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산행기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십이선녀탕계곡 산행이야기

범솥말 2024. 5. 6. 01:54

설악산 장수대~십이선녀탕계곡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190221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11.59

산행시간: 7시간35(08:40~16:16)

산행코스:장수대(08:40)-대승폭포전망대(09:14)-대승령(10:42)-안산갈림길(11:32)-12선녀탕갈림길(12:07)-음지골포기(12:23)-12선녀탕갈림길(12:27)-두문폭포(14:07)-복숭아탕(14:38)-함지박출렁교(15:03)-응봉용폭포(15:25)-응봉출렁교(15:38)-십이탕출렁교(16:05)-12선녀탕날머리(16:16)-윗남교버스정류장(16:23)

갈 때 : 동서울터미널(06:30)-설악산국립공원장수대분소(08:40)

올 때 : 윗남교버스정류장(16:23)->용대리직행버스승강장(17:00)->동서울터미널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06:30 동서울 출발

08:38 장수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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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40 장수대에서 산행시작, 해발469m

09:00 데크 전망대

09:14~35 대승폭포 전망대, 산행거리0.9km,산행시간34, 해발746m

10:42 대승령, 산행거리2.73km,산행시간1시간49, 해발1210m

11:10 설악이정목 11-06, 산행거리3.11km,산행시간2시간19, 해발1242m

11:32 안산갈림길,설악이정목 11-07, 산행거리3.67km,산행시간2시간50, 해발1363m

11:35~11:55 점심

12:07 십이선녀탕갈림길,설악이정목 11-08, 산행거리3.99km,산행시간3시간27, 해발1338m

12:17 1358, 산행거리4.12km,산행시간3시간37

12:23 음지골 산행포기

12:27 십이선녀탕갈림길,설악이정목 11-08, 산행거리4.28km,산행시간3시간46

12:50 계곡안산갈림길, 산행거리4.97km,산행시간4시간10, 해발1119m

13:21 설악이정목 11-11

13:46 계곡육교, 산행거리6.5km,산행시간5시간05, 해발912m

14:07~23 두문폭포, 산행거리7.10km,산행시간5시간26, 해발825m

14:38~45 복숭아탕, 산행거리7.44km,산행시간5시간57, 해발745m

15:03 함지박출렁교, 산행거리8.33km,산행시간6시간22, 해발627m

15:09 무명폭포

15:22 설악이정목 11-17

15:25 응봉폭포, 산행거리9.28km,산행시간6시간45

15:38 응봉출렁교

15:45~55 무명골폭포,설악이정목 11-19,산행거리10.03km,산행시간7시간05, 해발441m

16:05 십이탕출렁교

16:16 십이선녀탕날머리 산행거리11.59km,산행시간7시간35, 해발317m

16:23 윗남교버스정류장, 산행거리11.99km,산행시간7시간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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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 백담사방향 버스승차

16:35 백담사입구 하차

17:00동서울행 버스 승차

 

산행 전 이야기

이번 산행도 설악산을 찾았습니다.

지난번 선바위골~큰옥수골을 산행했으므로 이번에는 아니오니골~응봉을 가고 싶었지만 계곡이 길고 응봉 능선의 암봉이 위험하고 어려운 구간으로 해가 길 때 찾기로 하고 뒤로 미룹니다.

큰옥수골과 이웃하고 있는 널협이골~길골도 있지만 널협이골은 예쁜 무명폭포가 많이 있어 봄철에 찾기 위해 아껴두어야 했으므로 이번에는 음지골을 찾아보기로 하고 산행 스터디를 합니다.

음지골 산행 코스를 만들며 음지골~낙수골, 장수대~음지골, 음지골~장수대 등 이리저리 생각해 보았지만 다수의 산객들이 장수대~음지골로 산행을 하였으므로 장수대~음지골로 정합니다.

장수대(將帥臺)!

산행을 하면서 장수대를 여러 차례 지나치거나 산행들머리가 되거나. 산행날머리가 되기도 했는데 장수대의 참 뜻을 알지 못하고 지나쳤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분소 길 건너편에 한옥같은 집이 한 채 있는데 이 건물이 장수대인데 이러한 사실이나 장수대의 의미를 아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장수대는 1959, 6.25 한국전쟁 당시 설악산전투에서 전사한 장병의 넋을 기리는 의미로 지어졌고 이름을 장수대라고 붙였다고 합니다.

