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민주지산 산행기
민주지산 각호산 연계산행기
산행일 :2006.09.10(일요일)
산행시간 : 5시간45분 (08.05~13.50)
누구와 : 나홀로
산행거리 : 약15km
찿아가는길 : 경부고속도로 황간IC-30분-물한계곡 주차장
주요산행처 및 시간 : 물한계곡 주차장(08:05)-민주지산 안내도(08:10)-각호골-배걸이봉(09:05)-각호산(09:25)-민주지산(10:30)-석기봉(11:30)-삼도봉(12:10)-주차장(13:50)

백두대간 답사 시 삼도봉에서의 모습
지난 4월2일부터 7월23일까지 7차에 한남금북 정맥을 답사하느라 일반산행을 하지 못했다.
몸이 건강하고 체력이 따라 줄 때 전국 명산을 하나하나 섭렵하여야 하나 대간이나 정맥의 매력도 명산 못하지 않아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기에 정맥 답사기간에 일반산행을 하지 못했기에 다음 정맥을 시작하기 전에 명산을 둘러보기로 맘먹고 이번 산행지를 민주지산으로 정하고 며칠 전부터 자료를 분석하기에 이르렀다.
민주지산은 충북 영동, 경북 김천, 전북 무주등 3도에 걸쳐 있는 산으로 북으로 각호산,석기봉,민주지산,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8km의 주능선을 그리고 있다.
사철 등산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정상을 잇는 능선에는 각종 잡목과 진달래, 철쭉등이 자리를 잡고 있어 어느 계절이든 장관을 이룬다.
민주지산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듯한 원시림과 찰한(寒)와 내천(川)자를 쓰므로 물이 차다고 하는 한천 마을과 물한계곡이 있데 물한리 종점에서 삼도봉을 향하다보면 옥계폭포, 의용골폭포, 음주암폭포, 장군바위를 비롯 많은 소와 숲이 어우려져 더욱 시원함을 느낄수 있는 물한리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계곡은 5km가 넘는 심산유곡의 물한계곡은 아직도 때묻지 않은 청정계곡으로 이름난 곳이다.
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각호봉으로 이어지는 종주구간은 원점회기형의 인기 있는 산행코스로서 그러나 활처럼 휘어져 있고 작은 오르내림이 많아 생각보다 산행이 쉽지는 않은 곳이나 민주지산에서 삼도봉까지는 능선으로 3~4km가 되지만 능선길은 별 어려운 구간이 없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각호산 - 민주지산 - 석기봉 - 삼도봉까지 종주하는 것은 1석4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1000m급 산 4개를 종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할 수 있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황간IC에서 물한리 계곡으로 유명한 민주지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7시 50분 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신발끈을 졸라매고 8시5분이 되어 주차장을 벗어난다.
다리건너 각호골 황용사 갈림길에 있는 안내판을 보고 사람들이 적은 각호골로 시작하여 삼도봉쪽으로 하산하기로 정하고 우측 각호골로 들어선다.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풀밭을 지나며 등산화가 점점 젖어 들어 이러다 질퍽거리는 신을 신고 종주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에 신경이 쓰인다.
초입에는 지난 휴가 때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여기저기에 나뒹굴고 있어 산을 찾은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
점점 고도를 높이며 계곡으로 깊숙이 들어서자 등산객이외에는 일반인들의 흔적이 전혀 없는 자연그대로의 계곡이 이어지고 계곡을 따라 오르면서 줄기차게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이른 아침 고요를 깨뜨린다.
계곡옆의 등로는 지난여름 장마로 여기저기가 빗물에 파여 나가며 새로운 물길을 내기도 하였고 수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과 산사태나 다름없이 폐허가 계곡을 보며 자연의 위대함과 망가진 산야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각호산 오름길의 이정표
한참을 올라가다보면 삼도봉으로 직접 가는 길과 배걸이봉을 경유하여 삼도봉으로 가는 3거리가 나오는데 처음부터 배걸이봉을 거쳐 가기로 했으므로 망설임 없이 우측으로 들어서서 코가 땅에 닿을 것 같은 오르막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네발로 기어올라 지능선에 올라서니 가야할 주능선은 아직도 멀다.
머릿속에서부터 샘솟는 땀은 관자놀이를 타고 얼굴로 흘러내리나 그나마 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불어 힘든 와중에도 기분 좋게 발걸음을 떼어 놓을 수가 있다. 고도를 높이며 경사도는 점점 더해가고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시야는 넓어진다.
산행의 참맛이란 회사나 집안의 일이나 살아가며 주변에서 벌어지는 복잡하고 신경쓰이는 모든 잡념을 잊고 오직 눈앞에 보이는 목적하는 산의 정상만을 생각하고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한번의 홍역을 치르고 올라선 곳은 각호선 전위봉인 배걸이봉(1097m)으로 각호산까지는 20여분을 더 가야 하나 주능선에 올랐으니 배걸이봉 오를 때처럼 힘들지 않을 것이다.
배걸이봉에는 정상석이나 어떠한 표식이 없고 도면상으로 표기되어있어 인식할 뿐이며 바위옆에는 삼각점이 있으나 다른산에서 보던 삼각점과는 차이가 있다. 배걸이봉 정상에 있는 작은 바위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지만 조망은 좋으나 주변의 지리를 잘 모르니 흥미가 반감되는 느낌이나 날씨가 좋아 멀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배걸이봉에서 각호산까지는 암릉길로 약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구간으로 한차례 땀샘을 자극하다보니 각호산(1176m) 정상에 닿는다.

