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산행기

설악산, 길골~저항령~황철남봉~널협이골산행이야기

범솥말 2024. 5. 7. 01:22

설악산, 길골~저항령~널협이골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190603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17.54(15.24+2.3)

산행시간: 9시간55(09:32~19:26)

산행코스:백담사(09:32)-길골입구(09:51)-저항령샘터(12:56)-저항령(13:10~45,식사)-황철남봉(14:20)-1308(14:52)-1282(15:18)-1269(15:26)-1054(16:02)-985.8봉전능선에서중간널협이골진입(16:18)-안널협이골합수곡(17:20)-이끼없는이끼폭포(17:46)-널협이폭포(18:02)-널협이골입구(19:03)-설악산국립공원백담분소(19:16)-용대리시외버스정류소(19:26)

갈 때 :동서울터미널(06:30)->원통터미널(08:15)->원통터미널(08:20)->백담사입구하차(08:50)

올 때 :용대리시외버스정류소(19:26)->동서울 행(19:30) 승차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08:20 원통터미널에서 진부령행 승차

08:50 백담사입구 하차

09:15 백담사행 버스승차

09:32 백담사 주차장 하차

--------------------------------------------------------------------

09:32 백담사에서 산행시작

09:51 길골입구, 산행거리1.58km, 산행소요시간20, 해발497m

10:10 첫 번째 계곡 건너, 산행거리2.51km, 산행소요시간38, 해발536m

10:23 칡넝쿨포토죤, 산행거리2.86km, 산행소요시간53

10:44 첫 번째 폭포, 산행거리3.65km, 산행소요시간1시간13

10:49 두 번째 계곡 건너, 산행거리3.67km, 산행소요시간1시간18, 해발625m

12:20 길골마지막폭포, 산행거리5.76km, 산행소요시간2시간40, 해발878m

12:50 너덜겅지대주목, 산행거리5.95km, 산행소요시간3시간18, 해발1012m

12:56 저항령샘터

<우리의 6월 야생화 요강나물로 1308봉 오름길에 만났으며 올해 처음 만난 꽃입니다.>

13:10~45 저항령(점심식사), 산행거리7.03km, 산행소요시간3시간39, 해발1105m

14:20 황철남봉, 산행거리7.93km, 산행소요시간4시간50, 해발1361m

14:47 음지백판골입구

14:52 1308, 산행거리8.38km, 산행소요시간5시간20

15:18 1282, 산행거리9.04km, 산행소요시간5시간47

15:26 1269, 산행거리9.31km, 산행소요시간5시간55

15:54 1048능선

15:57 1054

16:00 1043

16:02 1046, 산행거리10.18km, 산행소요시간6시간30

16:18 975능선, 산행거리10.63km, 산행소요시간6시간47(985.8봉 밑)

-------능선에서 중간널협이골로 진입--------

16:41 합수곡, 산행거리11.25km, 산행소요시간7시간10, 787m

17:16 중간널협이골 무명폭포

17:20 안널협이골합수곡, 산행거리12.59km, 산행소요시간7시간50, 해발624m(10분휴식)

17:37~46 무명폭포(이끼 없는 이끼폭포)

17:51 무명폭포, 산행거리12.99km, 산행소요시간8시간23, 해발603m

17:59 무명골폭포

18:02 널협이폭포

18:25 무명담

18:51 무명폭포

18:54 암반지대 이단폭포

18:58 무명폭포

19:03 널협이골입구, 산행거리15.14km, 산행소요시간9시간30, 해발371m

19:10 차도 위

19:16 설악산국립공원백담탐방안내소

19:26 용대리시외버스정류소, 산행거리17.54km, 산행소요시간9시간55

-----------------------------------------------------------

19:27 동서울 행 승차

 

산행 전 이야기

오늘은 설악산 비법정탐방로의 계곡 2곳을 걸었습니다.

설악산 어디라도 모두 가고 싶은 맘이야 굴뚝같지만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간을 지난 산꾼들은 저항령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항령은 설악동을 들어서며 백두대간 능선이 V곡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곳으로 반달곰의 가슴 아픈 추억이 있는 곳으로 저항령 동쪽으로는 저향령계곡이 저항령에서 설악동 쌍천으로 계곡을 잇고, 서쪽으로는 길골계곡이 저항령에서 백담사가 있는 백담계곡으로 잇고 있습니다.

저항령계곡으로는 2차례 내려선 적이 있는데 길골은 아직 미답지로 기회를 보아왔던 계곡입니다.

길골에서 저항령으로 오르면 날머리를 어느 곳으로 정할까?

이 숙제를 놓고 여러날을 심사숙고 했는데 제일 대표적인 코스가 길골~저항령계곡, 다음으로 길골~마등령~설악동과 길골~황철봉~미시령이나 울산바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코스는 한번 지났던 코스로 새로운 코스를 잡기위해 지도를 펴고 코스를 만들어 봅니다.

알맞은 코스가 그려집니다.

길골~황철남봉~황철봉~황철남봉~1308~널협이골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두드리며 길골~널협이골 산행한 기록을 찾아보니 많은 기록이 나옵니다.

그런데 곳곳의 주요지점이나 구간 구간의 시간이나 거리를 나타내는 기록은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계곡의 상황은 사진으로 어느 정도 파악할 수는 있지만 거리나 시간을 알아야 산행계획을 세울 수가 있는데 난감합니다.

그러니 들머리를 어느 곳으로 정하고 날머리를 어느 곳으로 정하는지도 아주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산행사진을 보면 널협이골을 들머리로 잡는 것이 좋을 듯 했는데 이유는 폭포가 많은 곳에서는 오르면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답고 미끄러운 계곡에서는 내려서는 것보다 오르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널협이골을 들머리로 잡고 길골을 날머리로 잡아 산행가이드북을 만들었는데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문제?

교통편이었습니다.

