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100산산행기

2024. 북한산 산행이야기

범솥말 2024. 1. 24. 16:05

북한산 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240121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9.92km

산행시간: 5시간10(12:00~17:10)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12:00 효자동 효자비에서 산행시작

12:23~35 장군봉능선 쉼터

12:50 아이젠 착용

12:54 밤골계곡으로 들어섬

13:27 숨은벽능선 진입3거리

13:35 샘터

13:58 호랑이굴앞 데크 상단, 산행거리3.11km, 산행소요시간1시간58, 해발747m

14:10 위문도착, 산행거리3.34km, 산행소요시간2시간10, 해발713m

14:26~33 백운대, 산행거리3.57km, 산행소요시간1시간26, 해발832m

14:47 위문

14:51 용암문 갈림길

15:00~10 조망 및 휴식, 산행거리3.57km, 산행소요시간3시간, 해발749m

15:17 노적봉 밑

15:31 용암문, 산행거리5.07km, 산행소요시간3시간30, 해발592m

15:56 대동문, 산행거리6.67km, 산행소요시간3시간56, 해발548m

16:04 칼바위능선 갈림길

16:10 보국문, 산행거리7.32km, 산행소요시간4시간10, 해발557m

16:33 보국문 쉼터, 산행거리7.98km, 산행소요시간4시간33, 해발344m

16:34 샘터

16:43 정릉2

16:48 보국천 쉼터, 산행거리8.73km, 산행소요시간4시간48, 해발266m

17:03 정릉1

17:07 청수루

17:10 북한산 정릉탐방안내소, 산행거리9.92km, 산행소요시간5시간10, 해발120m

 

산행 이야기

오늘은 북한산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산에 가는 것이 겁도 나고, 꾀가 납니다.

작년11월말에 산행을 하고는 날씨가 춥다는 핑계로, 눈이 내린다는 핑계로, 비가 내린다는 핑계로, 집안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등등의 이런저런 사유로 산을 찾지 않은지가 2달이 가까워집니다.

그러니까 2023년이 지나가고 2024년이 되었으니 이번 북한산 산행이 올해 들어 처음 산을 찾는 것입니다.

북한산은 국립공원이면서 서울에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산이 넓고, 커서 명소도 많고, 오르는 탐방로도 아주 여러 곳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들머리나 날머리로 찾는 곳이 북한산성, 구기동, 우이동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제일 자주 가는 곳이 사람들이 적은 밤골 또는 효자비인데 이곳 탐방로로 들어서면 숨은벽과 백운대 사이에 있는 계곡을 통해 백운대로 오르는 곳입니다.

오늘 신년산행으로 원주 치악산 종주코스를 산행하려고 했는데 사정에 의해 치악산 을 가지 못하고 산행처를 북한산으로 정하고 늦은 시간에 집을 나서서 효자비정류장에 하차하니 12시가 되었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백운대에 오르기 위해 효자비에서 개천을 건너 계곡을 따라 들어섭니다.

들머리에서 5분 정도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능선3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북한산 둘레길과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 북한산성 북문, 원효봉으로 분리되는 곳입니다.

고갯마루에서 좌틀하면 계수대가 있고 계수대를 지나 7~8분을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우측은 북한산성 북문으로 올라 원효봉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으로 오르는 길은 폐쇄했는데 이 길이 밤골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죄송한 맘으로 금줄을 넘습니다.

능선은 지반이 약한지 등로가 빗물에 1~1.5m 파여 골을 이루고 있습니다.

금줄을 넘어 12분을 올라 장군봉 능선에서 분기한 능선마루에 도착하는데 조금 전 금줄에서 이곳까지가 등산로 폐쇄구간이 됩니다.

능선 고갯마루는 아주 넓어 쉬어가는 쉼터로 조금 전 구간이 폐쇄되기 전에는 이곳에는 늘 산꾼들이 쉬고는 했던 곳인데 구간폐쇄이후에는 인적이 뜸합니다.