각호산 정상 이정표
정상에는 아무도 없고 정상석도 없으며 안내 이정표만이 있으며 “이곳의 위치는 각호산”아고 알리고 있고 오른쪽 높은 암봉에는 도마령을 통해 올라온 산악회무리가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배낭을 벗고 사방을 조망하고 간단히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한다.
높은 산 정상에 정상석이 없어 두리번 거리다 보니 도마령 방향 건너편 암봉에 2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이 가려서 보이지 않았는데 아마도 내가 서 있는 위치가 더 높은 것 같은데 건너편이 암봉으로 이루어져 그곳에 정상석을 세운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그곳은 가까이에 있으나 한참을 내려섰다 올라야 하는 암봉으로 조심 스럽게 올라 정상석을 안아보고 입마춤을 해본다.


각호산 정상과 정상석
정상에서잠시 쉬고 있자니 40여명이 도마령에서 올라와 정상을 꽉메우고 뒷 사람들을 위하여 자리를 뜨니 산악회 2명의 선도대원이 함께 나서 민주지산으로 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니 거제도에 있는 직장 산악회에서 새벽부터 서둘러 도마령부터 시작했다한다.
한동안을 함께가다 내 계획이 변경될까봐 혼자 앞서 치고 나간다.

각호산에서 본 정상으로 가는 능선
능선 좌측과 우측으로 전개되는 산줄기와 계곡을 보며 봄이면 진달래와 야생화를 감상하며 여름이면 물한계곡의 깊은 골을, 가을이면 넓은 산줄기를 수 놓을 단풍을, 겨울이면 장쾌하게 뻣은 능선 위를 덮은 백설을 감상한다면 4계절 아무 때라도 민주지산을 찾아도 후회는 없을 듯하다.

각호산 대피소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때 쯤 정상아래 대피소를 지나 마지막 피치를 올려 민주지산 정상에 서니 이곳에서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사방이 탁 트인 것이 이제껏 땀 흘리며 올라선 보상이라도 받는 양 주위를 조망하는 내 마음이 즐겁기만하다.

민주지산 정상의 모습
정상석을 안고서 입마춤을 한다.
언제부턴가 예정을 했고 그때부터 내가 오기를 기다렸던 너!
아주 오래전의 약속이 이제야 지켜지므로 더욱더 감개무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상에는 나를 비롯해 7~8명이 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백두대간 능선을 눈으로 잇는 사이 사방에서 산악회 팀들이 들이 닥치며 10여분 새 50여명으로 변하니 시끄러운 것은 고사하고 넓게 느꼈던 정상이 비좁아 더 이상 머무를 수가 없다.
멀리보이는 석기봉이 나를 부른다는 생각이 들어 민주지산 정상을 내려와 석기봉으로 가는 도중 물한리쪽과 석기봉쪽에서 올라오는 산악회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석기봉 정상에서
민주지산에서 석기봉가는길은 어려운길은 없으며 조금 과장된 표현을 한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기분으로 가면된다.
불현듯 스치는 “이책을 읽고싶다“가 생각나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었다.
오늘의 책은 쌩떽쥐 베리의 '인간의 대지'인데 처음의 내용은 못들었고 후미 대단원인 의식을 잃어가는 중에 아라비아의 상인의 출현으로 기적적으로 구출을 받는 부분이다.
인간의 대지
쌩덱지베리
비행기가 사막에 불시착 한다
동서남북 어디를 둘러봐도 끝없는 모래사막이다
사람이고 마을이고 아무 것도 없다
3 일 동안 물 한 방울 없이 빵 한 조각 없이 뜨거운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사적 노력을 한다
하루에 수십 킬로미터 수백 킬로미터를 걸어 보지만 가도 가도 끝없는 뜨거운 사막이다
머리가 어지럽고 현기증이 난다
이제는 여기서 죽는구나!
그런데 오아시스 샘물이 나타나 기쁜 마음으로 가까이 가서 보니 신기루 환영이다
또 다시 걷고 걸어보나 작열하는 태양 뜨거운 사막
아~~~이제는 여기서 완전히 죽는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 오아시스 샘물이 난다
가까이 가서 보니 이번에도 신기루 허상이다
이제는 여기서, 여기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의식을 조금씩 잃어 간다
그러나 그 때 그 황량한 사막에서 아라비아의 상인이 나타나고 그들이 주는 물동이에 머리를 처박으며 한없이 목에 물을 적시고 다시 살아. 난다.
그리고 아라비아인은 적이 아니고 친구라고 외친다.
이 놀라운 감격!!!!!
이 세상은 온통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오고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나의 친구다!
나에게는 이제부터 단 한 명의 원수도 없다!고 외친다.
이런
체험을 하면
우리의 오늘 하루가
얼마나 엄청난 행복의 하루이며
얼마나 놀라운 기적의 하루인가를 느끼며 감사하게 될 것이다.
생 떽쥐베리의 대표작 인간의 대지는 생 떽쥐베리가 실제 체험했던 일을 소설화 하므로 더욱더 사실적묘사로 인간의 존귀와 존엄성을 일깨워 준다고 볼수 있다.
사랑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서로가 같은 길을 가는 것이다
그 유명한 말도
생 떽쥐베리의 인간의 대지에 나와 있는 명언이다.
생 떽쥐베리의 인간의 대지와 전율느끼는 교향곡을 들으며 걷다보니 석기봉에 도착한다.