용대리~백담사를 운행하는 버스는 백담사에서 19시가 막차인데 막차를 타지 못하면 7.5km를 걸어서 내려와야 하기 때문으로 19시까지 내려선다는 보장이 없어서인데 자신이 없는 건 선답자의 산행기록도 없고 정확한 거리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길골을 들머리로 정하고 널협이골을 날머리로 정했는데 널협이골을 날머리로 정하면 용대리버스종점까지 1.3km, 용대리시외버스정류소까지 2.4km로 걷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번 응봉~아니오니골에서 고생을 많이 했으므로 이번에는 조금 수월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동서울에서 0630분를 타고 원통터미널에서 내린 후, 원통에서 0820분 진부령 행 버스로 환승한 후 용대리에 하차한시간이 0850분 옛날 09시에 출발했던 백담사행 버스를 타려고 부지런히 종점으로 가니 09시에서 0915분 버스가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백담사로 향하며 널협이골을 지나며 무사히 아무 탈 없이 다시 이곳 차도로 올라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랬습니다.

 

백담사 버스종점에서 저항령 구간

용대리를 출발한 버스는 20분이되기도 전 백담사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서 나오면 우측으로는 백담사가 있고 좌측으로는 수렴동으로 가는 정규등산로가 있다.

<탐방안내소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에 나섭니다.>

백담사와 백담계곡.

백담사의 전신은 장수대 인근에 있었던 한계사라고 하는데 한계사가 불탄 후 이곳에 백담사가 들어서게 되었는데 백담사라는 어원은 100개의 담()으로 대청봉에서 100개의 담이 있는 곳에 있는 절이라는 뜻에서 백담사라는 전설이 있는가 하면 다른 주장도 있는데 이의숙의 곡백담기에 의하면 내산의 모든 물은 서북으로 쏟아져서 용대리로 돌아간다, 황장연으로 부터 아래로 20리 맑은 물굽이와 깨끗한 물이 많으니 이곳을 통 털어 곡백담이라 부른다.---권혁진의 설악인문기행라고 기록한 것을 보면 100개의 담에서 백담사가 유래된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전설은 백담사 위쪽으로 100개의 담을 뜻하고 곡백담기에서는 백담사 옆에 있는 황장연에서 부터 용대리까지를 의미하고 있다.

우측의 백담사는 눈길 한 번 주고 좌측 정규 등산로 길로 들어서 얼마 가지 않아 황장연 또는 황장폭포를 지나게 되는데 이의숙의 곡백담기를 인용하면 이곳이 백담계곡의 기점이라고 한다.

황장폭포 위 넓은 계곡은 가뭄으로 물이 아주 적다.

물골이 지나는 곳을 제외한 넓은 계곡은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이 강돌을 쌓아 직은 탑들을 만들었는데 오래전만해도 백담사 인근에 수천개의 작은 돌탑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는 했는데 이러한 돌탑도 구역을 넓혀가며 황장연 위까지 범위를 확대해간다.

재미로 탑을 쌓는 사람도 있겠고, 마음의 소원을 담아 정성으로 탑을 세운 사람도 있을 것인데 모쪼록 그들의 바람과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맘으로 사진에 옮기고 길골로 향한다.

정규등산로로 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철제 로드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계곡 맞은편을 보면 계곡 합수점이 보이는데 이곳이 흑선동 계곡으로 아주 오래전인 조선시대부터 이 계곡을 따라 장수대로 넘었던 계곡이다.

흑선동 계곡을 보고 정규등산로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 곳곳에서 봉정암과 오세암에서 기도를 하고 나서는 불자들이 수시로 빗겨 지나며 얼마가지 않아 좌측으로 계곡이 있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가 나타나는데 이곳이 저항령에서 부터 내려오는 길골계곡으로 백담사를 출발한지 20, 1.5km 지점으로 표고는 497m를 나타낸다.

길골!

길골이라고 언제부터 불렀는지 알 수 없지만 김수증은 이곳에서 동쪽으로 좁은 길이 나 있는데 이곳이 곧 길동(吉洞)으로 이 길을 따라가면 신흥사로 갈 수 있다.”고 기록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예로부터 신흥사로 가는 길이 있어 길골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33년 일행 15명과 함께 31살 나이에 설악산 산행을 나섰던 노산 이은상 선생은 전날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 보고 대승령을 지나 흑선동계곡을 따라 내려선 후 백담사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오세암으로 향하며 이곳에 대해 이렇게 썼다.

「어제 우리가 대승령에서 나려오다가 이리로 갈려 오던 몫을 지나니 길가에 한 목비(木碑)가 서잇서 좌로 가면 들목고개를 넘어 외설악으로 질러 빠지는 길이 되고 우로 가면 영시암이 된다는 주의가 적혀 잇음을 봅니다.」

늘목고개~

늘목고개는 저항령을 뜻함이며 토속정인 내음이 물씬 풍기는 이름이다.

목비(木碑)~

목비는 요즘으로 방향이나 거리를 나타내 주는 이정목을 뜻하는 것 같은데 길골입구에 요즘 말로 이정목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우리가 현재 부르고 있는 저항령을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는 늘목고개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는데 늘목고개의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황철북봉과 저항봉 사이 V곡을 늘어진 것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래전부터 다니던 길골, 그런데 지금은 출입금지구간으로 철다리를 건너기전 좌측으로 긴 목책을 설치했는데 출입을 금지하는 경계이기도 하나.

길골로 들어서면 등로는 계곡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오른다.

<길골로 들어서면 계곡 좌측으로 이러한 소로길이 있습니다.>

계곡은 조용했고 흐르는 물소리마저도 조용했으며 좌측은 급한 경사를 이루는 사면을 두고 약10분을 들어가면 등로 좌우로 인공으로 쌓은 축대와 돌로 둘러친 벙커 같은 흔적을 보게 되는데 오래전 길골계곡의 화전민 터인지 아니면 한국전쟁 때 동족이 서로 싸웠던 흔적인지 알 수는 없다.

