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요선암과 요선정 돌아보기(2)
다시 찾아 보는 요선암과 요선정
방문일 : 2015.08.11
문화재 등록번호 : 천연기념물 제543호
소재지 :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 1423호
누구와 : 태욱처남부부와 영등포처형, 그리고 우리 내외
돌아본 곳 : 요선암과 요선정, 마애여래좌상

요선정과 요선암은 딱 1년전인 2014년8월15일 여름 휴가 때 하남에 거주하는 용기형님과 형수를 동반해 집사람과 함께 돌아본 곳이다.
해를 달리해 올해는 태욱이 처남내외와 영등포 태숙처형을 동반해 다시 찾았다.

천연기념물인 이곳 요선암 안내문의 글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은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하식 기원 돌개구멍들이 화강암반하상위에 폭 넓게 발달되어 있어 하천의 윤회와 유수에 의한 하식작용들을 밝힐 수 있는 학술가치가 크며 여러 개의 돌개구멍이 복합적으로 발달된 지형 자체가 가지는 경관 가치도 우수하다.
요선암(邀僊岩)은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뜻으로 양사언이 평창군수 시절 이곳의 풍광을 즐기며 암반위에 요선암이라고 새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2014년1월 문화재청에서 발행하는 문화재사랑에 거재된 요선정과 요선암에 대해 아름답고 예쁘고 감칠맛 나게 쓴 해리티지채널 홍승균 기자의 글을 옮겨 본다.
참 예쁜 곳이다.
이름부터 예쁘고, 풍광 또한 더없는 절경이며, 분위기도 안온하기 이를 데 없으니 강원도 영월의 요선정이다.
산세가 험한 강원지역의 백덕산과 구룡산의 기세 좋은 산자락에서 나온 물줄기가 합쳐지는 주천강의 물살은 바위들을 기기묘묘하게 반죽하였다.
조선의 문장가 양사언은 이를 요선암(邀僊岩)이라 칭하였고, 이 요선암을 내려다보는 산꼭대기 정자는 자연스레 요선정(邀仙亭)이 되었는데 요선정이란 신선을 맞이한다는 정자라는 뜻으로 요선정이 있는 곳이 무릉리라니 지명은 궁합이 참 잘 맞는 듯한데 요선정에서 요선암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이를 자연스레 설명하고도 남는다.
요선정은 바로 옆에 마애불이 함께한 가운데 배치의 균형이라도 맞추려는 듯 아담한 청석탑까지 곁들여지면서, 그리 넓지 않은 산정상의 터는 안정되고 한없는 편안함을 주고 있다.





이곳은 각종 사료를 감안할 때 통일신라 시기 작은 폐사지였으나, 막상 마애불은 고려시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많은 마애불처럼 안면 부위는 부조로 새기고 몸통 부위는 선묘로 새기는 형태로 인식했지만, 세월에 무뎌졌다 해도 좌대에 연판과 앙련까지 조성된 완형의 여래좌상이다. 다만 상체의 길이가 유독 길고 좌정한 무릎이 과하게 표현됨에 따라 신체 균형이 맞지 않으며, 바위의 색채마저 가운데 부위만이 하얗게 돋보이다 보니 얼핏 입상인 것처럼 보인다. 화려한 연꽃문양 광배까지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마애불 중에서도 비교적 보존이 잘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두상은 이목구비가 큼직하여 남성적이고 양감이 풍부하여 힘이 넘치지만, 몸체는 도드라짐이 없는 탓에 마치 바위에서 상체가 솟아나는 형상이다.
때문에 측면에서 보이는 마애불의 모습은 교태스러울 정도의 자태를 보이니 부처님에 대한 친근감이나 예술성을 추구한 석공의 의도라면 선조들의 솜씨가 매우 탁월하다 하겠다.
우리나라엔 약 200여 마애불이 전해지고 있는데 각 시대마다 다양한 형태와 크기를 나타내는데 이 땅의 마애불은 바위에 조각함에 있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 바위에 신령스러움을 새겨 넣었으니 돌은 그로 인해 생명을 얻고 영험을 품었다. 또한 마애불은 한결 같이 서기 어린 비경이나 거대한 바위 절벽에 새겨있는 만큼 참배자에게 경건한 마음자리를 유도하고 있다.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왕실, 귀족들의 비호를 받는 사찰의 경우에는 제 아무리 영험한 부처님이 계신들 그곳은 민초들에겐 언감생심 접근이 어려웠다. 하지만 마애불은 주로 법당이 아닌 야외에 조성하였고, 바위에 새긴 괘불이나 진배없으니 누구에게든 노천법당이 된다.
따라서 마애불이 있는 곳은 수많은 민초들에게 그 누구의 눈치를 살필 필요 없이 언제나 개방되고 편안하게 부처님과 만나는 공간을 제공해준다. 비록 하늘을 이고 있으니 세월의 할큄에 따라 비바람에 씻기고 헤어져서 형체를 알 수 없는 경우라도, 언제까지나 그 바위는 영험한 부처님일 수 있는 게다.
마애불은 높이 또한 산중턱에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다중의 법회나 기도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비탈진 산자락을 올라갈만한 신심이 수반되지 않으면 친견이 어렵다. 그만큼 마애불을 대상으로 한 기도는 더욱 절절했으리라. 무릉리 마애부처님은 동그란 바위의 한쪽 면에 새겨졌기 때문에 참배 후, 어여쁜 돌을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부처님의 양손이 앞가슴에 모여 있음은 흡사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더블악셀’ 회전을 하면서 양손을 모아 혼신의 힘을 다하듯 매우 호소력 있게 가슴 찡하다. 사실 요선정에서 전망이 가장 훌륭하고 탁 트인 자리는 바위의 후면이다. 그곳을 마다하고 굳이 이 자리에 부처님을 새겨 넣었을까를 돌아보건대, 바위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려는 배려와 참배하는 이를 위한 공간적 확보라는 측면이 가미된 장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여러 부처님을 만나다보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쌓은 죄를 모두 고백해야할 것 같은, 크고도 엄한 마애불의 얼굴에서 주눅 들도록 고압적인 경우도 많다. 똑바로 응시하기에 거북하다면 이곳 요선정에 와서는 살그머니 옆으로 돌아서서 부처님과 친구처럼, 도반처럼 도란도란 얘기 나누어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뭔가 풍성하고 넉넉할 것 같은 동그라미의 세계 속에서 말이다. 발걸음을 돌려 내려오는 길에서도 마음 한구석 큰 부자가 된 듯 포만감이 그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