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산 산행기
고창, 선운산 산행기
산행일시: 2009년06월 13일
누구와: 집사람 과 나 그리고 태숙처형님과 친구2명
산행거리: 약 6.8㎞
산행시간: 5시간50분(10:17~14:20)
구간별시간:선운사주차장(10:17)~매표소(10:35)~석상암(10:57)~마이재(11:30)~도솔산수리봉(11:50,336m)~포갠바위(12:10)~창담암(12:40)~투구바위앞(13:30)~선운사(14:05)~선운사주차장(14:20)

천왕산과 뒤 낙조대가 보이는 전망바위
◎산행 전 이야기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어제 늦게 변산의 관음봉을 등정한 후 상록수 해수욕장 인근의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어제 저녁에는 기분이 100% UP된 분위기였는데 그 이유로는 즐거운 여행에 아무사고 없이 무사히 관음봉을 갔다 오는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의 첫 경기였던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이정수와 박지성이 전, 후반 각각 한골씩을 터뜨려 2:0의 완승을 거두었기 때문이었다.
즐겁게 긴 잠을 자고 아침을 맞으니 비가 내려 오늘 하루를 그릇치나 했는데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서니 하늘이 개고 이어서 채석강으로 가서 한 시간여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채석강에서
책을 쌓아 놓은 듯한 모습과 같다 해서 채석강이라는 해안의 절경과 넓은 빈 해수욕장을 천진난만하게 거닐며 시간을 보내다 다시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 내소사를 지나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고창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선운사는 25년전 대한교육보험주식회사에 다니던 시절 직원들과 함께 왔던 곳으로 당시 박찬석 소장과 추시철이란 친구와 그 외 기억속에서 사라진 많은 직장동료들과 왔던 곳으로 당시 산을 알지 못하던 시절 낙조대까지 무척이나 힘들게 다녀온 기억이 있다.

선운사에 도착하고

우리꽃 야생화 뱀무
세월이 기억을 지워버리고 산세나 멋진 바위와 풍광은 기억하지 못하고 왔다 갔다는 것 이외는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듯 하고 당시에는 선운산의 산행은 하지 않았고 천왕산과 낙조대를 갔다 온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 애써보지만 기억을 없고 어느새 매표소가 우리 앞을 막는다.
1인당 2.500원의 거금을 내고 일주문을 들어서 선운사로 들어서기 전 우측 석상암으로 가는 길을 따라 들어서 마이재로 오른다.

석상암으로 가는 길

석상암입구
등로 양쪽으로는 녹차를 만드는 차 재배단지가 있고 길 옆 뽕나무에는 아이 새끼손가락만큼이나 큰 오디가 주렁주렁 열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옛날의 향수를 되새기며 오디로 입맛을 내고는 녹음이 우거진 비포장길을 따라 올라 석상암 입구에 도착하고 여기저기 피어난 야생화를 감상하며 좌측으로 이어진 등로로 들어선다.

마이재

우리꽃 야생화 소시랑개비
조금을 오르는 중 뒤에서 시끄러운 인기척이 들리더니 연달아 3개팀이 우리를 추월하고 그리 힘들이지 않게 올라선 마이재는 잠시 흐른 땀을 식히고 가는 정감있는 사랑방과 같은 느낌이다.
포항에서 왔다는 팀들과 마이재에서 땀을 식히고 주능선을 타고 능선산행을 시작하니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구비 그리고 또 한구비를 오르니 선운산 일명 도솔산의 정상인 수리봉에 도착한다.


선운산 정상
혼자 산행을 했다면 순식간에 오를 수 있었던 완만한 코스이건만 1시간이 되어 올랐으니 다음코스를 어떻게 낙조대까지 정할 수 있겠는가?
아무튼 정상에 도착하여 힘들다며 쉬기부터 하는 일행이 다소 못마땅하기는 하나 모든 걸 내 기준으로 생각할 수는 없으며 어제 변산 관음봉 산행이 있었고 남자가 아닌 여자들이므로 이해를 해야 할 부분이다.
그리 넓지 않은 정상에는 도처에서 모인 산님들로 꽉 메우고 순서대로 사진을 찍는다.
정상이라해서 정상석이 있는 것도 아니고 20여 년 전의 표기방법 그대로 함석판에 정상을 표기하여 세워둔 정상판이 전부다.

정상에서 견치산을 배경으로.....

우리꽃 야생화 칼송이풀
명색이 100대명산에 들어있고 또한 이름 있는 선운사라는 고찰을 끼고 있으면서 지자체인 고창군이나 2.500원의이라는 고가의 입장료를 받아가며 관광객의 편의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선운사의 무성의함과 정상이라면 사방이 탁 트이게 벌목을 할 필요도 있겠으나 쓸만한 나무도 없는 잡목들을 그대로 방치하여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하지 못했음에 드는 실망과 은근히 화가 치민다.
정상에 잠시 머무르다 능선을 따라 이동한다.