이곳을 지나 3분정도 더 가면 길골계곡으로 들어서 처음으로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백담사 주차장을 떠난지 38, 2.51km를 지난 지점이며 길골 입구로 부터 17, 0.93km, 고도 40m가 높은 지점이다.

계곡을 건너 10분정도 지나면 지역은 습한 곳으로 주변에 관중이 많이 보였으며 길골계곡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단골로 이용되는 포토라인이 있으니 칡넝쿨이 얼키고 설키며 나무를 감고 있는 모습인데 주변에는 아주 굵은 칡들이 눈에 띄었는데 전문가들 용어로 대물이었다.(길골에서 1.28km지점, 30분 거리)

칡넝쿨지대를 지나 평범한 등로를 따라 20분을 지나면 등로 좌편으로 작은 폭포가 보인다.

구곡담계곡이나 널협이골에 있는 폭포에게 비하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폭포지만 길골에서는 그런대로 큰 폭포였으니 다시 말하면 길골은 계곡이 유순하고 고도가 급하게 떨어지는 곳이 없으므로 폭포가 없는 편이다.(길골에서 2.07km지점, 53분 거리)

폭포를 지나 3분 정도 오르면 등로는 계곡으로 내려서며 2번째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이곳에서 주변 풍경을 보며 돌을 밟았는데 돌이 움직이며 왼쪽 발이 물속으로 들어갔다.

급히 등산화 끈을 풀고 물을 털어버리며 응급조치를 취한 후 10분을 쉬어 간다.

처음과 같이 계곡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등로를 따라서 3분을 지나면 작은 담이 딸려있는 와폭을 지나고 다시 3분여를 오르면 이번에는 제대로 폭포 형태를 갖춘 무명폭포를 만나게 되는데 길골로 들어선지 1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다.

이후 길골계곡은 6~7번 계곡을 좌우로 건너고 건너며 오르며 작은 폭포를 지나고 또 지나는데 있는 그대로, 잠시 폭포를 보고 5분을 지나면....., 작은 담이 딸린 폭포를 지나고..... 계곡을 건너고.... 이런 식을 글을 쓰면 글을 읽는 사람으로도 이해가 안 될 것 같다.

그러나 특정한 지형지물이 없어서 글로 쓴다면 불가피하지만 읽는 분들의 지루함을 고려해 생략한다.

계곡을 건너고, 폭포를 지나고 다시 계곡을 건너고를 반복하며 오르면 마지막 작은 폭포를 만나게 되는데 담은 깊지 않고, 크지도 않으며 직폭도 아닌 와폭형태의 폭포로 이끼가 많이 낀 폭포에 도착하게 되는데 길골계곡으로 들어선지 2시간20분이 지난 시간이며 4.18km롤 오른 지점, 고도는 381m를 높인 878m이다.

폭포를 보고 폭포우측으로 등로를 따르면 주변 원시림 거목들을 보며 15분정도 오르면 등로는 좌측으로 내려서며 마지막 계곡을 건너게 되는데 계곡은 물이 마른 것을 보면 계곡 상류에 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노란 표지기가 안내하는 등로를 따르면 등로 주변으로 썩어가는 고목이 여기저기 보이고 고도가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곧장 계곡을 따라 올라야 할 것 같은 등로는 계속 좌측 사면으로 오르고 등로 주변에는 간간이 곰취가 눈에 보인다.

위쪽으로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곳 희미한 길이 좌측 능선으로 이어진 느낌이지만 확실치는 않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계곡에서 좌측 능선으로 오르며 본 희미한 길 흔적이 널협이골로 가는 길인 듯 했다.

이제까지 계곡 좌우를 오르며 암릉이나 너덜겅길은 없었는데 어느 지점부터 너덜로 바뀌고 주목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길골계곡으로 들어선지 3시간이 지난 시간이며 4.37km를 오른 지점, 고도는 515m를 높인 1012m이다.

잠시 한숨을 돌리고 무성한 잡목을 헤치며 지나다 보니 등로에 동굴같은 것이 나타나 자세히 보니 샘터였다.

저항령 샘터인 것이다.

물은 거의 말라 자작했는데 컵을 통해 물을 받을 수는 있겠으나 청결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반가움에 배낭을 내려놓고 인증사진을 찍는데 샘터 뒤편에서 기척이 들린다.

처음에는 멧돼지인 것으로 생각했는데 숲을 지지는 소리가 사람 같아 숲속에 누가 있냐.”고 소리를 지르니 남자분이 응답을 한다.

잠시 뒤 나타난 분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70전반의 분으로 곰취를 뜯으러 저항령까지 올라왔는데 작년에는 제법 많이 뜯었다고 하는데 올해는 누군가 뜯어갔는지 없다고 하신다.

지난 주 응봉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응봉에서 아니오니골로 내려서는 곳에 곰취가 많다고 하니 길이 험한 곳이라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며 오래전에 한 번 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이분과 산나물 이야기를 나누며 5분여 대화를 나누다 오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작별을 한다.

샘터를 지나 저항령으로 가는 길은 경사는 완만하며 험하지 않았는데 가깝게 생각했던 저항령은 샘터에서 10분이 지나서였고 시원한 바람은 오늘도 저항령을 넘고 있다.

백담사버스종점에서 저항령까지 산행거리7.03km, 산행시간3시간39, 해발1105m 현재시간1310분이다.

 

저항령에서 황철북봉 서릉 1054봉 구간

저항령(低項嶺)!