고갯마루로 올라서니 찬바람이 불어댑니다.

이곳에서 스틱도 펴고 오는 전화도 받으며 10여분을 쉬고 고갯마루를 내려서면 바로 3거리로 밤골에서 백운대로 이어지는 등로가 나타납니다.

조용한 계곡을 10여분 올라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완전 빙판으로 도저히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는 갈 수가 없습니다.

산행을 포기하고 하산할까?

아이젠을 착용하고 산행을 강행할까?

한동안을 망설이다가 산행을 강행하기로 합니다.

밤골계곡으로 내려서서 빙판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이곳 백운대와 숨은벽 사이 계곡은 거대한 너덜이 산재한 곳이어서 길이 안 좋은 편인데 거기다가 바위에 얼음과 눈이 덮고 있어 천천히 안전한 길을 찾아 오릅니다.

사람들이 지난 발자국도 거의 없습니다.

계곡으로 들어서기 전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제법 많은 눈이 내립니다.

앞에서 남녀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 앞에 다른 사람이 오르고 있다는 생각에 조금 안도했는데 얼마 오르지 않아 남녀는 큰 바위 아래에서 식사를 하려는지 사라지니 고요한 계곡은 소리 없이 눈만 계속 내립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한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 사람도 나이가 지긋해보였는데 저와 동연배는 되는 듯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숨은벽 능선으로 이어지는 3거리가 보이고, 효지비를 떠난 뒤 1시간 반이 지나 숨은벽3거리에 도착합니다.

숨은벽 능선에서 한사람이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길이 매우 미끄러운지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옵니다.

숨은벽 갈림길에서 5분여를 올라 샘터에 도착합니다.

여름에는 이곳 샘터에서 나는 샘물을 마시며 쉬어가는 곳인데 지금은 물이 완전히 마르고 스텐레스 물바가지 2개가 덩그러니 놓인 채 쓸쓸하게 바뀌었습니다.

갑자기 주변에서 까마귀가 울어댑니다.

까마귀가 울면 대부분 재수없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게 생각합니다.

새의 여러 종에는 남의 둥지에 탁란, 그러니까 남의 둥지에 몰래 알을 낳아 공짜로 새끼를 키우게 하는 야비한 뻐꾸기 종류가 있는가하면 뻐꾸기가 낳은 남의 알인지도 모르고 미련하게 자기보다 몇 배나 더 큰 새끼를 기르는 우둔한 오목눈이 새가 있는가하면 지능이 있는 새가 있으니 자기를 낳고 키워준 은혜를 알고 새끼가 먹이사냥을 할 정도 되면 새끼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은혜를 갚는 새는 까마귀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혼자 산을 다니며 떡, 빵을 까마귀와 나누어 먹은 적도 많은데 오늘은 고구마 1개가 전부인데 그래도 까마귀가 배고프다며 먹을 것을 달라고 하니 고구만 1/3을 잘게 나누어 샘터 앞 눈 위에 떼어 줍니다.

까마귀 2마리가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리를 뜨자 까마귀가 고구마를 물고 나뭇가지위로 올라가 먹는 것을 보고는 지켜봅니다.

까마귀 이야기가 나왔으니 까마귀에 대한 잘못 알고 있는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까마귀에 관련된 4자성어에 대해 공부하고 가겠습니다.

오비이락(烏飛梨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으로 까마귀와 배는 아무 관련이 없는데 배가 떨어지는 사간에 까마귀가 날아가자 까마귀 때문에 배가 떨어진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원래 오비이락은 사자성어가 아니고 본문은 천태지자 대사의 해원석결 (解寃釋結) 이란 유명한 법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 양무제때 선지식으로 이름을 날리고 법력이 높았던 지자대사가 어느 날 지관삼매(止觀三昧) 선정에 들었는데 피를 흘리는 돼지와 사냥꾼을 보는 순간 그들의 삼생(三生) 사가 훤히 내다 보였다.