장병들의 휴게소라고도 하고, 장성들의 휴게소라고도 하며, 항간에는 이승만대통령이 이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시 장수대를 찾게 된다면 눈여겨보고, 조국을 위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라진 영녕,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리고도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한 영녕을 위해 머리를 숙일 것입니다.

산행과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이곳에서 조국을 위해 싸우다 산화한 영혼들이 5.18국가유공자가 4300여명이 된다는 사실과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진짜 국가유공자의 영혼들은 어떤 반응을 나타낼까?????

 

장수대에서 대승령 구간

예정된 시간인 0840분 버스는 장수대에 도착했고 장수대에서는 필자 외에 한명의 산 꾼이 더 내렸는데 이 사람과 서로 묵례를 하였을 뿐 한마디 대화는 나누지 않았지만 대승폭포까지는 40~50m 떨어져 이른 아침 찬 공기를 가르며 함께 올랐다.

간단히 산행 채비를 하고 장수대 산행들머리가 되는 계수대 옆 온도계는 현재 기온 영하7도를 나타낸다.

서울지방에서는 2일전 진눈깨비가 내리다 그쳐 설악산에서도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많이 내리기는 했지만 스패치를 하지 않고도 오를만 했다.

급경사로 이어지는 산 능선에는 깅창협의 폭포시판을 지나자 데크로드가 이어졌고 데크로드는 오르고, 올라도 계속 이어졌고 어느 정도 오르니 길 건너편 가리봉의 아름다운 풍경이 열리고 한계령 방향으로는 자욱한 미세먼지가 태양의 강렬한 빛을 막아 그냥 태양을 보이도 눈부심이 없다.

대승폭포를 오르는 길은 힘들 때 쉬면서 뒤돌아보면 한계령방향에서 시작된 가리봉 능선이 마주 보이는데 조선시대 호조참판을 지낸 이채는 이곳을 오르며 힘들었던 순간을 시로 읊었다.

전망대를 지나고, 잠시 후 대승폭포 전망대에 도착했고 뒤 따라 오던 사람도 대승폭포 전망대로 잠시 내려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폭포전망대를 들리지 않고 그냥 대승령으로 올라갔다.

대승폭포(大勝瀑布)!

대한민국 천연기념물 제171호로 지정된 대승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의 박연폭포와 함께 우리나라 3대폭포로 불린다고 한다.

대승폭포를 몇 차례 올랐으나 겨울에는 처음이어서 대승폭포의 겨울 풍경에 대해서도 보고 싶었다.

88m의 직벽에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빙벽을 생각했는데 기대와 달리 대승폭포의 빙벽은 날씨가 따뜻해서 녹으며 내려앉았는지 중간 부분 빙벽이 사라졌는데 빙벽은 현재 녹아떨어지는 진행형으로 20여분 전망대에 머무는 동안 빙벽이 조각을 내며 계곡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가 계곡을 크게 울리는 것이 마치 맹수의 울부짖음 같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228년전인 1791년 백담사에서 흑선동계곡을 지나 대승령을 넘어 이곳 대승폭포를 구경한 이동항은 해산록에 대승폭포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고 한다.

옛날 대승폭포를 보고 쓴 기록을 보고 이 폭포가 우리나라에서 제일이라는 것을 알고 벗들에게 이야기했더니 벗들이 믿지 않더니 비로서 보고 칭찬하고 말하기를 높기는 구룡폭포보다 배는 되며, 기이하기는 박연폭포보다 낫네, 이 폭포를 보지 못하였다면 이번 여행이 헛되이 될 뻔 했네

필자는 비록 구룡폭포와 박연폭포를 본 적은 없으니 이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의 최고 폭포임에는 틀림이 없을 듯하다, 장마가 진 뒤 거센 물기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대승폭포 전망대는 현재 데크로 만들어 안전하게 대승폭포를 볼 수 있게 만들었는데 오래전 필자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자연바위 그대로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전망대였는데 오래전에는 이곳을 자연대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대 위로 구천은하라는 암각이 있는데 김창협, 김창흡 형제의 삼촌인 김수증의 글씨라고 하는데 오늘은 눈이 덮여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 보고 간다.