저항령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있는 고개로 설악산 북주능선이 있는 1100m의 고개로 북주능선은 주봉인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마등령~저항령~황철봉~미시령으로 이어지며 오래전에는 길게 늘어진 고개라는 뜻의 늘으목 또는 늘목에서 유래한 늘목령이라 불렸는데 한자표기를 장항령으로 표기하다가 오늘날 저항령으로 표기하게 되었다고 한다.(두산백과)

저항령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설악산, 백두대간, 반달곰, 고개, 너덜겅 그리고 이곳을 지나던 생각... 등등

각각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반달곰이 생각난다.

설악산이 뭔지, 저항령이 뭔지 모르던 시절 텔레비전과 라디오 그리고 신문을 통해서 설악산 반달곰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연일 보도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야생 반달곰이 마지막 서식하던 곳이 저항령이었는데 1983년 속초시 노학동에 거주하는 포수 이모씨가 웅담을 채취하기 위해 반달곰에게 총을 쏴 죽게 되었고 방송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포수 이모씨가 결국 자수를 하게 되었던 반달곰 사건이 있었는데 설악동을 들어서며 저항령을 보면 늘 반달곰이 떠오르곤 했다.

<위 신문기사 사진은 한겨례환경 남종명 기자에게서 모셔왔습니다.>

바람이 스치고 지난 짧은 시간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반달곰의 울부짖음이 들리는 듯한 환청이 귓가에 맴돈다.

저항령을 찾은 게 이번이 4번째이다.

늘 힘들게 저항령을 올랐는데 이번만큼은 전혀 힘들지 않게 올랐는데 길골계곡으로 오르면 급한 경사면도 없고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곳도 없으며 거리도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저항령에는 언제나 바람이 세차게 분다.

겨울이면 살을 에이는듯한 칼바람이 부는데 여름이면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이 쉴 사이 없이 불어주니 산꾼들은 이곳에서 쉬어가고는 하는 곳이다.

저항령에 오른 시간이 13시를 넘겼다.

아침을 생략하고 동서울에서 떡 한 조각으로 아침을 대신했으므로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곳에서 점심을 한다.

나무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있게 식사를 한다.

전에는 10~15분이었던 식사시간이 30분을 잡았으니 느긋한 시간이었다.

<저항령에서 황철남봉으로 오르며 너덜겅지대를 지나는 풍경입니다.>

그러나 식사시간을 오래 잡는 바람에 갈길이 바빠지니 허둥대며 배낭을 정리하고 황철남봉으로 오른다.

저항령에서 황철남봉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너덜겅지대로 거리는 0.9km이지만 시간이 제법 걸리는 구간이며 오름길에 뒤돌아 1273봉과 마등령, 그리고 대청봉을 조망하며 쉼을 가는데 느긋하게 가진 식사의 대가로 앞만 보며 황철봉까지 올랐으니 그래도 35분이 걸렸다.

황철남봉에 올라 설악동과 화채봉능선과 서북능선 그리고 북설악 능선을 대충 보고는 바로 내려서야만 했다.

산행계획을 세울 때는 황철남봉에 오른 후 시간을 보아 황철봉 왕복을 생각해 보기로 했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늦어지므로 황철봉을 생략하고 바로 서릉을 내려선다.

황철남봉에서 음지백판골로 내려서는 안부까지는 2차례 너덜겅지대를 지나야 하는데 너덜겅지대는 항상 위험이 도시리고 있는 곳으로 안전을 위해 천천히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번 음지백판골에서 올라섰을 때는 너덜겅지대에서 사방을 조망하며 많은 시간을 조망에 할애했는데 지금은 상황으로 여유롭지 않으므로 간단히 사진만 찍고 내려서니 음지백판골 안부까지 25분이 걸렸다.

그래도 한번 지났던 곳으로 훈훈하고 안전감이 들어 인증사진을 찍으며 잠시 머물고는 1308봉으로 오른다.

이곳 안부에서 1308봉을 지나 1282, 1269봉을 내려선 1048고지 능선까지는 미답지역으로 생소한 길이지만 산이란 찾아 나서면 다 반갑게 맞아 주니 큰 부담없이 길을 찾아 나서고는 한다.

음지백판골 안부를 지나면 길은 서서히 오름이 지속되며 1308봉을 오르는 길은 너덜겅으로 등로는 큰 위험없이 오를 만하며 1308봉 정상은 잡목이 무성하지만 대청방향으로는 조망이 가능하다.

잠시 조망을 마치고 1282봉으로 내려선다.

예상보다 길은 거친 편이지만 이 정도 높이의 산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거칠다고 볼 수는 없다.

조심스럽게 10분을 내려서 밋밋한 비박지가 있는 곳으로 내려선다.

비박지 뒤편으로는 희미한 길이 있고 비박지 우측으로도 길이 있어 우측으로 진행하니 표기기리본도 있어 의심없이 조금 가다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으로 다음지도를 펴니 내려서려고 하던 길은 음지백판골 좌릉으로 내려서는 길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알바를 할 뻔 했다.

다시 처음 내려섰던 곳으로 되돌아오는 길목에 조금전까지도 없던 쇠살모사 한 마리가 길목을 지키고 있다.

이놈 겁이 많아서 다가서자 줄행랑을 쳤는데 길골계곡에서도 보고 이곳 1282봉에서도 보게 되었는데 이렇게 높은 곳에서 뭘 먹고 사는지.

우리나라에서 사는 살모사는 크게 2가지로 나누는데 까치독사, 칠점사로 불리는 살모사는 해발300m 미만지역에서 살고, 쇠살모사는 낙엽같은 보호색을 띠는데 문헌에서는 300~700m에서 산다고 나오는데 그 이상의 높은 곳에서는 먹이 조달에 문제가 있어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오는데 설악산의 쇠살모사는 1200고지에서도 산다.

