1곡 방화계(榜花溪) : 봄철에 바위마다에 꽃이 만발하는 계곡
2곡 청옥협을 지나 한동안을 가다보면 2곡과 비슷하게 도로변에 1곡인 방화계를 만나게 됩니다.
1곡 방화계의 칠언절구(김수증의 시)
일곡이라 세찬여울 들어오기 어려우니 복숭아꽃 피고지고 세상과 격하였네
깊은 숲길은 다해 오는 사람 없으니 어느 곳 산가에 사는 사람 있으리
“산이 높아지고 계곡이 깊어진다”고 하는 제1곡 방화계는 화천군을 넘어가기 전 춘천시에 자리 잡고 있으며 김수증이 소박삽(小撲揷)이라는 속명을 고쳐 만든 봄철에 바위마다 꽃이 만발하는 계곡 방화계. 무이도가의 운을 차운하여 서시를 김수증이 직접 지어 중국의 무이구곡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구곡경영을 하고자 했던 심정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방화계를 지나는 계류는 완만하게 흐르다가 너럭바위에 이르면 격한 소용돌이를 이루는 곳. 너럭바위에 새긴 춘천부사 이용은의 ‘방화계 이용은’이라 새긴 각자가 바위에 또렷이 나타나 있습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도로확장, 지역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곡운구곡내 문화재와 수려한 경관이 상당부분 훼손되어 있는 점에 대해 향후 관리대책으로
“곡운구곡은 곡운구곡도를 참고로 해서 1곡 방화계로부터 9곡 첩석대까지 찾아냈으나 이미 도로건설 또는 수해복구사업으로 인해 상당부분 훼손되었지만 지금이라도 원형을 유지하면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천만다행이다. 이미 3곡 신녀협에 청은대라는 정자가 복원되었고, 이어서 농수정사 복원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복원사업이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조선시대 선비들의 운둔문화와 유기문학 그리고 생활상을 함께 이해하고 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복원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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