장수대에서 이곳까지 오며 고도를 높이자 눈은 점점 더 많았고 길도 미끄러워 고도를 계속 높이면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이곳에서 스패치와 아이젠을 착용하며 제법 긴 시간을 쉬고 대승령으로 향한다.

대승령으로 가는 길에는 조금전 올라간 사람과 어제 쯤 내려온 발자국이 있을 뿐 2사람 이외의 발자국은 없다.

몇 해 전 홍수로 새로 정비한 계곡을 지나고 소나무와 전나무가 이룬 숲을 지난다. 아직은 어린 전나무는 겨울나기가 힘겨워 보인 것은 그저께 내린 눈이 가지에 쌓였기 때문인데 나무는 힘들겠지만 풍경은 유럽지역의 눈 내린 침엽수림을 연상케 한 보기에는 좋다.

잠시 후 김창협의 宿, 大勝庵-대승암에서 잠자며시판을 만난다.

권혁진의 설악인문기행을 참고하면 김창협은 16968월 대승폭포를 구경하고 대승암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시한 수를 지었다고 하는데 , 대승암이 바로 그것이다.

김창협이 대승암을 찾았을 때는 대승암이 높은 곳에 있고, 오랫동안 거한 중이 없어 빈 사찰이었다고 하는데 스님대신 청설모가 암자를 지키고 있었다고 적었다.

宿, 大勝庵-대승암에서 잠자며시판을 막 지나면 대승암터를 알리는 기둥이 등로 옆에 있는데 실제 대승암이 있던 곳으로 내려가 옛 축대 등을 보지는 않았지만 지나온 목교를 건넌 곳이거나 아니면 사각 기둥 우측으로 30m이동한 곳일 것 같다.

대승암터를 지나며 눈은 점점 더 많이 쌓였고, 대승령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점점 심해지고 미세먼지 속에 숨이 있던 태양은 미세먼지를 뚫고 밝은 빛을 비추자 상고대가 열린 겨울나무 숲은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풍경을 만들고 나뭇가지 건너편으로 대승폭포 뒷 봉우리인 향로봉과 안산길림길인 1363봉은 은백의 궁전으로 어찌나 환상적인지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대승령으로 오르며 가다 걸음을 멈추고 주변 상고대의 풍경과 산봉의 풍경을 보기를 여러 차례. 오묘한 자연에 도취되어 정신이 혼미해진다.

대승령이 점점 가까워지자 앞서 올라간 사람은 어느 쪽으로 갔으며 어제 내려선 사람은 어느 쪽으로 내려섰을까? 궁금해졌고 마음 한구석에는 가야할 방향인 음지골에서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환상의 풍경을 감상하며 장수대를 떠난 지 2시간이 되어 대승령에 올라선다.

설악산 장수대분소에서 대승령까지 산행거리2.73km, 산행시간2시간, 해발1218m(+8m오차), 현재시간 1042분이다.

 

대승령에서 십이선녀탕갈림길 구간

대승령(大勝嶺)!

대승폭포, 대승암 그리고 대승령.

대승폭포는 오래 전부터 한계폭포로 불리다가 언젠가부터 대승폭포로 이름을 달리하게 되는데 아마도 폭포위에 있던 대승암에서 유래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고 보면 대승령도 대승암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아야 함이 맞을 듯한데 대승폭포와 대승령을 현존하면서 이름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대승암은 역사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데 그나마 지자체에서 대승암터를 표시하고 있어 잊혀지지 않고 있다.

대승령에는 조선의 문인이었던 조인영의 대승령시판이 있다.

조인영은 1803년 가을, 이지연, 안광영과 함께 포천의 백운산과 설악산을 유람하고 많은 시를 쓰고 백운산의 운()자와 설악산의 설()자를 따 운설록(雲雪錄)’이라는 책을 남겼는데 운설록에 있는 대승령(大勝嶺)’이라는 시를 옮겨 세운 것이다.