도망가는 살모사를 지나 비박지로 와서 다음지도를 펴고 능선을 찾아 나서고 잠시 후 희미하기는 하지만 확실한 길을 찾아 빠른 걸음을 떼어 놓는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서 이번에는 등로에서 똬리를 틀고 통행세라도 받을 생각인지 움직이지도 않고 있는 살모사를 만나는데 다행이 뱀을 미리 볼 수 있었으니 놀랄 것도 없었는데 피할 생각을 하지 않아 스틱으로 건드리나 스틱을 물려고 덤벼든다.

슬슬 장난기가 발동하여 스틱으로 건드리자 그제서야 도망을 치니 그냥 쉽게 보내줄 수 없고 1~2분은 놀다가야지 그냥 갈려고?

1308봉 아래 평원지대에서 1282봉으로 가는 고원지대는 거의 평지와 같은 지대로 넓으며 넓은 곳에는 박새가 재배하는 것처럼 빼곡히 들어섰다.

산행을 계획하며, 1308봉을 내려서며 이곳에는 곰취가 무척 많을 것 같은 생각을 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았고, 이곳에서만 2마리 살모사를 보았으니 경거망동하게 숲은 누비는 것도 신경 쓰인다.

등로를 따라가다가 누군가 지나간 흔적을 느낀다.

빼곡한 박새가 어느 지점부터 가는 방향으로 쓰러진 흔적, 누군가 지나갔다는 것인데 처음에는 산짐승이 지난 것으로 생각했는데 계속 등로를 따랐고 쓰러진 박새를 보면 한두명이 아닌 더 많은 사람이 지난 흔적 같았는데 그러면 어제나 그저께, 토요일이나 일요일 누군가 이곳을 지난 것 같았다.

넓은 숲을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가다보면 그 가운데 조금 높아 보이는 곳이 1282봉 정상같이 보여 다음지도를 펴고 확인하니 정확한 정상이었으니 백담사 주차장을 떠난지 9.04km를 지난 지점이며 이곳까지 5시간47분이 걸린 현재시간은 1518분이다.

황철남봉에서 서북으로 분기한 능선은 1308, 1282, 1269봉 이같이 3개의 높은 봉을 세우고 있는데 먼 곳에서 보면 하나의 봉우리 같지만 지도로 보면 등고선이 별도로 표기된 봉우리로 고도 차이가 얼마나지 않아 평원같은 느낌인데 1282봉 정상에는 아무런 표식도 없으며 흔한 표지기도 없다.

배낭을 내려놓고 인증사진을 찍고 1269봉으로 향한다.

1282봉에서 1269봉으로 가는 능선 역시 이제까지 지나온 것과 다를바 없으며 길이 헷갈리거나 잠시 길을 벗어날 때는 박새를 밟으며 지난 흔적을 찾으며 길을 따른다.

직진형태로 가던 길은 어느 지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며 능선을 따르는데 방향을 바꾼 지점부터 능선은 이제까지 지나온 평원같은 분위기는 벗어난 상태로 고도차이가 서서히 난다.

1282봉에서 10분을 지나면 아무 표식이 없는 곳에서 내리막이 시작되어 위치확인을 하니 1269봉 정상에 서 있다.

지나가며 사진 한 장을 찍고 이제 하산이 시작되는데 약20여분, 0.7km를 내려서며 고도를 220m 이상을 떨어 뜨려야하니 생각보다 경사가 무척 심했다.

가파른 길을 내려서다 등로를 이탈해 약간 우측으로 내려서게 되었는데 곰취가 여기저기 눈에 띤다.

잘못 들어선 길에서 2~3분 동안 제법 많이 뜯어 배낭에 챙기고 이제는 눈에 보여도 무시하고 내려서는데 와~ 경사가 너무 가팔라 무척 조심스러웠다.

쩔쩔매며 내려서기를 20여분 1048능선으로 내려선다.

1048능선은 지난 1월 혼자서 눈이 쌓인 선바위골로 들어서 985.8봉으로 올라선다고 오른 것이 길을 제대로 못 찾아 선바위골 끝까지 올랐는데 그곳이 지금 내려선 1048능선이었다.

능선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2분을 오르면 1048능선에서 985.8봉까지 가는 능선에서 첫 번째 봉우리인 1054봉이다.

백담사버스종점에서 황철북봉 서릉 1054봉까지 산행거리10.18km, 산행시간6시간30, 해발1054m 현재시간1602분이다.

 

1054봉에서 널협이골과 백담계곡 합수점 구간

1054!

이 봉우리는 일반적인 무명봉으로 산행기록을 정리하기 위해 이곳을 기점으로 잡았다.

1054봉은 지난 1월 선바위골~큰옥수골 산행을 하며 985.8봉으로 오른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985.8봉으로 오르는 길을 찾지 못하고 끝까지 오르게 되었는데 선바위골에서 능선으로 오른 지점이 조금전 지난 1048능선으로 1054봉과는 60m 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1월에는 나뭇잎이 없어 나뭇가지가 있기는 하지만 주변을 파악하는 데는 지장이 전혀 없었고 조망도 그런대로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나뭇잎이 무성하므로 조망은 전혀 할 수가 없는데 지난 1월의 기억이 생생하므로 안락한 감이 든다.

1054봉에 올라 주변을 둘러보며 옛 기억을 떠올려 본다.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배낭으로 인증 사진을 찍고 1043봉으로 이동한다.

1054봉에서 985.8봉까지 능선에는 1043, 1046봉 이 있고 지도를 볼 때 등고선으로 나타나지 않는 100m미만의 무명봉이 2곳이 있는데 봉우리 마다 가깝게 있는데 1054봉에서 3분 거리에 1043봉이 있고, 1043봉에서 2분 거리에 1046봉이 있으며 1046봉에서 100m미만의 무명봉이 2곳을 지나 985.8봉이 있는데 1046봉에서 985.8봉까지는 약15분 거리이다.

1043봉을 지나고 1046봉을 올랐다.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비상용 참외를 먹으며 체력을 보강하며 시간이 늦었는데 널협이골로 내려갈 것인지 옥수골로 하산 할 것인지 생각을 해본다.