산돼지 한마리가 몸에 화살이 꽂힌 채 피를 흘리며 지나 간 후 곧이어 사냥꾼이 뒤를 쫓아와 산돼지 한마리가 이곳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까?” 하고 묻는 것이었다.

이때 대사가 사냥꾼을 보고 엽사여! 그 활을 던져 버리시오하며 다음과 같이 법문을 하셨다

오비이락 파사두 (烏飛梨落破蛇頭)

사변저위 석전취 (蛇變猪爲石轉雉)

치작엽인 욕사저 (雉作獵人欲射猪)

도순위설 해원결 (導順爲說解怨結) 이라 했는데 법문의 배경은 이러하다

三生前에 까마귀가 배나무에서 배를 쪼아 먹고 무심코 날아가자 나무가 흔들리는 바람에 배가 떨어져 그 아래서 볕을 쬐고 있던 뱀의 머리를 때려 죽고 말았다

이렇게 죽게 된 뱀은 돼지 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고 뱀을 죽게 한 까마귀는 생을 마치고 꿩으로 태어나게 되었는데 숲속에서 알을 품고 있었다.

이때 돼지가 칡뿌리를 캐먹다가 돌이 굴러 내려서 새끼를 품고 있던 꿩이 치어서 죽고 말았다.

이렇게 죽음을 당한 꿩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 사냥꾼이 되어 그 돼지를 활로 쏘아서 죽이려는 순간 지자대사가 이들의 지난 삼생(三生)사를 내다보시고 더 큰 원결과 악연으로 번져가지 못하도록 사냥꾼에게 이 같은 원한을 해소하는 법문을 설명해주게 된 것이었다

지자대사로부터 삼생사에 얽힌 이러한 법문을 듣게 된 사냥꾼은 크게 뉘우치며 그 자리에서 활을 꺾어 던져 버리면서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다."며 다짐을 했다고 합니다.

오비이락의 법문을 들으면서 고의가 아닌 무심한 실수에서 비롯된 일들이 점차 악연으로 번져 끝까지 따라 다니면서 서로 죽고 또 죽임을 거듭하는 무서운 악연과 원한관계를 볼 수 있는데 전생에 지은 복은 금생에 받고 금생에 지은 복은 후손이 받고 내가 받는다. 고 하였으니 사랑하고 좋은 인연을 지으면서 선업을 닦아야 한다는 것이 오비이락(烏飛梨落)의 교훈입니다.

까마귀에게 먹이를 주며 시간을 보내다가 10여분을 올라 데크시설이 되어 있는 능선에 올라섭니다.

눈은 어느새 그쳤고 계곡아래는 보이지 않고, 숨은벽 마지막 바가지바위가 우뚝하게 솟은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능선을 넘는 V곡에서는 바람이 능선을 넘느라 비명을 질러댑니다.

묵직하게 능선을 지키는 소나무가 거센 바람에 몸부림을 치며 소리를 질러대고, 우측 바위 아래는 호랑이굴이 있습니다.

30년전 9명이 동네 산악회를 만들어 산을 다니던 시절 우리는 이 호랑이굴을 아주 여러 차례 통과하고는 했는데 좁은 굴로 들어서면 좌측길은 길고 좁지만 위험하지 않게 굴을 통해 좌측으로 나가게 되고, 우측길은 수십m 낭떠러지기 위를 아주 위험하게 지나는데 굴의 길이는 짧지만 스릴이 있어 늘 우측 길로 통과를 했는데 좌측이나 우측 어느 곳으로 가던지 위에서 만나게 되고 한차례 로프를 타고 올라야 백운대로 오를 수 있는데 요즘은 로프를 잘라버려 호랑이굴로 백운대를 오르는 사람들이 없는 편입니다.

호랑이굴을 보며 옛 향수에 젖다가 능선을 넘습니다.

강한 바람이 싸대기를 갈깁니다.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거니와 정면을 볼 수도 없습니다.