선운사를 볼 수 있는 전망대
서해쪽으로 조망이 좋은 전망대에서 견치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고 이어진 능선길을 가다보면 정상과 비슷한 높이에 테크전망대를 설치한 곳이 나온다.
이곳은 동쪽으로 있는 구황봉과 인경봉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선운사의 전경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설치한 것이 목적에 더 부합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포개바위 가기전 전망암에서

포갠바위
능선을 따라 가다보면 두갈래 길이 나오고 외곽으로 도는 견치산 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난 길로 들어서 어마가지 않아 포갠바위가 나온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가 했더니 말 그대로 바위위에 또 다른 비슷한 바위가 얹혀있으니 포개놓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니 혼자 쓴 웃음을 지어 본다.


천왕산과 뒤 낙조대가 보이는 전망바위
포갠바위에서 몇 걸음되지 않은 곳으로 나오니 앞이 탁트인 넓직한 전망바위가 나오고 이곳에서는 견치산과 천왕봉과 낙조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동부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들이 여과없이 조망권에 들어온다.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10분정도 내려서니 참당암 갈림길에서 흰 꽃을 피우고 있는 야생화를 발견하고 카메라를 들이 대보지만 이제 막 야생화에 관심을 갖은 터라 꽃 이름을 몰랐으며 산행기를 정리하며 이 꽃이 노루발풀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노루발풀
야생화를 찍고 앞서간 일행을 쫒아 내려서니 참당암 방향으로 10분도 채 못가서 참당암과 소리재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 일행들에게는 이정도도 무리라고 생각하고 하산을 결정하고 힘없는 발걸음을 옮겨 낙조대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며 주말 사방에서 선운사를 찾은 여러 사람들과 무리를 이루며 선운사로 향한다.
조금 내려서다 빈 간판을 만난 곳은 꽃무릇 집단서식지이다.
꽃무릇은 선운사와 불갑사가 이름이 나 있는 곳으로 아직 꽃대가 올라오려면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데 꽃무릇이 피면 이 계곡이 붉은 빛으로 물들 것인데 꽃무릇에는 애절한 전설이 전해진다.
꽃무릇은 외형의 화려함과는 달리 슬픈 사랑과 그리움을 지닌 애절한 꽃으로 한 뿌리에서 나오는 잎과 꽃이 평생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꽃무릇은 9월초부터 피기 시작해 보름 정도 만개한 뒤 꽃이 지는데 꽃잎이 모두 떨어진 뒤에야 비로소 푸른 잎이 하나 둘 돋으므로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꽃무릇을 '상사화(相思花)' 라 부르기도 하는데 전설도 전해온다.

꽃무릇의 전설
어느 깊은 산속의 절에서 열심히 불도를 닦던 한 젊은 스님이 있었다.
어느 여름날, 이 절에 아리따운 젊은 여인이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자 마을로 내려가지 못하고 사찰 마당의 나무 아래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젊은 스님이 비에 젖은 아름다운 여인을 보자마자 그만 한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때부터 스님은 식음을 전폐한 채 오직 그 여인만을 연모하면서 시름시름 앓더니 석달 열흘만에 피를 토하며 죽고 말았다.
노스님이 불쌍히 여겨 그를 양지 바른 언덕에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에서 처음 보는 풀이 자라나더니 가을이 시작될 무렵 긴 꽃줄기에서 선홍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웠니 사람들은 그 꽃이 바로 붉은 피를 토하며 죽은 젊은 스님의 넋이라고 한다.
꽃도 없는 꽃무릇 서식지를 보고 한가한 길을 따라 이야기꽃을 피우며 선운사 방향으로 간다.

투구바위를 지나며

우리꽃 야생화 수골무풀
동백꽃으로 유명한 선운사에는 동백꽃은 없고 대웅보전 앞 음수대에서 물 한모금을 마시며 선운사 뒤로 보이는 선운산(도솔산)을 보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한다.
아름다운 경치이기는 하나 도솔이라는 명칭을 붙일 만큼의 가치가 있는 산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솔(兜率)이란 도솔천에서 비롯된 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우주에서 제일 높은 산을 수미산이라 부른다.


선운사
수미산의 높이는 물아래로 묻힌 부분이 팔만유순, 물위로 솟은 부분이 팔만유순이라고 하는데 1유순은 소가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로 약80리라고 하니 계산을 하면 약640만리가 되며, km로 따진다면 1리가 0.4km이니 256만km나 된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이 에베레스트산으로 8848m 밖에 안 되니 에베레스트산의 약 90배가되는 셈이다.
선운사를 나서며 다시 되돌아보며 과연 도솔일까? 하는 생각과 선운사를 와서 25년 전 산을 모를 때도 갔다 왔던 용문굴과 마애불 그리고 장사송과 낙조대를 둘러보지 못하고 가는 아쉬움 또한 크다.

선운사를 나서며

선운사를 나서며 좌측 경수산의 모습
하지만 세월이 흐른다 해도 사람이 변하는 것이지 산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다음 기회에 시간을 가지고 찾아보면 된다는 생각으로 선운사를 벗어나고 주차장입구에 있는 송학을 보며 주차장으로 향하고 주차장 맞은편에 솟아있는 경수산의 정상은 가을 하늘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높다.

천연기념물 제367호인 송악


선운사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