결론은 계획한 대로 널협이골로 내려서기로 하고, 어느 지점에서 내려설 것인가 생각해 본다.

널협이골로 내려서는 루트를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현재 있는 1046봉에서 좌측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계곡으로 내려가는 방법으로 시간은 없는데 계곡을 지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이 있다.

다른 방법은 현재 있는 곳에서 985.8봉 방향으로 가다가 985.8봉 바로 아래서 계곡으로 내려서는 방법으로 첫 번째와 세 번째 코스의 중간이 된다.

마지막은 985.8봉을 지나 좌측 오봉산으로 가는 능선을 타고 가다가 알맞은 지점을 택해 계곡으로 내려서는 코스로 산행시간이나 널협이골 산행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이다.

마음의 결정을 내렸으니 산행계획을 세웠을 때의 코스로 두 번째 방법으로 985.8봉 못 미친 지점에서 내려서기로 마음을 굳힌다.

휴식을 마치고 능선을 잇는 곳에는 낙엽만 무성하고 예상했던 푸른 초원과 곳곳에 곰취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나물은 전무한 상태다.

1046봉에서 내려서며 선바위골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는데 그마져도 녹음이 우거져 가까운 곳도 조망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빠른 걸음으로 능선으로 이동하고 멀지 않은 곳에 985.8봉이 있으므로 985.8봉으로 오름이 시작되는 곳에서 스마트폰으로 현 위치를 파악해보니 이곳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985.8봉을 100m정도 남긴 975m능선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선다.

지도에서 보던 완만한 등고선과 달리 막상 내려서니 능선 경사는 생각보다 심했고 능선을 내려서 985.8봉 밑 협곡으로 내려서자 계곡에는 수년전부터 쌓인 낙엽이 허리춤이상으로 낙엽속으로 헤엄을 친다고 표현해야할 것 같다.

낙엽더미를 빨리 빠져나가려고 허둥대며 가려니 낙엽속은 어느 곳은 바위가 있어 미끄러지고, 어느 곳에서는 낙엽더미 속에 나뭇가지에 걸려 꼬꾸러지고.... 3번이나 나가 떨어졌는데 낙엽이 많이 쌓여 다치지는 않았지만 등산화 속으로 낙엽이 들어가 등산화를 메운다.

15분 정도 낙엽이 쌓인 계곡을 헤매고 빠져나오면 칡넝쿨이 어지럽게 널려있고 죽은 나뭇가지가 계곡에 걸쳐있는 곳을 이리저리 빠져나오다 보면 30분이 금방 지나갔다.

계곡에는 물이 자작하게 있는 곳이 시작되고 어느 곳에는 탁한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면 얼마 전 멧돼지가 목욕을 하고 간 것 같기도 했다.

이어지는 계곡은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었으며 사람들이 어쩌다 지났을 텐데 흔적은 남아 있지 않은 처녀곡이나 다름이 없다.

능선에서 내려선지 50분이 지나 계곡에 처음으로 폭포를 만나는데 말이 폭포지 흉내만 비슷하게 낸 작은 담이다.

작은 폭포를 지나고 계곡은 조금 넓어졌으나 빼어난 곳은 없고 때로는 물이 흐르다 마르기도 한 계곡을 약15분 더 내려서니 합수곡이 나온다.

이때까지 처음 내려선 곳이 바깥널협이골로 생각했고 이곳 합수점에서부터 중간널협이골로 생각하며 내려섰는데 나중에 산행기를 작성하며 검토하니 처음부터 중간널협이골로 내려선 것이고 이곳 합수곡은 무명 합수곡이었다.

무명합수곡을 지나며 계곡은 조금 계곡미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10분을 내려서서 수량은 적지만 폭포 형태를 갖춘 작은 담에 도착한다.

그리고 작은 폭포를 지나 4분을 내려서 널협이골의 본류에 도착하니 좌측은 중간널협이골이고 우측은 안널협이골이었으니 백담사 주차장을 떠난지 12.59km를 지난 지점이며 이곳까지 7시간50분이 걸렸으며 현재고도 624m, 현재시간은 1720분이며 975능선에서 중간널협이골로 내려선지 1시간20분이 지났으며 이동거리는 약2km였다.

아직도 갈길이 멀지만 기분에는 날머리를 얼마 남기지 않은 것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이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머리도 감고 세수도하고, 배낭에 물이 남아 있음에도 세수를 하며 여러 차례 계곡물을 퍼 마시고, 과일로 체력도 유지하며 10분을 쉬고 간다.

널협이골!

광협동(廣峽洞)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우리말이나 한문표기나 넓은 골짜기라는 뜻인데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오래전에는 널협이골 안에 마을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마을은 고사하고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이며 가끔 산꾼들이 계곡을 찾고는 한다.

다른사람의 산행기록을 보면 이곳 합수곡에서 우측 안널협이골로 약1시간20분 정도 오르면 넓은 분지가 나오는데 돌로 쌓은 축대가 원상태로 있는데 이곳이 예전 화전민이 살던 널협이마을이라고 한다.

설악의 계곡은 안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 좋다.

널협이골도 계곡미가 뛰어나고 폭포도 많아 아주 좋은데 안널협이골과 중간널협이골이 갈라지는 합수곡까지이며 이후로는 빼어난 비경은 없다.

누군가 이곳을 지나며 도시락을 싸들도 자리를 펴고 이곳에 아침에 들어왔다가 저녁에 나간다면 아주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널협이골로 들어서면 계곡은 넓고 곳곳에 백옥같은 암반도 펼쳐지고 조금전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합수곡에서 시원스러운 계곡을 따라 7분을 내려서니 거대한 폭포위에 도착한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이 무명폭포를 이끼없는 이끼폭포라고도 부르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길골을 오르며, 중간널협이골로 내려서며 운운했던 폭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폭포에 도착한 것이다.