뒤돌아 바람을 등으로 막으며 정신을 차린 후 다시 내려섭니다.

좌측으로는 인수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정면 앞쪽으로는 만경대에서 이어지는 능선에 족두리바위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호랑이굴이 있는 무명봉으로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호굴봉이 될 것 같습니다.

조금 내려서니 바람의 저항이 약해지네요.

호굴봉을 우측에 두고 5~6분을 밑둥을 따라 돌아갑니다.

호굴봉과 옆 무명봉 사이에 바위 계곡이 제대로 모습을 나타냅니다.

2022028일 저 암릉계곡에 갇혀 약50분을 헤맸던 사지의 골짜기입니다.

백운대에서 호랑이굴로 내려서려고 이 계곡으로 내려섰는데 길은 없고, 다시 올라서려는데 올라설 수가 없어 암릉계곡을 따라 내려서게 되었는데 배낭에는 약23m되는 테프슬링이 있어 시도를 했는데 쉽지 않아 막판에는 목숨을 담보하고 모험을 한 끝에 사지에서 탈출할 수 있었는데 지금 이곳을 봐도 아찔합니다.

잠시 후 위문에 도착합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무척 많아졌습니다.

도선사에서, 용암문에서, 대동문에서, 보국문에서, 대성문에서, 대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온 사람들도 있겠지만 북한산성에서 대서문을 지나 백운대를 오르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입니다.

여러 사람들 속에 일원이 되어 백운대를 오릅니다.

바람이 엄청 불어대는데 호랑이굴을 지나올 때보다는 덜 한 것 같습니다.

스틱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고 중간에서 스틱을 접고 오르지만 사람들이 많아 오르는 사람과 내려서는 사람이 교차되며 시간이 더 걸립니다.

경사지 철사다리구간을 지나 백운대에 오릅니다.

효지비 들머리에서 출발해 2시간25분이 지나 백운대에 올랐습니다.

백운대(白雲臺)

바람이 무척 거세게 불어 백운대 정상 난간이 없다면 정상에 올라서는 사람이 몇 명 없을 것 같은 분위기로 쉽게 설명하면 사람이 바람에 날릴 것 같습니다.

좁은 공간에 다른 사람이 내려서고 2명이 남아 서로 사진을 찍어줍니다.

그리고는 백운대에서 사방을 조망하지만 날씨가 흐려 가시거리가 좁은 편입니다.

동쪽으로

만경대가 우뚝하고 좌측으로 족두리바위를 지나 능선은 영봉으로 이어지며 의정부일대는 보이지 않고 우이동 일대의 밀집한 주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만경대에서 남쪽방향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은 우측에 노적봉을 떨구고, 한동안 내달리던 능선은 보현봉과 문수봉을 일으켜 세우고 이곳에서 남쪽으로 비봉능선을, 서쪽으로는 의상본 능선을 분기합니다.

비봉능선은 멀기는 하지만 비봉과 향로봉을 분간할 수 있고,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나한봉, 나월봉, 증취봉, 용혈봉, 용출봉을 지나 의상봉에 이르며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장군봉, 염초봉, 원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솟아있고, 밤골을 가운데 두고 숨은벽 능선의 암봉이 위용을 나타내고 있으며 밤골 건너편은 한북정맥의 노고산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북쪽으로는 눈앞에 인수봉이 우뚝하고 인수봉 뒤로 도봉산 희미하게 형제만 나타내고 수락산은 형체마저도 볼 수가 없습니다.

백운대 정상에서는 추위로 인해 오래 버틸수 없기도 하지만 공간이 좁으로로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므로 내려서야 합니다.

백운대 하산을 시작합니다.

바람은 거세고 오르는 것이나 내려서는 것 모두 쉽지 않은데 사고는 해이된 하산시에 많이 발생하니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내려섭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연체되는 철로프구간에서 아래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양보하고 위에서 머무는데 젊은 외국인2명과 한국친구 등 일행이 오릅니다.