대승령은 오래전 대승폭포와 백담사를 잇는 고개로 심마니, 권세있는 양반들의 유람할 때, 그리고 스님들에게는 중요한 고개였을 것이지만 현재는 다니는 사람들과 그 목적은 다르지만 대승령은 일년열두달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한계령에서 서북릉을 지나거나, 대청봉에서 장수대로 내려서거나, 장수대에서 십이선녀탕이나 흑선동으로 가는 산꾼들의 발길은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이어지겠지만 오래전 다니던 스님의 발자취는 찾아볼 수 없으며 백담사의 스님들은 이곳을 힘들게 넘어 다닐 필요가 없다.

<대승령에서는 조망이 않좋습니다, 대승령에서 보는 상봉과 황철봉입니다.>

<대승령에서 보는 가리봉과 주걱봉입니다.>

요즘 대형 사찰의 중들은 외제 승용차에 몸만 실으면 어디든지 다닐 수 있으며 바랑도 이제는 필요가 없이 차량의 드렁크가 있어 얼마든지 시주를 받을 수도 있다.

눈부시게 주변이 아름다운 날, 대승령에서 조망은 어떨까?

가야할 안산방향으로는 1363봉이 환상적으로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만들어졌으며, 동으로 백담사 건너편으로 나뭇가지 사이로 시야가 좁게 상봉만 보일 뿐이고 한계령 방향으로는 1408봉이 살짝 보이며 가리봉 방향은 가리봉, 주걱봉, 삼형제봉이 보이기는 하지만 환상이라고 할 수 없는 보통 때와 비슷한 풍경이다.

잠시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인증사진까지 찍은 뒤 이제 대승령을 떠나야 했는데 앞서 올라선 사람은 아쉽게도 반대편인 한계령으로 가버렸다.

어차피 늘 혼자서 산을 다녔으므로 크게 실망할 것은 없다.

대승령을 내려서니 능선에는 설구(雪丘)로 인해 무릎 이상 쌓였으며 그런 가운데 반가운 것은 어제 쯤 장수대로 내려선 발자국이 안산방향에서 내려선 것이었으니 어느 곳까지인지 알 수 없지만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다.

대승령에서 10여분 오르면 우측 흑선동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전망터가 있는데 이곳에서의 조망은 황철봉이 보였으며 다시 등로로 내려서 5분여 오르니 이번에는 황철봉에서 저항령 그리고 1253봉을 지나 마등봉까지 조망되는데 환상 그 자체였다.

백두대간 답사 때 1253봉을 넘고, 우회하며 힘겹게 마등봉으로 오르던 생각이 났고 예전에 지났던 능선을 남서방향에서 조망을 하고 있다.

조망을 마치고 다시 등로로 들어서 10분을 오르니 설악이정목11-6 직전 쉼터에 올랐는데 이곳에서는 조금전 조망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뛰어났는데 북동방향으로 1시간 후 오를 응봉갈림길인 1369봉과 그 아래 1241봉이 보였는데 이때까지는 산행계획에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다.

1241능선 뒤로는 아주 희미하게 신선봉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앞에 상봉과 미시령이 점점 가깝게 다가서며 정면으로 황철봉과 길골이, 능선을 이어가며 1253봉을 지나 마등봉이 높게 솟았고 이어서 나한봉을 시작으로 공룡능선이 이어지는데 아쉽게도 잡목으로 대청봉과 귀때기청봉은 볼 수가 없으며 발아래로는 깊은 흑선동계곡이 용이 트림을 하듯 구불거리며 수렴동으로 빠져 나간다.

<설악이정목11-06 해발1242m지점에서 가야할 방향을 본 풍경입니다.>

<설악이정목11-06 해발1242m지점에서 지나온 방향을

본 풍경으로 귀때기청봉, 대청봉 그리고 화채능선이 모습을 나타냅니다.>

1363봉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점점 눈이 많이 쌓였고, 이 길을 오르며 어제 이곳으로 내려선 발자국의 주인공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어떤 사람이기에 눈이 내리는 날 설악의 깊은 골을 지나 장수대로 내려섰을까? 그것도 혼자서......혼자 산을 다니는 산꾼을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발자국을 따라 가다보면 바람이 발자국을 지워버렸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10m 가다보면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오르다 보니 낯익은 이정표가 앞을 막는다.

설악이정목 11-07번으로 해발1353m를 기록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은 1363m으로 +10m의 오차를 나타내며 옆에는 오래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정표에는 남교리7.8km대승령1km를 표시하고 있는데 대승령에서 이곳까지 50분이 걸렸다.