높이는 대략15m정도 높이이고 담은 크고 깊었는데 짐작으로 2~3m는 될 것 같았다.

위에서 잠시 내려다보고 폭포를 내려섰는데 폭포를 내려서는 길은 좌측으로 로프는 없지만 주위에 잡목이 있어 나무를 잡고 내려설만했다.

다 내려왔나 싶었는데 폭포에 물이 많아 내려선 곳에서 한차례 다시 오른 뒤 내려서야 하는데 한 차례 내려서는 것도 쉽지가 않은 곳인데 이곳을 지나다 허벅지와 갈비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황철남봉을 지나 1308봉을 내려서다가 5~6m 되는 슬링을 주워 알맞은 곳에 매려고 배낭 옆 주머니에 넣었는데 그 슬링을 이곳에 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편하게 지나게 하려다 슬링을 맨 뒤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힘껏 매달렸다가 슬링이 끊어지는 사고 였다.

무척 쓰라리고 아팠는데 이정도면 너무도 다행이었다.

<이끼없는 이끼폭포에서 3분을 내려서면 작은 담이 딸린 폭포흉내를 내는 곳을 지납니다.>

2년 사이에 산을 다니며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는 이름으로 23번이나 11m로프를 맸는데 물론 안전이 확보된 튼튼한 로프였으며 이번에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 하려다 큰 피해를 줄 뻔 했다.

폭포로 내려서 폭포를 정면에서 보니 위에서 볼 때와 전혀 다른 분위기로 어느 선답자의 글을 보면 이 폭포를 이끼폭포라고 칭하며 이끼가 없는 이끼폭포로 기록한 사례도 있다.

폭포는 보기가 좋았는데 허벅지에 통증이 있고 시간은 없으니 휴식을 취할 수도 없어 그냥 내려선다.

이끼없는 이끼폭포를 지나 5분을 내려서며 대형 무명폭포에 도착하는데 폭포의 높이는 7~8m에 크고 깊은 담을 지니고 있는데 폭포의 생김도 잘 생겼으며 내려서는 길은 왼쪽이다.(백담사주차장에서 12.99km, 소요시간8시간20, 현재고도 603m, 널협이골합수곡에서 0.4km,24)

무명폭포를 보고 2분 정도 내려서면 보기좋은 골폭이 나타나는데 억겹의 세월동안 물이 지나며 대리석이 반질반질하게 바뀌고 물이 흐르는 대로 골폭이 움푹 패여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예술작품을 빗은 골폭지대를 지난다.

골폭지대는 계곡을 따라 약5분이 지속되다가 큰 낙차를 보이며 또 하나의 폭포를 만드니 이곳이 널협이골의 주인인 널협이폭포란다.

널협이골에는 큰 폭포가 몇 곳 있는데 널협이폭포를 제외하면 모두 무명폭포인데 왜 이름이 없는지 지도에는 아무런 표기가 없는 이곳은 공단에서 인정하는 이름이 붙여진 폭포인지 알 수는 없다.

널협이폭포는 높이가 15m정도의 2단 또는 3단으로 볼 수 있는 폭포로 큰 담이 딸려 있으며 폭포를 내려서는 길은 양쪽으로 모두 오르거나 내려갈 수 있는데 우측보다는 좌측이 안전하

<우측보다 좌측으로 내려서는 게 안전합니다.>

널협이폭포를 내려서면 매끄러운 암반과 곳곳에 담이 있는 계곡이 약40분 정도 이어지는데 미끄럼에 대비하며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널협이폭포에서 40여분을 내려서면 높이는 3~4m정도 되는 2단 무명폭포가 나오는데 폭포는 아담하지만 바탕의 담은 큰 편이며 이곳을 내려서면 불과 20~30m되는 거리에 3단으로 이루어진 다단폭포가 나오는데 폭포의 규모는 작으나 보기에는 매우 예쁜 편이다.

다단폭포를 지나면 매끄러운 암반이 이어지며 무명폭포를 만들고 멀지않은 곳에 널협이골 날머리가 있는 듯 계곡이 밝게 보인다.

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맨 위사진은 널협이골 합수곡으로 부터 45분을 지난 지점이 있는 작은 폭포로 시작하여

2번째사진은 53분 지점,

3번째 사진은 55분 지점,

4번째 사진은 1시간 지점,

5번째 사진은 1시간17분 지점,

6번째 사진은 1시간20분 지점,

마지막 사진은 1시간25분 지점을 지나며 찍은 풍경이다.

그리고 잠시 후 앞에 백담계곡이 나타나고 발아래는 무명폭포가 있는데 이곳이 널협이골 입구에 있는 무명폭포였는데 미끄럽게 보이는 바위로 내려서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계곡을 다 내려와 경거망동하다가 물에 빠지거나 다칠 수 있으므로 조심을 거듭하며 입구 무명폭포를 내려선다.

입구에 있는 무명폭포는 바위지대에 있는 폭포로 담은 딸려 있지 않고 폭포를 내려서면 백담계곡이 된다.

백담사버스종점에서 백담계곡합수점까지 산행거리15.14km, 산행시간9시간30, 해발371m 현재시간1903분이다.

 

이 후

백담계곡으로 내려서 시간을 확인하고 10분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목욕을 하고 가려고 막차시간을 확인해보니 용대리직행버스 정류장에서 1930분이 막차가 지나가는데 현재 시간이 190325분이 남았습니다.

목욕은 엄두도 못 내고 막차를 탈시간도 없으니 막막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포기할 수는 없으니 백담계곡을 건너고 차도까지 경사진 거친 사면을 기어서 올라서니 1910분으로 남은 시간은 20분밖에 없습니다.

배낭을 멘 채로 절뚝거리며 뛰어봅니다.