그런데 앞에 오르는 외국인은 장갑을 끼지 않아 손이 빨갛게 변했는데 그 뒤에 오르는 외국인을 보고 놀랐습니다.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무릎과 정강이가 빨강 물감을 풀은 것 같이 붉게 변했으므로 안타까운 생각에 추운데 반바지만 입어서 어떡하냐? 고 걱정스럽게 말을 건네자 그래도 웃음으로 화답합니다.

안타까운 생각도 잠시 조심스럽게 험지를 내려서서 무사히 위문에 도착합니다.

위문(衛門)

위문은 북한산성의 문() 가운데 하나로 북한산성에는 12성문이 있는데 동서남북으로 대문이 있고, 사이사이에 작은 지문이 있고, 곳곳에 문루가 없는 돌문이 있는데 대동문과 북문사이에 있는 문으로 용암문과 위문이 있습니다.

20여년전 북한산을 자주 오를 때 이곳 위문에는 큰 쉼터가 되고는 했는데 위문 주변 성곽도 없을 때 위문(衛門)에서 만경대(萬景臺) 방향으로 있는 멋있는 바위를 오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지요.

오르는 방법도 각각의 기술에 따라 달랐는데 실역을 뽐내고 나면 구경하던 많은 산객들이 환호하며 박수로 화답해주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런 일은 이제는 볼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기는 합니다.

위문으로 들어서서 북한산성 안으로 진입합니다.

오래전 가파른 등로를 힘들게 오르던 등로는 언제부턴가 데크계단으로 바뀌었는데 무릎이 성한 젊은 친구들은 좋겠지만 나이가 지긋한 산객들은 긴 계단이 나오면 아주 힘들어 합니다.

계단을 조금 내려서면 좌측으로 등로가 분기하는데 직진은 북한산성 대서문으로 가는 길이고 좌측은 대동문, 대남문 방향으로 성곽을 따라 이어지는 길입니다.

어느 곳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좌측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산행계획은 원래 대남문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늦게 산행을 시작했고, 등로가 얼음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대남문까지 간다는 것도 무리인 듯싶었는데 그래도 가는 곳까지는 가볼 심산으로 좌측으로 들어섭니다.

4~5분을 지나 백운대를 보면 백운대가 참으로 멋있게 보입니다.

암봉들은 비슷하겠지만 백운대역시 보는 방향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겠지만 이곳 노적봉 방향에서 보는 백운대가 그래도 제일 멋있는 풍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운데 우뚝하게 솟은 정상부와 남쪽으로 정상부와 쌍벽을 이루는 석봉이 있고 석봉 남서방향으로 절벽이 이어지는데 그 아래 백운대 서벽이 있습니다.

서벽의 서쪽 끝은 여우굴로 가는 마른폭포이고 동쪽의 끝은 위문에서 내려와 노적봉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는 곳인데 길고 긴 암벽을 횡단하는 길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곳을 백운대 서벽이라고 부르는데 중간에 쇠줄이 하나 있기는 하지만 아주 위험한 길이기도 합니다.

잠시 넋을 잃고 백운대를 감상하고는 다시 노적봉방향으로 4~5, 길을 이어가다가 조망이 좋은 만경대(萬景臺)능선 자락에서 잠시 주변을 감상하고 간단히 요기를 하며 쉬어갑니다.

간식이라고 해봐야 귤 하나에 아까 까마귀에서 1/3 주고 남은 고구마가 전부입니다.

조망이 뛰어납니다.

이곳에서 백운대와 염초봉 그리고 원효봉을 보는 풍경이 아주 좋은편이며 구파발, 삼송리의 아파트 풍경이 구분되는데 일산일대는 곳곳을 확인할 수가 있었는데 사진으로는 판독이 불가합니다.

이곳에서 보는 노적봉(露積峰)은 아주 좋습니다.

