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100산산행기

가야산 산행기

범솥말 2025. 9. 13. 22:35

가야산 만물상코스 산행기

 

산행일시: 20101031

누구와: 다모아산악회원 44명과 함께

산행거리: 6.8

산행시간: 7시간15(11:55~17:10)

산행코스:가야산관광호텔(11:50)-만물상들머리(11:55)-서장대(15:35)-서성재(15:45)-백운사지(16:30)-만물상날머리(15:10)-가야산야생화박물관(17:15)-가야산주차장(17:50)

거의 20년은 되었을 것이다.

옆집 아주머니가 천황봉을 다녀와서 마루에 천황봉정상석에서 찍은 사진을 걸어 놓았다.

내게는 큰 충격이었다.

당시 산과는 거리가 멀었는데 "여자가 지리산 정상을 오르는데 내가 못 갈게 없다" 면서 오기로 산을 다니기 시작했다.

이후 매주 북한산 보현봉에서 일출을 보는 것으로 산을 다니기 시작해 한 달에 한번은 지방의 산으로 출정했던 중동산악회 그 시절.........

명산이라고만 알고 따라간 곳이 해인사가 있는 합천의 가야산이었다.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단풍이 들기 시작할 때이니 아마도 10월중순정도가 되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좋은 산이라고 하니 그냥 좋다고 느끼고 따라 나섰던 때가 거의 20년 정도 지났으니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그리고 2010년이 지나 가기전인 10월말, 출입금지 구역이었던 합천 지리산 만물상 코스가 37년만에 출입금지 구역이 해제되었다는 보도가 매스컴을 통해 발표되자 전국 안내산악회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사면서 산행 전쟁이 시작되었다.

<가야산의 칠불봉과 상왕봉>

가야산 만물상코스!!!

그곳을 가기위해 산악회 버스에 몸을 싣고 고속도로와 지방도로를 달려 12시가 다 되어서 만물상코스의 들머리에 도착했다.

그런데 가야산 만물상탐방안내소에 도착하니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다.

사람들이 많아 가야산국립공원측에서는 사고 방지를 위해 공지를 한 것인지, 아니면 산행대장이 결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물상 코스를 지나 서성대에 3시까지 도착하면 가야산 최고봉인 칠불봉과 상왕봉을 경유해 해인사로 하산할 수 있고 3시가 지나면 칠불봉으로 갈 수 없다고 산행대장의 공지를 한다.

체력과 산행 스피드를 생각할 때 여유 있게 해인사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신인해로 들머리부터 밀려있는 사람들은 2~3발짝을 가고 5분여를 기다리기를 수백번 반복하며 칠불봉의 희망은 점점사라지고 있다.

급한 마음에 몇 번을 새치기를 하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눈총이 따가워 새치기도 못하는 지경이었으니 등로에서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 이외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37년 만에 만물상코스를 개방했다고 하니 전국에서 사람들은 모두 집합을 한 것 같았다.

그래도 산을 다니 사람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데 이건 산행 초보선수들인 나이 든 여자와 어린아이까지 동행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으니 더욱 더 정체현상이 이어진다.

시간은 흐르고, 가지는 못하고, 이러다가 칠불봉을 갈 수 없을 것 같은 조바심에 울화통이 터질 것 같은 심정이었으나 산세가 아름다운 곳에서 도 닦는 마음으로 자신을 다스리고 억제하며 인내심을 발휘해야 했다.

37년 만에 개방해서인지 산은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수없이 길게 늘어선 암릉과 웅장하게 서있는 무명바위들을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듯 했다.

능선 하나만 넘으면 정체가 풀리려나 하는 기대는 능선위에 올라 선다.

그러나 그건 바람이지 끝이 보이지 않는 정체로 대장이 제시한 3시까지 서성재에 도착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이 선다.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가지고 사방에 즐비하게 늘어선 비경과 가야할 앞쪽과 지나온 길을 뒤 돌아보면 마치 봄철 진달래가 온 산을 덮은 것처럼 오색 빛깔의 옷들이 등로를 채운 모습이 주변의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뤄 보기에 마냥 좋다.

산은 산마다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고 또 그 산에 맞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설악산과 지리산에 매료되는가 하면 서울의 명산 북한산과 도봉산 관악산에 매료되는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다.

오늘 처음으로 밟게 된 만물상코스도 많은 사라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으나 더욱 확고한 명분을 찾고 산을 보호하기 위해 37년이란 긴 세월을 통제해 왔는지도 모른다.

정체가 계속되자 길가 여기저기에서 점심을 하고 다시 대열에 참가해도 줄서 있는 사라들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 걸음 한 걸음 오르면서도 어느 시점에서 정체가 풀리면 상왕봉을 갈 수도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서장대에 오른 시간이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서장대에서 주위 조망도 하지 못한 채 얼마 떨어지지 서성재로 내 달리니 서성재에 도착한 시간은 3시에서 약40분이 초과되었다.

그나마 우리 팀에서는 제일 먼저 서성재에 도착한 것이므로 이정도면 칠불봉 등정을 허락할 줄 알았는데 대장이 길 한가운데 서서 일체 통행을 불허한다.

실망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서두를 필요도 없이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구경이나 제대로 하며 오는 건데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단체로 움직이는 상황을 고려하고 불출봉에 대한 미련을 져버리고 한쪽 구석으로 비켜서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이후 서성재에 도착하는 우리 팀이나 다른 팀이나 가자는 사람들과 안 된다는 대장들의 언성이 점점 높아진다.

내가 그랬듯이 포기한 사람들은 허탈한 마음을 달래며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용기골로 하산을 시작하니 서성재를 떠난지 10분만에 백운암지에 닿는다.

가뭄이 들었는지 계곡에는 물이 거의 없었고 이따금 흐르던 물도 조금 흐르다 지루가 사라지곤 하니 계곡이 계곡다운 맛을 느끼지 못한다.

정신없이 한 시간 가까이 내려오니 백운동 야영장에 이르고 다리를 건너며 들머리였던 곳이 날머리로 바뀐다.

날머리에서 조금 내려와 예쁘게 단장한 가야산식물원이 눈에 들어오고 올해 야생화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입구부터 있는 구절초와 시들거리는 꽃범의꼬리를 보며 식물원에 들어서서 아름다운 야생화의 세상으로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