잠시 후 버스가 내려오는데 백담사에서 19시에 출발한 막버스로 구세주 같은 생각이 들었고 애타게 손을 흔들며 태워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무정한 기사는 그냥 지나칩니다.

버스규정에 중간에는 탑승을 불허한다고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버스가 막차인 점, 태워달라고 애원하는 점, 용대리직행버스를 타려고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점 등을 보면 태워줄 만도 한데 자비란 없었습니다.

원망할 시간도 없이 계속 뛰기 시작합니다.

도로로 올라서서 6분을 뛰니 설악산국립공원용대리분소를 지납니다.

그리고 다시 달립니다.

백담사에서 내려온 막버스 기사는 차를 세우고 버스주위를 돌며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야속한 생각이 순간적으로 듭니다.

그래도 달립니다.

코란도 한 대가 내려와 애절하게 태워달라고 하자 바로 앞에 간다는 시늉을 하며 그냥 지나칩니다.

그래도 또 달립니다.

용대리 큰 길이 눈에 들어오고 2~3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조금전 지나간 코란도 아저씨가 버스가 없는데 뭘 뛰어가냐고 말을 붙입니다.

뛰면서 1930분에 막차가 있다고 하자 조금 전 태워주지 않은 것이 미안한지 태워주겠다며 시동을 걸더니 차를 끌고 나옵니다.

그냥 뛰어가도 시간은 될 것 같았지만 너무 힘들어 150~200m를 남기고 타니 금방 용대리직행버스 정류장 앞에 도착했고 시간을 확인하니 1926분으로 4분이 남았습니다.

주인장에게 동서울 버스표를 발권신청 했는데 길 건너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고 버스를 기다리던 4~5명이 버스를 타는데 주인장은 동서울버스가 아닐 것이라고 했지만 저로서는 동서울행 버스라면 더 이상 버스가 없으니 낭패로 빨간색 신호임에도 차도를 건너 소리를 질러대며 출발을 지연시켰고 동서울행이냐고 물으니 맞다고 합니다.

버스로 무조건 타며 시간이 없어 버스표를 끊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하며 퍼져버립니다.

버스는 동서울로 달리고, 한동안 시간이 흐른 뒤 안정을 찾습니다.

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몰골은 말이 아니고 폭포에서 다친 곳은 통증이 오고, 하산을 하며 목욕 후 용대리에서 시원한 캔맥주를 들이킨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게 불발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탈 수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설악산, 길골~황철봉~널협이골 산행가이드북

갈 때

동서울터미널->용대리시외버스정류장->백담사주차장

오전-> 06:30, 06:49, 07:20---2시간소요(06:20 버스는 원통에서 진부령 군내버스로 환승)

 

올 때

용대리시외버스정류소->동서울터미널(오후->17:00, 18:00, 19:00, 19:30)

용대리시외버스정류소->원통터미널(17:05, 18:05, 19:45, 20:25)->동서울터미널

 

들머리 접근 및 날머리탈출

동서울에서 06:20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원통터미널에 0810~15분에 하차한후 0820분 진부령행 버스를 타고 용대리정류소에 08:45~50분에 하차한 후 약10~15분 정도 이동하여 백담사행 마을버스로 환승한다.

동서울에서 06:49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는 경우 원통터미널을 경유하여 용대리정류소에 08:50분경 하차하며 약10~15분 정도 이동하여 백담사행 마을버스로 환승한다.

백담사행 버스는 06:00가 첫차며 승객이 많을 때는 시간관계 없이 출발하며 기본 30분 간격이다. 그러나 동서울에서 예시한 대로 오게 되면 0915분 버스를 탈 수 있으며 이 버스는 0930분 경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백담사~용대리를 운행하는 버스는 막차가 09시로 막차를 타는 경우 종점에서 하차하여 용대리직행버스 정류장까지 가면 약5분 정도 여유가 있게 동서울행 막차를 탈 수 있다.

날머리는 널협이골로 널협이골에서 차도로 올라서는 시간 10, 차도에서 국공초소까지 10, 국공초소에서 직행버스정류장까지 20분을 잡게 되면 최소한 1850분까지 널협이골로 내려서야 한다.

 

산행포인트

백담사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황장폭포를 지나고 길골입구에서 길골로 진입한다.

길골로 들어서면 계곡은 험지가 한 곳도 없으며 거리는 약5.55km로 약3시간~3시간20분 정도 지나 저항령에 올라선다.

저항령에서 식사를 한 후 황철남봉으로 이동하는데 거리는 약900m40~45분이 걸린다.

황철남봉에서 너덜겅을 지나 음지백판골 입구를 지나고 1308봉을 지나 1054고지능선으로 내려선다.

1054고지 능선을 따라 985.8봉 직전까지 이동한 후 주변 상황을 보아 좌측 널협이골로 내려선다.

중간널협이골로 내려서면 길이 없으며 능선부터 약1시간정도 내려서면 안널협이골합수곡에 닿는다.

안널협이골합수곡을 지나면 계곡이 넓고 좋으며 큰 폭포를 여러 차례 만나며 로프시설이 없어 조심스럽게 하산해야하며 안널협이골합수곡에서 백담계곡까지는 약2.7km, 1시간30분이 걸린다.

날머리는 널협이골로 널협이골에서 용대리 직행버스정류장까지 40분정도 잡아야 한다.

 

산행코스

산행코스:백담사(09:32)-길골입구(09:50)-저항령(13:10~45,식사)-황철남봉(14:20)-음지백판골입구(14:47)-1308(15:02)-1282(15:18)-1269(15:26)-1048(15:54)-1054(16:02)-985.8봉밑,중간널협이골진입(14:18)-합구곡(17:07)-안널협이골합수곡(17:20)-백담계곡(19:03)-용대리정류소(19:26)-동서울행승차(19:27)---17.54km,9시간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