<설악이정목11-07, 해발1353m 지점으로 안산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안산갈림길을 지나 십이선녀탕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눈이 제법 쌓였습니다.>

지난번 이곳에서 안산으로 지나며 주변 풍경에 매료된 적이 있는데 눈이 내린 지금 안산능선을 지나면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멋이 있겠지만 시간이 없어 대한민국입석이 있는 곳을 왕복할 수가 없다.

잠시 선채로 있다가 음지골로 향한다.

눈이 무척 많이 쌓였다.

5분정도 내려서다 의자가 되어줄 쓰러진 나무를 보고 이곳에서 일찍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자리를 잡는다. 식사를 마치고 따끈한 커피까지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서 십이선녀탕 갈림길로 이동하다 우측을 보니 조금은 조망이 열리 것 같아 등로를 벗어난다.

잡목과 미역줄나무가 우거진 좁은 공간으로 서북릉이 보이고 끝 지점으로 귀때기 청봉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 대청봉이 모습을 보인다.

잠시 조망을 마치고 등로로 복귀해 몇 걸음 옮기지 않아 설악이정목 11-08번이 모습을 나타내고 해발1335m를 기록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은 1338m으로 +3m의 오차를 나타내며 옆에 있는 이정표에는 남교리7.3km대승령1.3km를 표시하고 있으며 안산갈림길 1338m에서 35분이 걸렸는데 식사시간을 제외한다면 10~15분 거리이다.

설악산 장수대분소에서 십이선녀탕갈림길까지 산행거리3.99km, 산행시간3시간27, 해발1338m(+3m오차), 현재시간 1207분이다.

 

십이선녀탕갈림길에서 남교리날머리 구간

갈림길의 겨울은 쓸쓸하다.

여름철 그것도 주말이라면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많은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지만 주중 그것도 눈이 덮인 겨울, 지금은 바람도 차고 아무도 없는 쓸쓸함만이 가득하다.

<설악이정목 11-08, 해발1335m 지점, 십이선녀탕 갈림길입니다.>

어제 대승폭포로 내려섰던 발자국은 십이선녀탕계곡에서 올라왔으므로 이제부터는 아무 발자국도 없는 곳, 1369봉과 1241봉을 지나 음지골로 내려서야 하는데 선뜻 내키지 않는다.

점심식사를 하며 몇 차례 갈등이 일기도 했었는데 마음 한쪽에서는 눈이 많은데다, 눈이 녹으며 등산화에 달라붙어 보행이 자유롭지 않아 십이선녀탕으로 하산하자고 유혹을 하고, 또 다른 마음은 계획을 세워 놓고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할 수 없으니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한다며 음지골 강행을 부추긴다.

잠시 머물다 직진 방향으로 오른다.

<1358봉에서 잡목 사이로 보는 서북릉과 귀때기청봉, 그리고 대청봉입니다.>

<1358봉에서 보는 안산의 풍경입니다.>

<1358봉에서 보는 매봉산과 칠정봉의 풍경입니다.>

갈림길 바로 위 1358봉에 올라 주변을 조망하니 뻥 뚫리지는 않았지만 시원스럽고 보기에 좋다.

서북릉 우편으로 점봉산이 희미하고, 좌편으로는 대청봉과 화채봉 능선이 이어지다가 잡목속으로 모습을 감추었으며 나뭇가지 사이로 안산의 험상궂은 풍경과 북으로 매봉산과 칠절봉이 모습을 나타낸다.

1358봉에서 내려서 응봉갈림길로 향하는데 능선은 설구로 인해 눈이 허벅지까지 차오고 기온이 오르며 눈이 녹아 등산화 밑으로는 약15~20cm 눈두덩이가 붙어 발목이 옆으로 뒤틀리니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망설이기 시작한다.

앞으로 계속 갈 것과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십이선녀탕으로, 두 마음이 서로 다투기를 1분여, 이곳에서 최종 결정을 해야 했다.

산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니 안전하게 십이선녀탕으로 내려선다고 결정을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십이선녀탕 갈림길로 되돌아 나온다.

다음 산행계획도 코스가 바뀌어야한다.

아니오니골~음지골, 응봉은 별개 코스로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갈림길에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급하고 눈도 많다.