석기봉에서
석기봉은 봉우리 이름에서도 나타나 있듯이 기이한 돌로 이루어진 우뚝솟은 바위봉우리로 조망하기엔 최고다. 정상에 있는 몇몇 산님과 인사를 나누고 사방을 조망한다.
하늘은 맑고 높고 푸르다.
그러고 보니 가을이 옆에 와있는 사실조차도 잊고 살아왔나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지산 정상에는 벌떼같이 많은 산님이 붐비고 석기봉에는 한가한 편이며 우뚝솟은 석기봉이 높이가 낮아서 그렇치 이산의 주봉처럼 느껴진다.
멀지 않은 곳에 삼도봉이 보인다.
발걸음을 삼도봉으로 돌린다.
석기봉에서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도 무척이나 좋다.
30여분을 걸어 삼도봉에 도착하니 10여명이 있는데 어린이,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까지 가족 산행을 나선 모양이다.

삼도봉 헬기장에서 본 석기봉, 민주지산 정상 능선
삼도봉은 경북 금릉군과 충남의 영동군과 전북의 무주군이 맞닿은 지점으로 삼도민의 화합을 위해 1996년 탑을 세워 매년 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삼도봉에서 남북으로 이어지는 길은 백두대간 길이다.
대간과 정맥을 하다보면 많은 표식리본이 있고 나 또한 표식리본에 익숙한 터라 백두대간 길에 많은 리본을 보니 반갑고 기쁜 마음에 피로가 풀리고 새 기운이 돋는다.
삼도봉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 아쉬운 마음으로 대간길을 따라 하산길로 접어들어 1km정도 내려와 삼막골재에 다달아 백두대간길과 헤어져 물한리 계곡으로 내려선다.
물흐르는 소리를 친구삼아 하염없이 내려오다 보니 길옆 우람찬 폭포와 계곡의 비경은 일품이나 수량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산길 무명폭
1시가 넘어서니 계곡을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바쁜 행보에 방해를 받는 이내 황룡사에 도착하고 이어 오전에 방향을 잡던 안내도가 있는 다리위에 서서 뒤를 돌아 멀어진 정상과 맑게 갠 하늘을 보며 오늘도 무사하게 산행을 마치게 됨을 스스로 자찬한다.
어느 산님은 민주지산을 돌아보고 5경을 노래했으니

물한계곡 입석
물한리계곡 들어서면서 냉기가 피부로 스며들 듯 느껴지던 신선한 공기가 제1경이고, 큰 너럭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는 계류가 소에 포말을 내며 쏱아져 내리는 시원함이 제2경이고, 조림으로 잘 정돈된 잣나무 숲길을 거닐며 느끼던 여유가 제3경이며 . 사진 한컷 훔치려 가쁜 숨 몰아쉬며 야생화와 호랑나비 살금살금 쫒던 풍경이 제4경이며, 8Km의 능선길에서 본 첩첩산중 능선 파도의 장쾌함이 제5경이라며 비록 철없는 산행길 몸은 고달프고 만신창이 되었지만 민주지산 5경을 가슴에 담고 돌아가는 마음은 한층 성숙해진 기분이라고 했다.