30년전 동네 부부산악회에서 노적봉을 올라 즐겁게 시간을 보냈던 시절이 떠오르는데 지금은 세상을 하직한 분들도 있고 연락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일부는 지금도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노적봉을 보고 있으니 갈등이 생깁니다.

노적봉을 올라갔다가 성곽길을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큰데 산행을 시작하며 모험산행은 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다짐을 했으므로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10여분 휴식을 마치고 다시 길을 이어가면 소나무 아래 긴 계단을 내려서서 만경대(萬景臺)와 노적봉(露積峰) 사이 V곡으로 내려섭니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고 그냥 용암문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노적봉 V곡을 지나면 등로는 하향 사면길이 이어지는데 이곳을 지나며 오래전 일이 생각납니다.

동네 부부산악회에서 노적봉을 올랐다가 노적봉 아래 계곡으로 무작정 내려섰는데 어찌나 낙엽이 많이 쌓였던지 낙엽속에서 즐겁게 노적사로 내려섰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노적봉 V곡에서 15분도 걸리지 않아 용암문에 도착합니다.

용암문(龍岩門)

용암문은 소문으로 문루가 없는 암문입니다.

용암문에서 성밖을 보면 잡목을 관리하지 않아 깔끔하지는 못하지만 넓은 우이동일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햇볕이 한 번도 들지 않고 흐린 날씨에 때때로 눈발이 날리는데 시간으로 보면 아직 대낮인데 흐린 날씨 때문에 어둡게 느껴집니다.

서둘러 대동문으로 향합니다.

눈 내린 성곽길을 따라 가며 보는 운치 있는 풍경이 아주 좋게 느껴졌으며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생소한 풍경이 나타났는데 만경대와 노적봉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 듯 우뚝하게 솓아 있는 풍경이었는데 잡목으로 사진에 담기가 나빠 알맞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만경대와 노적봉의 우람한 풍경은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이어서 성곽길을 지나고 성곽을 우회하는 길을 가다가 대동문에 도착하는데 아차 이곳에 와서 보니 동장대를 생략하고 대동문에 도착했습니다.

대동문(大東門)

북한산성의 동쪽 대문입니다.

북한산성 4대문에는 이곳 대동문, 남쪽 문수봉과 보현봉 사이에 있는 대남문, 북한산성 정문인 대서문, 그리고 원효봉 북쪽에 있는 북문인데 북문은 북대문이라고 하지 않고 대() 자를 생략한 북문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북한산성의 정문은 대서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처음에는 대성문이 정문이었다고 합니다.

숙종도 대성문으로 들어와 북한산성을 시찰했다고 하고 영조도 대성문을 업혀서 들어왔다고 하는데 영조 이후 대서문을 정문으로 이용했다고 하며 대남문은 처음에는 남소문이었다고 하는데 영조가 이곳으로 하산한 후 대남문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고 암문이었던 남소문을 문루를 만들어 오늘날의 대남문 형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대동문는 북한산성 동대문이므로 문루가 있는데 문루에 올라가지는 않고 그냥 지나칩니다.

대동문을 지나면 서서히 오름이 시작됩니다.

노적봉인근에서 아이젠을 벗었는데 용암문부터 계속 얼음길이 이어지므로 속도를 낼 수도 없어 완만하게 걸으며 6~7분 이동하자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칼바위능선 갈림길입니다.

그러면 보국문에 근접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고개 넘으니 보국문인데 보국문은 지금 공사가 한창인데 성곽을 기준으로 안에서 밖으로 계단으로 연결하는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문루공사를 하려는지 공사자재가 곳곳에 많이 쌓였습니다.

보국문에서 대성문으로 가는 성곽길은 가파르게 5분 정도 올라야하며 무명봉을 넘게 되면 대성문이 되며 대성문에서 10분 이상을 가야만 대남문입니다.