곳곳에 있는 계단이 턱이 없어졌고 밋밋한데 때로는 빠지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하며 내려섰는데 눈이 많아 다칠 염려는 없었다.

지난번 안산에서 계곡으로 내려선 지점을 생각하며 내려선다.

갈림길에서 15분을 내려서 설악이정목 11-09(해발1112m)이 나오고, 다시 8분을 내려선 지점, 갈림길에서 약20분을 내려서면 계곡에 내려서고 작은 합수곡 계곡가에 의자같이 생긴 나무가 있는데 이곳이 안산과 연결되는 길이 있는 곳이다.

<음지골을 포기하고 되돌아 나와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내려섭니다.>

<이곳에서 안산으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밋밋해 의자 나무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5분을 내려서니 설악이정목 11-10번이 모습을 나타낸다.

계곡은 희고 맑은 눈이 정복을 했고, 숲속에는 수 백 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주목이 눈에 띄었고, 응봉 능선 먼 곳에 험하기로 소문난 암봉이 눈에 들어오고, 그 가운데 계곡 안에 내가 있다.

계곡은 조용했고 이따금 얼음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물소리와 박새의 지저귐과 가쁜 숨소리가 들릴 뿐이다.

설악이정목 11-11(해발1021m)과 이정표(복숭아탕1.8km대승령2.6km)가 있는 곳에 도착해 등산화에 붙은 눈두덩이를 털며 아픈 발목을 잠시 주무르며 안정을 찾는다.

<십이선녀탕계곡 풍경으로 멀리 응봉능선의 암봉이 보입니다.>

<십이선녀탕계곡에는 수백년 묵은 주목이 아주 많습니다.>

<왼쪽 발로 눈두덩이가 10cm이상이 붙어 제대로 걷기가 아주 불편합니다.>

<오른쪽 발은 더 많이........>

등산화의 눈두덩이를 털고 5~6보정도 걸으면 다시 키가 20cm는 커지는 느낌이지만 자칫하면 발목이 뒤틀리며 넘어질 수도 있어 여간 귀찮고 힘든 게 아니다.

십이선녀탕의 겨울 풍경은 좋다.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면 겨울 산은 쓸쓸하지만 응봉은 활엽수도 많지만 침엽수림도 많아 눈 내린 풍경과 암봉들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응봉 이전의 암봉을 바라보며 다음 저곳을 지날 때를 생각하며 지리 여건을 눈 여겨 보며 지나고, 능선에서 시작한 암봉은 사면으로 대각선을 이루며 계곡까지 이어져 멋있는 풍경을 만든다.

<십이선녀탕의 연육교입니다.>

<두문폭포 바로위에 있는 무명폭포로 동면에서 깨어지지 못한 상태이며 아래 사진은 지난해 7월 찍은 사진입니다.>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들어서 1시간20분이 지나 연육교를 지나고 15분 정도 더 지나 무명폭포로 내려서고, 잠시 뒤 두문폭포에 도착한다.

무명폭포 합수곡은 몇 해 전 수해가 있었던 것 같다.

안산에서 내려서는 계곡은 고속도로와 같이 넓고 얼음이 덮인 위로 눈까지 내렸으니 엉덩이 썰매를 타면 안산 능선에서 쉽게 내려설 것 같았다.

여름철 이 계곡으로 올라가면 어떨까? 생각을 하며 내려선 두문 폭포는 조용하기만 했다.

천지를 진동시키던 계곡의 물소리는 동면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한 채 조용하기만 했고 폭포 아래 넓은 소는 얼어붙은 채 있으므로 선녀를 맞이할 입장이 못 되는가 보다.

여름철 달밤에 이곳을 찾아 목욕을 하러왔던 선녀는 목욕도 하지 않고 겨울을 보낸다는 것인지, 아니면 아프리카 지방으로 출장을 간다는 것인지, 선녀의 행방이 궁금했고 선녀의 발길이 끊기니 아리따운 선녀의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보던 나무꾼도 이곳에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두문폭포 옆에 있는 작은 탕들도 눈이 덮어 하나만 확인할 수 있었고 작은 탕은 구분이 되지 않았으며 길고 높은 폭포는 눈으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높이를 분간할 수 없다.