대남문까지 가면 내려가는 길이 3~4km가 되니 너무 하산이 늦을 것 같고, 보국문이나 대성문으로 하산해야 하는데 보국문으로 하산하면 정릉이고, 대성문에서 하산을 하면 일선사에서 길이 갈라져 정릉으로 갈 수 있고, 평창동으로도 갈 수 있는데...... 보국문에서 하산하기로 합니다.

보국문을 기점으로 정릉은2.5km, 북한산성은 4.5km인데 정릉길은 아주 확연하고 뚜렷한데 북한산성 길은 정릉길에 비하면 좋지 않고 1시간을 더 내려서야하므로 정릉으로 하산하기로 작정합니다.

하산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사람에게 하산했는지 확인전화가 옵니다.

보국문에서 정릉까지는 약2.5km1시간 반은 걸릴 것 같습니다.

북한산 들,날머리가 아주 여러 곳이 있는데 이곳 보국문 코스는 약30년전 딱 한 번 올라갔던 적이 있고 이번 하산이 두 번째가 됩니다.

하산길은 계속 계단길로 이어지므로 지루하고 무릎에 부담을 주므로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저보다 연상으로 여겨지는 산객 한 분이 하산하고 있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내려섰으며 보국문에서 20여분을 내려서자 쉼터가 나타나는데 보국문쉼터입니다.

쉼터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고, 6인용 탁자가 있고 주변에 있는 자연석을 옮겨 의자 대용으로 이용하는 만년 의자가 있는 좁은 쉼터입니다.

그런데 뭔가가 빠진 느낌? 그러고 보니 샘터가 없네, 라고 생각했는데 샘터는 쉼터 바로 아래 있으며 겨울임에도 바와 눈이 내려서인지 샘물이 아주 많이 납니다.

샘터 주변에는 6인용 탁자와 바람에 쓰러진 나무를 걸친 재래종 의자가 있어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샘터에는 물바가지가 5개가 있어 시원하게 한 바가지 퍼마시고 다시 내려섭니다.

앞서가던 산객은 사진찍고 물퍼마시는 사이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샘터를 지나 10분을 지나면 아치형 다리가 나오는데 이곳이 정릉2교인데 학생 같은 아가씨 2명이 정릉2교에서 산책 행보로 올라가는데 걱정스러워 너무 늦게 오른다고 인사를 건넸는데 다리 위에는 남자 한사람이 여자들을 천천히 따라가고 있는데 일행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데 걱정스러워 그들의 행동을 한동안 지켜보다가 하산을 합니다.

정릉2교에서 5분을 내려서면 넓은 쉼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보국천쉼터입니다.

보국천쉼터를 지나 15분을 내려서면 정릉1교가 나오고, 불과 100m 아래 정수2교가 나오는데 이곳이 대성문에서 정릉으로 하산하는 길입니다.

정수2교를 지나면 멀리 정자가 나타납니다.

점점 가까워지면서 정자의 정체가 드러나니 이곳이 청수루입니다.

청수장은 일반음식점인지 요정인지 오래전부터 많이 들어왔던 이름인데 청수루(淸水樓)는 무엇인가?

청수동계곡은 아주 오래전부터 경관이 뛰어나고, 물이 맑아 선인들이 정자를 짓고 시를 읊던 곳이라고 하는데 옛 정자는 손가정(孫哥亭), 고연정(高然亭)이라고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며 이 정자들도 사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17년 정릉계곡을 알리는 차원에서 서울시지원을 받아 국립공원과 성북구에서 정자를 짓고 청수루라 칭하였다고 합니다.

청수루에는 많은 주련이 달려 있는데 눈에 들어오는 주련이 있으니 청수동천선유처(淸水洞天仙遊處)입니다.

청수루에서 2~3분 내려서면 북한산국립공원 정릉안내소가 있습니다.

버스를 타기위해 종점으로 내려서며 청수루 주련이 떠오릅니다.

淸水洞天仙遊處~~~~

청수동 골짜기는 예로부터 신선들이 놀던 곳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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