두문폭포에서 간식으로 체력을 보충하며 20분 가까이 휴식을 취하고 복숭아탕으로 내려선다.

곳곳에 낙석주의 안내판이 있는데 이곳을 지나며 사람들은 위를 보며 다니지 않아 위험을 모르지만 위를 보면 아주 위험한 지역임을 알 수 있는데 낙석이 진행된다면 ......... 가정을 하며 빠르게 지나친다.

복숭아탕 위에서 아래로 내려서는 등로는 가팔고 미끄러워 시간이 걸려 내려섰고, 복숭아탕 전망대로 들어서 복숭아탕과 위 암봉의 겨울풍경을 감상해 보지만 이곳에서도 선녀들의 발자취는 보지 못하고 복숭아탕을 내려선다.

복숭아탕을 내려서 계곡 우측으로 한동안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있으며 쉼터 전망대를 지나 설악이정목 11-16(해발678m)을 지나며 고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보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설악이정목 11-16번 뒤로하고 내려서면 함지박출렁다리를 건너고 잠시 후 큰 무명폭포를 만나며 벌써 응봉폭포에 왔나? 싶었는데 응봉폭포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 무명폭포는 여름의 풍경보다 겨울 풍경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잠시 후 이정표를 만나는데 복숭아탕1.2km12선녀탕입구3km가 표기되어 있다.

무척 많이 온 것 같았는데 복숭아탕에서 1.2km를 내려왔고 아직도 3km나 더 내려서야 한다니..........

이정표에서 10분을 내려서 응봉폭포에 도착한다.

여름철 폭포 아래 어린아이를 데리고 물놀이를 하던 어느 아빠를 생각하며 응봉폭포를 지나 한 구비를 돌아가니 두 번째 현수교가 나오는데 응봉출렁다리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다.

응봉출렁다리를 지나 5분정도 내려서면 좁은 골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무명폭포를 만드는데 평소 이곳은 폭포에도 끼지 못하는 무명인데 폭포 아래 소는 얼음이 녹아 유일하게 물을 볼 수 있는 폭포였는데 머지않아 선녀의 발길이 이어질 듯 했다.

무명폭포를 지나며 이정표는 아직도 날머리까지 2km가 남았음을 알린다.

이정표를 뒤로하고 평탄한 길을 따라 10분을 지나면 마지막 현수교인 십이탕출렁교를 건너며 날머리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계곡은 얼어붙어 있는데 어딘가를 찾고 있다, 지난여름 이곳으로 내려설 때 날머리 직전 계곡에서 몸을 씻었던 기억을 되살리며 당시의 시원함을 떠올려본다.

멀리 날머리 계수대가 눈에 들어오고, 계수대를 빠져나오자 좌측 국공초소에는 젊은 친구가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지 눈길에 날머리를 지나는 사람이 있으면 눈길이라도 줄 법한데 이 친구는 남의 나라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렇게 음지골로 계획을 세우고 나선 산행은 엉뚱하게도 십이선녀탕으로 마무리가 된 용두사미의 산행이 되었다.

설악산 장수대분소에서 십이선녀탕날머리까지 산행거리11.59km, 산행시간7시간35, 해발317m, 현재시간 1616분이다.

 

십이선녀탕 국공초소를 벗어나 주차장을 지나고 십이선녀교를 지납니다.

윗남교 정류장은 46번국도 신도로와 구도로에 각각 있는데 백담사 방향은 신도로에, 원통방향은 구도로에 있습니다.

전에는 구도로로 이동해 원통을 경유해서 귀경을 했는데 원통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는 홍천을 경유하므로 이번에는 백담사 방향 버스를 타고 백담사 입구에서 중간 정차가 없는 직통버스를 타기위해 신도로 윗남교정류장으로 올라갑니다.(십이선녀탕계곡입구에서 약400m)

원통에서 1610분에 출발한 버스가 곧 도착하고 백담사 입구에 하차하여 15분을 기다려 17시 버스로 귀경했습니다.

대중교통의 또 다른 정보, 십이선녀탕, 당정골, 아니오니골, 음지골 백담사입구, 진부령에서 귀경하는 경우 원통으로 가지 말고 백담사입구에서 승차를 하면 중간에 정차 없이 직통으로 귀경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